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마왕은 아카데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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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제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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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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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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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 입학했다(1)

DUMMY

3월 2일.

피아센트로 아카데미가 있는 자유 중립 구역의 큰 축제 중 하나. 아카데미 입학식의 날이 밝았다.


[입학을 축하합니다.]

[세계를 지킬 자들에게 축복을!]

[명예로운 아카데미 학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마법사 피아와 검사 센트로를 위하여!]


아침... 아니, 새벽부터 자유 중립 구역은 시끌벅적했다. 아카데미 입학식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즐비했으며, 이번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들뜬 기색이 자유 중립 구역을 가득 채웠다.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갖은 팻말들과 이곳저곳에서 쉴 틈 없이 들리는 목소리들.


“시끌벅적하군.”

“그러게요.”


화려한 마차로 인파를 해쳐나가며, 황태자와 블레이크가 감상평을 말했다.

그들은 입학식 전날 아카데미에서 배송해 온, 교복을 입고 마차 창문 밖을 보고 있었다.


밖에는 교복을 입은 사람들보다 입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그건,


“아버지! 어머니!”

“네가 아카데미 입학하다니. 자랑스럽구나.”

“우리 딸. 너무 잘했다. 엄마의 복이 바로 너란다.”


입학을 축하하러 온 가족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물론 두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둘 다 섭섭하거나, 서운한 점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블레이크에게 가족이란 이미 타인보다 먼 사이를 지칭하는 말이었고, 황태자에게 진정한 가족이란 저 황궁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마차는 천천히 움직여서 아카데미 정문 앞에 섰다.


“확인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경비병에게 합격한 증서를 내밀고선, 둘은 아카데미에 들어올 수 있었다.


시험을 보러온 아카데미는 꽤나 조용한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카데미는 아주 시끌벅적했다.


“입학생분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재학생...야! 거기서!”

“아니 3학년은 저기..검꺼내지마! 마법쓰지마! 이놈들아!”


그 소란이 신입생보다 재학생에게서 발생한 것이 참으로 의아했지만, 어쨌든 이런 광경은 처음인지라 둘 다 주변을 주의하면서 걸었다. 그리고 그들은 발견해선, 안될 이를 발견하였다.


“세상에! 샤먼이다! 샤먼이야!”

“언니!”


붉은 머리를 휘날리는 두 여자.

황태자와 블레이크는 걷던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히야! 드디어! 그 피가!”

“언니? 내가 살아있는 걸 연구 재료로 보면 안 된다고 했잖아!”


두 여자는 자매로 보였다. 언니라 불리는 여자는 누가 봐도 미친 사람 같았고, 동생으로 추측되는 자는 정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블레이크는 그것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다.


‘아르테나 레히르.’


파문당한 피의 성검사.

피를 연상케 하는 붉은 단발머리, 그녀는 성기사가 되고 싶어서 성기사단에 들어갔으나, 광증으로 인하여 파문당했다.


결국 그녀는 그 어디에서 속하지 못하고 홀로 블레이크를 죽이겠답시고 찾아왔다.


-“죽..일꺼야.. 죽일꺼야...”


눈에 살기를 머금고, 하얀 제복은 붉게 물든 채.


그걸 기억하는 블레이크는 사실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상처를 입혀서 피를 뽑겠다는 여자보다 저 여자가 더 무서웠다. 자연스럽게 한발 물러섰을 때, 언니를 붙잡던 아르테나가 제 언니를 엎어뜨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아악!”

“아. 진짜 작작 하라니까?”


신경질적으로 목소리로 언니에게 일침을 날린 아르테나가 환한 미소를 담아 말했다.


“죄송해요. 저희 언니가 조금 연구를 좋아해서요.”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


“오늘 입학하시는 분들인가 봐요? 저도 올해에 입학해요. 혹시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그 말에 먼저 대답한 것은 황태자였다.


“테오도르 오살 드 알레드리온.”

“아하. 테오도르 오살 드 알레...드리..온?”


