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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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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작품등록일 :
2024.08.2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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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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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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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잠깐의 헤어짐

DUMMY

아침 해가 뜨기도 전. 인시(03 ~ 05시)가 시작되는 시간. 측간에 들렀다 돌아오던 하인은 자신의 처소로 가는 길에 사람의 형체가 보여 잠시 서서 아주 천천히 자신을 향해 가까워지는 자를 바라봤다.


‘아산인가, 아니면 아회인가?’


그는 하인들의 처소로 향하는 하나밖에 없는 길에 서있는 자가 당연히 자신이 아는 하인 중 한명일거라 생각하고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를 바라봤다. 오늘 따라 달빛도 별도 떠있지 않은 칠흑 같은 밤이라 지척에 다가와도 누군지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이상했다. 우선 상대는 장 옷을 입었다. 게다가 머리에 관을 썼다. 그는 뒷걸음 쳤다. 이곳 왕부에서 머리에 관을 쓸 수 있는 자는 둘 뿐이었다. 왕야와 소왕야. 그는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오한에 또 한번 뒷걸음질 쳤다. 온 몸의 털이란 털은 다 선 것 같았다. 그의 눈 앞에서 손가락 한 뼘 사이의 거리를 두고 지나갔다. 소왕야 였다. 눈은 뜬 채 였으나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소왕야는 그의 앞을 아주 천천히 약간 흔들거리며 지나갔다. 소왕야가 지나가는 동안 그는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온몸이 굳어 움직일 수조차 없어 지나가는 소왕야를 눈만 움직여 바라보았다. 그리고 소왕야가 자신의 눈앞에서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그는 그동안 참았던 입을 크게 벌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의 커다란 비명 소리가 연왕부의 새벽을 흔들어 깨웠다.


연왕부의 소왕야 기능위가 실성하여 밤마다 돌아다닌다. 라는 소문이 도성 내에 퍼졌다. 처음에는 왕부 내의 하인이나 하녀들만 보았기에 그때는 소문이 나지 않았으나 어느 순간부터 왕부 밖 도성을 순찰하며 도는 병사들까지 목격하여 도성에 순식간에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


연 왕은 조정에 나가 태서각의 일은 환희 공주가 맡도록 하고 자신은 국경에 있는 의원 마을로 소왕야와 같이 병을 고치기 위해 떠나게 해달라 허락을 구했다. 연 왕이 허락을 구한 때는 고림소가 툰카족 상인에 대한 보고를 한 뒤였다. 툰카족 상인이 황가가 소유한 금광을 관리하는 상회 중 한곳인 금선회와 관련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금선회까지 조사하겠다는 청원에 태후는 한순간 연 왕을 노려보았다. 고림소가 너무도 명확한 증거를 제시 했기 때문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조사를 허락한 태후는 연 왕이 청원을 올리자 노려보던 눈빛이 서서히 사라지고 나중에는 정말 피곤한 표정으로 귀찮다는 듯이 허락을 했다. 태후의 의심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한 연 왕은 퇴궁하자마자 바로 공주 부에 들렀다.


“태후 만나는 것을 미루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직접 왔구나. 무슨 일이니?”


“누님. 상황이 좀 복잡하게 됐소. 태후는 만나지 말고 태서각에 들러서 한가지만 확인해주고 하나의 물건을 가지고 와 줘야 겠소”


“뭔데?”


“위아의 정혼녀의 정보를 폐기하기 전에 신상 정보가 맞는지 확인을 좀 해주시오”


연 왕은 품에서 종이를 건냈다. 환희 공주는 종이를 받아 펼쳤다. 그곳에는 한 사람의 특징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옷으로 가려진 몸의 특징까지. 환희 공주는 한순간 연 왕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 연 왕을 보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이건 누구의 것인데 위아의 죽은 정혼녀와 맞는지 봐달라는 거냐?”


