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화.
즐거운 기차 여행.
"칙칙! 폭폭!"
미숙한 진동과
빠른 속도.
덕분에 창문 안 풍경은 차분해 보였다.
좌석은 4개가 한 테이블.
셋뿐인 우리는
잠깐 고민에 빠졌었다.
"아..."
스윽.
무언갈 포기한 듯한 녀석의 얼굴을 보고
"에잇."
가벼운 점프로
두 자리를 차지하며 말했다.
"여기 내 앞에 둘이 앉으면 되겠네!"
"..."
순수하게 밝아진 눈.
"응!"
즐겁게 떠나는 기차 체험.
두고 온 아주머니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녀석과 이모의 행복한 얼굴이
나의 즐거움이 되었어.
그래.
정말 기뻤었지.
"안녕."
"다음에도 시간 나면 같이 가자."
약간은 뾰루퉁한 기분.
어른들의 약속은
기약뿐인 경우가 많아선가.
어딘가 이별 같이 느껴졌었기 때문이다.
"약속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약간은 당황한 모습으로.
"알겠어."
"다음 달 같은 날에 가자."
"오케이!"
이것을 보며
할 말이 있는 듯 안절부절못하는 너.
"저기..."
"응?"
"기차는... "
"어떻게... 이렇게 빠르고 강할 수 있어요..?"
"음."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건 우리같이 소중한 사람들이 타고 있으니까."
"기차도 그렇게 멋질 수 있는 거야."
"!!"
"소중한... 사람들..."
"나! 나! 나 같은 사람을 말하는 거지??"
"그래."
마지막까지 웃으며 지냈다.
그날 밤 집에 와서도
같은 침대에 같은 이불에 누워서
우린 이야기했었지.
하루하루를 세며.
다음 달이 찾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지.
그게 뭐가 그렇게 좋았었는지 몰라.
단순한 이동 수단일 뿐인데.
난.
너희들과의 여행이
기대됐었다.
녀석의 달라지는 얼굴을 보는 게
내 삶의 낙이었으니까.
녀석...
이렇게밖에 부를 수가 없더군.
그 날.
칙칙 폭폭 거리며
떠오른 마음.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달려온 집.
양손 가득 들고 있는 먹거리와
녀석의 머리에 씌워줄 예정이던 꽃.
툭.
데구르르...
데구르르?
이상하네.
들고 있던 건 대체로 직사각형들인데.
"아."
눌린 코.
튀어나온 눈.
비참해진 어른의 머리통은
알았던 것처럼 보였다.
- 작가의말
표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