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 재벌 여자 꼬시고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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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kis
작품등록일 :
2024.08.23 21:55
최근연재일 :
2024.09.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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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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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함

DUMMY

나는 IT 중소기업의 개발자 팀장이다. 매일같이 밤낮 없이 일했고, 그 결과 회사 내에서 누구도 나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모든 동료들과 후배들이 나를 인정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오늘도 야근이야?"


집에 있는 아내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그녀의 목소리엔 이미 지친 기색이 묻어있다. 사실 나도 지친다. 하지만 내가 담당한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일이다. 김 대표는 이번 일을 마무리 지을 때까지 모든 걸 걸라고 했다. 나 역시 개발 일정이 촉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오늘도 야근은 피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지. 이번 주 안에 결과를 내야 해."


"저녁은?"


"회사에서 대충 먹고 들어갈게."


"또 컵라면 먹으려고?"


그녀의 목소리엔 불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컵라면은 나에게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코드를 짜면서 정신없이 먹는 그 라면은, 내겐 일종의 위로 같은 것이다. 아내는 그걸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깊은 한숨. 그 소리는 내가 늘 듣는 익숙한 소리지만, 매번 가슴 한켠을 찌른다.

그녀도 외로울 것이다. 나와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이런 대화는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알겠어."


뚝―


그녀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의욕이 없는 듯, 차갑게 전화를 끊었다. 이제 겨우 코딩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이미 복잡한 감정들이 얽혀 있다. 회사에서는 나를 인정해주지만, 정작 집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늘은 과연 몇 시에나 들어갈 수 있을까? 10시? 11시? 아니, 아마 더 늦어질지도 모른다.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머릿속으로 다짐한다. 오늘은 꼭 내가 원하는 대로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도 아내의 한숨이 맴돈다.


***


"또 일이야?"


아내의 목소리에는 참을 수 없는 짜증과 냉기가 담겨 있었다. 그 말 한 마디에 나는 이미 예상했다.

오늘도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이 버그를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말 저녁이든, 심야든, 문제는 문제가 터진 그 순간 해결해야 한다. 그게 내 일이다.


"어쩔 수 없잖아. 지금 터진 걸 어떡해. 이걸 내가 안 하면 누가 하라고."


나는 상황을 설명하려 애썼지만, 아내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팀원들에게 주말에도 일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들은 이미 과로에 지쳐 있고, 나라도 이 부담을 떠안아야 팀장이란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 이런 말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래, 다 좋은데, 나랑 결혼은 왜 했어? 결혼식 때 다짐하던 거 기억은 해? 이러려고 나랑 결혼한 거야?"


늘 똑같은 레파토리. 불만을 쏟아내는 아내의 말은 이제 거의 외워버릴 정도다.

아마도 이 다음에는 "일이랑 결혼하지 그랬어?"라는 비꼬는 말이 이어지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 말을 들어줄 여유가 없다. 눈앞의 코드와 머릿속의 문제들로 정신이 가득 차 있다.


"나 바빠. 이따 얘기하자고 했잖아."


내 말에는 이미 짜증이 배어 있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이해해주면 안 될까? 그런 마음을 담아 말했지만, 돌아오는 건 더 큰 불만이다.


"평일 저녁에도 일, 주말에도 일. 도대체 언제는 나랑 시간을 보내? 나랑 같이 있는 시간보다 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잖아!"


"자기가 대신 이 일 해결해줄 거야? 자꾸 이럴 거면 그만 좀 해!"


"뭐라고? 지금 그게 할 말이야?"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었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 하는데, 집중이 하나도 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울리는 김 대표의 카톡 알림. "당장 해결하라"는 메시지가 날 괴롭히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다시 코드에 몰두하려는 순간, 아내의 말 한마디가 머리를 하얗게 만들었다.


"이혼해."


순간, 키보드를 두들기던 손가락이 멈췄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뒤를 돌아보니 아내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차가운 눈빛에 내 속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혼하자고."


이번에는 분명히 들었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아내의 말. 나도 모르게 손에서 키보드가 떨어지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일이 먼저냐, 가정이 먼저냐를 두고 벌어진 끝없는 갈등이 이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만 같다.


