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 재벌 여자 꼬시고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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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kis
작품등록일 :
2024.08.2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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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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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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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여자랑 밥 먹는데 아내가 봄

DUMMY

"오늘 해주셨던 것처럼, 가끔 연락드리면 멘토링을 받아볼 수 있을까요? 멘토링비는 확실히 챙겨드리겠습니다."


"네?"


예상치 못한 제안에 나는 순간 멍해졌다. 분명 이직 이야기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자리까지 마련했을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멘토링이라니··· 이건 무슨 상황이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직 제안은커녕, 그녀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그러니까 멘토링이라니··· 어딘가 어긋난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변호사는 내 표정을 살피며, 조금은 조심스럽게 설명을 덧붙였다.


"워낙 경험이 많으시다 보니, 저희 팀이 자주 의지할 것 같아서요.

이쪽 분야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보니 실무적으로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이 자리에 나오기 전부터 머릿속으로 그렸던 시나리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너무 앞서 나간 걸까? 아니면 내가 이 상황을 완전히 오해했던 걸까?


잠시 침묵이 흐르자, 변호사는 내 표정을 읽고 당황한 듯 물었다.


"어··· 혹시 제가 뭔가 잘못 말씀드린 건가요?"


"아, 아닙니다. 그냥 제가 정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요. 순간 여러 생각이 들어서··· 하하."


나도 모르게 멋쩍게 웃어버렸다.


변호사는 여전히 어색한 기운을 느꼈는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충분히 당황스러우실 수 있어요. 오늘 처음 뵀는데 이런 제안을 드리는 것도 조심스러웠지만, 사실 저희 오빠가 꼭 이야기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랬군요··· 멘토링이라면 저녁 시간에 진행하게 되는 걸까요?"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저녁 시간은 아내와 보내야 하는 시간이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간을 쉽게 할애할 수 없었다.


"네, 가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진행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저는 아니고, 해성 플래닛 기획팀장이 주로 나오게 될 겁니다."


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멘토링을 받는 사람이 변호사도, 그녀의 오빠도 아니라고?

그러면 이 인연은 오늘로 끝일 가능성이 크다. 내가 이혼을 결심하지 않는 이상 더 이상 이 사람과 엮일 이유가 없다.


"조금 더 생각해봐도 될까요? 저녁에 시간이 안 될 수도 있어서요."


"저녁에도 일이 있으시군요. 다소 아쉽지만, 여의치 않으시다면 어쩔 수 없죠. 사실 오늘 자리까지 나와주신 것만 해도 감사해요."


"아닙니다.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은 오랜만이라 정말 감사하죠."


내 입가에 억지 웃음이 번졌다. 대체 어떻게 해야 그녀의 호감을 더 얻을 수 있을까?

코딩을 하듯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그런데 도저히 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때 변호사가 문득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저희 가족 회사 이름을 말씀 안 드렸네요."


"그러네요. 하하."


"해성 그룹이고, 저희 할아버지가 회장이세요.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저희 둘째 오빠는 이번에 새로 설립된 해성 플래닛이라는 계열사의 대표구요."


"해성이라면··· 해성 오피스텔 짓는 거기 맞죠?"


"아! 네, 맞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첫 자취 시절 해성 오피스텔에서 살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는 작은 오피스텔에만 있어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해성이라는 이름을 듣게 될 줄이야.


변호사가 내 무덤덤한 반응에 의아해하며 물었다.


"놀라지 않으시는 건가요?"


"네? 어떤 점이요?"


"보통은 제가 이런 배경을 밝히면 다들 크게 놀라거나, ‘왜 그런 집안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를 하느냐’고 묻거든요.

그런데 김도식씨는 전혀 그런 반응이 없으시네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거죠. 집안 배경이 뭐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사실 이미 그녀가 재벌 가문 출신임을 눈치챘기에 그다지 놀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굳이 그걸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나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더니 이내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혹시 원하시는 게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아닙니다. 이런 저녁 식사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합니다. 그저···"


내가 말끝을 흐리자 변호사가 집중하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내랑 이혼하지 않도록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이아연 변호사는 순간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 와중에도 아내 생각만 하셨나 보네요. 저한테는 일 중독이신 것처럼 이야기하셨는데, 사실 아내 중독이신 거였군요?"


