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들이 사라져서 개척을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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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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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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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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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라탐국의 주제도시에 위치한 고급여관은 모두 바닷가를 향해 창이 나 있었다. 내륙지방은 가을이 저물어가는데, 남쪽에 위치한 섬나라인 이곳은 아직도 점심에는 햇살이 따가웠다.

오성이라고 적힌 고급여관 앞에 주한이 도착했다.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 사수, 오인용 대리가 있었다.


"오대리님 안녕하세요. 일찍 오셨네요."

"어 왔구나. 주한."

오 대리라고 불린 사람이 여관 입구에서 주한을 보고 손을 들었다.

오인용은 남철이 신뢰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본사에서 주한과 같이 대탐사도에 대한 훈련을 처음 받을 때부터 같이해왔다. 그리고 지금 둘은 탐험대에 고용한 인원들과 물품들이 라탐국 주제도시에 들어오는 족족 출발지로 옮기는 역할을 맡았다.

여관 정문에 있는 시계탑은 12시 45분을 나타내고 있었다.


"너도 일찍 왔네."

"예, 주변 좀 둘러보고 왔는데 아직 1시가 안 되었네요."

"나도 마찬가지야. 마차는 가지고 왔지?"

"예, 마구간에 있습니다."


주한의 대답에 오인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몸을 돌려 여관 안으로 향했다.


"안 교수가 조수를 데리고 온 건 알고 있지?"

"예."

"안 교수 미친놈이 조수를 데리고 오라니까, 제 계집을 데리고 왔다."

"예? 계집이요?"

"보면 알 거야. 우리가 하려는 일을 물로 보는 거겠지. 좀 따져봐야겠다. 그리고 어제같이 술 마신 사람들이 대현 그룹 사람들이야."

"대현 그룹이 왜 여기에?"

"글쎄,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



"교수님. 해가 중천이에요. 준비하고 나가야지요."


라탐국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침대에 퍼질러있던 안현성 교수가 들려오는 목소리의 방향으로 손을 휘휘 저었다. 이내 손에 물컹한 게 잡혔는데 박미래의 엉덩이였다.


"어휴 참."

박미래가 안현성의 손을 치웠다.

안현성은 부스스하게 눈을 뜨며 일어났다. 창밖의 햇살 사이로 박미래의 나체가 비춰 들어왔다. 그녀는 분주하게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엉덩이와 가슴이 탄력적으로 흔들렸다.


"미래 씨. 지금이 몇 시지? 머리가 깨질 것 같군."

"지금 12시 50분이에요. 교수님 어제 술을 많이 드셨어요."

"감귤 막걸리가 사람을 잡는구먼. 차 한 잔 주겠나."


안현성이 침대에서 일어나 머리를 부여잡고 앉았다. 그의 희끗희끗하게 흰 머리와 마르지만 탄탄한 체격이 햇빛에 더욱 강조되어 보였다. 그에게 박미래는 잔을 내어주었다. 안현성이 잔을 받아 마셨는데 찬물이었다.


"차는 없고요. 찬물은 있어요."

"으, 물에서도 막걸리 맛이 나."


빈 잔을 건네받은 박미래는 그에게 옷을 건넸다. 그는 머리가 아픈지 계속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곧 오성 그룹에서 사람이 마중 나올 거에요. 옷이나 먼저 입고 계세요."


박미래의 말에 안현성은 그제야 벽에 걸린 옷을 찾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옷만 입은 그는 1시가 되기 전에 박미래를 두고 방을 나섰다. 여관 1층에 내려와 응접실에 도착한 그는 차를 하나 주문했다. 마침 그를 발견한 오인용과 주한이 다가왔다.


"오, 오대리."

"안 교수님. 좋은 아침입니다."


오인용이 안현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오성 그룹에서 라탐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같이 응급상황에 대한 훈련을 받아서 안면이 있었다. 그에게 술 냄새가 풍겼지만, 오인용은 내색하지 않았다.


