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넘은 마법사의 좌우 충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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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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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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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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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

DUMMY

공방의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기사 갑옷을 입은 남성이었다.


보아하니 이곳의 치안을 담당하는 기사들 중 한 명


그것도 황도의 치안을 담당하는 기사인 만큼 덩치도 컸고 인상 또한 험악했다.


얼굴에 난 상처와 대머리라는 정보가 내 시야에 박혔다.


그야말로 산적의 두목


"공방은 영업 끝났는데 무슨 일이시죠?"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오늘 유난히 기사가 많이 오네'


보통 뮤트 공방에는 모험가 일행 중 전방위를 맡고 있는 이가 자주 찾아온다.


위치 자체가 성 과는 거리가 좀 있고 모험가 길드 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기사는 나를 멀뚱히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방금 수상한 힘을 목격했으니 협조 좀 부탁하지"


'수상한 힘?'


나는 레티시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양옆으로 흔들며 자신은 아니라고 부정한다.


이렇게 까지 그녀가 부정하는 것이면 아까 기사를 때려 눕힌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뒷수습을 했다는 것


레티시아의 능력 중 하나는 정신 지배


말 그대로 주위의 모든 인간들을 정신 지배하여 다루는 엄청난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을 다룰 수 있는 이유는 그녀가 단순히 평범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의 정신 지배를 뚫고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라면 이 기사는 지금 치안을 담당하고 있을 인재가 아니다.


내가 이렇게 까지 말하는 이유에는 다 의미가 있다.


레티시아의 정체


그것은 바로 진조 흡혈귀다.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들을 뽑자면 중앙의 프레데리카 제국, 북방의 레이턴트 제국, 서부의 뮐베른 신성 왕국 정도이다.


그리고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도 여럿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텔레마> 왕국이다.


레이턴트 제국보다도 더욱 북방에 위치한 겨울의 나라이자 붉은 피를 양식으로 삼는 흡혈귀들의 나라


그녀는 그곳의 출신이자 비운의 여왕 님이다.


흡혈귀들 중 누구보다 강한 그녀의 정신 지배를 저항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설령 저항했다 하더라도 그녀가 눈치채지 못 할 리가 없다.


'수상한 힘이라는 것은 그녀의 힘을 말하는 것이 아닌거야..'


왕실의 침입 사건에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황실 침입자...이런 외부인이 있군.."


레티시아는 기사의 말에 자리를 잠시 비켰다.


"그럼 나는 안에 들어가서 요리 하고 있을게"


"그래"


레티시아가 공방의 창가에 위치한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기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침입자의 마력이 이곳의 검에 묻어 났던 것 같다,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가"


기사는 엄중한 말로 기세를 이어나갔다.


기사의 몸에서 알 수 없는 투기가 방출되었다.


스스스..


'아...벌써 질린다...'


투기만 보면 급속도로 피로해지는 나의 투기 알레르기 현상이 발현했다.


'도대체 심문을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일반인을 상대로 투기를 발생 시키는 것은 그저 고문이다.


심문이란 상대방에게서 말로 원하는 정보를 빼내는 수법


아침에 만난 신입과는 별개로 이자는 나름 짬 좀 있어 보이는데 하는 짓이 무식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대들면 공무 집행을 방해한 죄로 잡힐 수도 있으니...


'보아하니 자신이 투기를 발산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다만..'


보통 기사들은 검을 잡고 투기를 먼저 익힌다.


기사의 기초이자 정신인 투기의 발산이 전장의 사기에 영향을 주고 자신의 신체 능력을 한 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큰 이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기를 하도 익혀서 몸에 밴 탓에 이렇게 본인도 모르는 사이 투기를 발생 시키고 있는 지도 모르는 자들이 많다.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만약 그런 마력이 있다면 가장 먼저 내가 알아차렸을 거다.


과거에 마력을 수도 없이 다뤄본 입장에서 마력의 성질을 파악하는 능력에는 자신이 있다.


아마 이 기사는 지금 거짓 정보를 통해 나에게서 정보를 빼내려는 수법을 하는 것 같다.


