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넘은 마법사의 좌우 충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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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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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황도 축제

DUMMY

데르페온 정도 되는 경지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알아차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은 그저 상대방의 대략적인 마력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지금 뭐 하는 건가?"


"아, 오해하지 말아주십시오 그저 마력, 마나 측정입니다, 저는 가끔 손님에게 가장 알맞은 검을 추천하기 위해 이렇게 측정을 하고는 합니다"


"대장장이가 손으로 마나 측정을?"


'의심하는 눈초리군'


손으로 마력 측정은 평범한 이가 적당히 몇 년만 투자해도 충분히 마스터할 수 있다.


데르페온의 머릿속에서의 엘다인이란 존재는 세상의 마법사 평균을 정확히 알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터


'틀렸다 이 놈아'


나는 누구보다 마법사들의 평균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곳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나란 존재는 매우 대단한 존재다.


부정하지는 않는다, 난 대단한 존재가 맞으니까


그러나 그런 존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다.


하루 하루를 쉬지 않고 1분 1초를 아껴가며 까마득히 높은 절벽을 기어올라 가는 삶을 아는가


그 절벽 밑에는 조금이라도 닿으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맹독 가시들이 따라오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라면 정상에 올라가야 하는 법


결국 난 정상에 올라 살아 남았고 절벽에는 내가 손을 짚은 자국들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나는 회상했다.


'그러고 보니 이 마법은 내가 처음으로 썼던 거군'





가진 것이라고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몸


이곳에 온 지 얼마 안돼서 마력의 존재 조차도 몰랐을 적에 시골의 어느 마을 기사들에게 시비가 털려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마을 사람들이 왕국의 명령에 굴복하며 마을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분했었다.


결국 분을 못 참고 기사들을 내가 막아 섰지만..


"평범한 촌 놈 주제에 감히 명령에 불복종을 해?!"


"커억!!"


"잘 들어라! 이 놈은 명령 불복종으로 즉시 감옥으로 갈 것이다! 또 감방에 쳐 넣어지고 싶은 멍청한 놈이 있으면 한 걸음이라도 나와봐!!"


마을 사람들은 나를 보며 눈을 감았다.


그들이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겠는가 힘이 없고 권력이 없으면 그저 당할 수 밖에 없다.


한달 동안 마을에서 지내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며 행복했다.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어쩌면 나는 이런 생활을 원했을 수도 있다.


지구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유대감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유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던 것이었다.


철컥!


나는 마을에서 많이 떨어진 감옥에 넣어졌다.


"에잉, 쯧쯧 그러게 누가 반항 하래?"


"야, 저놈 이미 맛 간 거 같은데"


"너 혹시 중간에 뭔 짓 했냐"


"그럴리가, 그런데 갑자기 흥미 돋네.. 장난삼아 음식에 약 하나 타봐?"


"미친놈..."


기사들이 서로 웃고 떠든다.


나는 철장 안에서 가만히 감옥 천장을 바라본다.


'나는 왜 여기 있을까...'


피로감에 젖어 죽고 다시 태어난 것일까?


그렇기에는 처음 왔을 당시 내 모습이 그대로 였다.


이제 뭔지 모르겠다.


"청년은 왜 이곳에 왔는가"


"와씨 깜짝이야! 누구세요?"


내 뒤에 어떤 노인이 있었다.


흰 백발에 수염이 길게 늘어진 할아버지가 벽에 등을 기댄 채 앉아있었다.


눈을 감고 있는데 뭔가 신령님 같았다.


이곳이 감옥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자네 마법을 아는가"


대뜸 노인이 나에게 도를 아십니까 같은 질문을 내뱉는다.


"압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어떤 이유로 이곳에 들어왔습니까?"


감옥에 있는 사람은 전부 범죄자


이 할아버지 또한 어떤 범죄를 저질렀기에 이곳에 있는 것일까..


"허허 나는 잠깐 쉬러 온 것이네 곧 나갈 게야"


"예?"


"이것도 인연이니 나가기 전에 마법 하나 알려주고 가지, 손을 뻗어보게"


나는 이끌리듯 오른손을 노인의 앞으로 뻗었다.


노인은 내 손을 왼손으로 살포시 잡고 말했다.


"눈을 감고 주위를 느껴보게"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요"


"쓰읍 어허, 집중"


"...예"


다시 눈을 감고 집중하며 시간이 조금 지나자 주위에 희미한 빛 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았다.


