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 재벌 여자 꼬시고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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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kis
작품등록일 :
2024.08.2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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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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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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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이틀 내로 대표한테 결재 받아야 함

DUMMY

"개발자가 개발은 안 합니까?"


그의 말은 마치 가시가 돋친 화살처럼 나를 향해 날아왔다. 회의실 공기가 한순간에 차가워졌다. 그의 눈빛엔 뚜렷한 적대감이 깃들어 있었다.


순간, 익숙한 장면이 머리 위로 펼쳐졌다. 오랜만에 보는 귀인 상태창이었다.


――――――

귀인 특징: 개발 능력은 뛰어나지만 협업에 능하지 못함.

귀인 조건: 당신을 존경하도록 만드시오.

귀인 보상: 프로젝트 개발 시간 단축.

――――――


상태창을 확인한 나는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이 사람을 어떻게 귀인으로 만들지 머릿속으로 생각이 돌아갔다.


내 미소를 본 개발팀장은 짜증난 듯 더 날카롭게 말했다.


"지금 웃으신 겁니까?"


나는 차분하게 미소를 거두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생각하다가 잠깐 미소가 나왔네요."


그는 여전히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지만, 나는 그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물었다.


"개발 현황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기획팀에서 아직 방향이 잡히지 않은 상태인데, 개발은 어떻게 진행 중이신가요?"


개발팀장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기본적인 것들만 하고 있죠. 초기 화면, 회원가입, 쇼핑몰 구조 정도요. 디자인팀에서 시안도 제대로 안 넘기는데 뭘 더 하란 말입니까?"


그의 말투는 무례했지만, 나는 그 속에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기획과 디자인이 나오지 않아 개발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였다.


나는 천천히 그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초기 화면과 회원가입, 로그인 시스템은 이미 개발되었을 테고, 쇼핑몰의 구조를 레퍼런스를 참고해 잡고 계실 텐데, 맞습니까?"


그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틀을 잡긴 했죠. 하지만 디자인팀에서 제대로 넘겨주지 않으니, 진전이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획팀과 디자인팀의 산출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개발팀이 멈출 수밖에 없다는 건 당연했다. 나는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이를 바로잡아야 했다.


"MVP에 들어갈 기능 명세서와 디자인 프로토타입을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해 다음 주에 개발팀에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 개발팀장은 잠시 당황한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미간이 약간 풀리며, 흥미가 생긴 듯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신의 기색이 있었다.


"좋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계속 갈아엎으셔서 진전이 쉽지 않을 겁니다. 아, 잘 모르시죠?"


그는 비꼬듯 물었다.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대표님 결재는 제가 확실히 받아오겠습니다. 개발팀은 하시던 대로 진행해 주시면 됩니다."


내 확신에 찬 목소리가 분위기를 바꿨다. 개발팀장의 표정이 조금 더 누그러졌다. 나는 그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혹시 개발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저도 원래 개발자니까요."


개발팀장은 잠시 나를 응시했다. 그의 눈빛엔 혼란과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곧 그는 조소 섞인 말투로 반응했다.


"개발자인데 PM을 하고 계시다니, 경력이 아깝군요."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살다 보면 이것저것 다 하게 되죠. 하지만 개발은 여전히 제 전문 분야입니다."


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처음보다는 많이 풀린 모습이었다. 그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딱히 더 할 말은 없네요. 이제 나가도 될까요?"


"네, 나가셔도 됩니다. 아, 나가시면서 디자인팀장님 들어오라고 전해 주세요."


개발팀장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갔다. 그의 뒷모습은 처음 들어올 때보다 훨씬 가벼워 보였다.

분명히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프로젝트가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다.


잠시 후, 회의실 문이 다시 열리고 디자인팀장이 들어왔다.


***


디자인팀장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회의실을 꽉 채웠다.


"이번 주 안으로 프로토타입을 끝내라고요? 오시자마자 왜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겁니까?"


그녀의 말에는 분명한 불만과 피로가 배어 있었다. 나는 침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대답했다.


"MVP 수준입니다, 팀장님. 복잡한 디자인을 요구하는 게 아니에요. 핵심 기능에 충실한 최소한의 디자인만 부탁드립니다."


