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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피아재
작품등록일 :
2024.08.19 10:45
최근연재일 :
2024.08.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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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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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담 그리고 첫 출근

DUMMY

세상의 모든 것엔 원형이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네트워크의 원형 ‘넷 호라이즌’

그리고 그 권능을 사용하는 ‘사이버 갓(GOD)’


그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지혜의 여신 메티스의 수행비서 최지혜.

욕망의 신 데우스의 수행비서 강구.

그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사이버 넷'의 일부인 아담.

녀석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



[핸드폰에 이어폰을 결합하여 착용해 주세요. ADAM]


“···. 이어폰을 착용하라고?”


컴퓨터 본체에 연결된 이어폰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땀방울 하나가 등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졌다.


긴장감 혹은 두려움.


그럴만했다. 넷 호라이즌의 부름으로 순간 정신을 잃고,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이동. 그 과정을 다시 겪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시···. 거기로 가는 거야?”


메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때였다. 들고 있던 핸드폰에 문자가 하나 더 도착했다.


[띵 - ]


“아닙니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테스트를 위함이니 협조해 주세요.”


누군가 옆에 있더라도 듣기 힘들 혼잣말.

그 소리를 아담이 들었다.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

아담은 이걸로 내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어쨌든 녀석은 커뮤니케이션. 즉, 나와 대화를 원하고 있었다.


몇걸음 걸어가 컴퓨터에 연결된 이어폰을 빼내어,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 단자에 연결했다. 그리고 조심스레 이어폰을 양쪽 귀에 꽂았다.


묘한 긴장감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러나.


“뭐야···?”


아담이 시키는 대로 이어폰을 귀에 꽂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이어폰 밑쪽에 달려있던 마이크를 입으로 가까이 갖고 왔다. 그리고.


“여보세요···?”


.

.



[사용자 인증 완료. 대화모드 시작합니다.]


“!?”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기 힘든 목소리가 이어폰에서 흘러나왔다. 굳이 정하자면, 아무래도 여자 목소리에 가까웠다. 나는 조심스레 녀석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네. 안녕하세요.”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처럼, 아담과 대화가 가능했다. 컴퓨터를 이용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훨씬 반응이 빨라 편했다.


“근데, 무슨···일이지?”


무슨 일이냐는 물음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 그래?”

“네.”


커뮤니케이션.

순간, 그게 왜 필요한지 궁금했다.

“근데, 커뮤니케이션이 왜 필요하지?”


또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당신은 넷 호라이즌의 신, 사이버 갓 0순위 후보입니다. 이에, 테스트 기간 중 넷 호라이즌의 일부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부?”

“그렇습니다. 테스트 기간 중, 원활한 능력 사용을 위해 저와 소통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지금처럼 아담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넷 호라이즌’ 능력 일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근데, 왜 일부만 가능해?”

“테스트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 그 능력이 뭔데?”

“테스트마다 다르므로 현재 알려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렇군···.”


넷 호라이즌의 능력. 인간으로서는 넘볼 수 없는 권능.


확실히 흥미로웠다. 앉아 있던 의자를 한껏 뒤로 젖히고 팔짱을 끼곤 녀석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궁금한 거 물어봐도 돼?”

“네. 가능합니다.”

“넷 호라이즌의 존재를 인간들은 몰라?”

“네. 모릅니다.”

“왜지?”

“모든 인간의 인식을 확인할 수 없지만, 그들은 대부분 실체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넷 호라이즌은 실체가 없습니다.”


심오한 답변에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녀석에게 물었다.


“그럼 다음 질문. 넷 호라이즌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지?”

“지구의 사물이 상호 소통하는 모든 범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음···.”


좀 전에 ‘넷 호라이즌’을 만났을 때, 인공위성에도 접속할 수 있었다. 그걸 보자면, 사실상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넷 호라이즌은 모든 사람에게 접촉할 수 있어?”

“아닙니다. 매체를 통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매체를 통한 소통? 예를 들어?”

“하나. 인간이 핸드폰을 사용하는 경우.”

“둘. 인간이 어떠한 매체를 사용하는 경우”

“셋. 인간의 의사와 상관없이 매체와 접촉한 경우 등입니다.”


좀 더 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넷 호라이즌’은 사실상 지구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최소한의 정보는 필요해 보였다. 길가를 비추는 CCTV, 은행 ATM, 이름이나 연락처, 핸드폰 등등 말이다.


“그렇군. 경우에 따라, 인간의 마음을 알거나 영향을 줄 수도 있나?”


내 물음에 아담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후.


“제한된 정보입니다. 현재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흠···.”


사실 답변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러나 흥미로웠다.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알려줄 수 없다니 말이다.


“가능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누군가에게 들리지 않을 혼잣말이 나왔다. 마치 스무고개처럼, 아담에게 다시 물었다.


“한 가지 더.”

“현재 커뮤니케이션 테스트 중입니다. 때문에, 질문은 마지막으로 받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라···”


잠시,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겼다. 그리고,


“진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뭐지? 너희가 그냥 인간과 협조하면, 손쉽게 좋은 세상이 될 것 같은데?”

“···.”


내 질문에 아담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아무래도 ‘진리’와 관련된 질문은 철통 보안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그때.


