오늘부터 인터넷 세상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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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피아재
작품등록일 :
2024.08.19 10:45
최근연재일 :
2024.08.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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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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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세 번째 테스트의 시작

DUMMY

세상의 모든 것엔 원형이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네트워크의 원형 ‘넷 호라이즌’

그리고 그 권능을 사용하는 ‘사이버 갓(GOD)’


지혜의 여신 메티스의 수행비서 최지혜.

욕망의 신 데우스의 수행비서 강구.

그들과 함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세 번째 테스트 중.

두 번째 테스트 통과.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하면,

나는 세상의 모든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전능한 ‘사이버 갓’이 된다.



**10년 전, 어느 날.


연구실을 뛰쳐나올 땐, 하늘이 잿빛이었다. 하지만 어느 영화나 드라마처럼 병원에 도착하니 비가 후드득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신 지현 양 보호자 되시나요?”

“네···.”

“혹시, 부모님은···?”

“엄마가 있는데···. 우선, 제가 왔어요.”

“그렇군요···. 이쪽으로···.”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한 종합병원.


경찰 관계자는 많은 사람으로 혼잡한 로비를 지나, 어디론가 나를 데려갔다. 걸음이 계속될수록 적막이 흘렀고 음습함이 몸을 감쌌다.


그리고.


지하의 복도 끝, 커다란 철문으로 막혀있는 곳에서 그가 멈춰 섰다.


“이런 소식을 전해서 미안합니다···.”


하얀 형광등이 그의 그를 비췄지만, 얼굴에는 그림자가 가득했다. 마치, 본인이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죽었나요···?”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동생이 죽었다는 것을 꽤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신원 확인 때문에 어쩔 수 없네요···. 근데···.”


그는 말 끝을 흐렸다.


“네.”

“지현 양이 온전하지 않습니다···. 보기 힘드실 수 있어요.”


여기까지 오며 잠시라도 눈을 못 마주치던 그는,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괜찮아요···. 들어가시죠.”


아마도 그날이다.


마음 한편을 미세하게 비추던 감정들이 송두리째 사라진 날 말이다.



.

.

.



“네. 맞습니다. 이어폰을 착용해 주세요.”


핸드폰을 귀에 붙이고 있던 나는 천천히 사무실 한편에 있는 상담실 소파로 걸어갔다.


“뭐야? 무슨 일인데?”


빡빡머리 강 대리.

그가 빠른 걸음으로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조심스레 소파에 앉으며 그를 바라봤다.


“잠깐, 다녀와야겠어요.”


그때, TV 앞에 있던 최 사원도 상담실로 걸어왔다.


“네? 어딜요···?”


고개를 살며시 돌리며 둘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넷 호라이즌이 있는 공간이요. 그곳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뭐? 넷 호라이즌?”

“네. 아마도 잠시···. 정신을 잃을 거예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한번 겪어 봤으니깐.”


강 대리가 손을 뻗으며 무엇인가 말하려고 할 때, 최 사원이 그를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런 최 사원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양쪽 귀에 이어폰을 하나씩 꽂아 넣었다.



.

.

.



이번엔 천장과 바닥이 빙글빙글 돌던 느낌도,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도 없었다.


눈이 번쩍 떠졌고, 녀석을 만났던 그 어두운 공간. 여전히 앉기에는 조금 불편한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정면에는 하얀색으로 빛나는 커다란 스크린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안녕?”


양 갈래로 머리를 묶고,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


넷 호라이즌은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오더니 커다란 테이블 맞은편에 앉았다.


“오랜만이네?”

“어. 그래···.”

“잘 지냈어?”

“뭐, 그냥···.”


어색한 인사치레를 끝내자, 녀석이 방긋 웃으며 내게 물었다.


“어땠어?”

“뭐가?”

“테스트 말이야. 어렵진 않았지?”

“뭐, 그럭저럭···.”


내 말을 듣던 넷 호라이즌은 허공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옅은 한숨을 내뱉고 팔짱을 끼며 녀석에게 물었다.


“그래서 다시 만나자고 한 이유가 뭐지?”

“아.”


허공을 올려다보던 녀석의 얼굴이 다시 나를 향했다.


“헤헤···. 마지막 테스트를 앞두고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뭔데?”


녀석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띠었다. 그저 어린아이라면 예뻤겠지만, 녀석의 존재를 알고 있는 지금. 그 웃음은 어딘가 음흉함이 느껴졌다.


“이번에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하면, 정식으로 사이버 갓(GOD)이 되는 거야. 알고 있지?”


다소 유치한 이름.

사이버 갓(GOD).


인터넷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담아내고 있는 원형 ‘넷 호라이즌’ 그 존재를 다스리는 신이다.


녀석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 알고 있어.”

“헤헤. 사이버 갓이 되면, 최소 1년은 활동해야 해. 괜찮아?”

“1년?”


이들의 세상에도 계약직이라니, 1년이라는 녀석의 말에 실소가 나왔다.


“하. 신이라는 존재도 비정규직이야?”

“맞아. 계약직이야. 계약직···. 보수는 따로 없어. 알지?”

“아. 그래도 먹고사는 건 걱정하지 마. 그건 내가 해결해 줄게.”

“참나···. 고맙네?”