"오랜만이에요. 태평마루에서 보고 2주 만인가."

"예 그렇습니다. 2주 만에 뵙네요. 이쪽은 저희 직원 주한입니다."

주한도 안현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럼 가실까요?"

주한이 마차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잠깐만요. 제 조수가 아직 안 내려왔어요. 내려오면 같이 가죠. 아직 1시가 안 되기도 했고 조금만 기다렸다가 갑시다."


안현성이 말이 끝나감 동시에 여관 직원이 찻잔을 들고 왔다. 안현성은 응접실을 둘러보고는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뒤의 두 사람도 그를 따라 앉았다.


"장비는 이상 없이 도착했지요?"

"예, 교수님이 장비는 배를 타고 안전하게 건너왔습니다. 다른 박사님들도 속속 도착하고 계시고요."

"그거 난쟁이 박사 친구도 도착했소?"

"예, 도착해서 본대에 합류해 있을 겁니다."

"그 친구가 참 까다롭긴 한데 대단한 친구야 참."


안현성의 말을 끝으로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 여성이 똑바로 걸어왔다. 여성은 주황색의 꽃무늬가 은은히 수놓아진 원피스를 입고 있었으며 햇빛으로 눈을 보호하기 위한 검은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

그들이 앉은 자리로 걸어온 그녀가 색안경을 검은 단발머리 위로 올렸다. 커다란 눈망울이 튀어나왔다. 박미래였다.


"언제 내려가셨어요. 교수님. 위에서 한참 찾았잖아요."

"머리가 아파서, 차 좀 마시고 있으려고 했지. 아 인사들 하시게."

"안녕하세요."

박미래가 다정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두 사람과 눈을 마주친 그녀는 안현성을 쳐다보았다. 안현성은 아차 하며 손바닥으로 박미래를 가리켰다.


"이쪽은 내 조수 박미래씨. 그리고 이쪽은 오성 그룹 직원분들이신데 여기는 오인용 대리, 여기는 주한 사원."

"크흠, 교수님. 출발하기 전에 한가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오인용이 목을 가다듬고 안현성을 불렀다.


"그곳은 밀림입니다. 교수님. 오지에요 오지. 이곳 주제도시처럼 시설이 갖추어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예, 알고 있어요."

"그런 곳은 여자가 가기에는 위험합니다. 저희가 연구를 위해 조수가 필요하다면 아무나 괜찮다고 했지만, 여성분을 데려오리라고는..."

오인용은 말끝을 흐리며 안현성의 옆에 앉는 박미래를 보았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를 마주 보았다.


"무슨 소리를."

안현성이 오인용의 말을 잘랐다.


"나는 당신들에게 비밀을 엄수하고 말을 잘 따를 사람을 조수로 데리고 와도 된다고 들었소. 그래서 데려온 게 우리 박미래 조수요. 그녀와 나는 오랜 시간을 같이했어요."

"교수님 그곳은 범죄자들이 진을 이루고 사는 곳입니다."

"그것도 알고 있어요."

박미래가 대답했다. 당돌한 목소리였다.


"다 알고 온 거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밀림으로 알려진 본일도 갔다 왔고요. 트벳남도 갔다 왔어요."

"이곳은 그 나라와 같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오인용이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다 박조수한테 말했어요. 그녀가 말한 곳은 나랑 같이 오지로 들어가서 내 연구를 도왔던 곳이에요. 문제 될 게 없어요."

"거기는, 범죄자가 없지 않습니까. 여기는 그곳과 다릅니다."

"범죄자가 있다는 것도 말해줬어요. 요괴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했어요."

오인용이 숨을 들이쉬고는 천천히 콧김을 뿜었다. 그 모습에 박미래가 오인용과 주한을 번갈아보며 입을 열었다.


"뭐, 무슨 일이 있다고 한들 오성 그룹이 있잖아요. 당신들이 날 지켜주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난 이 일에 성공하고 어마어마한 돈을 들고 돌아가는 거죠."