변호사의 표정이 한층 밝아지며, 그동안 느꼈던 차가운 거리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그 순간, 나는 그녀의 눈빛이 따뜻하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 위로 상태창이 떠올랐다.


――――――

귀인 조건 달성

――――――


속으로 나는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이아연 변호사의 호감을 얻었다.

의도치 않게 흘러간 상황이었지만, 이게 결과적으로는 성공으로 이어지다니. 머릿속에 엉킨 실타래가 한순간에 풀리듯,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귀인 보상이 기다리고 있겠지. 워라밸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이 곧 현실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가슴을 뛰게 했다.

내가 상상했던 대로 모든 게 잘 풀리고 있다. 차근차근 하나씩 내 뜻대로.


그리고 내가 속으로 기쁨을 만끽하던 찰나, 이아연 변호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담스러우실까 봐 말씀은 안 드렸는데··· 멘토링이 어려우시면 저희 오빠 회사로···"


변호사의 말이 이어지기 직전, 나는 순간적으로 숨을 삼켰다.

드디어 이직 제안이 나오는 건가?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닐 거라는 예감도 동시에 밀려왔다.


그녀의 말을 듣기 위해 온 신경이 곤두서던 그 순간, 레스토랑 창문으로 낯익은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


"잠시만요!"


나는 급하게 레스토랑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러나 나와 마주친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바로 내 소중한 사람, 아내 박해리였다.


분명 오해했을 것이다. 변호사님의 뒷모습과 이직 제안을 들을 생각에 설레서 웃고 있는 내 모습만 보았을 테니까.

그 눈에는 분명 무언가 잘못된 상황으로 보였을 것이다.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당장 전화해서 알려주고 싶었다.


급하게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역시나 받지 않는다.

마음이 초조해졌다. 이직 제안이고 뭐고 이걸 해결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나는 다시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변호사에게 말했다.


"죄송한데, 급한 일이 생겨서 다음에··· 다음에 꼭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내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아연 변호사는 당황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어··· 네, 알겠습니다. 괜찮으세요?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신 건가요?"


변호사의 걱정스러운 눈빛이 느껴졌지만,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에 다시 뵙죠."


나는 허둥지둥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변호사의 당혹스러운 표정이 떠올랐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눈앞에 있었다.

집으로 달려가야 했다. 아내가 뭘 오해했든 간에 그걸 바로잡아야 한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달려가는 내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졌다.

머릿속은 아내의 표정, 그 눈빛이 떠나지 않았다. 그 짧은 순간,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집에 도착한 나는 문을 벌컥 열었다. 아내가 집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는 집 안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없었다.


불안감이 점점 더 커졌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 아내. 마치 공기 중에 그녀의 흔적마저 사라져버린 것처럼, 나는 혼란에 빠졌다.


"해리야··· 어디 있는 거야?"


나는 초조하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욱 긴박해졌다.

이직 제안, 귀인 시스템,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뒤로 밀려났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아내였다.


이 모든 상황을 바로잡지 않으면, 내가 잃어버리게 될 건 너무도 크다.


그때 현관문이 천천히 열렸다. 고개를 돌리자 이내 아내가 들어섰다. 나는 반사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돌아왔구나.


하지만 그 순간, 아내의 싸늘한 표정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나를 향한 따뜻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내는 말없이 나를 지나쳐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나는 급히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자기야, 잠깐만. 그게 아니야. 오해할 상황이 있었을 수 있는데, 정말 그런 거 아니야."


아내는 내가 붙잡은 손을 냉담하게 빼내며 냉소적인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뭐가 아니야? 다른 여자랑 레스토랑에 있는 거 다 봤어."


그녀의 목소리엔 실망과 분노가 가득했다. 그 눈빛은 마치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목격한 사람의 것이었다.


"아니야, 진짜 아니야. 나 상담받은 변호사님이야."


나는 다급하게 해명했다. 하지만 아내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변호사? 저녁 시간에 레스토랑에서 여자랑 그렇게 웃으면서 식사하는데 그걸 내가 믿으라고? 너도 참 대단하다."


아내의 목소리는 차갑게 떨리고 있었다. 그 말은 단순한 의심을 넘어서서, 배신감에 찬 분노와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더욱 다급해졌다.