그녀는 황태자의 말에 태연하게 대답하다 눈이 대방울만하게 커졌다.


“ㅈ..제국의 작은 태양,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미천하여, 전하를 알아뵙지 못한 불충을 다스려 주소서.”


급히 그녀는 황족을 대하는 예를 표했다.

하지만 그녀의 예에 황태자는 오히려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이곳에는 신분으로 나누지 않는 법이니, 과한 예를 차릴 필요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일어나 같은 입학생으로 대해주길 부탁드립니다.”

“ㅇ..예!”


그녀는 번개처럼 숙였던 허리를 폈다. 그러면서도 황태자가 존대 하는 이 상황에 적응 못 한 것처럼 두 눈이 힘차게 흔들렸다.

흔들리는 두 눈이 이번에는 나를 향했다.


“블레이크 샤먼입니다.”

“개국공신 샤먼가의 공자셨군요.”


그녀가 손뼉을 짝 치며, 말했다. 그리고 살갑게 말했다.


“샤먼가에 대한 이야기는 저도 많이 들었습니다. 같이 공부하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그녀는 황태자에게선 한 발짝 멀어지고, 오히려 나에게 가까워졌다. 무례했지만, 황태자는 이해한다는 듯 만면에 웃음을 드리우고 있었다.


‘하긴 황태자를 마주하는 것이 꽤나 부담이겠지.’


레히르가문은 남작위 가문이다. 남작위긴 했지만, 몇몇 학자를 배출해 낸 가문으로 아주 한미한 가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높디높은 황태자를 마주하는 것은 꽤 어린 영애에게는 부담일 터. 그러니 나에게 접근하는 것이겠지.


“그럼, 입학식장으로 가볼까요?”


그녀가 그리 말했지만, 우리는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끄응...으으...”


아직 바닥에 널브러져 카밀라 레히르를 무시할 수 없어서였다.


“언니? 엄살 피우지 말고 일어나. 언니 연구실 다 날리기 전에.”

“...일어나야지..”


카밀라 레히르가 스르륵 하고 일어났다. 그녀를 일어나게 만든 아르테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자매가 참 사이가 좋답니다.”


좋은 걸까?



***



입학식이 시작되는 곳에는 사람이 가득가득 차 있었다.


“저쪽으로 가면 돼. 저기 검은색 케이프를 두른 사람들이 각자 자리로 안내해 줄 거야.”“응. 고마워 언니.”


고분고분하게 동생 말을 들은 카밀라는 아까운 눈으로 우리를 물끄러미 보았다.


“입학하고 시간이 되면, 연구실...”

“내가 갈까? 언니?”

“아니...야....”


그렇게 카밀라가 사라지고, 우리 셋은 검은 케이프를 두른 사람을 찾았다.


“으음.. 그러니깐..”


이름을 말해주니, 종이를 뒤적거리던 남자는 이내 곧 우리가 가야 할 자리를 말해주었다. 아르테나와 황태자가 같은 열에 배정받은 것을 보면, 학부대로 나누는 것 같았다.


‘어..?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선택한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나..?’


관심받고 싶지 않은 내겐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이중학부를 몰아서 두었구나.’


다른 곳보다 사람이 적기는 했지만,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 자리를 찾아 앉으니, 이제 슬슬 다른 사람을 찾게 되었다.


‘이젤키엘.’


왔을 것이다. 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를 발견했다. 검술 학부 줄에서 이곳을 보고 있는 녀석을.


두 눈을 마주하다가 먼저 고개를 돌린 쪽은 이젤키엘이었다.


“지금부터 피아센트로 아카데미의 입학식을 시작합니다!”


“와아아아!”

“와아!”

“와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단상 앞에 선 자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입학에 앞서, 아카데미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피아센트로가 새워진 계기와 그 뜻, 목표와 같은 것들이 끝나고 단상에 선 자가 말했다.


“그러면 신입생 대표의 선서가 있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에 신입생 일동 모두 일어났다. 그리고 단상 위로 이젤키엘이 올라왔다.


