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istance. 세개가 빛나길, 어제도 물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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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야상곡
그림/삽화
제13야상곡
작품등록일 :
2024.08.21 14:10
최근연재일 :
2024.09.20 15:41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337
추천수 :
0
글자수 :
78,339

작성
24.08.21 15:33
조회
4
추천
0
글자
6쪽

뭉개진 선, 그 위에 선.

DUMMY

"멈...ㅊ."


"음?"


포복 자세.


긴 색으로 빛나는 눈으로


지켜 세워진 다짐.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긴


아직 조금 남아 있던 모양.


진짜 리스를 만나기 전의 이야기.


"..."


놈은 그런 아일을


무심하게 보고 있다.


"(아아...)"


"(대체 뭐였던 거야...)"


그건.


두려워.


다시


실패할까 봐.


"..."


그저 아무런


능력.


이유.


쓸모없는 사람일까 봐.


"..."


정신을 차린


그 순간부터


시도하는 걸 중단.


손목에 숨겨 놓은


조커 카드.


그런 건 판을 역전시킬


자신 없는 녀석들만 가지는 불안.


진짜들은


그것이 적에게 있다고 생각하거든


"(아...)"


바보가 되더라도.


그래도.


"멈춰..."


떠나고 있는 소녀에게


보내는 세레나데.


마모되고 질척거려도


그건 마음을 담은 노래.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줄래?"


"이젠 요건 없거든."


크흑.


억지로 웃었더니.


폐가 아파서 흔들린 소리.


그런 얄팍한 미소로


누군가를 속이듯이 아일은 말을 이어갔다.


"그럼... 혹시."


??


"[기차]에 대해 알고 있니?"


!


흠칫.


다시 목을 돌리며.


"너..."


"무슨 개수작이야."


하핫.


이젠 똑바로


웃을 수 있었어.


"역시..."


"알고 있을 거 같았어."


"..."


"그게 아니고선."


"나 같은. 병신을. 쫓을 필요가 없잖아."


쿨럭..


안 그래?


"..."


놈은 조용해졌다.


그러나 조금 다른 느낌.


이건 침묵이 아니다.


그녀의 눈빛에


압도되어 하마터면


숨 쉬는 법을 잊을 뻔했으니.


"그럼.. 질문 하나 할게."


"..."


그렇게 말한 주제에


잠시 과거를 떠올렸어.


너희들과 있던 그곳.


다음 달을 기다리는 건


조금씩 깎여나가는 달에게 미안한 일이야.


그럼에도 명확한 약속.


다가오는 시간.


클라이맥스.


손을 잃은 지휘자가


인도하는 눈빛.


"기차가 강한 이유를."


"알고 있어?"


.!.?.


박자 감각으로 제멋대로 꾸물거리는 손가락.


놈이 말했다.


"해봐 그럼..."


"!"


"불러 보라고 그 망할 기차!!!"


씨익.


"안 되는 거 알아. 아일."


발버둥 치지 마.


흔들리는 이명 사이로


움직인 입 모양.


"모르나 보네."


"관련 없는 말이나 늘어놓고..."


...


씨발.


노림수가 통했는데


느낄 감정도 예상했는데


꾸물거리던 손가락이


부러지기 직전이야.


"아일..."


"그럼 난 왜 죽은 거야..?"


"그렇게 강한 기차를 가지고 있으면서..."


"왜 날.. 죽게.. 끄우일겍엥ㄹㄱ.."


샷건에 맞아


이상하게 남은 고기 결정의 단면적의


수축 소리까지.


놈은 로브의 사망 당시 모습으로.


"응? 대답해 봐. 이 OO콘 쓰레기 새끼야."


"설마 저도 그런 눈으로 보고 있었나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의를 고민하던 아리스의 모습으로.


"그럴 줄 알았지 머저리 같은 언니야."


"진작에 도망치길 잘했어..."


"아니면 거기 있던 주민들하고 개죽음당할 뻔했으니. 크큭."


"이봐 아일. 넌 무능한 지휘관이야... 알고나 있어?"


사기꾼에


더러운 과거.


그다지 믿음은 없었지만


늘 소름 돋을 정도로 냉철한 판단을 하던 아잔의 모습까지.


놈의 이런 행동에도


죽을 만큼 아픈 아일임에도


이어나갈 수밖에 없어.


"기차가 강한 이유는."


"나 같은 소중한 사람이 타고 있어서래."


풉.


"빌어 쳐먹을 정도로."


"웃긴 소리지."


"..."


정신 공격이 통하지 않은 걸 보고


놈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살짝은 다른 얼굴로


조금은 멍해진 표정으로 아일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 봤었는데."