박미래의 뻔뻔한 표정이 얼굴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오인용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밖에 마차를 준비해놓겠습니다. 차를 드시고 천천히 나오시죠."


응접실을 나간 오인용을 주한이 따라갔다. 오인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찌푸려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고만 안 쳤으면 좋겠다. 남녀 사이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확실히 위험하긴 합니다. 며칠 전 개척 지점까지 길을 닦아 놓던 우리 직원들과 호위하던 라탐국 병사들이 범죄자들한테 습격당한 일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 그놈들도 폭탄과 수석총을 들고 있었다고 하지? 도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암암리에 범죄자들이 라탐국의 군대와 내통하여 무기를 빼돌린다고 하니까요."


마구간에서 말을 돌보던 마구간지기가 두 사람이 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곤 곧장 말 두 마리가 모는 회갈색의 마차를 꺼내 주었다. 마차는 천장이 시원하게 뚫려있었지만, 마차 양쪽에 세워진 기둥을 통해 천으로 그늘을 만들 수 있게 되어있었다.

운전석에 오른 주한이 마부에게 고삐를 이어받았다.


"가시죠."

오인용은 그가 내민 손을 잡고 운전석 옆에 올랐다.

그는 아직도 찌푸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박미래가 말한 팬재과 트벳남은 자신도 가본 곳이었다. 오성 그룹에서 그 나라의 목재가 건설에 쓰기 적합한지, 자신이 속한 팀을 파견시켰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곳과 이곳이 얼마나 다른지 그는 알고 있었다.




-----



"회장님 장비와 물자는 준비가 끝났습니다. 인원들도 모두 도착했다고 합니다."


김 실장의 보고를 받은 정오성 회장은 별다른 미동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책상 앞에 펼쳐진 지도를 보았다. 출발하기 전 장비와 물자는 대탐사도에 근접한 마을로 모두 옮겨 놓았다. 직원들도 모두 모아놓았다.


"남철 부장은 선발대가 닦아 놓은 지점까지 들어가서 중계본부를 만든다고 합니다. 거기서 예정대로 전문가 5명, 직원 10명씩 두 팀으로 나누어 개척 지점에 보내, 보다 정확하게 자원을 파악한다고 합니다. 나머지 직원 5명은 중계기지에 머물러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요. 다만 한 가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있습니다."

"무슨 일?"

정 회장이 고개를 들어 김가를 보았다.


"라탐국에서 파견한 대대의 대대장이 남철 부장에게 돈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뭐?"

되묻는 정 회장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우리가 은연중에 작업하는 것을 안 대대장이, 소문나기 싫으면 입막음 비용과 함께 목숨 수당까지 달라고 했답니다. 자기들은 국가에서 받는 비용이 없다면서요."

"하..."

정 회장이 한숨을 쉬었다.


"얼만데?"

"병사 1명당 만 원씩, 80만 원입니다."


"80만 원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그 돈을 병사한테 돌린다고? 집어치우라고 해. 뻔히 혼자 먹을 게 눈에 보이는구먼. 개자식이."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라탐국에 대대장을 바꿔 달라고 할까요?"


"아니야. 그놈이 그놈이야. 대대장한테 병사들 앞에서 대 놓고 80만 원을.. 아니 그냥 해달라는 데로 해줘. 그리고 남 부장한테 80만 원을 더 챙겨가라고 해. 처음부터 이러면 날이 지날수록 계속 들들 볶아 대겠구먼."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보고는 대현 그룹입니다."

"여기서 대현 그룹이 왜 나와."

정 회장이 신경질적으로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예. 며칠 전 도착한 안현성 교수와 접촉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가의 말에 정 회장은 자신의 골머리를 어루만졌다.


"그래 기억난다. 그 지질 전문가 양반."