“선서.”


낮은 이젤키엘의 목소리가 이곳을 메웠다. 그 순간 모든 입학생이 이젤키엘처럼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나는 천마대전을 종결시킨, 대마법사 피아, 검사 센트로의 의지를 받들어 이 세계를 수호할 수 있는 검과 방패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서약합니다.


이곳에서 배운 모든 것을 바탕으로 세계를 수호하고,

정의로운 신념을 지키며,

약자를 보호하고,

강자에게는 맞설 수 있는 자가 되겠습니다.


지위나 명예 혹은 돈에 굴하지 않고 우리가 가진 힘을 오직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전력을 다해, 세상을 이롭게 만들겠습니다.


또한, 아카데미 학생으로 재학 중인 순간 우리는 그 어떤 신분에도 차별을 두지 않겠습니다.


이상, 나의 명예를 걸고 선서합니다.”


이젤키엘이 말하고 신입생들이 일동 모두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선서합니다!”


입학생의 선서가 끝나고, 아카데미 교장이 앞에 나섰다.


“입학을 허가합니다.”


그 목소리가 끝나고 환호가 울려 퍼졌다.


이 순간부로 입학생 모두의 삶에 피아센트로 아카데미 학생이라는 말을 넣을 수 있었다.


그 후에 이어진 것은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이었다.


“피아센트로 아카데미에 입학한 자랑스러운 학생분들을 뵙습니다.”


교장은 앞에 나서서 고개를 숙였다.

당황하지 않았다. 이건 일종의 의례니깐. 입학할 학생들을 위한 예의.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은 세계를 수호하기 위한 특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에서 많은 것을 배우겠지만 저희가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넘어지는 것입니다.

대마법사 피아와 검사 센트로도 몇 번이나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일어나 결국 위대한 일을 해내었죠.

저희는 여러분들께 그런 것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용기와 의지, 그리고 믿음 혹은 사랑 흔한 이런 것은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 될 것입니다. 이 아카데...”


진부한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잘 듣는 아이들도 있었고, 반쯤 흘려듣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중의 블레이크는 후자였다. 대충대충 흘려듣던 중 블레이크는 돌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입학생들은 특히나 뛰어난 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젤키엘과 그 동료들이 들어왔으니깐.


“난세에는 영웅들이 많이 늘어나죠. 그들은 난세를 막아냅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치세에는 앞을 이끌 사람들이 많이 탄생합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자신의 세상을...”


치세라.

지금의 사람들은 그 치세가 오래갈 것으로 생각할 테지만, 곧 난세가 도래할 것이다.

디토데닉이 필요한 그래서 만든 난세가.


‘죽어!’

‘살려주세요.. ㅅ..살려..’


죽음이 난무하는 그런 세상이 곧 올 것이다.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런 세상에서 나는 명백한 악의 축이었고, 이제는 선이 되려고 한다.

아니, 어쩌면 선이 아닐 것이다.


이 난세도 치세도 모든 것은 디토데닉이 만든 것.


내가 할 일은 그 모든 것을 부수는 것.

디토데닉을 끌어 내리는 것.


나는 이 판의 벗어난, 제3의 존재였다.

그런 존재의 난입은 치세와 난세 중 어떤 것이 될까?


그리고 과연 고작 인간에 불과한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렵지 않을 리 없었다.

두려웠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한 미래가 더 두려웠으니,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 모르겠지만 도박이라도 걸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할 수 있어.’


말뿐이지만, 언젠간 이 말이 실현될 순간.


그때는... 반드시...



작가의말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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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아카데미에 입학하자(4) 24.09.06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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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아카데미에 입학하자(2) 24.09.04 1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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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노예경매(2) 24.08.27 18 0 12쪽
6 노예경매(1) 24.08.26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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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납치를 당한다(1) +1 24.08.22 27 0 12쪽
3 마왕이 회귀하면(2) 24.08.21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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