"그게 아니라··· 내가 어쩌다 보니 변호사님 가족분이 기획하시는 앱 개발 관련해서 조언을 해드렸거든.

그게 감사하다고 저녁 식사 사주신 것뿐이야. 진짜야. 내가 여기! 여기 변호사님 명함도 받았어."


급하게 주머니에서 이아연 변호사의 명함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아내는 그것을 보고도 여전히 믿지 못하는 눈빛을 보냈다.


"진짜야?"


아내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의심이 가득했다.


"응, 정말이야. 심지어 오늘 오전에 처음 뵈었다고."


아내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쏘아붙였다.


"오늘 처음 봤는데 저녁 식사를 같이 한다고? 이게 말이 돼?"


나는 뭔가 더 해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나한테 할 말이 있으시다고 해서···"


아내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게 뭔데?"


나는 답답하게 목소리를 낮추며 대답했다


"그건 못 들었어···"


아내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뭐라고? 못 들었다고?"


"자기를 보고 자기밖에 생각이 안 나서 도중에 뛰쳐나왔어···"


나의 해명에 진심이 묻어났지만, 그 말이 통할지 확신이 없었다.


그 순간, 아내의 표정이 멍해졌다. 그녀는 잠시 말을 잃은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오해해서 미안해··· 그런데 그런 약속이 있으면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미묘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도 가슴이 아렸다.


"나랑 대화도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말을 못 했어."


아내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나, 아직 네 부인이야.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그 말에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미처 흘러내린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왔다.


"울어?"


아내가 놀란 듯 물었다.


나는 흐릿한 시야로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무 다행이다 싶어서··· 정말, 너무 무서웠어."


아내는 잠시 내 말을 듣더니, 입술을 앙다물고 작게 중얼거렸다.


"바보 같아···"


그녀는 천천히 다가와 나를 안아주었다. 그녀의 체온이 느껴지자마자,

참아왔던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나는 마치 아이처럼 눈물이 터져 나왔다.


***


전날 실컷 울었던 나는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가벼웠다.

아내와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덕분에, 오랜만에 편안한 아침을 맞이한 기분이었다.


출근을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 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옆집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이사를 오나 보다. 옆집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이삿짐 센터 직원들이 분주히 짐을 나르고 있었다.


‘그냥 지나치자.’ 그렇게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익숙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딘가에서 본 적 있는 사람인데···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저분은··· 설마.


"변호사님?"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그 사람의 어깨가 살짝 움찔했다.


그 순간, 뒷모습의 주인공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 사람은, 어김없이 이아연 변호사였다.


"김도식씨?"


그녀도 내 이름을 부르며 눈을 크게 떴다.


우리 둘은 말도 없이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어떻게 이런 일이?


도대체··· 옆집에 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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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전 재벌 여자 꼬시고 인생 역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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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부] 날 존경하는 귀인 만들기 성공함 24.09.06 38 1 12쪽
13 [2부]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 이끌어야 함 24.09.05 49 0 12쪽
12 [2부] 이틀 내로 대표한테 결재 받아야 함 24.09.04 60 0 13쪽
11 [2부] 이직한 곳 팀장들이 날 대놓고 싫어함 24.09.03 73 0 13쪽
10 [1부]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함 24.09.02 89 0 12쪽
9 [1부] 아내가 친한 동생이랑 모텔로 들어감 24.09.01 92 0 12쪽
8 [1부] 옆집 여자 오빠가 관계를 캐물음 24.08.31 82 0 12쪽
7 [1부] 내가 꼬신 여자가 떡 들고 집에 찾아 옴 24.08.30 98 0 12쪽
6 [1부] 술 먹여서 유튜버 꼬시는 방법 24.08.29 120 1 12쪽
5 [1부] 대표 거지 같아서 퇴사 선전포고 함 24.08.28 135 1 13쪽
4 [1부] 옆집에 내가 꼬신 재벌 여자가 이사 옴 24.08.27 142 1 12쪽
» [1부] 여자랑 밥 먹는데 아내가 봄 24.08.26 173 1 13쪽
2 [1부] 여성 변호사 꼬시는 방법 24.08.26 187 1 13쪽
1 [1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함 24.08.26 23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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