만약 저 질문에 조금이라도 아는 척 답한다면 그 자리에서 연행될 것이 뻔한 법


"그러군..."


기사는 그 뒤에도 여러 질문들을 해왔다.


아침에는 뭘 했냐, 과거에 한 일은 무엇이냐 등


기사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을 수첩에 적어 나아가며 이윽고 실례했다며 공방 문을 열었다.


"아, 그리고 황실 근위대에서 보낸 보상이다"


기사는 그렇게 말하며 오른손에 쥔 보랏빛의 구슬을 보여준다.


"이건!"


"마정석, 잠시라도 실례를 범했던 것에 대한 사과의 의미이니 받길 바란다 참고로 아침에 방문했던 기사의 분도 있는 것이니 잘 사용하길"


나는 기사가 준 마정석을 받으며 얼떨떨했다.


'최고급.. 심지어 무기를 만들 때 인첸트 하기 딱 좋은 재료!'


무기에 인첸트를 하기 위해서는 마정석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검은 마력이 묻어 나질 않아 인첸트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마정석이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정석을 용광로의 열로 녹여 검에 묻히면 그대로 마력을 부여할 길이 생기는 거나 다름 없어진다.


심지어 그 마정석의 품질에 따라 부여할 수 있는 마법의 위력도 달라지니 그야말로 초 희귀한 재료


'이거라면 그 무기에도 마법을 부여 가능 하겠군'


나는 무기를 팔 때 항상 중요시하는 것이 있다.


절대로 위험 적 요인을 내포한 무기를 팔지는 말자


예를 들면 마검 같은 것 말이다.


손에 쥐기만 해도 주인의 마력이나 정신을 갉아먹는 류의 검들은 세상 밖에 나오면 안되는 것처럼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마검은 내가 인첸트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인첸트의 과정에서 나의 마력량을 계산 안하고 가끔 선을 넘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뮤트 공방이 무너질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기사는 무표정을 유지한 채 뮤트 공방을 나섰다.


'평소에 이걸 얻으려고 싸돌아다닌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큰 횡재야'


알맞게 가공되어 있는 마정석보다 귀한 것은 없다.


'나중에 사용해 봐야겠네'


공방 내부 정리를 마무리 한 나는 공방의 뒷문을 열었다.


뒷문을 열자 보이는 넓은 공간


마치 비싼 집처럼 있을 것 다 있는 호화로운 내부가 드러났다.


공간 확장 마법


소규모 공방의 뒷편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겠지


'....음식의 향기'


레티시아가 요리를 하고 있다는 증거


심문을 받은 지 30분 정도가 지났으니 요리도 대강 완성되어 갈 때이다.


나는 식탁에 앉아 그녀가 내온 요리들을 바라보았다.


스테이크에 셀러드 그리고 호박이 얹어져 있는 치즈 요리 등


전부 엄청난 요리들이라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다.


"자 다 됐어"


마지막으로 그녀가 내온 음식은 수프였다.


"오늘도 수고한 다인을 위해 성심성의 것 요리했으니 맛있게 먹어"


"너도 고생 많았어"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


레티시아는 내가 앉아있는 반대편에서 손으로 꽃 받힘 자세를 한 채 흐뭇하게 내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바라본다.


"오늘 공방 손님들은 꽤나 묵직했나봐?"


"으물으물...음 그랬지"


"혹시 황실 침입 사건 때문이야?"


'역시 알고 있네'


레티시아가 하는 일이란 바로 요리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식당은 지금 레이턴트 제국에서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다인바람>이라는 곳이다.


레티시아가 처음 그 식당에서 일했을 당시에는 다른 이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어느덧 식당의 주인 자리를 꿰찬 순간에 이름이고 뭐고 전부 갈아 엎어졌다.


식당이 이름을 날리게 된 시기도 그때부터 였다.


그녀가 주인이 된 초기에는 안 그랬으나 지금에 와서는 높으신 분들도 많이 방문하기에 듣는 정보량부터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큰 사건 하나 때문에 다인이 심문을 당하는 일도 생기네"


레티시아는 이런 상황이 신기하듯 바라본다.