“그게···참..나도 믿기지 않는 일이긴 합니다만 나는 그때 독주가 아닌 녹검대 해체를 선택한 사람이라 이번 일에 내가 관여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미리 말합니다”


환희 공주가 말하라는 듯이 연 왕을 바라보았다. 연 왕의 그때 그 태도 때문에 환희 공주가 13년을 미워했으니 그녀도 너무 잘 알았다. 연 왕은 소란의 일에 대해 환희 공주에게 말했다. 연 왕의 설명을 다 들은 환희 공주는 딱 한마디를 내뱉었다.


“네가 한거지?”


“아니라구요.”


의심의 눈초리가 거두어지지 않았다.


“아 진짜 아니라구요!!!”


“그런 우연이 세상 어디에 있니? 태후가 죽이려 했어 정말 우연히 살아났고 지방 관리의 자식의 하녀로 있다가 강제로 위아한테 다시 시집을 왔다고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거니?”


연 왕이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치며 말했다.


“나와 왕비도 놀라서 한동안 말을 못했지. 그 녀석만 싱글벙글하고······녹검대가 해체가 된 뒤라 그 녀석 정혼녀 가족의 죽음을 자세히 알아볼 수가 없었소.”


“그래서 황제의 정혼녀가 실종이라고 알려졌으니 그 애를 황제의 정혼녀로 알았고?”


“후우~~~ 수궁사는 정확하게 봤으니까요.”


생각해보니 그럴 법도 해 환희 공주는 억지로 수긍했다.


“황궁 일지에 그날의 기록을 적은 페이지를 누군가 찢어 간 흔적만 남아있어 어찌하나 했더니 그날 황제의 정혼녀가 아니라 위아의 정혼녀가 황궁에 들었던거구나. 팔찌..보여줬니?”


“따로 보여 줄게 뭐 있습니까? 위아꺼 매일 볼텐데요. 게다가 5살때 일이라 기억을 할지···누님 그건 나중에 차차 확인하고 태서각에서 가져다 줄 물건···..”


연 왕은 찻잔 속의 차를 손가락에 적신 뒤 탁자 위에 썼다. 그 글자를 본 환희 공주의 눈이 커졌으나 곧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그녀는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며 말했다.


“확실히 위아가 너보다 더해”


“말해 뭣하오. 형님이 보낸 살수들에게 쫓길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소. 어차피 내가 예상한 범위였고, 벗어날 방법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 녀석은 내 예상대로 움직인 적이 어떻게 한번도 없소?


부인인 왕비에 게조차 하지 못한 말을 연 왕은 누님 앞이라 그런가 전부 끄집어 냈다. 그런 연 왕을 환희 공주는 보다가 다시 한마디 했다.


“술 가져오라 할까?”


“아···누님하고 오랜만에 술 한잔 하고 싶기는 한데 가봐야 하오. 이 녀석이 벌인 일이 워낙에 굵직굵직해서 여유가 없소. 나 가오 누님”


일어서는 연 왕을 향해 환희 공주가 한마디 더 했다.


“정랑부마는 내가 처리할까?”


“아니요. 누님이 움직이면 태후가 의심하니 내가 알아서 할게요. 정희는···..괜찮은거죠?”


환희 공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긴 괜찮을 리가 없죠. 누님 정랑부마일은 태후 처리 된 뒤에 합시다. 정희가 마음을 정리할 시간도 줘야죠. 너무 서두르지 말아요. 부마에게 만회할 기회는 한번쯤 줘야죠. 그 녀석 말대로 황가에 몇 안 남은 남자인데···.”


“알았다. 가거라.”


“응. 갈게요 누님”


“황.누.님”


“난 누님이 좋소”


“망할놈”


“하하하하하”



연 왕은 크게 웃으며 공주 부를 나왔다.


며칠 후 강시처럼 밤에 걸어 다니던 소왕야는 치료를 목적으로 국경으로 향하는 마차에 올랐다. 아무도 모르게 소왕야는 새벽에 길을 떠났다.


