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겨운 처음.
[1999년 8월 12일]
오후.
"흐...으..."
조금은 정돈된 호흡.
정말 그렇게 해?
같은 질문은 내버려 줘.
부탁이었으니까.
한순간에
부서진 파란.
삼키는 고증.
그래 결국 또 그림.
폭은 예술이라는 걸
천지는 알고 있다.
녀석은 분명 알고 있다.
살려 달라는 희망에
걸어 본 장소.
물감은 마르지 않았는데
또 장난치듯이
몸을 띄워서
빨간이 튀었어.
"..."
"이런 걸로 되는 걸까."
"고작 이렇게."
"조그만 한..."
손에 들린 건
누구의 심장.
주인은 아마도
백과사전 안에 있겠지.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이
그것은 직사각형으로 빛나고 있는 보석.
"..."
이젠 알겠어.
보석은 돌멩이랑 같다는걸.
보석이 빠져나온 자리는
금방 돌덩이들로 가득 차 버리니까.
그러니까
세상은 아름다웠다.
잔뜩 빛나 놓곤
이젠 모두 귀찮다는 듯이
무채색의 리스가.
"안녕."
환청 같은 소리에
더는 견딜 수 없어.
너희들의 이름을 감추는
비겁한 짓을 나는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그래.
리스.
넌 돌멩이가 되었지만
아무 맛도 나지 않은 아이스크림이 되었지만.
어째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지.
"아아..."
아이러니하지.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다시 먹고 싶어..."
사라져 버릴 거면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
누가 뭐라 해도
"무슨 맛이었더라."
넌 내 사람이야.
"리스."
- 작가의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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