그저 주먹 크기의 알갱이 몇 개가 전부


"지금 자네가 느낀 알갱이 개수가 몇 개인가"


"....5개 입니다"


"5개라... 자네 재능이 형편 없구만"


"...놀리시는 겁니까"


"허허 놀리기는 오히려 좋은 일이네, 재능이 너무 뛰어나면 좋은 꼴을 못 보거든"


"놀리시는 거 맞네요"


나는 감았던 눈을 떴다.


'아니 이 할아버지 튀었어??!!!'


백발의 노인네는 어디가고 웬 이상한 손바닥 크기의 가죽 주머니가 놓여있었다.


주머니를 펼치니 글씨가 써져 있는 작은 종이와 화폐로 보이는 물건들이 몇몇 개 존재했다.




(돈은 잘 간수하게 내가 주는 선물이니 잘 받도록)




아니 사람 놀려 놓고 당근을 주면 다야??


'이 물건 가치는 얼마나 될까'


돈은 중요하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덕분에 힘이 났어요'


그렇게 나는 돈이라는 심신 안정제를 가지고 감옥 생활을 이어나갔다.



* * *



프레데리카 왕국의 변방에 위치한 그린란드 영지의 뒷 편에 나타난 누군가


바로 청년이 만났던 바로 그 노인이었다.


'그 청년 내 마력을 측정했군'


노인이 청년에게 시킨 일은 분명 주위의 마력을 느껴 끌어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청년은 노인의 바람과는 별개로 자신의 마력을 측정해 버렸다.


마법을 하나도 모르는 이가 처음 쓴 마법이 상대방의 마력을 측정하는 일이라니..


심지어 본인보다 한참 마력량이 높은 대상을 말이다.


'심지어 정확했어..'


노인이 청년에게 말한 형편없음은 청년의 재능을 비하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남들은 수년을 걸리는 마력 측정을 성공 시킨 것도 모자라 손으로 그것을 해냈다.


청년의 재능은 적어도 마력 감응력 한정으로는 천재에 가까울 것이다.


물론 진짜 배기 천재들과 비교하면 범재 수준이긴 하지만..


'역시 재능이 하찮구만..'


주먹 만한 알갱이는 그 자체로 마력 량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알갱이 각각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서클에 있다.


서클 하나에 들어있는 마력량은 그대로 빛의 알갱이로 전환되어 나타난다.


'이 나이가 되도록 5서클 밖에 달성 하지 못했으니...'


자신의 재능에 대한 한탄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5서클을 벗어날 방법을 연구했으나 결국 재능의 한계에 막혀 좌절했다.


그래서 결국 떠돌이 생활을 하던 와중 순간 이동 마법 오류로 좌표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감옥 속으로 들어와 버렸는데 곧이어 들어오는 한 청년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 청년은 매우 순수해 보였는데..'


노인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미 과거의 일이지만 나름 추억도 있다.


그러나 이미 그런 시절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재능이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으니 너무 재능에 연연하지 말아라)


'스승님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스승님이 하신 말씀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노인은 제자리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인다.


영지의 밤이 깊어진다.


그렇게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어둠 또한 깊어지고 있었다.




* * *




'눈이 부시군...'


알갱이 하나의 크기가 상상도 못할 만큼 큰 탓에 제대로 측정이 불가능 할 정도다.


손으로 하는 측정은 이게 문제다.


어차피 최종적으로 마력 크기를 가늠하는 것은 사람의 감각이다.


따라서 높은 경지에 이른 이의 마력을 측정하는 것은 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나는 마력의 크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질이 낮아졌군, 이러면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으면 되겠어'


마력의 질이 낮아졌다는 것은 우선 서클이 주 원인 이라는 것


그렇다면 저 기운이 서클을 조작하는 마법의 일종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파악을 마치고 다시 미소 지었다.


"중간에 끊겨버려서 측정이 불가능하네요.. 너무 경지가 높으셔서 끊긴 듯 합니다"


"...그렇구만 그렇다면 여기서 가장 강한 검을 추천해 줄 수는 없겠나"


데르페온이 마력 마나 측정 결과 이후로 나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버리고 검에 흥미를 보인다.


'본래 검이 목적이었군'


하긴 공방에 온 손님이 무기를 사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는 뒷 벽 아래 위치한 지하 통로로 향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주변에는 밝은 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어서 가는 길이 위험하지는 않았다.


계단을 타고 내려간 그곳에는 내가 밖으로 내놓지 못한 무기들이 여럿 존재했다.


악마를 잡고 검에 봉인 시킨 검부터 성직자에게서 탈환한 검까지


그 사이 사이에 여러 검들이 눈앞에 전시되어 있다.


나는 데르페온에게 건넬 검으로 가장 알맞은 검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악마 봉인 검은 제외하고.. 드래곤을 잡은 게이볼그는 뭔가 위력이 부족해, 그렇다면 남은 건..'