뭔가 허전함에 눈을 뜬 소란은 바로 자신의 옆자리를 비었다. 텅 비어 있었다.


“부군?”


실성한 척 하러 나갔나 싶어 창문을 보니 날이 이미 밝아 오고 있었다. 침실에서 나온 소란은 혹시나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 기능위를 찾으러 나가려 다가 뒤늦게 탁자 위에 놓여있는 종이를 보았다. 자신은 글을 모르는데 나에게 남긴 것 맡나 싶은 생각이 바로 들었지만 이곳에는 자신과 기능위밖에 없기에 다른 사람에게 남길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어 소란은 그 종이를 보았다. 그곳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맨 위에는 밥과 반찬이 그려져 있고 옆에는 입술이 그려져 있었다.


“밥 잘먹고”


두 번째는 침실이 그려져 있고 옆에는 감겨져 있는 눈이 그려져 있었다.


“잠 잘자고”


세 번째는 왕과 왕비가 항상 쓰고 있던 관이 그려져 있고 그 관 앞에 소란이 항상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가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서신 끝에는 숫자로 10이라고 적혀 있었다. 잠시 멈췄다.


“10일······뒤에..온다고? 그렇게···..오래?”


너무 길었다. 벌써부터 마음 한편에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는데 그렇게 오래는 못 참을 것 같았다. 소란은 종이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위험한 것도 알고 기능위에게 폐를 끼칠 것 같기도 했지만 그 생각보다 단 하나의 생각이 너무도 강했고 간절했기에 소란은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따르기로 했다.


“미령. 할 말이 있는데···..”


소란의 말에 미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명하십시오”


“소왕야를 따라가요 나와 같이”


“·········송구합니다만 소 왕비 마마 그러려면 왕야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소 왕비께서 제 주군이시나 위험할 것 같은 명령은 녹검대에게 명하실 수 있는 왕야나 왕비 마마의 허락이 우선입니다.”


“알았어요. 그럼 지금 왕야께 가요. 내가······..해결할께요”


모든 이에게 무시당하는 연 왕이지만 녹검대와 은령대는 알고 있었다. 연 왕만큼 한번 정한 일을 바꾸기에 힘든 사람은 없다는 것을. 그는 조금이라도 위험한 것이 있으면 허락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소 왕비를 국경까지 보내 줄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령은 그녀를 보호하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무언가 결단한 표정을 보여 주는 소란을, 왕야에게 가는 소란의 뒤를 조용히 따랐다.


****


‘복아. 쉬지 않고 달린다. 역 참에 미리 말을 준비하라 일러라.’


‘예. 장군’


각 지정된 역 참에 도착하기 하루 전에 아복은 전에 들렀던 역 참에서 가져온 군용 전서구를 날렸다. 그러면 말은 미리 준비되어 역 참 문 앞에 대기하고 있어서 바로 갈아타며 달렸다. 단, 역 참에 가까워지면 기능위는 아복과 같이 탔다. 그리고 기능위는 기절하듯 아복의 등에 고개를 뭍고 있었다. 병을 고치기 위해 기능위가 국경에 간다는 이유로 역 참의 말을 이용하면서 급히 가고 있기에 잠깐 보여 주는 위장이었다. 역 참을 지나가면 기능위는 아복의 말에서 자신의 말에 올라타 달렸다. 그 두 사람의 뒤를 10명의 은령대가 따르고 있었다. 그렇게 6일을 말을 달렸을 때였다.


“장군. 전서응입니다.”


‘삐이이익’


아복이 한 마리의 매를 발견하고 휘파람 소리를 냈다. 순간 그들의 머리 위를 선회하던 매가 급격히 공격하는 것처럼 빠르게 다가왔다. 아복이 오른쪽 팔을 들자 매가 그의 팔에 착지했다. 매의 날카로운 발톱에 묶여있는 연락 통을 푼 뒤 매를 날려 보냈다. 아복은 그 통을 기능위에게 건냈다.


