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넘은 마법사의 좌우 충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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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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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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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1

DUMMY

칼을 들고 기사에게 건냈다.


"받으십쇼 침입자를 잡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사는 갑작스러운 내 행위에 그제서야 당황했다.


"아니.. 이런 검을 받을 수는..."


황실 기사 근위대의 규칙은 안다.


아마 이 검을 그냥 들고 가면 바로 처분해 버릴 것이 뻔하다.


근위대는 임무 수행 중에 받는 물품들은 항상 일련의 과정을 거쳐 안전의 여부를 파악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물품을 수여한 자가 수상한 자였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를 보인다면 관찰 중에 곧바로 없애버린다.


이 검은 그런 과정에서 용의자가 건넨 물건이라고 판명 받을 터이니 근위대의 손에 넘어가면 없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 검을 건네는 이유는 무엇이냐 하면 바로 황실 근위대의 높으신 분과 인맥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그자가 이 기사에게 심문 외에 다른 임무를 맡겼을 수도 있지 않는가


그리고 이 기사가 검을 받는다면 그것이 곧 또 다른 임무일 것이다.


기사는 어쩔 줄 몰라 쭈뼜쭈뼜하다가 이내 내가 건넨 검을 받았다.


잠시 혼란이 있었지만 다시 침착한 그는 검을 받고 고개를 숙였다.


'아니 고개는 왜..'


기사가 심문 중에 용의자에게 고개를 숙이다니..


이건 그야말로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격 아닌가


기사는 고개를 숙였다가 들고 돌아섰다.


"그럼 이만, 실례했습니다"


"....."


오늘은 손님들이 조금 특이한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기사가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그 기사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할 일을 이어나갔다.




* * *




레이턴트 황실 근위대의 기사단장 트리미어



그는 최근 황실 침입 사건의 전모를 파악 중이었다.


그의 눈앞에 놓인 한 자루의 단검


마치 장인의 손길을 거친 아름다움이 묻어 나 있는 그런 검이었다.


이런 검이 어째서 그런 추잡스러운 놈의 손길을 탔을까..


검의 날은 어떤 것이든 밸 수 있을 것처럼 날카롭고 그 강도는 <연마>를 통해 더욱 살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검에서는 익숙한 향기가 났다.


그가 요즘 자주 방문하는 <뮤트> 공방의 현 주인


예전에 누군가의 소개로 그곳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에는 별 감흥을 못 느꼈다.


그는 항상 황실의 대장장이의 손을 탄 검 만을 손에 쥐어왔기에 다른 공방의 대장장이들의 실력은 별로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그의 관념을 깨버렸던 것이 그 뮤트 공방이었다.


듣기로는 14년 전부터 일했다는 데 어째서 이런 실력 있는 공방이 이름을 많이 날리지 못했을까


뮤트 공방의 주인은 젊은 청년


그런 청년의 모습에서는 강인한 정신과 헤아릴 수 없는 대장장이 세월이 느껴졌었다.


그가 망치를 두드리는 모습에서 행복함이 묻어 나왔고 그의 손길을 탄 무기들은 하나같이 완성도가 매우 높은 무기들 뿐이었다.


실패작이란 존재하지 않는 듯한 그의 무구들을 보고 있으면 기사인 만큼 마음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


언제 한번 그 청년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혹시 대장장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습니까"


손님으로써 방문한 것이니 존대는 당연한 것


그때 청년은 이리 말했다.


"그런 불편함 마저 재미있습니다"


순수한 그의 말


그리고 그 대답은 기사 단장인 트리미어로 하여금 깨달음을 얻게 했다.


그저 순수한 재미


그가 기사 단장 직을 처음 맡을 때만 해도 그저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는 생각만 해왔다.


그렇기에 남들이 다 하는 일도 그에게는 흔하지 않았다.


오직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정신이 그를 몰아세운 것이다.


항상 기사들의 통솔과 훈련을 맡는 그로써 바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점점 생각하게 된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는 자신의 행복보다 나라를 소중히 여기는 참된 기사


그러나 그도 인간이다.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그가 하는 일에 불을 집힐 재료가 바닥나는 것이다.


기사 생활만 30년이다.


