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공작가 막내로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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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중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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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객
작품등록일 :
2024.08.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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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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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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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전

DUMMY

거대한 콜로세움은 태양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콜로세움의 높은 벽과 우뚝 솟은 기둥들은 그 옛날의 영광을 그대로 간직한 듯 보였고, 수많은 깃발이 휘날리며 각국의 문양이 생동감 있게 춤추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뻗은 아치형 출입구는 마치 승리를 향한 문처럼 보였고, 그 너머로 관중들의 함성과 환호성이 끝없이 울려 퍼졌다.


'와아 엄청나구나 루비안이 쓰러진 이유를 어느정도 알것같군...'


내부로 들어가자 마치 또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만 같았다. 수많은 귀족들과 상인들, 그리고 그들의 신하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들은 대회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승리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서로를 의식하며 자리마다 군집을 이루고, 그들의 눈빛은 날카롭게 경쟁자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 그가 우승이군요"

"어쩔수 없는건가 최연소 3서클이잖아요..."

"그렇다고 치더라도 압도적이군요..."



콜로세움의 중앙, 그 거대한 원형 경기장 한복판에는 이번 대회의 마지막 경쟁자가 있었다. 그의 옆에는 마법 공학 장치가 반짝이며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

마법이 깃든 듯한 그 빛은 대회의 결말을 암시하는 듯 신비롭게 빛났다.


이때, 한 사람의 실루엣이 마치 거대한 어둠이 강림하듯 나타났다. 긴 망토가 바람에 휘날리고,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대회장을 가로지르며 모든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가주였다. 그는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사회자를 향해 나아갔다.

그의 존재는 마치 긴장된 대회장의 공기를 갈라놓고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어머, 저사람은 라이온 드레이어...?"

"저번에 그렇게 망신을 당해놓고는 이제와서 무슨..."

"근데 뭔가 눈빛이 이상한데?"


군중들이 수군데기 시작했다.


사회자는 가주를 알아차리자마자 눈이 커지며 말을 멈추었다. 그 순간,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고, 경기장의 공기는 단번에 차갑게 식어갔다. 가주는 숨을 몰아쉬며 사회자에게 다가가, 그에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과 결단이 서려 있었고, 마치 대회의 흐름을 다시 쓰려는 듯한 강한 의지가 보였다.


모두가 그 순간을 숨죽여 지켜보았다. 가주의 등장으로, 콜로세움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격동적이고, 불안하며, 동시에 기대에 차올랐다. 대회의 운명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자, 이제 이번 친선전에서 마지막 결과 발표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승자는 확실해졌습니다. 바로, 페르시안 제국의 루시아 가문의 3남, 루시아 제네반입니다!"


사회자가 마법 증폭기를 통해 발표하자, 콜로세움은 환호와 수군거림으로 가득 찼다.


경기장 중앙에는 푸른색의 반곱슬 머리를 한 소년이 따분하다는 듯이 앉아 있었다. 바로 루시아 제네반이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으며, 전쟁터를 수없이 겪어본 전사의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얼굴은 곱상하고 귀공자 같은 인상이었지만, 묘하게 무섭고 불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먼지를 약간 뒤집어쓴 상태였지만, 상처 하나 없는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강한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여기 라벨리 왕국의 공작, 라이온 드레이어님께서 한 가지 제안을 하셨습니다!"


사회자는 다시금 마법 증폭기를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은 바로, 지난번 상태 이상으로 친선전에 참가하지 못한 라이온 가의 막내, 루비안과 현재 친선전의 우승자인 루시아 제네반과의 대결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콜로세움은 일순간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래도 되는 건가?"


"공작가라더니 이제는 대회의 규칙까지 조정하려 드는 건가!"


관중석에서 수많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회자는 손을 들어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이어 말했다.


"자, 자! 진정하시고요. 공작 가문에서는 이번 친선전에 대한 명분으로 루시아가 허락만 한다면, 그가 승리할 경우 그에게 원하는 것을 한 가지 들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말이죠!"


그제야 따분한 표정을 짓고 있던 루시아 제네반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마침 저도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쉬웠는데, 그야말로 고마운 말씀입니다. 공작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루시아 제네반은 벌써 승리한 사람처럼 여유롭게 말했다.


"여러분, 마지막의 마지막! 특별한 친선전이 시작됩니다! 라이온 루비안 선수, 입장!"


사회자가 크게 외쳤다.


심장은 요동쳤고, 콜로세움은 어느새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루비안은 무대 위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의 손에는 검이 들려 있었고, 얼굴에는 결연한 표정이 서려 있었다.


“집사, 제네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나?”


루비안이 낮게 물었다.


집사는 즉시 답했다.


“제네반은 제국에서 꽤 유명한 소년입니다. 10살이라는 나이에 이미 마나 3서클을 보유하고 있죠. 아마 최연소일 것입니다. 전격 마법과 체술에 능하다고 하니, 그의 속도와 파괴력을 조심하십시오. 더는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음 생에서는 부디 어리석지 않기를...”


집사는 마지막 말을 흘리며,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루비안을 뒤로하고 관객석으로 갔다.


루비안은 심장을 진정시키며 전생에 있었던 날들을 떠올리며 무대 위로 올라갔다.