디자인팀장은 나를 노려보며 고개를 젓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기획서도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잖아요. 그동안 몇 번이나 기획이 뒤집혔는지 아세요? 그때마다 디자인을 다시 하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데요."


그녀의 목소리는 짙은 피로와 함께 깊은 좌절을 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말을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팀장님 말씀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번에는 기획팀에서 확실히 대표님 결재를 받아서, 수정 없이 최종 기획서와 기능 명세서를 넘기겠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전히 날 선 목소리로 말했다.


"결재가 내일 난다고 해도 3일밖에 시간이 없는데, 그걸로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라고요? 불가능하다고요."


나는 속으로 잠시 망설였지만,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지금까지 진행된 프로토타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그녀는 내 질문에 살짝 주저했지만, 결국 냉소적으로 대답했다.


"초기 기획서를 바탕으로 기본 틀은 잡았어요. 근데 워낙 수정 사항이 많아서 다시 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요. 3일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녀의 어조는 확고했고, 나는 그 점을 인정해야 했다. 상황이 심각했다.


"핵심 기능에만 집중해 주시면 됩니다. 부차적인 페이지나 덜 중요한 부분은 나중에 추가해도 괜찮습니다. 이번 프로토타입은 최소한의 핵심 기능만 담으면 됩니다."


디자인팀장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다시 한 번 반박했다.


"그렇게 하면 퀄리티가 낮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제가 져야 할 텐데요?"


그녀의 눈빛은 나를 향한 도전 그 자체였다. 나는 흔들림 없이 답했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건 MVP입니다. 기본 기능만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단계일 뿐이죠. 일단 이번 주 안에 핵심 기능부터 만들고, 이후에 더 완성도를 높여가면 됩니다."


몇 초간의 긴 침묵이 흘렀다. 결국, 디자인팀장은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좋습니다. 대신 이번에도 기획서가 틀어지면, 저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겁니다.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내일까지 기획서와 기능 명세서가 넘어오지 않으면, 저도 손을 놓을 겁니다."


그녀의 말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일까지 확실히 넘기겠습니다. 더 이상 틀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디자인팀장은 마지막으로 차가운 시선을 던지고는 회의실을 나섰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남겨진 공기는 여전히 무겁고, 다가오는 압박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


회의실에서 회의 내용을 정리하다가 문득 시계를 보니 12시 11분.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고 회의실 밖을 내다봤다. 텅 빈 사무실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나만 두고 식사하러 간 모양이었다.


씁쓸하게 한숨을 내쉬며 회의실 문을 열고 나왔다. 그러다 문득, 사무실 한구석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개발팀장이었다. 그는 집중한 듯 모니터를 응시하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차가운 기계음이 고요한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나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식사 안 하세요?"


개발팀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무심하게 대답했다.


"네."


나는 잠시 멈칫했지만 다시 물었다.


"배 안 고프세요?"


"네."


그는 여전히 나를 보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렸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 번 더 다가서며 제안했다.


"저랑 같이 식사하러 가실래요?"


그 순간, 개발팀장이 타이핑을 멈추고 흠칫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예상치 못한 제안이었던 것 같다.


"네··· 네?"


그의 당황한 눈빛이 나를 향했다. 나는 어색한 침묵을 깨며 가볍게 웃어보였다.


"혼자 먹기엔 좀 그래서요."


그는 여전히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 그러다 마지못해 물었다.


"제가 왜 PM님이랑 밥을 먹어야 하죠?"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음을 지었다.


"개발 관련 이야기도 나누고, 밥 먹으면서 얘기하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그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를 수긍한 듯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가 천천히 말했다.


"PM님이 밥 사세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당연히 제가 사죠."


그의 무뚝뚝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가 조금은 마음을 열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


"그럼 일단 트래픽 예측부터 해보는 게 좋겠네요. 실시간 알림이 얼마나 자주 발생할지에 따라 서버 부하가 달라질 테니까요."


개발팀장은 국밥을 한 술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일단 기본 기능들 다 안정화시킨 다음에 알림 기능은 천천히 넣는 게 좋겠죠."


우리는 국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개발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무뚝뚝한 그였지만,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제법 대답이 성의 있었다. 처음엔 딱딱했던 벽이 조금씩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국밥을 한 입 떠먹고 물었다.


"지금 현재 개발팀에는 팀장님 혼자 계신데, 곧 팀원들도 채용될 예정이죠?"