오랫동안 기사로써 나라에 힘을 써왔으니 이제 자신을 위한 일도 한번 해보고자 한 생각이 들었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청년의 표정에서 알 수 없는 부러움을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트리미어는 두 가지 임무를 맡긴 신입이 떠올랐다.


'괜찮게 할지 의문이군..'


이번 신입은 실력도 재능도 엄청난 녀석이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 어설프다는 것이다.


기사로써의 신념이 강한 녀석인 만큼 황실 근위대에 어울리는 녀석이지만 그래도 어설픈 부분이 있는 것은 빨리 고쳐야 한다.


'뮤트 공방에서 무언가라도 얻길 바란다만..'


첫 번째 임무는 용의자로 지목된 뮤트 공방의 청년을 잠시 심문을 하는 것


솔직히 용의자로 지목된 이상 마땅히 해야만 하는 절차다.


그리고 두 번째 임무


그것은 바로 검이다.


레이턴트 제국의 법에 따라 기사 단장의 검은 항상 최고의 대장장이의 손을 탄 물건을 지녀야 한다.


대표적으로 황 실의 대장장이가 있다.


만약 증명되지 않은 이의 손길을 탄 무기를 쓴다면 반드시 황제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에도 예외가 있다.


'용의자의 검을 관찰한다는 명의 하에 휘두른다면 괜찮다'


신입에게는 그 대장장이에게 검을 하나 받아오라고 했다.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그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명색이 황실 근위대 소속인 만큼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생각을 멈춘 트리미어는 이어서 책상에 놓인 용의자의 몽타주를 보았다.


남성의 짧은 길이의 검은 머리카락, 얼굴에 난 검의 흉터, 30대 정도는 되어 보이는 인상


'이자가 프레데리카 제국과 연관 되어있다니 일이 커졌군..'


프레데리카 제국


먼 과거에는 제국이라 칭할 만한 권력도 크기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국가


그러나 대략 70년 전부터 거대한 힘을 지닌 마법사 하나에 의해 급속도로 발전을 이룩하게 된 곳이다.


그 마법사의 존재는 얼굴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에 와서 그런 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대부분 미지로 간주되었고 그 미지를 확인 가능한 방법은 지금 프레데리카 제국의 현자로 있는 간다르프의 존재이다.


'한동안 평화로운 분위기의 제국일 터인데 어째서 이렇게 엮이게 된 것이지?'


침입자의 정체는 아틀란티스 소속의 간슈힐이란 자다.


아틀란티스는 프레데리카 제국의 유일한 가문제가 허용된 가문이다.


그 이유는 아틀란티스가 가진 힘의 크기가 너무나도 강대했기 때문


심지어 암살자 가문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강하게 박힌다.


그런데 아틀란티스 출신이 어째서 먼 나라인 레이턴트 제국까지 와서 황제 침입을 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간슈힐이라는 자는 죽기 직전 아무 말도 내뱉지 않았다.


그리고 쥐도새도 모르는 사이 자결했다.


황실의 문이 열린 복도에서 황제 직속 기사단에게 둘러싸인 채 쓰러졌다.


그의 시체를 여러 번 부검 해 보았으나 자결에 쓰인 수단은 완벽하게 알아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 만은 분명했다.


'분명 정신 지배를 당한 상태였어'


트리미어 또한 침입자를 상대했으니 그의 상태를 좀 더 파악할 수 있었다.


황제 직속 기사단에게 발각되기 직전 자신이 먼저 그와 대치를 했기 때문이다.


'이러게 되면 프레데리카의 황제와의 대면은 피할 수 없겠군'


일이 커진 만큼 최대한 레이턴트 황제의 신변에 이상이 없게 끔 해야 한다.


현 프레데리카의 황제는 전쟁의 의지가 없는 인물


따라서 어떤식으로든 우리 제국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한바탕 하겠구만'


트리미어는 곧 벌어질 나라 간의 정상끼리의 대면에 마음을 다잡았다.



* * *



저녘이 다 되어가는 시간


나는 공방 내부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등을 기대며 눈을 감고 편안하게 명상을 하고 있다.


이 명상에는 큰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마음의 안정


두 번째는 마력의 제어다.


마력은 이 세계의 신비이자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이다.


마력을 제어하는 일은 노력을 거듭할 수록 는다.


그만큼 기본적인 행위


체내에 싸인 마력을 방출 시켜 천천히 주위 곳곳을 맴돌게 한다.


