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 재벌 여자 꼬시고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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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kis
작품등록일 :
2024.08.23 21:55
최근연재일 :
2024.09.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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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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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 이끌어야 함

DUMMY

이아훈 대표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팀장님, 면접 때 그렇게 자신 있다고 하시더니 벌써 김도식 씨한테 의지하시는 건가요?"


대표의 말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우리 사이에 내리꽂혔다. 그 순간, 개발팀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맺히기 시작했고, 평소 자신감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아훈 대표는 천천히 다가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하지만 그 미소는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두 분, 벌써 친해지셨나 보네요?"


개발팀장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 그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그가 보여주던 강한 자부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침묵만이 흘렀다.


나는 이 어색한 긴장감을 풀어보려 웃으며 말했다.


"전팀장님께 개발 팁을 좀 얻고 있었습니다."


대표의 눈이 살짝 커지며 의외라는 듯한 표정이 스쳤다.


"아, 그래요? 반대가 아니라요?"


나는 그 분위기를 살짝 틀어보려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네, 팀장님께서 좋은 점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대표는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비꼬듯 말했다.


"팀장님이 워낙 조용하게 지내셔서 일이 진전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괜한 걱정을 했나 보네요."


그의 말에는 여전히 경계와 조롱이 섞여 있었다. 그러더니 대표는 나를 향해 덧붙였다.


"김 PM님, 퇴근하기 전에 개발 일정 조율해서 저한테 간단히 보고해 주세요. 보고서는 필요 없고, 그냥 말로 해주시면 됩니다."


"넵, 알겠습니다."


대표는 여전히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떠났다.


대표가 나가자마자, 개발팀장은 크게 한숨을 쉬며 손을 책상에 올렸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진짜 깜짝 놀랐네요···"


그는 겨우 숨을 돌리며 말을 꺼냈다. 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대표님 앞에서 그렇게 긴장하세요?"


개발팀장은 힘겹게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대표님이 절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뭐만 하면 트집을 잡으시고, 항상 사사건건 시비를 거시네요."


그의 말에서 깊은 좌절이 느껴졌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독단적인 성향과 타인과의 협업을 꺼려하는 태도는 대표가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길 만한 이유였다.


그러나 그와 나는 이제 같은 팀이었다. 나는 그를 지지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볍게 웃었다.


"대표님이 뭐라고 하시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일을 해내느냐니까요."


개발팀장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웠지만, 내 말이 조금은 힘이 된 듯했다.


***


오후 내내 기획팀장과 함께 기능 명세서를 작성하느라 바빴다. 내일 아침이면 디자인팀에 넘겨야 할 중요한 자료였기에,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잡아야 했다. 하지만 기획팀장은 자꾸 세부적인 것에 매몰되곤 했다. 기능 하나하나를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차분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이 부분은 지금 꼭 다룰 필요가 없습니다. 필수적인 기능들에 먼저 집중하시죠."


기획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네요, 또 옆으로 빠질 뻔했네요. PM님이 아니었으면 진작 늪에 빠졌겠어요."


그는 말할 때마다 나를 칭찬하는 듯했지만, 나는 그저 미소로 답할 뿐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획팀장은 점점 나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시간이 지나 오후 5시가 되었을 때, 기능 명세서의 큰 틀은 드디어 완성되었다. 기획팀장은 피곤한 듯 머리를 짚고 두통약을 먹으러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가 나간 사이, 나는 기능 명세서를 천천히 살펴보며 다시 한 번 중요한 부분들을 점검했다.


'이게 프로젝트의 첫 단추가 될 테지.'


나는 조용히 생각했다. 앱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와 유연성이다. 한 가지 기능에 매몰되어 있으면, 프로젝트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대신 먼저 큰 그림을 그리고, 필수 기능들을 차례로 완성하면서 세부적인 것들은 차후에 다듬어가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잠시 뒤, 기획팀장이 다시 돌아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PM님, 정말 감사합니다. PM님 덕분에 기획이 훨씬 빠르게 진행됐어요. 제가 이렇게 효율적으로 일하는 건 처음입니다. PM님이 아니었으면 이 속도는 절대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그의 칭찬에 나는 미소가 절로 나왔다. 기획팀장의 진심 어린 말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 대표실로 가볼 시간이네.'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갔다.


***


똑똑-


대표실 문을 가볍게 두드리자, 이아훈 대표의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아훈 대표가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얼굴을 종이로 덮은 채 뒤로 기대어 있었다.


"저... 대표님, 어디 아프신 건가요?"


내 당황스러운 물음에 이아훈 대표는 종이를 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뇨, 투자 유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잠시 생각에 빠져 있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이해했다.


"아... 그렇군요."


대표는 다리를 내리고 나를 향해 앉았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오늘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나는 기획팀, 디자인팀, 개발팀과 나눈 논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고, 다음 주까지 MVP 버전을 개발해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말이 끝나자 이아훈 대표의 얼굴에 놀라움과 함께 미소가 번졌다.


"오, 벌써 MVP를요? 그거 좋네요! MVP가 있으면 투자받기도 훨씬 쉽겠어요. 요즘 자금 걱정이 많아서 말이죠. 우리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라서 지원사업 같은 것도 못 받거든요."


그의 투덜거리는 모습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재벌가 출신인 그가 자금 걱정을 할 줄은 몰랐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실례가 안 된다면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아훈 대표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말해보세요. 질문은 언제나 환영이죠."


나는 목소리를 낮추며 질문했다.


"대표님은 해성 그룹의 일원이신데··· 자금 걱정을 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서요."