“금창약 가지고 왔냐?”


“어짜피 의원 마을 지나는데 그때 치료하면 됩니다.”


“무식한놈. 매 발톱을 맨 팔로 받냐?”


기능위의 핀잔에 아복은 매가 앉았던 팔을 슥 뒤로 움직여 가렸다. 그의 팔뚝에는 매의 날카로운 발톱에 긁혀 피가 맺혀 있었다. 기능위는 전달 받은 서신을 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약 병이 불쑥 아복의 눈앞에 들이밀어졌다.


“무슨···”


“치료하시오. 괜히 그 상처로 인해 정체가 드러나면 안되니까”


뒤에 있던 은령대 중 한 명이 내민 약 병을 아복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받았다.


“고···.고맙소”


“별말씀을”


은령대들은 은령대의 옷이 아닌 평범한 무복을 입고 있었다. 다만 월광은 은 모두 두르고 있었다. 기능위는 은령대와 아복을 힐끔 본 뒤 다시 한번 서신을 보았다.


[공부상서 고대인 감옥에서 시체로 발견. 4번 암살, 3번 독살 시도 전부 막음]



“무슨 내용입니까?”


“고대인이 안 죽으니까 태후가 자기편을 죽이고 있다는 내용”


아복만이 기능위를 보았다. 은령대는 한걸음 물러선 거리에 그대로 대기하며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처음으로 형부로 출두 요청한 자는 고림소 대인과 성이 같은 대인으로 기억합니다만···.”


“맞다. 공부상서 고침강. 한 제국의 반이 물에 잠기는데 일조한 개XX이다. 그런데 평소사 왜 자꾸 아복을 힐끗거리지? 뭐 물어볼 거 있나?”


아복에게 금창약을 건네준 은령대를 보며 기능위가 묻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송구합니다. 어디서 본 얼굴 같아서···.”


“본거 맞아. 저 녀석 정이와 같은 내 젖형제였어. 내가 15살때 고향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기능위의 말에 은령대 전체가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은령대도 어릴 때부터 황가에 들어가 훈련을 받기에 기능위와 같이 훈련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경에서 만나서 다시 나를 따라왔지.”


잠깐 이야기를 나눈 뒤 그들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3일뒤 그들은 창랑국과 한 제국의 국경의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무의촌에 도착했다. 물론 중간에 의원 마을에 들러 치료한 척 한 뒤 변장을 하고 의원 마을을 나와 무의촌으로 향했다. 의원 마을에 소왕야가 치료 받는 중이라고 속이는 것은 후에 도착할 왕비가 알아서 다 처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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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데이트(1) 24.09.18 9 0 15쪽
» 17. 잠깐의 헤어짐 24.09.17 13 0 13쪽
16 16. 천생연분 24.09.16 15 0 13쪽
15 15. 야황 24.09.13 19 0 15쪽
14 14. 녹검대 부활과 합방 24.09.12 16 0 17쪽
13 13. 밟힌 꼬리 24.09.11 15 0 16쪽
12 12. 흑객들 24.09.10 14 0 12쪽
11 11. 연리지처럼 24.09.09 17 0 20쪽
10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24.09.06 19 0 12쪽
9 09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1) 24.09.05 17 0 18쪽
8 08 소란이 알고있는 것 24.09.04 18 0 18쪽
7 07 소란의 과거 24.09.03 16 0 14쪽
6 06 오해 24.09.02 18 0 18쪽
5 05 변수 24.08.30 19 0 16쪽
4 04. 꿈을 지키기 위해 24.08.28 19 0 18쪽
3 03. 소란의 비밀 24.08.26 21 0 18쪽
2 02. 시작 되었다. 24.08.23 21 0 17쪽
1 01. 붉은 신부 복 24.08.21 32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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