나는 오늘, 이혼을 요구받았다.


***


우리는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 아내는 방에서, 나는 거실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이조차 이제는 익숙한 일이다. 나날이 늦게 귀가하던 나는 아내를 깨우지 않기 위해 늘 소파에서 잠을 자곤 했다.

그때는 그저 배려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내를 깨우지 않으려는 배려. 하지만 그 배려가 결국 이 거리감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아이가 없다. 다행인 것일까. 아니, 어쩌면 아이가 없었기에 이혼이라는 길에 이렇게 쉽게 도달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가 있었다면 이 결정을 조금은 더 고민하지 않았을까. 아니, 이 모든 게 헛된 변명일 뿐이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순전히 내 탓이다.


복잡하다. 머릿속이 온통 혼란스럽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나는 오늘도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내가 내민 것은 낯설지 않은 그 종이 한 장.


“싸인해.”


협의 이혼 신청서였다. 서류 위에는 이미 아내의 서명이 적혀 있었다. 내가 이 서류에 서명하는 순간, 우리는 정말 끝이다.

그동안 무심코 넘긴 수많은 말들, 쌓였던 갈등들, 외면했던 문제들이 이 한 장의 종이로 결론지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무겁게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떼었다.


“변호사랑 상담하고 서명할게.”


아내의 표정이 즉각 일그러졌다. 내 대답이 그녀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었다.

눈길 하나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는 그녀가, 이 순간에는 말보다 강렬한 눈빛으로 나를 쏘아본다.

그 눈빛에 담긴 감정이 무엇인지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실망, 분노, 그리고 지친 마음.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이 결정을 미루고만 싶다. 하루라도 더. 아니, 그저 몇 시간이라도 더 버티고 싶다.

이혼이란 단어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미련인지 후회인지 모를 감정이 나를 옭아매고 있다.


“그럼 당장 내일 상담하고 서명해.”


그녀의 대답은 단호했고, 그 차가운 목소리가 내 가슴을 날카롭게 찔렀다.

이렇게 서둘러 이혼을 마무리 짓고 싶은 걸까. 하루라도 더 나와 함께 있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걸까. 그 생각이 나를 더욱 옥죄어 온다.


갑자기 무릎이라도 꿇고 빌면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있을까,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하지만 내가 고개를 들고 바라본 그녀의 눈에는 오직 원망만이 가득 차 있다.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감정의 잔재. 그것이 지금 나를 향한 그녀의 마음이다.


무겁게 한숨을 내쉬며 서류를 가방에 넣고, 힘없이 말을 건넨다.


“알겠어.”


목소리조차 힘이 빠져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이제 정말 모든 게 끝나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동안은 그저 바쁘다는 이유로, 일이 중요하다는 핑계로 아내의 불만을 모른 척했는데, 그 대가가 이렇게 돌아오는 것 같다.


나는 그녀의 눈을 다시 한번 보았다. 더 이상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는 그 눈빛에, 이제 무슨 미련을 남겨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저 눈 속엔 더 이상 나를 향한 따뜻함도, 기대감도 없다. 그저 이미 오래 전에 식어버린 감정의 잔해들만 남아 있을 뿐이다.


허탈함이 밀려와 차마 아내에게 더 이상 묻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그냥 서류를 가방에 넣는 게 전부였다. 모든 것이 이미 정해져버린 것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오랜만에 연차 써야겠네.”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았다. 이혼 상담을 하겠다고 연차를 쓰는 내 모습이 참 우습게 느껴졌다.

뭐가 이렇게 허무한지. 내가 그토록 지켜내려 했던 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일? 성과? 인정?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손을 놓아버리게 되었다.


거실에 덩그러니 앉아, 나는 아무 말도 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저 모든 게 헛되게 느껴졌다.

되돌릴 수 있을까? 아니,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이 공허함은 도대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제 진짜 끝인가 보다.


***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습관처럼 손을 뻗어 휴대폰을 확인하니 오전 6시 42분.

아직 변호사 사무실이 열기도 전이다. 하지만 나는 9시가 되자마자 바로 집 근처의 변호사 사무실로 갈 것이다.

