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공작가 막내로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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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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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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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

DUMMY

3장로가 나를 기절시킨 후 눈을 떴을 때, 내가 있는 곳은 더 이상 익숙한 동굴이 아니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어둠에 잠긴 거대한 전각이었다. 촛불들이 희미하게 깜박이며 벽에 길고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곳은 바로 3장로 휘하의 살생을 담당하는 부서, ‘살부’였다.


이곳에선 오직 죽이는 법만이 통용되었다.


나는 이곳의 막내로 들어가 그들의 살생 기술과 내공을 운용하는 심법을 배웠다.


나에게 주어진 심법은 ‘귀살심법(鬼殺心法)’.


이 심법은 살기가 두터울수록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심법이었다. 살기를 자신에게 모으고 그 힘을 내공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이었다. 나처럼 살생에 익숙하고, 그로 인해 마음속에 이미 짙게 드리운 어둠을 품고 있는 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심법이었다. 살기가 가득했었던 나는 어렵지 않게 익혀냈고, 살생을 통해 그 효과는 점점 더 강력해졌다.


살부는 나에게 귀살심법과 함께 여러 가지 무공서들을 주었고, 나는 그중에서도 ‘귀살검(鬼殺劍)’을 주로 익혔다. 귀살검의 검초는 예리하고 잔인하게, 적의 약점을 찌르고 베며, 적의 심장을 관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검법은 철저하게 살생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검의 일격마다 피의 향기를 피할 수 없었다.


살부의 사람들은 나를 처음에는 단지 어린애 취급했지만, 이내 나의 재능을 인정하게 되었다. 3장로는 나의 내공을 쌓아가는 속도와 살생을 익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살부에서도 나를 눈여겨 보았다. 나는 그렇게 3장로의 밑에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살생을 이어갔다.


그 동안 나는 100여 번의 살생 임무를 수행했다. 그 가운데는 구파일방의 장로급 무인도 있었고, 무림맹의 중추 제갈세가의 후기지수들도 있었다. 그들의 철통 같은 방어망을 뚫고 나올 때마다 나는 죽음과 마주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순전히 운이었다.


살생의 나날을 보내며, 나는 점점 ‘귀살악귀(鬼殺惡鬼)’라는 이명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나의 존재는 그 자체로 공포의 상징이 되었다. 나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안에는 복수의 불꽃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3장로, 뇌격마황 천풍. 그를 죽여야 했다.


나는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렀고 그의 빈틈을 찾기 위해 수없이 시도했지만, 그에게서 한 줌의 빈틈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괴물이었다. 그가 가진 이명, ‘뇌격마황(雷擊魔皇)’은 그저 허울 좋은 별칭이 아니었다.


내가 3장로의 전투를 목격한 것은 무림맹의 천라지망에서 겨우 빠져나오던 때였다.


나는 절벽에서 뛰어내려 강물을 따라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내 뒤를 바싹 쫓아오던 무림맹의 사냥꾼, 무림맹 2번대 조장이자 팽가의 3남인 금강벽력은 쉽게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는 내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그가 내 뒤에 있는 한, 내 생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강줄기의 끝에서, 3장로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그 순간 천군만마처럼 보였다.


“크하하! 네 녀석이 정말로 해낼 줄은 몰랐구나!”


3장로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그의 웃음소리는 강 전체에 메아리쳤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뛰어나구나! 네가 여기까지 살아남아 왔다니, 내 너를 더 나은 곳에 쓰기 위해 이곳까지 온 것이다!”


그 순간, 3장로가 이렇게 반갑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그에게 다가갔다. 숨이 가쁘고 목이 타들어 갔지만, 그 앞에 서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금강벽력은 나를 향해 비웃으며 고함을 질렀다.


“놈! 생각대로 마교의 더러운 개였구나 오늘 이 자리에서 둘 다 저승으로 보내주겠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산사태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는 하늘로 솟구쳤다. 물 위에서 저렇게 도약할 수 있다니, 그는 인간이 아닌 괴물임에 틀림없었다. 그의 착지와 함께 대지가 크게 흔들렸다.


금강벽력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불곰 같았다. 그의 머리칼은 사방으로 휘날리며, 눈은 불처럼 타올랐고, 근육은 마치 갑옷처럼 단단해 보였다. 나는 그의 위압감에 다시 몸이 떨렸다.


그러나 3장로 또한 결코 만만치 않았다. 검은 실크 옷이 바람에 휘날리며 그의 검은 수염은 날카롭게 뻗쳐 있었다. 그의 몸 주위에는 검은 아우라가 일렁이고 있었다. 그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허허, 그래. 행색을 보니 네가 무림맹의 금강벽력으로구나. 본교의 사자들을 수도 없이 죽여왔다는 그자로군. 귀살악귀가 큰일을 해줬군, 끌끌.”


3장로는 비웃으며 말했다.


금강벽력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닥쳐라, 이놈! 네놈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네놈과 저 악귀의 목을 가져가 오늘 저녁 만찬으로 삼아주마!”