녀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그리고 하나 더.”

“하나 더?”

“응.”


녀석을 마주하는 것은 지금이 두 번째. 지금처럼 진지한 표정이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던 그때, 녀석이 입을 열었다.


“진리를 만들기 위한 미션뿐만 아니라, 상담소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상대해 줘야 해.”

“아. 상담소?”

“응.”


신나는 상담소.

현재 매일 출근하는 곳이다.


겉으로는 사이버 갓이 되기 위해, 최 사원 그리고 강 대리와 함께 지내고 있다. 그러나 테스트가 끝나고도 계속 이들과 함께하며 사람들을 도와야 하다니 의아했다.


“테스트가 끝나고도? 굳이 왜 그래야 하지?”


넷 호라이즌.

녀석은 양갈래로 묶은 머리를 손으로 배배 꼬며 말했다.


“내가 결정한 건 아니야. 절대자들하고 창조자. 그들이 정했지.”

“창조자···?”

“아. 처음 들어?”

“어···. 창조자는 누구지?”


내 물음에 녀석은 손가락 하나를 펴더니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아. 그건 알려줄 수 없어. 하지만, 지식과 지혜, 생명과 욕망···. 그리고 창조자. 이들이 원형의 세계관을 지배해.”

“참나. 그들이 이 세상의 이사회라도 되는 거야?”

“헤헤. 적절한 표현인데? 아무튼, 그들이 결정한 거라 나도 어쩔 수 없어.”


녀석은 의자에서 일어나 커다란 스크린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뭐, 재밌는 일만 할 순 없잖아? 재미없는 것도 해야지.”

“···.”


틀린 말은 아니었다. 동전의 양면처럼, 인간에게는 재미없는 일이 있어야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나도 녀석을 따라 의자에서 일어나 스크린 앞으로 걸어갔다.

“그래서···. 마지막 테스트는 뭐지?”

“아. 마지막 테스트?”

“응.”


녀석은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스크린에는 3장의 증명사진이 나타났다. 눈동자를 옮겨가며 사진을 살폈는데 남자 두 명에 여자가 한 명이었다.


“뭐야? 이 사람들이 누군데?”

“나도 몰라.”


고개를 돌려 녀석을 쳐다봤다. 녀석은 웃는 얼굴로 스크린을 응시했다. 그리고.


“맞춰봐. 마지막 테스트는 뭘 것 같아?”


손으로 턱을 만지며 생각했다.

누군지 모르는 3명의 사진.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으론 공통성이나 특이점을 찾긴 어려웠다.


“모르겠는데?”

“헤헤, 다시 돌아갈 시간이야. 거기서 알려줄게.”

“다시 돌아가라고?”

“응. 거기 상담소로 말이야.”


녀석은 스크린 앞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맞다. 내가 보내준 TV랑 컨트롤러 잘 받았지?”

“컨트롤러?”

“응. 그 작은 박스 있잖아.”

“어 그래. 받았어.”


녀석은 스크린 앞에서 뒤돌아 나를 보며 말했다.


“앞으로는 넷 호라이즌의 시각적인 정보가 필요하면, 그걸 사용하면 돼. 사용 방법은 간단해. 혹시 모르는 게 있으면 아담에게 물어보면 되고.”


넷 호라이즌의 말에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녀석도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아. 궁금하지 않아? 내가 왜 오빠를 선택했는지···?”


녀석의 물음에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내가 똑똑해서?”

“쳇. 똑똑한 인간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그야 그렇지. 뭔데 이유가?”


.

.

.


“차갑고 냉정해서. 나는 그런 사람이 좋거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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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 세 번째 테스트 - 살인사건을 예측하고 막아라 (3) 24.08.27 6 0 10쪽
18 17. 세 번째 테스트 - 살인사건을 예측하고 막아라 (2) 24.08.26 8 0 8쪽
17 16. 세 번째 테스트 - 살인사건을 예측하고 막아라 (1) 24.08.26 6 0 10쪽
» 15. 세 번째 테스트의 시작 24.08.25 9 0 8쪽
15 14. 수상한 물건 24.08.25 6 0 9쪽
14 13.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3) 24.08.24 6 0 10쪽
13 12.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2) 24.08.24 7 0 8쪽
12 11.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1) 24.08.23 9 0 7쪽
11 10. 두 번째 테스트의 시작 24.08.23 9 0 9쪽
10 9.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3) 24.08.22 9 0 11쪽
9 8.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2) 24.08.22 9 0 10쪽
8 7.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1) 24.08.22 11 0 8쪽
7 6. 아담 그리고 첫 출근 24.08.22 9 0 10쪽
6 5. 사이버 갓(GOD) 그리고 테스트 24.08.21 13 0 8쪽
5 4. 욕망 그리고 지혜의 수행비서 24.08.21 12 0 11쪽
4 3. 사이버 갓의 시작 그리고 심판 24.08.21 15 0 10쪽
3 2. 딥웹보다 더 깊은 곳 - 넷 호라이즌과 만남. (2) 24.08.20 18 0 10쪽
2 1. 딥웹보다 더 깊은 곳 - 넷 호라이즌과 만남. (1) 24.08.20 21 0 10쪽
1 프롤로그 (0) 24.08.19 30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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