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 재벌 여자 꼬시고 인생 역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Bekis
작품등록일 :
2024.08.23 21:55
최근연재일 :
2024.09.06 20:22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568
추천수 :
9
글자수 :
77,658

작성
24.08.27 12:00
조회
142
추천
1
글자
12쪽

[1부] 옆집에 내가 꼬신 재벌 여자가 이사 옴

DUMMY

"여기 이사 오신 건가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아연 변호사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그녀도 나만큼이나 혼란스러워 보였다.


"설마 옆집이신 건지···"


"네, 맞아요··· 하하, 어떻게 이런 우연이···"


그녀는 억지로 웃어보였지만, 그 미소는 금방 굳어버렸다.

나도 같이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았지만, 이 상황이 마냥 웃고 넘길 일은 아니었다.


"전 정말 몰랐어요··· 그냥 집 근처라서 여기가 괜찮을 것 같아서 구한 건데··· 많이 당황스럽네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어색함이 묻어 있었다.

나는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억지로라도 낙천적인 말투를 써보았다.


"뭐,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해보죠."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면서, 우리 둘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색하게 서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나는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순간 '아차' 싶었다.

얼른 자리를 벗어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저는 이만··· 출근해야 해서요. 그럼 수고하세요."


나는 급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녀에게 꾸벅 목례를 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까지도 내 머릿속은 복잡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이 정말 난감했다.


‘안 그래도 저번에 아내가 바람났다고 오해했는데···’


이웃으로 자주 마주치게 되면, 당연히 인사도 하고 어쩌다 대화도 할 텐데 그 모습을 아내가 보고 오해하면 어떡하지?

괜히 변명해봤자 더 큰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서로 모른 척하고 지내야 하나?'


모른 척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일까?


복도에서 스치듯 만날 때마다 인사를 안 할 수도 없고, 계속 어색하게 피할 수도 없다.

그럴수록 더 이상해 보일 테니까. 그리고 만약 이직을 하게 되면, 일적으로도 엮일 일이 생길 텐데··· 피할 길이 없어 보였다.


아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조차 막막했다. 괜히 불안한 예감이 점점 더 커졌다.


***


"쉬고 오니 얼굴이 좋아졌어? 김 팀장?"


출근하자마자 김 대표의 비꼬는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연차를 한 번 썼을 뿐인데,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다니. 마음이 답답해졌다.


"김 팀장이 자리를 비우니까 개발자들이 제대로 일을 안 하는 것 같아~ 애들 관리 좀 잘해.

그리고 팀원도 안 쓰는 연차를 팀장이 쓰면 어떡하나? 급한 일 있다고 해서 봐준 거야. 이해했어?"


"네···"


대답은 했지만, 속은 무겁기만 했다. 그동안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다고 모든 걸 다 쏟아부었는데, 돌아오는 건 이런 대접뿐이라니.

내가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해왔는지, 이젠 그 이유조차 희미해졌다. 그냥 다 부질없다는 생각만 남아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어디까지 진행됐어?"


"다음 주면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음 주? 이번 주가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기한이 다음 주입니다."


"김 팀장, 고객이 다음 주까지 하라 했으면 그 전주에 끝내두어야 ‘여기 일 잘하네’ 하지 않겠어?"


원래 잡혔던 개발 일정도 터무니없이 촉박했는데, 그걸 더 앞당기라는 요구는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원래 잡혔던 개발 일정도 촉박···"


"김 팀장."


대표의 짧은 호통에 말을 멈췄다.

반박할 기운도 없었다. 그저 기계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할 뿐이었다.


"네··· 말씀하십시오."


"팀원 뒀다 뭐하나? 우리가 야근수당을 안 주기를 해? 복지가 없기를 해? 최대한 빠르게 작업할 수 있도록 인력을 빡세게 굴리란 말이야. 알았어?"


"알겠습니다···"


"가봐."


김 대표는 손을 휘저으며 나를 내보냈다. 나는 무겁게 고개를 숙이며 대표실을 나왔다.