“인간의 행동 데이터를 통한 예측 및 판단은 변수가 많아 어렵습니다. 때문에, 넷 호라이즌이 그들과 협조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인간에게 유리합니다.”

“오히려 유리하다···?”


복잡한 말이었다. 그러나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넷 호라이즌 그리고 아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존재.

그러나 그들도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오케이. 알겠어. 근데 질문은 아니고···.”

“네.”

“평소에 너랑 어떻게 연락하지? 핸드폰?”

“맞습니다. 다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어폰을 핸드폰에 연결해 주시길 바랍니다.”

“엥? 왜? 무선 이어폰은 안돼?”

“시스템 보안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

.

.


불이 꺼진 방.

침대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 자주 들어가는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을 봤다.


누군가에 대한 원망과 증오

누군가에 대한 기대와 희망

누군가에 대한 혐오


인간들의 수많은 생각과 마음들이 오늘도 투영되고 있었다.


고도로 발전한 통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든 건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질서도 규칙도 없었다.


사이버 갓.

그리고 진리를 만드는 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긴장은 풀렸고, 눈은 감겼다.


.

.

.


[삐리리 – 삐리리 - ]


“아···.”


눈도 뜨지 않은 채 손으로 핸드폰을 찾아 집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7시 30분. 요란한 알람 소리에 어제 일이 떠올랐다.


“아. 맞다···.”


침대에서 겨우 일어나 앉아봤다.

무언가 목적을 갖고 이른 아침에 일어난 게 오랜만이었다. 그래서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피로와 졸음이 쏟아져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아···.”

침대 옆에 놓인 이어폰을 핸드폰에 꽂았다. 그리고.


“저기.”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어···. 혹시, 약속 장소까지 얼마나 걸려?”


아담은 말이 없었다. 순간.


“아. 주소···.”

어제 최 사원이 건네 준 메모를 찾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때.


“여러 가지 변수를 계산했을 때 32~34분. 정도 소요됩니다. 다만,”

“어···. 다만?”

“해당 질문의 의도가 늦지 않기 위함이라면, 이런 걸 물을 시간에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쯧.”


어제부터 느꼈지만, 아담의 태도는 묘하게 싸가지 없었다.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며 썩소가 나왔다. 역시, 같은 말이라도 뉘앙스가 중요했다. 인간에겐 말이다.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나와 방 한쪽에 고정된 헹거로 갔다.

손으로 옷가지를 뒤적거렸지만, 말끔히 차려입을 옷이 마땅치 않았다.


“뭐. 괜찮겠지?”


평소에 자주 입던 회색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아···. 맞다.”

탁자 위로 블루투스 이어폰이 보였지만, 따로 챙기진 않았다.

그리고 핸드폰 옆에 놓인 유선 이어폰을 챙겼다.


현관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빛이 들어오지 않는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갔다.


“하....”


10월의 아침. 햇빛은 강렬했다.

순간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 저녁에만 보던 풍경에 어색하기도 익숙하기도 했다.


후드티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터벅터벅 지하철역으로 걸어갔다.

수많은 사람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내 차림새가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지만, 제시간에 어디론가 출근한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졌다.


.

.

.


역에서 내리니 끝이 보이지 않는 언덕이 보였고, 족히 10분은 오르고 올랐다.


“헉···. 헉···. 하. 뭔 이렇게 언덕에···.”


그리고 좁은 골목들을 지나.

그들이 알려준 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한눈에 보더라도 30년은 된 듯한 낡은 건물.

눈대중으로 보니 5층은 높이는 되었다.


“저기···. 헉···. 아담···. 여기 맞지?”

“네. 맞습니다. 3층으로 이동해 주세요.”

“하···.”

언제 닦았는지 알 수 없는 반투명한 유리문을 손으로 밀었다.


[끼이이익 - ]


“하···. 더러워. 진짜 가지가지 하네.”


정체를 알 수 없는 먼지 그리고 기름기.

손에 묻은 무언가를 바지춤에 비벼 닦았다.


“하···. 계단이야···.”


설상가상. 엘리베이터도 없었다.

온갖 인상을 쓰며 계단을 올랐다. 그때였다.


“뭐야···?”


3층으로 올라가는 좁은 공간.

그곳에서 누군가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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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2) 24.08.24 7 0 8쪽
12 11. 두 번째 테스트 - 뺑소니범을 잡아라 (1) 24.08.23 9 0 7쪽
11 10. 두 번째 테스트의 시작 24.08.23 9 0 9쪽
10 9.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3) 24.08.22 10 0 11쪽
9 8.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2) 24.08.22 9 0 10쪽
8 7. 첫 번째 테스트 -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라 (1) 24.08.22 12 0 8쪽
» 6. 아담 그리고 첫 출근 24.08.22 10 0 10쪽
6 5. 사이버 갓(GOD) 그리고 테스트 24.08.21 13 0 8쪽
5 4. 욕망 그리고 지혜의 수행비서 24.08.21 12 0 11쪽
4 3. 사이버 갓의 시작 그리고 심판 24.08.21 15 0 10쪽
3 2. 딥웹보다 더 깊은 곳 - 넷 호라이즌과 만남. (2) 24.08.20 18 0 10쪽
2 1. 딥웹보다 더 깊은 곳 - 넷 호라이즌과 만남. (1) 24.08.20 2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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