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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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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작품등록일 :
2024.08.21 23:53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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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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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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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06 오해

DUMMY

그냥 잠이 깨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갔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만일 일어났다면 소란은 바로 자신을 찾으러 왔을 것이다. 기능위는 커다란 경종이 머리에서 울리며 마음이 무너지는 듯하여 주먹을 있는 힘껏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는지 따끔거리는 느낌에 정신이 조금 드는지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은령대가 없다고 해도 실력이 뛰어난 호위무사들이 별장을 지키고 있기에 쉽게 소란을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 처소 주위를 돌며 지키고 있어야 할 호위무사들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호위무사들이 없다는 것은···.


“아복 오상궁을 만나서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고 와라”


“예”


아복이 나간 뒤 기능위는 바닥을 봤다.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남은 낯선 남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발자국이 희미하게 남은 것으로 보아 고수가 소란을 데리고 간듯 했다. 기능위의 얼굴이 무섭게 굳었다. 그때 아복이 방으로 돌아와 말했다.


“산적이 쳐들어왔습니다 그들의 행동이 체계적입니다. 주 무기는 활입니다.”


".........그녀의 부하들이냐?"


"아닙니다만...대단한 고수들입니다. 장군을 지키는 은령대가 직접 상대하고 있습니다."


아복은 말을 한 뒤 기능위를 보았다가 비어있는 침실을 보았다.



“오상궁한테 말할까요??”


아복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기능위가 몸을 돌려 아복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아니, 내가 직접 데리고 올거다.”


“안됩니다. 장군. 다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아복이 놀라 기능위의 앞을 막자 기능위가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아복을 바라보았다.


“아복. 그녀는 내 부인이다. 복수는 다시 할 수 있다. ”


기능위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강한 눈빛으로 아복에게 말했다. 어느 누구도 지금의 기능위는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아복은 깨달았다. 그건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남자의 눈빛이었기 때문이었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아복의 말에 기능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호를 남길 테니 흑의 가지고 쫓아와라.”


“아···.알겠습니다.”


기능위의 의도를 바로 알아챈 아복이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급한 마음에 아복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기 위해 창문의 손잡이를 잡으려 던 기능위의 손이 멈췄다. 손잡이에 녹색의 얼룩이 뭍어 있었다.


“녹검대의 표식? 그녀 혼자 있는게 아니었군.”


살짝 안도의 미소를 지은 기능위의 몸이 새처럼 날아 지붕을 넘어갔다.


흑의를 가지러 기능위와 떨어져 처소로 빠르게 향하던 아복은 정문 쪽에서 들려오는 짧은 단말마의 비명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 복면인들이 침입한 정문을 제외하고 다른 곳은 특히 소왕야가 머물고 있는 뒤 채에서는 침입자가 있다는 것을 모를 만큼 정확하고 조용히 처리하는 오상궁의 능력에 아복은 감탄했다. 어쨌건 아복은 소리 없이 어느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자신의 처소로 가서 흑의를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몰래 접근했다.


흑의인들은 이십 여명의 장포를 걸친 자 들에 의해 포위되어 있었다. 장포를 걸친 자 들이 은령대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장포가 간혹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망토가 투명하게 변했기 때문이었다. 말로만 들어본 빛에 비춰지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망토. 월광은(月光隐)이었다. 그들, 은령대는 초승달을 본뜬 무기로 별장을 침입한 흑의인들을 가차 없이 공격하고 있었다.


‘길게 잡아야 한시진이군’



침입한 복면인들이 처리되고 상황이 정리되는데 걸리는 최소 시간이었다. 그 안에 소왕야와 소 왕비가 돌아와서 침실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있는 것으로 해야 했다. 아복은 아무도 모르게 기능위가 사라진 방향으로 별장을 나갔다.


****


툭 툭


얼굴에 차가운 것이 떨어져 흘렀다. 기능위가 또 장난을 치는 건가 싶어 소란은 뺨 위로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차가운 것이 입술에 닿아 흘렀다. 입안으로 흘러 혀에 닿는 순간 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물을 느낀 순간 목이 마르다는 것을 알았다. 살짝 입술을 벌리니 물이 떨어졌다.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물을 받아 마신 소란은 아침에 그리 뛰어서 갈증이 나나보다 생각하며 눈을 떴다.


그런데······별장이 아니었다.


“읍!”


벌떡 일어나려 던 소란은 입이 막혀있어 억눌린 신음 소리만 내고 양 팔과 다리에서 통증을 느끼며 쓰러졌다. 통증 때문에 소란은 자신의 몸이 밧줄에 감겨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주···잘 살고 있구나?”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혼란스러운 소란의 귀로 절대 이곳에서 들려선 안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란은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보았다. 그녀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떠졌다.