"역시나 그딴 게 아니었어..."


다르다


뭔가.


이것이 놈이 느낀 감정.


조커 카드를 내는 것이 아닌


섞는 것 같은 불길 함.


그런 아일을 경계하며 놈은 듣고 있다.


"그때 그 기차에 타 있던 건..."


...


불길한 그 얼굴을 보고


다시금 생각했어.


또 넌 지옥을 보고 있구나 하고.


그렇게 볼을 어루만져주러


손을 가져다 댔을 때


넌 말했었지.


그렇지 않다고


그건 천국일 거라며


그렇게 말했어.


"우린 정말 닮았네."


"그치 아일?"


"응..."


아 맞아.


그건 너의 이름이었지.


아일.


역시.


그때


그것들도


전부 너가.


네가 했었던 거네.


"..."


가슴을 편다.


그것으로 자세는 정리됐으니


간결한 심호흡.


바뀌는 공기 속


맞춰지는 눈의 초점.


그리고


"그 날."


"망상에 잡아먹힌 건."


"네가 아니라 나였어."


"아일."


처음으로 전하는 말.


"그러니까..."


사선에 선 오른손.


"미안하면 들어줘."


...


"나는 빛나도 되는 걸까?"


"아일."


물어본 건.


그렇게 한 입 크게 베어 무는 건.


누구한테 배웠나 싶었는데


그게 녀석이었을 줄은


"..."


이젠 이 이름도 싫어져.


능력을 떠올리며


서서히 진행된 잠식.


어느새부터 난 아일이었어.


그 질문도


내가 한 게 아니었나.


"미안해 리스."


"이젠 너도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으니까."


"... 무슨 말을 하려는 거..ㅇ..!"


"긴말 필요 없고 해보라고!!!!!"


귓가에 울린


비명과도 같은 소리.


더 이상 끌 수 없는 브레이크 소리에


아일이 답한다.


"물어."


내렸던 손을 올린다.


동료들이 죽었던


이모가


너가.


그때로부터


그것에 삼켜져


지옥에 있는 모두로부터.


"전부."


휙.


무언갈 잡는 듯한 손짓.


휘리리릭.


배속을 건 듯한 바퀴 소리와


빵빵.


시원한 경적.


그리고 두 사람의 외침.


모든 게 합쳐져 나타난


그것.


[기차]


여전한 모습으로


생생히 박혀있는 필름.


아일은 씨익 웃으며


창문 넘어 객석을 보았다.


그러고는


"꺼져."


먼지 하나 남지 못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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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istance. 세개가 빛나길, 어제도 물어봤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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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이유. 24.08.21 2 0 3쪽
45 행복회로. 24.08.21 4 0 2쪽
44 분리안정. 24.08.21 2 0 2쪽
43 감아줘 제발. 24.08.21 4 0 3쪽
42 받아주지 않아서 다행이야. 24.08.21 4 0 2쪽
41 밤샌 것 같은 기분에. 24.08.21 3 0 2쪽
40 모르게 생기는 것들. 24.08.21 4 0 4쪽
» 뭉개진 선, 그 위에 선. 24.08.21 5 0 6쪽
38 물어보다. 24.08.21 4 0 2쪽
37 정상 화가. 24.08.21 5 0 4쪽
36 샹들리에. 24.08.21 2 0 6쪽
35 넌 그래도 괜찮아. 24.08.21 4 0 2쪽
34 계획성 부적. 24.08.21 5 0 2쪽
33 그럼 그렇게 하지. 24.08.21 4 0 2쪽
32 그렇다면 너도 재즈가 되어라. 24.08.21 3 0 2쪽
31 이젠 지겨운 처음. 24.08.21 5 0 2쪽
30 내 일. 24.08.21 5 0 3쪽
29 잘 나왔네. 24.08.21 5 0 3쪽
28 주마등은 주인을 찾아서. 24.08.21 3 0 1쪽
27 스트레스. 24.08.21 1 0 2쪽
26 더는 없는 대화. 24.08.21 1 0 1쪽
25 절반 남은 날. 24.08.21 1 0 4쪽
24 벨리의 색. 24.08.21 3 0 3쪽
23 신사의 정장은 레드. 24.08.21 2 0 2쪽
22 통행 금지 표지판. 24.08.21 3 0 4쪽
21 차,선,책. 24.08.21 2 0 2쪽
20 울보의 진심. 24.08.21 4 0 3쪽
19 마지막 대화. 24.08.21 4 0 2쪽
18 차가 온 세상. 24.08.21 2 0 4쪽
17 커피잔의 물. 24.08.21 4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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