3장로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끌끌, 정파의 놈 치고는 아주 입이 거친 녀석이구나. 좋다, 본좌가 친히 죽기 전에 누구에게 죽는지 알려주마. 본좌는 바로 ‘뇌격마황’ 천풍이다.”


그 말이 떨어지자, 금강벽력의 눈빛이 불길처럼 흔들렸다. 그는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다시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뇌격마황 천풍이라니··· 네가 바로 그자였구나! 네놈을 쓰러트리고 내가 천하 10대 고수중 일좌를 차지하겠다!”


천풍은 그 말에 조용히 비웃음을 터트렸다.


“끌끌, 입이 길구나. 역시 정파 놈답다. 와라, 일합에 끝내주마.”


그 순간, 금강벽력의 몸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외쳤다.


“이 한합에 모든 것을 걸겠다! 패왕권(覇王拳), 마지막 절기 ‘용호패왕절(龍虎覇王絶)’!”


그는 하늘 높이 뛰어올라 천풍에게 돌진했다. 그의 팔은 불꽃처럼 타오르며, 수많은 용의 형상이 그 속에서 솟아올랐다. 용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천풍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순간, 하늘에서 검은 번개가 내려쳤다.


“콰광!!!”


검은 번개는 너무나 빨라, 그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인지, 아니면 땅에서 솟아난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핏물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솨솨, 솨솨...악”


금강벽력의 형체는 알아볼수 없었다. 천풍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끌끌, 본좌의 절기 ‘흑뢰정권(黑雷正拳)’을 마지막으로 접한 것을 영광으로 여겨라.”


나는 그 장면을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것이 사람의 경지인가? 정녕 이게 사람인가? ‘뇌격마황’이라는 칭호는 결코 헛되이 붙은 것이 아니었다.


그날 이후 며칠이 지났다. 나는 3장로의 거처에서 머물며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었을 무렵, 3장로는 나를 직접 그의 방으로 불렀다.

그의 방은 그야말로 웅장하고 패도적인 분위기로 가득했다.


거대한 검은 나무 기둥들이 서 있었고, 바닥은 검은 비단으로 덮여 있었다. 벽에는 강렬하게 타오르는 촛불들이 일렁이고 있었고, 그 안에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방 안에는 3장로의 최정예 초절정 고수 10명과 화경의 고수 3명이 서 있었다. 방 중앙에는 왕좌처럼 보이는 의자가 놓여 있었고, 그곳에 3장로가 앉아 있었다. 그의 눈빛은 무겁고 날카로웠다.


3장로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말문을 열었다.


“끌끌, 이제 다 모인 것인가?”


“예, 이 계획에 동참하는 전원이 소집되었습니다.”


3장로의 오른팔이자 본교 최강의 무력을 가진 흑뢰단의 단장 흑연이 대답했다.


3장로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그대들에게 묻겠다. 하늘에 어찌 태양이 두 개일 수 있겠는가? 아니, 그러한가?”


장내는 순간 얼어붙었다. 모든 사람이 숨을 죽였지만, 그 속에서는 엄청난 동요가 느껴졌다.


“본좌는 여태껏 본좌가 태양이라는 것도 모르고 어둠 속에서 이렇게 활활 불타고 있었다, 이 말일세.”


그의 말에 모두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의 말은 곧 천마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하늘의 뜻이 본좌를 이리 밝게 불타오르게 만들었으니, 내가 직접 하늘에 확인하겠노라.”


그 순간, 모든 사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늘에 확인한다’는 것은 천마에 대한 반역을 의미했다. 천마신교의 하늘은 곧 천마를 의미했고, 3장로의 말은 천마에 대한 도전을 의미했다.


3장로는 다시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끌끌, 무릇 태양이란 더 밝게 빛나는 것이 진짜 태양이라는 말이다.”


그때, 2장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3장로가 본교의 진정한 태양이시옵니다.”


2장로는 평소 말수가 적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자였다. 그의 무공은 패도적이지 않았지만, 정파의 무공이라 착각할 만큼 단단하게 다져져 있었다. 그는 언제나 흐름을 읽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자였다.


3장로는 다시 웃으며 명령했다.


“끌끌끌, 오래 끌 필요없이, 지금 당장 천마정으로 향할 것이니, 그리 알고 채비하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숙여 명을 받들었다.


“충!”


그 순간부터 일사천리였다. 3장로의 거처는 천마정에서 몇십 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늦은 밤, 3장로의 정예 고수 300여 명의 움직임은 마치 거대한 검은 파도처럼 보였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점점 천마정에 가까워졌다. 5각이 지나자, 드디어 천마정의 윤곽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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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성장 24.09.15 83 1 10쪽
8 가주와의 협상 24.09.14 90 2 8쪽
7 친선전 24.09.13 99 1 11쪽
6 공작가 막내 아들 24.09.12 119 2 9쪽
5 천마의 제자 24.09.12 104 3 8쪽
4 천마 24.09.11 122 3 10쪽
» 반역 24.09.10 111 3 10쪽
2 악귀 24.09.10 12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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