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istance. 세개가 빛나길, 어제도 물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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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야상곡
그림/삽화
제13야상곡
작품등록일 :
2024.08.21 14:10
최근연재일 :
2024.09.20 15:41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332
추천수 :
0
글자수 :
78,339

작성
24.08.21 14:26
조회
3
추천
0
글자
3쪽

울보의 진심.

DUMMY

논리적인 성격.


선천적인 경우가 있다면


그건 축복이겠지.


푸딩처럼 물렁한 마음이


말라가는 피 공급에 굳어


뇌세포가 1만 마리 정도는 죽었으니까.


실은 별다른 생각 없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런가.


내 앞을 굴러다니는 사체가


약속을 기약했던 사람이더라도


다른 잡생각 없이.


안타까워하는 연민의 마음만 들었기 때문이다.


끝.


망가져 버린 머리를 마지막으로


난 논리적인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달렸다.


미친 듯이 달렸다.


불타고 있는 마을엔


아직 녀석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다양한 상상은 아직.


달리기에 바빠서


걱정할 여유.


있을 리 없었다.


마을에 가까워질수록


전쟁을 치른 남성들의 사체가


점점 쌓여갔고.


두 개의 다른 문양의 전투복도


어느 쪽이 우리 편인지도


아무 필요 없었다.


한참을 달렸다.


체감상 30분.


거진 10분 거리.


드디어 마을 입구.


숨을 고르기 위한


최적의 형태로 허리가 펴졌다.


목은 심하게 굽은 체.


머리가 무거워진 건


이때부터였던가.


"허억... 으..."


분명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1달이 지난 결과가 이건가.


당연하게도 입구의 담에는


마을 주민들이 걸려있었다.


"..."


이미 그건 사물.


생명체로 인식하지 않게 되었어.


팔, 다리, 몸통.


제각각의 부품들은 기조를 잃은 지 오래.


들 밭의 잡초처럼 들쑥날쑥.


난도질 돼 있다.


역시 가장 분간하기 쉬운 건 머리.


"..."


하나.


둘.


셋.


...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마지막 머리를 보았을 때


녀석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발을 뗐다.


이곳에 오지 못하고 죽게 된 건지.


아니라면 이미 도망가서 몸을 숨기고 있던지.


일단 집으로 가고 싶어.


그곳의 쇼파.


책상.


침대.


무엇도 따뜻할 리 없었다.


그래도 가고 싶었어.


"..."


어린 사람이니까.


집에 가고 싶은 게 당연하지.


장면은 다시


원점.


이야기의 시작.


익숙한 장소와 흙바람.


다른 점은 그녀가 아직 집을 향에 걷고 있다는 것이었다.


잘 못 느겼지만


실은 오늘은 무더위의 날이었어.


걷는 것만으로


살기 싫어지는 날.


그런 날 이었어.


"..."


한순간에 모든 게 바뀌었음에도


역시나 난 미약하나 봐.


마음이 아파와.


너무 짜증이 나서 그랬다.


나를 익히고


잡아먹고 싶어 하는 하늘이.


마을이 초토화돼서 그런 게 아니라.


단지 더워서.


역시 이기적이네.


"아..."


의지를 꺾는 빛에


숨을 쉬기를 포기할 때.


!


"하하..."


해석하기 어려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아..."


"아이스크림이나... 먹고 싶네."


"..."


"오늘 가면서 먹으려고"


"아껴뒀었는데."


더 이상 웃지 않았다.


그리고 더 이상 그곳에 사람은 없었다.


...


저 멀리 집이 보인다.


녀석은 없고


처음 보는 옷을 입은 사람들.


내가 봐도 군인처럼 보였어.


그리고


"와."


그녀는 감탄했다.


군인들이 집 문을 열자


공중 나타난 기차가.


45도 각도로


눈앞의 모든 걸


집어삼켜 버렸거든.


작가의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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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istance. 세개가 빛나길, 어제도 물어봤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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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이유. 24.08.21 2 0 3쪽
45 행복회로. 24.08.21 4 0 2쪽
44 분리안정. 24.08.21 2 0 2쪽
43 감아줘 제발. 24.08.21 4 0 3쪽
42 받아주지 않아서 다행이야. 24.08.21 4 0 2쪽
41 밤샌 것 같은 기분에. 24.08.21 3 0 2쪽
40 모르게 생기는 것들. 24.08.21 4 0 4쪽
39 뭉개진 선, 그 위에 선. 24.08.21 4 0 6쪽
38 물어보다. 24.08.21 4 0 2쪽
37 정상 화가. 24.08.21 5 0 4쪽
36 샹들리에. 24.08.21 2 0 6쪽
35 넌 그래도 괜찮아. 24.08.21 4 0 2쪽
34 계획성 부적. 24.08.21 5 0 2쪽
33 그럼 그렇게 하지. 24.08.21 4 0 2쪽
32 그렇다면 너도 재즈가 되어라. 24.08.21 3 0 2쪽
31 이젠 지겨운 처음. 24.08.21 5 0 2쪽
30 내 일. 24.08.21 5 0 3쪽
29 잘 나왔네. 24.08.21 4 0 3쪽
28 주마등은 주인을 찾아서. 24.08.21 2 0 1쪽
27 스트레스. 24.08.21 1 0 2쪽
26 더는 없는 대화. 24.08.21 1 0 1쪽
25 절반 남은 날. 24.08.21 1 0 4쪽
24 벨리의 색. 24.08.21 3 0 3쪽
23 신사의 정장은 레드. 24.08.21 2 0 2쪽
22 통행 금지 표지판. 24.08.21 3 0 4쪽
21 차,선,책. 24.08.21 2 0 2쪽
» 울보의 진심. 24.08.21 4 0 3쪽
19 마지막 대화. 24.08.21 4 0 2쪽
18 차가 온 세상. 24.08.21 2 0 4쪽
17 커피잔의 물. 24.08.21 4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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