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넘은 마법사의 좌우 충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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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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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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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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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황도 축제 -7

DUMMY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것들은 가끔씩 인간의 이해할 수 없는 형상으로 나타나곤 한다.


평소에 자신이 알고 지내던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일들이 그 예시였다.


지금 보좌관이 올린 내용 또한 마찬가지


<황도의 변방에 위치한 백작가의 뜰에서 40대의 남성의 시신 발견>


'이름이...가뮬란?!'


가뮬란이란 이름은 그에게 매우 친숙했다.


수도와는 동떨어진 먼 시골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


이 가뮬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내랑 친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 그를 만났을 때 자신은 그저 검에 빠져있어서 그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으나 그래도 계속 해서 다가오는 그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서 검을 수련 하던 중 말을 트이게 된 것이 처음 시작이었다.


워낙 어릴 때 기억이라 가뮬란에 대한 기억은 이곳 제국의 수도로 왔던 15살 이후로 존재하지 않았다.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문 밖에 존재하는 기사들에게 명령했다.


"근위대 보좌관을 불러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황실 근위대 보좌관 메틸러스가 남성이 있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자네에게 물을 것이 있다"


남성은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이 보고서는 언제 다 작성된 것이지?"


"어제입니다"


"만들기 시작한 날짜는?"


"그저께 입니다"


"그러면 목격한 이는 너 혼자인가?"


"지금으로썬 그렇습니다"


"좋아 돌아가봐, 참고로 이와 관련된 내용은 모조리 기밀로 한다"


"예? 설마 단장님께도 말입니까?"


남성은 고개를 짤막하게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메틸러스는 가슴에 주먹을 쥐고 고개를 숙이며 절도 있는 동작으로 남성의 집무실에서 물러났다.


방금 그 질문들을 한 이유는 보고서를 만든 그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다.


남성 아니


황실 근위대 부단장 젠슨은 재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보고서의 내용에는 이런 정보들이 써있었다.



(시신의 몸에 검은 점액들이 방출됨, 눈은 파열되었고 정신 발작을 일으키다가 죽은 것으로 보임, 또한 몸의 형태 또한 기형적으로 일그러져....)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목격한 이들 전부가 위험하다.


젠슨은 저 점액의 정체를 알고 있다.



어린 시절 그가 보았던 검은 악귀


붉은 눈을 달고 자신을 바라보던 거대한 형상의 괴물과 조우했을 때 그 괴물에게서 흘러나오는 힘은 마치 끈적하고 본능적으로 공포감을 일으키게 했다.


아직도 기억한다.


그 악귀에게서 도망치면서 뒤를 돌아봤을 때


검은 액체를 줄줄이 흘리면서 자신을 바싹 쫓아오는 모습을..


심지어 그 악귀의 몸 곳곳에 달린 촉수들 끝에는 인간들의 시체가 존재했다.


그 시체들이 천천히 눈을 뜨며 정신을 조종했다.


자신들 쪽으로 오라고 말이다.



젠슨은 그 악귀는 어디든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그것은 어둠이 드리운 어느 곳에서든 붉은 눈을 깜빡이며 천천히 수면 위로 올라온다.


물론 지금은 소멸했으나 이렇게 다른 단서로써 발견됐다는 것은 분명 누군가 그 악귀를 이용해 무언가 음모를 꾸미고 있거나 최악의 경우 그 악귀가 다시 탄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을 목격한 이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패턴이 일정하단 것


그 패턴이란 시간을 말한다.


'정확이 3일 뒤인가..'


그가 사건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기간을 따지면 이제 2일 정도 남았을 것이다.


혹시 모르니 조치를 취해야한다.


그렇게 젠슨은 집무실에서 서신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보냈다.


오후가 다 되어가는 시각


'지금 검술 대회장 쪽은 한창 시끄러울 테군'


제국의 황제가 연 검술 대회에 그가 가지 않은 이유는 그저 황제가 이 황궁을 지키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그는 쉬지 않고 이곳에서 하루 종일 종이 쪼가리만 보고 있다.


황실 근위대 기사 부단장 자리는 검술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혹시라도 다가올 침입자를 처리하고 그 내막을 알아내는 데 필요한 머리 또한 갖춰야 한다.


한마디로 매일 같이 머리와 몸을 굴리는 자리란 소리다.


그러나 젠슨은 이 자리에 전혀 거부감을 갖지 않았다.


자신이 원해서 꿰찬 명예로운 직책


레이턴트 황제를 바로 밑에서 보호할 수 있다는 행복


그것이 그를 지치지 않게 했다.