"예, 맞습니다. 분명 대현 그룹과 내통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 대현이면 그럴 만하지. 십 년 전, 진작 작업에 착수해야 했는데 이미 동네방네 소문이 다 났으니, 잔칫집에 떡고물이라도 얻어먹고자 오는 것이지 개자식."

"그래서 직원들을 제외하고 초청인들은 모두 예의주시하라 일렀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일이 커지겠다 김가야."

"대현 그룹은 적수가 되지 않습니다. 저희가 임차한 땅에서 인강철이 가득하다면 더 이상 구매하지 않아도 자원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됩니다. 대현은 이를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아냐, 그게 아니야."

정 회장이 손을 휘휘 저었다.


"대현 그룹뿐 아니라. 다른 동네 개들도 떡고물 얻어먹으려고 우르르 몰려오는 게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우리 아직 라탐국과 개척권 계약서에만 도장 찍었지. 임차권은 도장도 찍지 못했어."

"그쪽에서 검토가 끝나면 알려주겠다고 했으니까요."


"아무래도 빠른 시일내로 찍으러 가야겠다. 내가 몸소 나서서 급하다는 것을 보여줘야겠어."



-----



주제도 해변가에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해수욕을 즐기는 중이었다. 모래사장에는 배구와 모래놀이 등을 하는 사람들과 바닷가에는 수영하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해받이 밑에서 의자에 그들을 지켜보던 대현 그룹의 곽도현이 입을 열었다.


"조금만 쉬다가 돌아가자. 너무 일에만 치여도 안 돼."

양산 밑에 있는 그는 반바지에 반 팔을 입고 있었다.


"곽 부장님, 정말 안 교수가 우리에게 정보를 팔까요?"

그의 옆에 앉아있던 전명진이 물었다.

며칠 전 우연을 가장하고 안현성과 박미래를 만난 둘이었다. 원래는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해 정보를 팔라고 제의하려 했으나, 곽도현이 넉살을 부려 그들과 저녁과 술을 함께하자며 접근했고 술을 마시며 제의했다.


"몰라 시발."

"에헤이 또 그렇게 대답하신다. 난 부장님이 그렇게 대답할 때마다 심장이 덜컹덜컹해요. 정말."

전명진이 가슴을 손으로 치며 말했다.

곽도현은 그를 슬쩍 보고는 피식 웃고는 다시 정면을 보았다. 바닷가에는 갈색 피부의 건장한 라탐인들과 내륙인들이 섞여 신나게 놀고 있었다.


"돈에 욕심이 있으면 정보를 팔겠지. 선금 10만 원, 정보를 팔면 10만 원 총 20만 원이야. 사원의 1년 연봉을 정보를 팔기만 해도 얻는데, 팔겠지."

"그렇겠죠? 여자는 몰라도 그 교수란 사람이 참 욕심이 많아 보였습니다."

"맞아. 그러니 본국에 돌아가면 두 사람 집안에 돈을 보내자고."

두 사람이 멍하니 앉아있는데 누군가 그들의 앞에 섰다. 더운 날씨에도 긴 바지에 검은 운동화 그리고 반팔을 입은 라탐인 4명이었다. 그들은 모두 머리 위에 햇빝을 가리기 위한 둥근 챙이 있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모자의 옆면에는 경찰이라고 글씨가 적혔다.

3명은 등 뒤에 수석총을 길게 차고 있었고, 한 명은 수석총 없이 수석 몽둥이만 차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몽둥이를 찬 자가 밝은 치아를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

그가 쓰고 있는 챙모자 아래로 붉은 머리카락이 길게 가슴팍까지 이어졌다. 머리카락의 끝에는 그의 계급이 병장임을 알려주는 계급장이 가슴팍에 달려있었다.

곽도현과 전명진은 그의 인사에 고개를 까닥였다.


"예,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시죠?"

전명진이 물었다.


"신분증 좀 주시오."

"여관방에 놓고 왔는데."

"어디 여관 몇 호요?"