이렇게 명상을 하고 있으면 들리지 않을 소리마저 귀에 들어온다.


문밖에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술에 취한 기사가 행패를 부리는 소리




"기사가... 한방에 쓰러졌어?"


딱!


갑자기 귓가에 들려오던 모든 소리들이 멈췄다.


'음?'


이 익숙한 딱! 소리


손가락을 튕기는 익숙한 미음이 귓가에 들려왔다.


'벌써 그 시간인가'


나는 서서히 눈을 뜨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딸랑 딸랑


공방의 문이 열린다.


문이 열리자마자 저녘의 산들 바람이 내부로 들어온다.


그와 동시에 문을 연 장본인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마치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 눈동자


기나긴 은발의 머리카락


귀품 있는 행동과 주위를 모두 얼려버릴 만한 차가운 인상을 가진 미녀


흰색과 검은색의 조화를 이룬 미니 원피스를 입은 무표정의 그녀가 내게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다인"


그녀가 나의 이름을 부른다.


이곳에서 나의 이름은 엘다인


과거 현대의 지구라는 곳에서 살던 나는 직장을 마치고 돌아가는 도중 피로감에 쓰러지고 이곳 세상의 초원에서 눈을 떴다.


어차피 지구에서 나는 가족도 친구도 없는 힘든 인생을 보내는 중이었기에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은 후회로 다가왔다.


수 많은 몬스터의 만남에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개같이 구르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여러 사건들을 마주하며 지구와는 또 다른 고통을 선사했다.


뭐 어찌 되었건 살아있다.


나는 이렇게 오늘을 마주하며 재미를 느끼며 잘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여럿 인연들도 만났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눈앞의 여성이다.


차가운 인상은 어디 가고 예쁜 미소를 짓고 꽃 받힘을 한 채 의자 밑에서 나를 올려다 보고 있는 그녀


"다인~ 다인~"


"일은 다 끝났어?"


"응! 일을 다 끝내서 빨리 너 보러 왔지"


지금 시간은 그녀가 일이 끝났을 시점이다.


"수고했어 나도 오늘 공방 일은 여기서 마치려고 하던 참이야"


"다인도 수고 많았어, 정리하는데 도울 거 뭐 없어?"


"도구만 적당히 모루 위에 올려 놓으면 돼 그 외에는 딱히"


"흐응...그렇구나"


그녀의 이름은 레티시아


그녀의 외형은 매우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


그러나 그녀의 외견만 보고 다가가면 엄청난 꼴을 본다.


"아 참 아까 이상한 기사가 한 명 있던데 취해있어서 때려 눕히고 쓰레기 통에 던져 놨어"


".....그러냐"


그녀의 미소가 차가움을 머금는다.


"감히 내 소중한 장소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데 참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빚을 졌네"


나의 말에 그녀가 금방 싱글벙글 해졌다.


"다인이 나에게 해준 거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레티시아는 나의 다리에 두 팔을 모으고 팔 위에 귓가를 댔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잠깐 쓰다듬다가 공방을 정리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리하려고?"


"어"


"도와줄게"


레티시아는 익숙하게 공방의 물품들을 정리해 나갔다.


엄청나게 무거운 무구들은 그녀에게 버거울 것 같지만 그 상식을 깨버리고 엄지와 검지 만으로 간단히 덩치 큰 녀석들을 들어 올린다.


"조금 먼지가 싸였네"


레티시아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벽면과 무구들 사이사이에 싸인 먼지들이 허공에 나타난 붉은 마력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공방 내부의 먼지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도와줘서 고마워 이제 슬슬 문을 닫을..."


나는 문을 닫을 준비를 하려는 도중 문으로 다가오는 한 명의 기척을 느꼈다.


레티시아도 느꼈는지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딸랑 딸랑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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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제이라드 텔레스 드 레이턴트 24.09.08 22 0 12쪽
7 7화 황제의 전임 기사 -1 24.09.07 21 0 12쪽
6 6화 황제의 전임 기사 24.09.06 29 0 13쪽
5 5화 검사가 되어.. 24.09.05 29 0 11쪽
4 4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3 24.09.04 36 0 12쪽
3 3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 24.09.03 47 0 11쪽
» 2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1 24.09.03 52 0 12쪽
1 1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4.09.02 7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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