계속 움직여야 한다.


젠슨은 생각하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 * *



"끄악!"


결국 체란의 검은 레인 레오폴드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체란은 시합장 바닥에 무릎을 꿇고 외쳤다.


"왜! 왜... 내 검이..."


레인 레오폴드는 그런 그를 무심히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바닥 쪽으로 향해있었다.


지친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 레인을 보며 그저 속으로 탄식하는 체란


'내 검은...왜... 저런 수준 낮은 검술에...'


"이해가 안되겠지"


체란은 고개를 들어 레인을 바라보았다.


레인의 말에 무심함과 어리석은 녀석을 보는 시선이 동시에 느껴졌다.


"넌 주변인의 말을 좀 들을 필요가 있어"


"날...가르치려는 거냐?"


"조언하는 거다, 네가 강해지지 않으면 나름 또래의 라이벌이 없어서 심심하거든"


"...."


체란이 고개를 숙인다.


심판은 더 이상 체란에게 검을 들 의지가 없는 것이라 판단하여 레인에게 승기를 쥐어 주었다.


"승자 레인 레오폴드!!"


함성이 울려 퍼지고 레인 레오폴드는 경기장을 벗어났다.


체란은 처음 느껴보았다.


마치 벽을 만났다는 느낌


심지어 그 벽은 넘어서지 못할 거대하고 견고한 것이었다.


심판이 그를 일으키려 하자 손으로 제지했다.


체란은 스스로 일어났다.


'뛰어넘는다'


체란의 목표가 정해졌다.


그는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 패배감이 그의 의지를 꺾기는 커녕 자존심을 긁어 일종의 불씨가 되었다.


지금은 못 이긴다.


하지만 나중에는?


나중에 안되면 그 다음에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뒤쫓을 것이다.


'두고 봐, 조금만 지나도 변화된 나를 볼 수 있을 테니까'


체란은 일어섰다.


그리고 레인이 있었던 자리를 한번 흘겨본 후 뒤로 돌아가 묵묵히 이 시합장을 완전히 떠났다.


그리고 그 모습을 마법을 통해 대기실에서 본 나는..


'아니...쟤 검술이 왜 이리 기형이 됐지?'


저 놈이 펼친 검술은 분명 내가 알던 그 녀석과 닮았다.


내가 검술에 막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느낌은 파악할 수 있단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 펼친 검술이 내가 자주 봐온 검술이라면 어느 부분이 바뀐 건지는 알아차릴 수 있다.


저 체란 제미네스의 검술은 분명 블랙 드래곤인 라바오트의 검술이었다.


'무식한 거는 그놈을 닮긴 닮았는데, 왜 검선에 유연함이 결여 되어 있을까?'


나는 한동안 고민에 빠졌으나 이내 그 모든 것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생각하지 말자'


솔직히 이런 걸 내가 생각해서 굳이 머리를 아프게 만들 필요는 없다.


왜 최근 들어 다른 사람들의 검술에 과거의 동료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지 모르겠다.


'나 참.. 이래서 검사들이 싸우는 곳은 오면 안돼'


기억이 되살아나면 솔직히 나도 모르게 감정이 무뎌졌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나는 그 무딘 감정을 자각하지 않기를 스스로 바란다.


시간은 흐르고 죽은 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존재들을 기억하면 할 수록 슬픈 감정을 잊어간다.


익숙해지는 것이다.


"참가 번호 30번 바울 입장하십시오"


나는 옷을 가다듬고 막대기를 손에 쥐었다.


'이제 마지막인가'


시합의 끝이 다가왔다.


나는 문을 열고 시합장에 섰다.


레인은 시합장 외각을 잠깐 서성이다가 자리 잡은 나의 얼굴을 보고 움찔 했다.


'얘는 얼마나 다른 애들에게 관심이 없던 거지?'


그의 지금 방응을 보아하니 전에 팬이라고 했던 이가 여기까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표정이다.


사실 당연하다.


그때 나는 완벽하게 모든 힘과 기세를 감추고 있었으니 알아보려 해도 못 알아봤을 것이 틀림 없었다.


나는 레인 레오폴드를 보며 다시 한번 다짐했다.


'확인만 하고 끝내자'


진짜 확인만 하는 것이다.


물론 내 신체의 본 능력과 과거에 배운 검술로 그를 이길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러니 그의 검술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끝내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항상 변수는 존재하는 법


방심은 하지 않는다.


심판이 시합 시작을 울리고 나는 막대기를 어깨에 얹었다.