"우리 바로 뒤에 있는 별샘 여관 403호요."

병장이 병사 한 명을 가리키며 가보라고 별샘 여관을 향해 손짓했다.


"당신들은 우리랑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뭐 때문에 그러는 거에요? 우리는 아무 잘못 한 게 없어요."

"일단 따라오시오."


전명진이 곽도현을 보았다. 곽도현이 덤덤한 표정으로 따라가자는 턱짓을 했다. 도대체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그였다. 곽도현이 고분고분 일어나자 전명진도 따라 일어났다. 병장이 앞장서서 걸었다. 둘은 병장의 뒤를 따라갔다. 그 뒤로는 같이 온 병사가 따라왔다.


"어딜 가는거에요?"

"서에 가는 거니까 잔말 말고 따라오시오."

"서? 경찰서?"

전명진이 경찰서라는 말에 놀라 멈췄다.

그의 뒤에 있던 병사가 그것을 보고 그의 등을 밀쳤다. 나자빠질 뻔한 전명진은 자신을 밀친 경찰을 째려보았다. 경찰은 무표정하게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 잘못한 게 없어요. 단지 관광을 왔을 뿐입니다."

"쉿, 서에서 얘기하시오."

그들이 해변가를 벗어나자 길가에는 네모난 관같이 생긴 마차가 한 대 세워져 있었다. 흰색 마차였는데 양옆으로 빨갛게 경찰이라고 크게 적혀있고, 문에 난 창문에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병사 한 명이 다가가 문을 열었다. 내부는 조잡하고 창이 하나밖에 없어 열기가 가득했다.


"들어가."

뒤에 병사가 말했다.

곽도현이 조용히 먼저 들어갔다. 전명진은 병사를 째려보았다. 그리고 병장을 쳐다보았다.


"아니 일단 무슨 일인지나 좀 압시다."

"서에서 얘기할 거니까. 조용히 해."

병장의 말이 어느새 반말로 바뀌었다.


"아니, 우린 정말 아무 잘못이 없다니까..."

"닥쳐!"

병장이 소리쳤다. 그리고 명진의 어깨를 거칠게 잡고 마차 안으로 쑤셔 넣었다. 마차 안에서 전명진은 화가 난 듯 숨을 거칠게 쉬었다가 이내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곽부장님 저것들 한테 뭐라고 좀 해봐요. 우리에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뭐 잘못이라도 한 게 있는 걸까요?"

"... ..."

곽도현은 말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이럴 땐 몰라라고 안 하시네요."

아무 반응이 없는 곽도현을 본 전명진은 마차 밖을 보았다.

자신의 방을 갔다 온 병사 한 명이 마차에 오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자신과 곽 부장의 호패가 들려 있었다. 곧 그들은 무슨 대화를 나누더니 마차를 출발시켰다.

전명진이 답답하고 더운 듯 연신 한숨을 쉬었다. 어느새 감은 눈을 뜬 곽도현이 전명진과 눈을 마주치고 입을 열었다.


"오성 그룹이 우리가 온 걸 아나 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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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박미래 24.09.13 3 0 17쪽
14 첫 습격 24.09.12 5 0 17쪽
13 변화하는 인간관계 24.09.11 6 0 17쪽
12 탐험대-5 24.09.10 6 0 17쪽
11 그녀들 24.09.09 7 0 21쪽
10 탐험대-4 24.09.07 6 0 13쪽
9 태평마루의 한현호 24.09.06 6 0 18쪽
8 탐험대-3 24.09.05 8 0 15쪽
7 탐험대-2 24.09.04 7 0 18쪽
6 탐험대-1 24.09.03 6 0 18쪽
» 소집 24.09.02 8 0 17쪽
4 변혁의 시대 24.08.31 9 0 19쪽
3 움직이는 외부세력 24.08.30 10 0 20쪽
2 오성그룹의 계획 24.08.29 13 0 24쪽
1 도깨비의 자식 24.08.28 27 0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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