그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나를 잠시 쳐다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


"지금은 인원 늘려봤자 쓸모없을 겁니다."


"체계가 잡히면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될 텐데요. 최소한 팀원이 3명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는 내 말을 예측이라도 했던 것처럼 비꼬듯 대답했다.


"느린 애들 3명보다 내가 혼자 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어요."


나는 그의 자부심에 미소가 나왔다.


"하하, 저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죠. 근데 나중에 돌아보니, 팀원들이 있었기에 그만큼 일할 수 있었더라고요. 아무리 뛰어난 개발자라도 체력엔 한계가 있잖아요."


그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관리는 저한테는 안 맞아요. 개발만으로도 버거운데 밑 사람들까지 관리해야 한다니···"


"그쵸. 개발자들은 보통 사람들하고 말 섞지 않고 조용히 일하는 걸 선호하잖아요. 그런데 인력 관리까지 해야 하니 그게 쉽지 않죠."


내가 공감을 표하자, 그의 눈빛이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내 말에 귀 기울이면서도 경계심을 완전히 풀지 않으려는 모습이었지만, 대화가 이어질수록 마음의 벽이 느리게 허물어지고 있었다.


"솔직히, 포트폴리오 덕에 연봉도 괜찮고 직급도 높아졌는데, 막상 팀장 역할을 하려니 막막하네요."


그는 국밥을 한 술 뜨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제야 보였다. 자신감 뒤에 숨겨진 그의 진짜 고민.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나중에 팀원들한테 업무 분담하는 게 막막하시면 저한테 맡겨주세요. 그런 건 제가 잘하거든요."


그는 잠시 나를 응시하더니,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나중에 팀원이 들어오면 부탁드려보죠."


"네, 좋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개발팀장은 국밥을 다 비운 후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아까부터 계속 해결 못하는 버그가 있는데, 사무실로 돌아가면 한 번 봐주실 수 있나요?"


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경계가 아닌,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 나는 그가 내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물론이죠! 당연히 봐드리죠."


그의 눈빛이 살짝 누그러지며 안도의 기색이 떠올랐다.


*


"아, 이건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요?"


나는 개발팀장의 자리에 앉아 문제가 되는 코드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개발팀장은 옆에서 모니터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이 부분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아요. 쿼리가 좀 꼬여 있었네요."


"아···"


개발팀장이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그의 얼굴에 살짝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가볍고 냉소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개발팀장이 바뀌었나 봐요?"


이아훈 대표였다. 묘한 미소를 띤 채 천천히 걸어오던 그는, 내 쪽이 아닌 개발팀장을 향해 말을 던졌다. 그 속엔 명백한 조롱이 담겨 있었다.


"팀장님, 면접 때 그렇게 자신 있다고 하시더니 벌써 김도식 씨한테 의지하시는 건가요?"


대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개발팀장의 얼굴이 하얗게 굳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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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부] 날 존경하는 귀인 만들기 성공함 24.09.06 38 1 12쪽
13 [2부]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 이끌어야 함 24.09.05 49 0 12쪽
» [2부] 이틀 내로 대표한테 결재 받아야 함 24.09.04 61 0 13쪽
11 [2부] 이직한 곳 팀장들이 날 대놓고 싫어함 24.09.03 74 0 13쪽
10 [1부]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함 24.09.02 90 0 12쪽
9 [1부] 아내가 친한 동생이랑 모텔로 들어감 24.09.01 92 0 12쪽
8 [1부] 옆집 여자 오빠가 관계를 캐물음 24.08.31 82 0 12쪽
7 [1부] 내가 꼬신 여자가 떡 들고 집에 찾아 옴 24.08.30 99 0 12쪽
6 [1부] 술 먹여서 유튜버 꼬시는 방법 24.08.29 121 1 12쪽
5 [1부] 대표 거지 같아서 퇴사 선전포고 함 24.08.28 136 1 13쪽
4 [1부] 옆집에 내가 꼬신 재벌 여자가 이사 옴 24.08.27 143 1 12쪽
3 [1부] 여자랑 밥 먹는데 아내가 봄 24.08.26 173 1 13쪽
2 [1부] 여성 변호사 꼬시는 방법 24.08.26 188 1 13쪽
1 [1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함 24.08.26 23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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