대략 삼개월이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질투와 장난기가 많았으나 개나리 꽃같이 순수했던 소녀는 없었다. 눈에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독기를 품고 진한 화장에 어깨가 다 드러나 보이는 기녀와 같은 차림으로 그녀, 심가의 막내딸인 심서언이 소란의 눈 앞에 서 있었다.


“그 여자 맞나?”


“맞아.”


“그럼 빨리 처리해.”



생각지도 못하게 변한 심서언의 모습에 놀라 낯선 이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던 소란은 낯선 남자를 보았다. 자신이 들지도 못할 커다란 도를 든 사내는 수염으로 얼굴이 가득해 용모도 나이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사내의 눈빛을 본 소란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뒤로 뺐다. 순간 심서언의 뒤에 서 있던 사내가 짧게 웃음을 짓더니 심서언의 옆에 섰다. 그의 커다란 도의 칼 끝은 땅에 댄채로.


“이햐 네 말대로 눈치 하나는 기막히게 빠르네? 내가 무섭냐?”


무서웠다. 분명 사람과 눈이 마주쳤건 만 자신을 길가의 돌멩이 보듯 바라보던 눈빛이 무서웠다. 태후를 봤을 때와 왕야 부부를 처음 마주쳤을 때 느꼈던 무서움과는 완전히 다른 두려움이었다. 소란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순간 사내의 눈빛이 아까와는 다른 느낌으로 변했다. 그건 무섭지는 않았으나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그녀가 제일 싫어하는 귀뚜라미 십여마리가 몸 위를 기어 다니는 느낌이었다.


“고년 참 묘하네. 의뢰만 아니었으면 데리고 다닐텐데 아깝네”


“훗. 그것도 괜찮겠네.”


심서언의 말에 소란과 사내가 그녀를 보았다. 사내는 탐욕스러운 눈빛을 드러내고 있었고 소란은 본능적인 거부감으로 심서언을 보았다. 어느새 소란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정말로? 뭐 그래주면 의뢰비 반만 받지. 이런 물건은 나도 오랜만이라 몇 달 간은 심심하지 않겠어”


소란은 심서언을 향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읍읍읍”


도대체 뭣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지만 제발 살려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으나 입에 물린 천 때문에 억눌린 의미 없는 목소리만 나오고 있었다. 그런 소란의 모습을 보던 심서언이 고개를 들더니 미친 것처럼 웃기 시작했다.



“호호호호호호호”


그리고 웃음을 시작한 것과 같이 멈추더니 소란의 얼굴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짜악!’


소리와 함께 소란은 왼쪽 뺨에 아픔이 느껴지며 고개가 돌아갔다.


‘짜악!’


심서언은 온 힘을 다해 소란의 얼굴을 때리는지 소란의 뺨은 붉게 달아올랐다. 입 안에서 이빨로 살을 물었는지 입 안쪽에 따끔 거리는 아픔과 함께 비릿한 맛이 퍼졌다.


“오호 더 마음에 드는데?”


사내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심서언이 소란의 목 깃을 잡고 얼굴을 마주보았다.


“참 대단해. 때릴 때 울면 더 때린다고 했더니 넌 그때부터 때려도 절대 울지 않았어. 겨우 8살짜리가 말이지.”



심서언의 말처럼 더 맞는 게 무서워서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날은 소란도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 심 가에 하녀로 들어간 날이었으니까. 그러나 심서언이 갑자기 나타나 왜 이러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아 소란은 고개만 좌우로 저을 뿐이었다.


“처음엔 널 죽이려고 했어.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넌 하녀잖아. 저자가 이제부터 네 주인이야”


심서언의 말에 소란은 사내를 슬쩍 보았다가 얼어버렸다. 사내가 어느새 번들거리는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왕부로 시집오기 전 심가의 첫째 공자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바라봤던 눈빛과 똑같았다. 소란은 필사적으로 온몸으로 외쳤다. 심서언을 보며 고개를 좌우로 젓고 온몸을 들썩였다. 마음속으로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그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으나 심서언은 얼음물을 삼킨 듯 차가운 눈빛을 한 채 입술은 악귀처럼 웃고 있었다.



“우리 가족을 죽일 때 이런 상황은 생각 못했지?”



소란의 움직임이 멈추고 그녀가 심서언을 쳐다보았다. 방금 무슨 소리를 들었나 싶었다.



“이제 연기도 잘하네? 그곳에서 적응 아주 잘하고 있나봐?”


심서언의 말에 소란은 억울했다. 분명 태후가 능멸죄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심서언은 태후가 아닌 자신이 죽였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오해를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할 수 없고 자신을 믿지 않는 심서언에 대한 원망이 뒤섞여 소란은 눈물만 소나기 마냥 흘릴 뿐이었다.