순간, 그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나는 실수했나 싶었지만, 곧 그는 미소를 되찾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해성 그룹이 태양이라면··· 나는 그저 주변을 맴도는 작은 행성 같은 존재랄까요? 빛은 닿긴 하지만, 아주 가까운 건 아니죠. 따뜻할 때도 있고, 추울 때도 있고··· 지금은 좀 추운 계절을 지나고 있는 것 같네요."


나는 그의 비유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왔지만, 할아버지께 처음 도움을 요청해서 이 해성 플래닛을 만들게 됐어요. 초기에 자금은 받았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죠."


그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그 속에 담긴 고민의 깊이가 느껴졌다. 나는 그도 나름대로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이아훈 대표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MVP 기획 내용은 내일 아침에 보고해 주시면 바로 확인할게요. 한 번에 결재를 통과시키면 좋을 텐데, 제가 워낙 변덕이 심해서··· 뭔가 확 와닿는 게 있어야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거든요."


나는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이아훈 대표는 내 대답에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감 좋네요! 아, 그런데 벌써 퇴근 시간까지 30분밖에 안 남았네요. 오늘 첫 출근이니까 회식이나 할까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나는 순간 벙찌고 말았다.


"네? 회식이요?"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네, 첫날이니까 축하 겸 가볍게 한 잔 하자고요."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활짝 웃었다.


"좋아요! 오늘은 가볍게 즐기죠."


*


모두가 회식을 준비하며 들뜬 분위기 속에서, 유독 한 사람만이 조용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개발팀장이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전팀장님, 갈 준비 안 하세요?"


그는 살짝 당황한 듯 말을 흐렸다.


"아···"


뭔가 불편한 듯했다. 그때 옆에 있던 기획팀장이 나서서 말했다.


"팀장님은 어차피 안 가실 거에요. 매번 그랬거든요. 맞죠?"


기획팀장이 개발팀장을 보며 확인하듯 물었고,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요? 술을 못 드시나요?" 나는 놀라 물었다.


개발팀장은 답했다.


"술도 잘 안 마시지만... 그냥 안 가는 게 더 마음이 편해서요."


그의 말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자꾸 회식 자리에서 빠지다 보면, 그는 결국 모두와 멀어질 것이고, 팀워크가 깨질 수도 있었다. 나는 그가 조금이라도 더 팀원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결심한 듯 말했다.


"전팀장님."


그가 나를 바라봤다. 나는 일부러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 혼자 가면 너무 쓸쓸할 것 같아요. 같이 가주시면 안 될까요?"


그는 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답했다.


"예? 저는 가봤자 별로 도움 안 될 겁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오늘 전팀장님이 가주시면 제가 정말 든든할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아싸 체질이라서요. 부탁드릴게요!"


나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며 간청했다. 그때 기획팀장이 옆에서 비꼬듯이 말했다.


"뭘 굳이 그렇게 하세요. 어차피 팀장님은 안 가실 텐데."


기획팀장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런 기획팀장의 말을 무시하고, 개발팀장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실, 가기 꺼려지는 거죠? 의지할 사람도 없고, 편하게 대화할 사람도 없어서."


개발팀장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표정에서 놀라움이 느껴졌다.


나는 그 반응을 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이번엔 제가 있잖아요. 그냥 저랑 같이 한 번 가보세요. 만약 불편하면 '김도식이 억지로 끌고 왔다'고 하면 되죠."


개발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외투를 챙기며 말했다.


"저는··· 억지로 끌려가는 겁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


회식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이아훈 대표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활짝 웃으며 크게 외쳤다.


"전 팀장님도 오셨어요?"


그의 목소리가 회식장을 가득 채웠고, 개발팀장은 그 순간 몸이 굳어가는 듯 보였다. 이아훈 대표의 한 마디가 그의 온몸에 긴장을 퍼뜨린 것 같았다. 대표는 다가오며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안에 감춰진 날카로운 기운을 나는 감지할 수 있었다.


"웬일이세요, 전 팀장님? 이제야 회사에서 제대로 일할 생각이 드신 건가요?"


대표의 말에 개발팀장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움츠러드는 그의 모습에 분위기가 무거워지려던 그때, 나는 가볍게 그의 어깨를 장난스레 톡 건드렸다. 개발팀장은 나를 잠시 쳐다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숨을 고르고, 다시 침착한 표정을 되찾았다.


그리고는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일은...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대표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그 순간, 회식 자리의 분위기가 일순간 차가워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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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부] 날 존경하는 귀인 만들기 성공함 24.09.06 38 1 12쪽
» [2부]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 이끌어야 함 24.09.05 49 0 12쪽
12 [2부] 이틀 내로 대표한테 결재 받아야 함 24.09.04 60 0 13쪽
11 [2부] 이직한 곳 팀장들이 날 대놓고 싫어함 24.09.03 73 0 13쪽
10 [1부]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함 24.09.02 89 0 12쪽
9 [1부] 아내가 친한 동생이랑 모텔로 들어감 24.09.01 92 0 12쪽
8 [1부] 옆집 여자 오빠가 관계를 캐물음 24.08.31 81 0 12쪽
7 [1부] 내가 꼬신 여자가 떡 들고 집에 찾아 옴 24.08.30 98 0 12쪽
6 [1부] 술 먹여서 유튜버 꼬시는 방법 24.08.29 120 1 12쪽
5 [1부] 대표 거지 같아서 퇴사 선전포고 함 24.08.28 135 1 13쪽
4 [1부] 옆집에 내가 꼬신 재벌 여자가 이사 옴 24.08.27 142 1 12쪽
3 [1부] 여자랑 밥 먹는데 아내가 봄 24.08.26 172 1 13쪽
2 [1부] 여성 변호사 꼬시는 방법 24.08.26 187 1 13쪽
1 [1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함 24.08.26 23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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