'자 어떻게 나올라나'


간달프의 검술이라면 아마 거리가 벌어져 있을 경우 이렇게 할 것이다.


레인이 천천히 한 손 장검을 뽑고 걸어온다.


'역시'


절대로 속도를 올려 상대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간달프는 상대에게 달려드는 것 보다는 먼저 와주길 바라는 검사였다.


상대가 기다리다 못해 먼저 들어오면 그 힘을 이용해 검의 길이를 이용한 찌르기로 제압함으로써 손쉽게 잔당을 처리한다.


지금 레인과 나의 사이는 대략 50미터


이 거리를 걸어온다는 것은 그야말로 상대 검사에게 있어 불가능한 인내심 테스트이다.


하지만 나는 검사가 아니다.


전쟁 몇 번 승리로 이끌었던 마법사 아닌가


마법사에게는 마법사의 방식이 있다.


나는 한 손으로 막대기를 들어 올리고 집중했다.



나의 신체 능력이라면 가능하다.


내가 하려는 짓은 막대기를 내려침과 동시에 잠깐 막대기를 감싸 쥔 손을 잠깐 폈다가 쥐는 것이다.


그러면 내 손 끝에서 차단된 마력이 다시 밖으로 배출될 수 있을 것이고 그 틈에 마력을 검기처럼 쏘아낸다.


찰나의 순간이겠지만 가능할 거다.


"두루 치기"


레인이 나의 음성을 들었는지 걸어오다가 잠깐 멈췄다.


내 막대기와 이를 쥔 손바닥 사이에서 아름다운 금빛의 검기가 그를 향해 쏘아진다.


"뭐야 저 검기는!!"


"금빛??!! 그러면!!"


관중들은 나의 금빛 검기를 빙자한 마력을 보며 몹시 놀란다.


그도 그럴게 지금 현존하는 금빛의 검기를 사용할 수 있는 자는 단 한 명



검성 데니온



검기의 색은 그 검기를 다루는 검사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변한다.


붉은색은 분명한 목적 의식을


검은색은 강대한 갈망을


금색은 정의를


그 외에도 여럿 있으나 지금은 이 정도만 알아두자


마력을 오러처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저 이곳에서 전투를 하고 남아있는 오러의 잔재들을 끌어모아 조합하면 된다.


겉은 오러이나 속은 마력이다.


심지어 그 마력의 양도 매우 적어서 이 힘에 맞는 다고 해도 들킬 가능성은 적다.


레인은 나의 오러를 정면으로 응시해온다.


'피하지도 않는 구만'


레인은 운하나 깜짝하지 않고 나의 기술을 검을 휘둘러 파훼했다.


그리고 그의 신형이 사라졌다.


내 시선이 왼쪽으로 돌아간다.


쾅!!!


레인의 검이 나의 막대기와 부딪히며 엄청난 소리를 일으켰다.


그는 검에 붉은 오러를 실고 나의 막대기를 부술 기세로 휘두른 것이다.


두 무기의 충돌에 의한 진동이 팔까지 전해진다.


레인은 자신의 검을 막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는지 순간 당황한 표정이 눈에 들어 났다.


"다 보인다"


나는 체란 제미네스와는 다르다.


그의 검을 따라갈 수 있다.


그러니 다른 수를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이 한 합에 그런 의미를 담아 맞부딪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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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황도 축제 -8 NEW 19시간 전 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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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황도 축제-6 24.09.17 11 0 11쪽
15 15화 황도 축제 -5 24.09.14 12 0 12쪽
14 14화 황도 축제 -4 24.09.13 17 0 12쪽
13 13화 황도 축제 -3 24.09.12 15 0 11쪽
12 12화 황도 축제 -2 24.09.11 16 0 11쪽
11 11화 황도 축제 -1 24.09.10 17 0 11쪽
10 10화 황도 축제 24.09.09 19 0 12쪽
9 9화 제이라드 텔레스 드 레이턴트 -1 24.09.09 18 0 12쪽
8 8화 제이라드 텔레스 드 레이턴트 24.09.08 25 0 12쪽
7 7화 황제의 전임 기사 -1 24.09.07 25 0 12쪽
6 6화 황제의 전임 기사 24.09.06 34 0 13쪽
5 5화 검사가 되어.. 24.09.05 35 0 11쪽
4 4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3 24.09.04 44 0 12쪽
3 3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 24.09.03 57 1 11쪽
2 2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1 24.09.03 64 0 12쪽
1 1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4.09.02 8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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