마음 한 구석이 허물어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정말 이게 맞는 걸까?


자리로 돌아오니 팀원들이 하나같이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내가 돌아온 걸 알아차린 팀원들은 급하게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예전의 나라면, 벌써 버럭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일정이 촉박한데 지금 핸드폰을 할 시간이 있냐’고. ‘이럴 거면 칼퇴는 꿈도 꾸지 말라’고 한마디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말조차 다 부질없게 느껴졌다. 피곤함이 전신에 퍼져 있었다.

내가 그렇게 야근하고, 주말까지 반납하며 일에 쏟아부은 시간들이 정말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팀원들이 내가 없는 사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허탈함만 밀려왔다.


지금까지 내가 이렇게까지 일에 매달린 이유가 가족을 위해서라고 믿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들은 이혼 요구뿐이었다.

내가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진 적이 있을까? 이젠 그 모든 게 다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팀원들이 나를 살피며 눈치를 보는 게 느껴졌다. 내가 또 뭐라고 할까 봐 겁먹은 표정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화를 낼 기운도, 의욕도 없었다. 그냥 이 모든 게 허망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열심히 일해봤자 돌아오는 건 이혼 요구라니, 정말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억지로 입을 열어,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개발 완료 일정 당겨졌다. 회의하자."


조용히 지시를 내린 뒤, 아무 감정도 남아 있지 않은 얼굴로 회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이혼 소리를 들은 이후로 일에 대한 열정도, 책임감도 다 식어버렸다. 이제는 그저 무기력한 체념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뿐이었다.


***


"오늘 늦게 들어갈 것 같아···"


저녁 시간, 힘없는 목소리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대답 대신 깊은 한숨 소리만 들려왔다. 그 한숨 소리가 가슴을 짓눌렀다.

하지만 일은 쌓여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변명뿐이었다.


"그게···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라서··· 어쩔 수 없어서···"


"됐어. 설명 안 해줘도 돼. 하루이틀도 아니고. 끊어."


뚝—


전화가 차갑게 끊겼다. 귀에는 남아있는 통화 종료음만이 쓸쓸하게 울렸다.

아내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와서 숨이 막혔다.


나는 결국, 머리를 비우기 위해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차라리 일에 집중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조차도 허무하다는 감정이 스며들었다.


잡생각을 지우려고 애쓰며 눈 앞의 모니터에 내 온 신경을 집중했다.


***


'벌써 11시인가.'


고개를 들어 시계를 확인하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팀원들은 모두 퇴근한 지 오래고, 사무실에는 나 혼자만 남아있었다. 적막한 공간을 채우고 있는 건 키보드 소리와 나의 묵직한 한숨뿐이었다.


오늘의 할당량을 어느 정도 채웠지만, 만족스럽게 퇴근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마음 같아선 조금 더 붙잡고 싶은데, 이 정도면 이미 충분히 늦은 시간이다.


더 늦어지면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오늘은 이만 퇴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북을 덮고 나갈 채비를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내일 처리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내일은 이 대리한테 이 작업을 맡기고, 오후에는 클라이언트 피드백을 정리해야겠지···'


사무실을 나서면서도 계속 업무 계획을 세우며 걱정을 놓지 못했다.


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밤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다. 그 공기에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바빠도 이런 순간만큼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집 근처 정류장에 내려 발걸음을 옮기는데, 불이 환하게 켜진 편의점 앞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나는 걸음을 멈췄다.


'설마··· 이 시간에?'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편의점 안에서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이아연 변호사였다.


우리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서로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이 당황스러운 침묵을 깬 건 이아연 변호사였다.


"이제 퇴근하시는 거예요?"


그녀의 말에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아··· 네, 일이 좀 있어서요."


"개발자는 원래 다 그런가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순간 이해하지 못한 나는 멍하니 되물었다.


"네?"


"아니에요. 음료수 드실래요?"


그녀는 비닐봉투에서 음료수를 꺼내며 내게 건넸다.

마침 갈증이 나던 차라, 나는 본능적으로 눈이 커졌다.