나는 프레데리카 제국이 가지기에 어울릴 만한 검을 하나 집어 들었다.


가장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는 물건을 말이다.


그리고 다시 위로 올라간 후 그 검을 건넸다.


"이게 가장 좋은 검입니다, 어떻습니까?"


솔직히 가장 좋은 것 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프레데리카 제국이 오랫동안 이 권위를 누리기에는 안성맞춤인 검


이름하여 듀란달


내가 오래전에 성녀에게서 건네 받은 검이었다.


"이.. 이 검은!"


"눈치 채셨습니까?"


'역시 알고 있군'


데르페온은 성녀와 인연이 어느 정도 있다.


비록 그 성녀가 나에게 검을 준 그 존재가 아니지만 그래도 전해 들은 것이 있으리라


"게이볼그 아닌가!"


'그래 이 성검이 바로 듀란....응?'


순백의 검신과 여신의 뒤태가 그려진 검 집


칼의 날 밑은 순도 100의 금으로 칠해 진 누가 봐도 나 성검이요 라고 뽐내는 듯 했다.


"자네가 용을 죽이는 검을 어찌 갖고 있는 겐가! 분명 오래전에 소실되었다고 알고 있었건만.."


'게이볼그..? 이 검이?'


나는 순간 멍 때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 x끼 날 밑에 조그만 하게 그려진 드래곤 그림을 보고 이런 말을 하는 건가?'


그의 눈빛은 지극히 진심으로 이 검을 게이볼그라 믿고 있었다.


'역사가 와전되었나? 분명 이 검은 듀란달이 맞는데?'


모르겠다.


우선 데르페온에게 맞춰야겠다.


"하하 맞습니다, 사실 이 검은 누군가가 고쳐 달라고 건네 받은 검이라 지금까지 제가 몰래 간수하고 있었죠 다만 그분이 저에게 검을 건네실 때 숨을 거두시는 바람에 지금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상태입니다"


나는 진실 속에 약간의 거짓을 섞어서 말했다.


"...혹시 어디서 검을 건네받았는지 알 수 있는가?'


'아.. 이 녀석 나를 찾고 있지 참'


본의 아니게 말 실수를 한 셈이다.


안 그래도 수명이 얼마 안 남았는데 여기서 자신이 찾고 있는 이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 되어버린다면 무척 충격이 클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결국 정체를 밝혀야 겠군'


과거의 인연이 비참하게 마무리 되는 꼴은 못 본다.


그리고 그의 남은 수명은 어떤 식으로든 연장 시킬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아예 저 기운을 없애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납니다만.."


"그렇군 실례했네"


나는 데르페온이 기억 공유 마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안다.


그리고 그 말대로 데르페온은 나에게 아무런 마법을 쓰지 않고 검을 받기만 한다.


그의 눈동자가 희미하게 떨린다.


자 이제 거금을 받을 시간이다.


"저 이제 돈을 내셔야 합니다"


짤랑


'....역시 황제'


백금화 보따리를 아무렇지 않게 준다.


심지어 검을 제대로 잡아보지도 않고 말이다.


"청년 고맙네 나중에 또 한번 이곳에 올 때 방문하도록 하겠네"


씨익


'...날 속인거냐'


아까 그 아련한 표정은 어디 가고 사악한 웃음 만을 흘리고 돌아선 다음 공방 문을 열고 나간다.


딸랑 딸랑


'수명도 얼마 안 남은 녀석이 깡은 좋아선 에휴..'


뭐 어쩌겠나


지금 당장 데르페온이 무슨 짓을 벌일 리는 없을 거다.


'나름 준비도 해야 하고'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을 내야 한다.


카아각 탁!


나는 모루와 망치를 구석에 밀어 넣었다.



이제 본업을 할 시기가 되었다.


화르륵



눈앞에 오른손을 펼치고 화염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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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황도 축제 -1 24.09.10 15 0 11쪽
» 10화 황도 축제 24.09.09 17 0 12쪽
9 9화 제이라드 텔레스 드 레이턴트 -1 24.09.09 15 0 12쪽
8 8화 제이라드 텔레스 드 레이턴트 24.09.08 22 0 12쪽
7 7화 황제의 전임 기사 -1 24.09.07 21 0 12쪽
6 6화 황제의 전임 기사 24.09.06 29 0 13쪽
5 5화 검사가 되어.. 24.09.05 29 0 11쪽
4 4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3 24.09.04 36 0 12쪽
3 3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 24.09.03 47 0 11쪽
2 2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1 24.09.03 51 0 12쪽
1 1화 어느 제국의 대장장이 24.09.02 6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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