그리고 이혼 상담을 하겠지. 상담실에서 나는 어떤 말을 꺼내게 될까.

"이혼하려고 합니다"라는 말이 혀 끝에 맴돌지만, 막상 입 밖으로 내뱉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 이 모든 것이 허무하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 더 좋은 삶을 위해서 시작했던 일이 결국엔 사랑을 망쳐버렸다.

결혼할 때 아내에게 그렇게 다짐했었다. "돈 걱정은 안 하게 해줄게.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친 듯이 일했는데, 통장 잔고는 넉넉해졌지만 사랑의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내가 원했던 삶이 이런 것이었을까.


눈을 다시 감았다. 지금은 잠시라도 현실을 잊고 싶었다. 다시 눈을 뜨면 준비하고 나가야 할 시간이 오겠지.

서서히 내 의식을 어둠에 맡기려는 순간,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회하나요?"


눈을 번쩍 떴다. 낯선 목소리였다.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두리번거렸지만, 내가 있는 곳은 익숙한 침실이 아니었다.

사방이 알 수 없는 색들이 일렁이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미지의 공간이었다. 뇌리에 경고음이 울렸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호기심과 혼란이 나를 집어삼켰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꿈인가?


"후회한다면 다시 시작하세요."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어딘가 신비롭고도 비현실적인 그 목소리와 함께, 내 눈앞에 상태창 같은 것이 나타났다.

마치 게임 속에서나 볼 법한 창이었다. 창에는 단순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

[귀인 시스템을 가동하시겠습니까?]

|YES| |NO|

――――――――――――――


귀인 시스템? 이게 뭘까? 눈앞의 글자들이 선명히 떠오르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혼란으로 가득 찼다.

이게 꿈이라면 참 기이한 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꿈이든 아니든, 내 앞에 놓인 선택지는 분명하다.

어떤 의문을 품기도 전에, 내 손이 마치 자동으로 움직이듯 YES 버튼을 향했다.


귀인이라면···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이 망해버린 인생, 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나는 나도 모르게 간절함과 기대를 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게 정말 마지막 기회라면―


결국 내 검지는 YES 버튼에 닿았다. 그 순간, 세상이 눈부시게 하얗게 변하며 모든 것이 희미해졌다.

정신을 잃는 듯한 순간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모든 게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아니, 정말 이게 기회라면···!


***


오전 9시. 집 근처 변호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자, 단정한 정장을 입은 여성이 나를 맞이했다.

차분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그녀는 친절하게 내게 자리를 안내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눈앞에 다시금 상태창이 떠올랐다.


귀인 특징 : 재벌 3세.

귀인 조건 :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게 만드시오.

귀인 보상 : 워라밸 좋은 직장으로 이직.


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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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부] 날 존경하는 귀인 만들기 성공함 24.09.06 38 1 12쪽
13 [2부]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 이끌어야 함 24.09.05 49 0 12쪽
12 [2부] 이틀 내로 대표한테 결재 받아야 함 24.09.04 60 0 13쪽
11 [2부] 이직한 곳 팀장들이 날 대놓고 싫어함 24.09.03 73 0 13쪽
10 [1부]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함 24.09.02 90 0 12쪽
9 [1부] 아내가 친한 동생이랑 모텔로 들어감 24.09.01 92 0 12쪽
8 [1부] 옆집 여자 오빠가 관계를 캐물음 24.08.31 82 0 12쪽
7 [1부] 내가 꼬신 여자가 떡 들고 집에 찾아 옴 24.08.30 99 0 12쪽
6 [1부] 술 먹여서 유튜버 꼬시는 방법 24.08.29 121 1 12쪽
5 [1부] 대표 거지 같아서 퇴사 선전포고 함 24.08.28 136 1 13쪽
4 [1부] 옆집에 내가 꼬신 재벌 여자가 이사 옴 24.08.27 143 1 12쪽
3 [1부] 여자랑 밥 먹는데 아내가 봄 24.08.26 173 1 13쪽
2 [1부] 여성 변호사 꼬시는 방법 24.08.26 188 1 13쪽
» [1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함 24.08.26 23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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