"드세요."


그녀가 음료수를 내밀자,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 받았다.


"감사합니다···"


다시 정적이 흐르며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서로 뭐라고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이아연 변호사가 편의점 앞의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잠시 이야기나 나누실래요?"


그녀의 제안에, 나는 망설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저번 일,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이아연 변호사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그녀의 표정에는 살짝 장난스러운 웃음기가 배어 있었다.

분명, 레스토랑에서 내가 급하게 뛰쳐나온 일을 말하는 것이다. 그때 내 행동이 예의 없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사실 그때는···"


"아내 분이 보셨나요?"


그녀의 날카로운 질문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어떻게 아셨어요···?"


"갑자기 제 뒤쪽 창문을 보고 급하게 뛰쳐나가시는 걸 보니까요.

김도식 씨라면 그런 이유일 것 같더라고요. 밖에서 보기에 충분히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겠죠. 잘 해명하셨어요?"


그녀의 물음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네··· 다행히도요."


"그렇다면 저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네요. 하루 종일 그 일이 신경 쓰였거든요."


"저 때문에 신경 쓰이셨다니···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김도식 씨를 배려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냥 가볍게 카페에서 이야기 나누자고 할 걸, 괜히 레스토랑에서 부담스럽게 만든 것 같아서요."


그녀의 진심 어린 사과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스테이크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나는 진심을 담아 그녀의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이아연 변호사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다행이네요. 그럼···"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저번에 나가시면서 저한테 꼭 다음에 이어서 말해달라고 하셨잖아요. 기억나시죠?"


그 말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솔직히 말해야 할까, 말을 돌려야 할까 고민이 됐다.


"아··· 그건···"


"사실 바라는 게 있으셨던 거죠?"


이아연 변호사는 살짝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그 시선에 내 마음이 드러난 것 같아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혹시라도 원하는 대답이 있으셨다면,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그녀의 진지한 말투에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결국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실··· 요즘 일에 치여서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그런 일상만 바뀌면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래서요?"


그녀는 장난스럽게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나를 재촉했다. 나는 깊은 숨을 내쉬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워라밸이 있는 직장··· 정확히 말하면 정시퇴근이 가능한 그런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이아연 변호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직을 생각하고 계셨군요?"


"네··· 그런데 그 직장이 해성 플래닛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더니,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는 그녀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해성 플래닛이 워라밸이 좋은 직장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다만···"


그녀의 말이 끊기자 나는 궁금증에 가득 차 무심코 물었다.


"다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혼 전 재벌 여자 꼬시고 인생 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및 소제목을 변경하였습니다. 24.09.03 35 0 -
14 [2부] 날 존경하는 귀인 만들기 성공함 24.09.06 38 1 12쪽
13 [2부]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 이끌어야 함 24.09.05 49 0 12쪽
12 [2부] 이틀 내로 대표한테 결재 받아야 함 24.09.04 60 0 13쪽
11 [2부] 이직한 곳 팀장들이 날 대놓고 싫어함 24.09.03 73 0 13쪽
10 [1부]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함 24.09.02 89 0 12쪽
9 [1부] 아내가 친한 동생이랑 모텔로 들어감 24.09.01 92 0 12쪽
8 [1부] 옆집 여자 오빠가 관계를 캐물음 24.08.31 82 0 12쪽
7 [1부] 내가 꼬신 여자가 떡 들고 집에 찾아 옴 24.08.30 98 0 12쪽
6 [1부] 술 먹여서 유튜버 꼬시는 방법 24.08.29 120 1 12쪽
5 [1부] 대표 거지 같아서 퇴사 선전포고 함 24.08.28 135 1 13쪽
» [1부] 옆집에 내가 꼬신 재벌 여자가 이사 옴 24.08.27 143 1 12쪽
3 [1부] 여자랑 밥 먹는데 아내가 봄 24.08.26 173 1 13쪽
2 [1부] 여성 변호사 꼬시는 방법 24.08.26 187 1 13쪽
1 [1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함 24.08.26 230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