이번 생의 그의 무기 역시 검이었다. 전생보다는 훨씬 작지만, 예리함은 남아 있었다.

공작가의 무기 관리가 훌륭했음을 느끼며, 루비안은 검을 손에 쥐고 숨을 고르며 다짐했다.


‘녀석을 이길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자, 양 선수 모두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서로 악수를 나누시고, 이제 친선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가 외쳤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루시아 제네반의 발이 번개처럼 날아들었다. 그 발끝은 마치 전광석화처럼 루비안의 얼굴을 향해 돌진해 왔다. 루비안은 본능적으로 머리를 숙여 그 공격을 피했다. 한순간의 방심만 있었더라면, 그는 그대로 땅에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루비안은 눈깜짝할 사이에 자세를 낮추며 반격을 준비했고, 검을 번뜩이며 휘둘렀다.


그러나 제네반은 그의 움직임을 예측한 듯, 재빠르게 몸을 회전하며 뒤돌려차기로 루비안의 검을 막아냈다. 제네반의 발이 검과 부딪히며 충격이 서로의 몸으로 퍼져나갔다. 그 반동의 힘을 이용해 제네반은 뒤로 날아오르듯 물러나며 거리를 벌렸다.


루비안은 이를 악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강하다... 10살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움직임이다.'


그러나 안심할 틈은 없었다.


“3서클 마법, 체인 일렉트릭!”


제네반이 외치자, 그의 손끝에서 엄청난 전격이 일어나 루비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전격은 뱀처럼 구불거리며 순식간에 루비안에게 접근했다. 루비안은 신속하게 "나려타곤"을 사용하여 전격을 겨우 피했다. 그의 몸은 바람처럼 가벼웠지만, 마음은 폭풍처럼 흔들렸다.


'젠장, 나려타곤이라니... 붙어서도 떨어져서도 안 된다는 건가...'


루비안은 제네반과의 거리 조정에 실패해버렸음을 깨달았다.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방심할 틈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렉트릭 볼!”


순간, 전격의 덩어리들이 루비안을 향해 날아왔다. 최소한 세 개의 번개 구체가 그를 포위하려 했다. 루비안은 뒤로 회피를 시도했지만, 앞에서 마법으로 시야가 가려지자 뒤에서 제네반이 벌써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즉각적으로 마나를 최대한 끌어내어 제네반의 공격 궤도를 빗나가게 했다.

뇌기의 기운이 실린 발차기가 그의 어깨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고, 루비안은 간신히 기회를 얻어 다시 전열을 정비했다.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은 이 거리... 단 한 번의 기회가 왔다.'


루비안은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가다듬었다. 마나를 검에 최대한으로 밀어 넣어 검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의 검 끝에서부터 보랏빛의 마나가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듯 퍼져나갔다.


“신검합일(神劍合一)”


그 소리와 함께 마나의 파동이 강력하게 뿜어져 나왔다. 전생에 그가 이미 넘어섰던 경지였다. 1서클의 미약한 마나로도, 그는 모든 것을 담아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제네반은 그 순간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마나를 신중하게 모으고 있었다.


“일렉트릭 스피어”


제네반이 외치자, 번개로 이루어진 창이 엄청난 굉음을 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창은 마치 천둥의 신이 던지는 무기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이를본 관중석은 그야말로 경악으로 가득 찼다.


“라이트닝 스피어라니, 4서클 마법이라고!”

“이거 경기 중단시켜야 되는 거 아냐?”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퍼져 나왔다.


그 순간, 라이온 가의 가주, 검은사자라는 이명의 공작의 이마 위로 땀 한 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눈은 루비안을 주시하고 있었다.


'루비안... 지는 것이냐...'


그는 속으로 생각하며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이제 모든 시선은 둘의 움직임에 집중되었다.


‘이 한순간, 단 한 합으로 승자가 결정된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콜로세움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루비안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을 담담하게 다독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천마신검, 일검 참(斬)”


그 한순간, 시끄럽던 관객석이 순식간에 침묵으로 가득 찼다.가주 또한 섬뜩한 느낌에 몸을 일으켰다. 제네반 역시 그 검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모든 마나를 담은 제네반의 공격, '번개의 창'이 루비안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0.1초도 채 되지 않는 순간, 제네반과 루비안은 격돌했다. 콜로세움 전체가 거대한 충돌음과 함께 진동했다. 바람과 먼지가 사방으로 휘몰아치며, 그 순간 경기장은 눈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초토화되었다.


그리고 먼지 구름이 서서히 가라앉을 무렵, 경기장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자가 보였다. 루비안이었다. 그의 몸은 피로에 지쳐 휘청거렸지만, 그 두 눈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제네반은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채 쓰러져 있었다. 다행히 그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가슴에 남은 흉터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었다.


루비안은 한숨을 내쉬며 잠시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지만, 그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마나 폭주 현상으로 오래 서 있지도 못한 그는 결국 천천히 무릎을 꿇고 의식을 잃었다.


콜로세움은 적막으로 가득 찼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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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선전 24.09.13 100 1 11쪽
6 공작가 막내 아들 24.09.12 119 2 9쪽
5 천마의 제자 24.09.12 104 3 8쪽
4 천마 24.09.11 12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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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악귀 24.09.10 124 2 12쪽
1 고독 24.09.10 17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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