“억울해? 네가 한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소란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모습이 화가 났는지 심서언이 핏발 선 눈으로 소란의 목을 졸랐다.


“거짓말!!!!!!”


“읍!”


갑자기 목에서 느껴지는 강한 압박에 소란은 심서언을 보았다. 숨을 쉴 수가 없어 몸부림을 쳤지만 심서언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여자의 힘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힘으로 소란의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사내가 아깝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숨을 들이마시려고 해도 목이 막혀 헛숨만 쉴 뿐이었다. 소란은 다 쓴 초가 서서히 꺼지듯 정신이 희미해져갔다. 그 사이로 얼굴이 떠올랐다.


소왕야 기능위였다.


자신도 알고 있었다. 눈치가 빠르고 잔꾀가 많아 주인의 비위를 잘 맞춰 주는 편이라는 걸. 그래서 살고 싶어서 소왕야 기능위를 잘 모시면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온 힘을 다해 그를 관찰하고 좋아할 만한 것을 찾고 같이 노느라 뛰어다녔다. 남들이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소란의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절벽 위를 걸어가는 심정으로 움직였다. 죽을 일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든 뒤에는 긴장은 하지 않았으나 그래도 조심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기능위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편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었기에 눈치 볼일 없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소왕야······’


소란은 죽어 가는 상황에서 깨달았다. 말을 할 수 없어 마지막으로 마음속으로 그를 불렀다. 그가 보고 싶었다. 정말로.


“대당가! 도망쳐야 합니다. 저년에게 속았습니다”


동굴에 울려 퍼지는 낯선 목소리에 심서언의 손이 멀어지자 소란은 급히 숨을 들이켰다.


“크큽 크큽”


막힌 천 때문에 기침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더 괴로웠지만 소란은 재빨리 주위를 살폈다. 동굴 입구에 갑자기 나타난 사내는 심서언을 가리키고 있었다. 소란은 심서언을 보았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커다란 도를 든 사내를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듯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저년이 가르쳐 준 곳에 있는 자는 황족이었습니다. 우리 애들 전부 다 죽었습니다.”


“뭐어????!!!!“


사내의 험악한 눈빛이 심서언을 향했다.


“히익!”


심서언은 정말 놀랐는지 기이한 비명을 토해내며 동굴 벽에 몸을 붙였다. 사내는 심서언을 보더니 소란을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 물려 있던 재갈을 풀었다.



“넌 누구냐?”


“..소···소란이요”


“네 이름 말고 네 남편이 누구냐고??!!!”


“소왕야···..”



사내의 눈이 놀라 커졌다.


“이런 제길! 연···왕부냐?”



소란은 고개만 끄덕였다. 이들은 왕부라는 것을 모르고 공격한 듯 싶었다. 아마 심서언이 자신을 죽이려고 말을 안 했을 것이다. 아무리 간이 크고 돈을 많이 준다 한들 황족을 공격할 자는 없었다.


황제를 비롯한 황족은 이 나라의 최고 지배계층이었다. 고귀한 혈통을 지닌 자 들로 그들을 따르는 무사와 장군들 그리고 병사들로 이루어진 무력 집단을 뛰어넘을 수 있는 문파나 단체는 없었다. 그 상대가 황실에서 세력이 가장 약한 연왕야라고 해도 말이다.

사내는 소란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바로 험악한 표정으로 심서언을 향해 들고 있던 도를 휘둘렀다.



“날 죽이면 넌 정말로 끝장이야!!”


“아악 아가씨!“


심서언의 악에 받쳐 소리친 목소리와 소란의 비명 소리가 동시에 튀어나왔다. 그리고 사내의 커다란 도가 심서언의 목에서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만 남기고 멈췄다.


“헛소리하면 바로 그어버릴 거야”


심서언의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건 소란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죽이려 했지만 그녀가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는건 정말로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평민들은 모르지만 소왕야는 벌써 부인을 둘이나 잃었어. 그녀들 전부 죽었지.”


심서언은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약 병 하나를 꺼내 바닥에 던졌다.


“화골산이다. 몸을 전부 녹여버리지. 화골산을 뿌리고 그녀의 옷가지만 남겨놓고 네가 데리고 가면 왕야부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거야. 게다가 소왕야가 바보가 돼서 합궁도 안했어.”