"너의 정체를 알면 아마 찍소리도 못할 텐데"


나는 그녀의 말에 잠시 웃었다.


"모르는게 나아"


레티시아는 그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그래.. 모르는 게 나아'


나의 정체를 주변 인이 알게 되는 순간 이 일상은 날아가고 또 험악한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 뻔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음식들을 속사포로 흡입한다.


'너무 맛있다'


"후훗, 평소보다도 맛있게 먹는 것 같네, 이게 다 고된 일을 겪어서 그런 것일까?"


"그런 샘이지"


고작 고된 일이라고 해봤자 심문을 몇 십분 동안 당한 게 끝이지만...


레티시아가 말하는 것은 오늘 겪은 것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인..."


"음?"


그녀의 목소리가 사뭇 진지해졌다.


"정말... 괜찮아?"


표정이 가라앉았다.


레티시아가 나를 걱정하는 이유는 글쎄...


솔직히 너무 많아서 뭐를 걱정하는지 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그냥 지나온 세월을 통틀어서 나에게 위로를 건네려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괜찮다.


괜찮지 않으면 지나온 세월이 뭐가 된 단 말인가


웃었다.


"솔직히.. 안 괜찮아"


기사들만 보면 지금까지 나의 곁을 떠나간 수많은 전우들이 떠오른다.


'세월은 야속하지...'


감히 나의 머릿속에서 전우들의 얼굴과 이름까지도 앗아갔으니 말이야


벌써 9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내가 이곳에 온 뒤로부터 말이다.


내가 걸어온 길을 설명하자면 한번 세계가 멸망할 뻔한 위기에서 보스를 잡고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 뭐 이런 느낌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목숨이 사라졌다.


아직도 떠오른다.


80여 년 전..


검은 달이 떠오르고 세계가 온통 붉게 물든 날


하늘에서 수많은 차원 균열을 뚫고 나온 검은 형체들의 모습이..


그 형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사람들을 유린하고 잡아먹으며 이곳 세상의 사람들에게 공포란 감정을 안겨주었던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던 날


마법은 통하지 않았고 마법사들은 속전속결로 그들의 무력에 무참히 죽어나갔다.


전세계의 기사들은 그들과 맞서 싸우며 최대한 전선을 유지하려 했다.


사실 전선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게 드넓은 하늘에서 때거지로 날아오는 그들을 상대로 전선을 유지할 만한 능력을 지닌 이가 어디에 있겠는가


나는 머리를 잠시 짓누르며 눈을 감았다.


어차피 과거의 기억일 뿐이다.


현재의 자신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솔직히 걱정해야 할 사람은


"그러는 레티 너는 괜찮아?"


"응? 나? 나야 뭐..."


"너도 고민 있으면 말해 <친구>로써 상담해줄게"



싸아아...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급속도로 차가워졌다.


"친구라...그래 친구....."


콰지직!!!


그녀가 손으로 살포시 댄 식탁이 나무 줄기 모양으로 갈라졌다.


"어....나 뭐 잘못했어?"


"잘못...? 아니???? 잘못 안했어!!!"


쾅!!!


그녀의 붉게 물든 마력이 사방으로 퍼졌다.


'.....!!!'


뭐가 그녀의 심기를 건든 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진정 시키는 것이 우선...


와락


레티시아가 방금까지 식칼을 들고 있던 손과 반대 손을 교차 시켜 목을 감싼다.


그리고는 나의 얼굴을 바짝 당겨 두 눈을 마주 보게 하였다.


식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숨결이 닿을 정도의 얼굴 간격


그녀가 천천히 녹아내릴 듯한 미성으로 속삭인다.


"이래도 친구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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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제이라드 텔레스 드 레이턴트 24.09.08 22 0 12쪽
7 7화 황제의 전임 기사 -1 24.09.07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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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 24.09.03 48 0 11쪽
2 2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1 24.09.03 52 0 12쪽
1 1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4.09.02 7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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