소란은 심서언의 말을 듣는 순간 또 다른 충격에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이 짧은 시간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심서언은 소란이 알고 있는 그녀가 더이상 아니었다. 소란이 충격을 받든 말든 심서언의 말을 들은 사내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에 심서언은 사내가 들고 있는 도 끝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슬그머니 밀었다. 사내의 도가 힘없이 심서언의 목에서 멀어졌다. 그 모습에 심서언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회주님께 계약한 금액보다 부하들 목숨 값으로 두 배를 더 주라 청하지. 그 금액이면 일족을 배신한 당신들의 신분쯤은 없애고도 남을걸?”


사내의 눈빛이 다시 날카로워졌다.


“우리 신분은 어떻게 알았지?”


“저년 데리고 갈 건지 죽일 건지 얼른 정해”


“대당가! 시간 없습니다. 빨리 가야해요”


사내가 잠시 갈등하는 사이 소란은 소리쳤다.


“아가씨 전 몰랐어요. 정말로 제가 한일이 아니에요”


소란의 말에 심서언이 다시 독기어린 눈빛이 되어 소란을 노려보았다.


“웃기지마! 왕야부라면 대놓고 움직였을거야. 몰래 우리 식구들을 죽일 필요가 없지. 그들은 전부 정체를 숨기고 있었다고!!!!”


“아니라구요!!”


“나중에야 알았어. 소왕야 바보라더구나. 너라면 그자를 달래서 움직이게 하는 건 일도 아니었을 거 아니야!!!! 네 신분을 숨기기 위해서!”


“아니야!!!!”


답답함에 가슴을 치고 싶었다. 답답함에 크게 소리를 쳐 버렸다. 너무도 억울하고 기가 막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태후라고 심가를 몰살시킨건 태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심서언이 믿지 않을것 같은데다 태후가 범인이라고 말하는건 더 무서워 소란은 더 이상 말할 수가 없었다. 그냥 한없이 온 몸이 덜덜 떨리고 머릿속은 수십 마리의 벌 떼가 윙윙 거리며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그때 소란의 팔을 사내가 거칠게 잡아 올렸다.


“가자!!”


사내가 자신을 데리고 가는 거라 결정한 것을 안 소란은 그의 손에서 달아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으나 사내한테는 매미가 날갯짓 하는 것보다 더 약했다. 뒤이어 사내가 소란의 겉옷을 거칠게 벗겼다.


“시···..싫어!! 싫어!!!”


“흐흐흐흐흐 좋군. 좋아”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사내가 잡은 소란의 팔은 더러운 오물이 뭍은 것 같았고 사내가 겉 옷을 벗기며 팔에 닿을 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사내가 소란의 겉 옷을 바닥에 던지고 심서언을 향해 말했다.


“내 부하가 짐승을 가지고 오면 네가 화골산으로 죽여. 날 속였으니 그 정도 뒤처리는 해라.”


“물..물론이지.”


소란은 간절한 마음으로 심서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고의로 소란을 외면했다.


“아···.아가씨······”


소란이 마지막으로 심서언을 부를 때 사내가 소란의 목에 얼굴을 뭍더니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아악!!!”


사내의 행동에 놀란 소란이 비명을 지르며 사내의 손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을 쳤다. 사내는 투박하고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있는 힘껏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어깨가 부서지는 것처럼 아팠으나 고통보다 사내가 주는 끔찍함이 더 커 소란은 계속 몸부림 쳤다.


“좋군. 아직 어린 처녀의 냄새는 좋아···..”


“소왕야···.······”


너무도 끔찍한 기분에 소란은 자기도 모르게 소왕야를 불렀다. 그 목소리를 들은 사내가 소란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네가 여기 있는지도 모르는 바보 남편 찾아서 뭐하냐? 그러니까 조용히 있어.”


그 말을 하고 사내는 소란을 번쩍 들더니 어깨에 들쳐멨다. 사내의 말을 들은 소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짜이긴 해도 자신은 혼인한 몸이었다. 그것도 소왕야라는 황족과 말이다. 게다가 그녀가 알고 있는 소왕야는······.왜 잊고 있었을까.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 자신이 바보 같았다. 소란은 급히 고개를 들어 살았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심서언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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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야황 24.09.13 19 0 15쪽
14 14. 녹검대 부활과 합방 24.09.12 16 0 17쪽
13 13. 밟힌 꼬리 24.09.11 15 0 16쪽
12 12. 흑객들 24.09.10 14 0 12쪽
11 11. 연리지처럼 24.09.09 16 0 20쪽
10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24.09.06 19 0 12쪽
9 09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1) 24.09.05 17 0 18쪽
8 08 소란이 알고있는 것 24.09.04 18 0 18쪽
7 07 소란의 과거 24.09.03 16 0 14쪽
» 06 오해 24.09.02 18 0 18쪽
5 05 변수 24.08.30 19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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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3. 소란의 비밀 24.08.26 20 0 18쪽
2 02. 시작 되었다. 24.08.23 2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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