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공작가 막내로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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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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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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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공작가 막내 아들

DUMMY

“꺄악, 공자님이 일어나셨습니다!!”


시녀의 비명이 귀를 때렸다. 눈을 뜨자마자 사방이 소란스러웠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거대한 거울 속에 비친 소년의 모습은 내가 알던 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갸름하고 날카로운 얼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창백한 피부, 검은 머리카락에 가냘픈 몸을 한, 겨우 10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그곳에 서 있었다.


“하아... 이놈의 인생, 어찌 한 번도 순탄하게 흘러간 적이 없는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천마의 제자로서, 다음 세대 천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버리다니... 이게 다 살부 시절에 쌓아 올린 업보인가, 아니면 고독에서부터 쌓아온 내 죄 때문인가.


마지막으로 스승이었던 전대천마가 내 가슴에 무형검을 찔러 넣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 느꼈던 감각은 아픔보다는 무거움이었다. 가슴이 짓눌리듯 답답하고, 억눌린 고통이 마음속을 메웠던 기억이 난다. 스승이었던 천마의 마지막 말을 되짚어보자면, 내가 저지른 살행의 죄로 인해 여래와 내기를 했다고 했다. 그 내용은 선한 이를 살해하지 말고,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었다.


“하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구나.”


저번 생에서 내가 배운 것은 누군가를 지키는 법과는 거리가 멀었다. 누군가를 해치는 일만을 업으로 삼아 살아왔으니, 이제는 타인을 지키며 나의 죄를 속죄하라는 말인가?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려니 머리가 복잡해졌다.생각을 정리하자, 머릿속이 조금씩 차분해졌다. 그 순간, 이 생의 기억이 갑작스레 몰려왔다. 수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밀려들어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윽... 끄윽...”


이번 생에서 나는 라벨리 왕국의 공작가의 4남 2녀 중 막내인 라이온 루비안으로 태어났다.


라이온 공작가는 라이온 드레이어 공작의 무력으로 인해 공국이었던 라벨리를 왕국으로까지 성장시켰고,그 전쟁의 공로로 백작에서 공작이라는 직위까지 올라간 왕국의 실세였다. 그는 단 두 명밖에 없는 왕국의 소드마스터 중 한 명이었다.이로 인해 드레이어 공작은 철저한 능력주의 사상을 지니고 있었고, 그의 패도적인 성향에 따라 라이온 가문은 능력만능주의적 사고가 팽배해 있었다. 이는 천마신교의 패도적 모습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루비안은 어려서부터 몸을 쓰는 것을 싫어했다. 하지만 타고난 신체 능력과 반사 신경, 동체 시력 덕분에 특별한 노력 없이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루비안의 형제들은 모두 하나같이 괴물 같은 능력을 자랑하는 인물들이었고, 그는 그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점점 더 자신감을 잃어갔다.


쓰러지기 전, 루비안은 10살이되는 시기에 열린 청년제에 참가하고 있었다. 제국에서 온 동년배들과 왕국의 지방 귀족 중에서도 특출난 능력을 가진 아이들과의 친선 비무를 앞둔 상황이었다. 루비안은 눈앞의 많은 관중과 자신과 비무를 겨룰 상대들의 이름에 압도되어, 비무장에 오르기도 전에 그만 실신하고 말았다.


“귀살악귀라 불리던, 차기 천마였던 내가 비무를 앞두고 실신 하다니!”


나는 그 수치심을 참지 못하고 침대를 팡팡 두드렸다.


지금의 나는 분명히 또 다른 자신이었다. 루비안의 기억은 너무나 생생했고, 나, 천하월 또한 루비안이 곧 자신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그러나 라이온 공작가의 현실은 가혹했다. 말 그대로 능력제일주의를 표방하는 이곳에서, 이대로라면 죄사함은 고사하고, 루비안의 목숨조차 위태로울 수 있었다. 좋은 신체 능력이 무슨 소용인가? 천마의 무공이 있다지만 현재 루비안의 몸속에는 내공한줌 없었다, 지금 내 루비안의 마나는 고작 1 서클이고, 체내에는 근육 하나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은 나약한 10살짜리 소년일 뿐이었다.


“지금 당장 바꿔야 해... 아직 기회는 남아 있어.”


다행히도 아직 친선 대회는 진행 중이었다. 루비안이 쓰러지고 나서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도련님, 정신이 드셨습니까?”


시녀가 다급히 불러온 집사 루틴이 황급히 달려와 루비안을 보살폈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과 안도가 뒤섞인 표정이 가득했다.


“그래, 루틴. 일어나자마자 무리한 부탁인 건 알지만, 아버지를 만나러 가야겠어.”


◆◆◆


“아직 정신이 덜 드신 것입니까?”


집사 루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 정신은 아주 멀쩡해. 나는 지금 정말 멀쩡하다. 당장 아버지, 가주님을 뵈어야겠다. 나를 가주님이 계신 곳으로 안내하도록.”


루비안은 서둘러 전투하기에 알맞은 가죽으로된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집사 루틴은 이 어린 소년이 아무것도 모른 채 가주님에게 달려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의 완고하고 단호한 눈빛을 보고는 더 이상 말릴 수 없었다.


‘집사 인생 최대의 위기 중 하나일지도···’


루틴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알겠습니다. 공작님이 계신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루비안과 루틴은 빠르게 준비를 마친 뒤, 공작이 머물고 있는 본채로 향했다.

휘황찬란하게 거대한 벽돌로 이루어진 성을 보며, 루비안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건축물에 감탄할 시간은 없었다.


루비안과 루틴은 발걸음을 재촉하여 공작의 성 앞까지 도달했다.


“가주님이 계신 곳입니다. 공작님과 약속을 잡으신 겁니까?”


문지기가 길을 막아섰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문지기가 아니었다. 공작가의 성을 지키는 일에 선발된 한 명의 정예 기사였다.


“아버지, 가주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한시가 급한 사안이니 부디 제가 왔다고 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루비안은 자신을 막아선 기사를 나무라지 않았다. 이 기사는 가주의 안전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자일 뿐이다.그는 단지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고 있을 뿐이었다.


“알겠습니다. 가주님께 지금 당장 알려드리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잠시 후, 가주 성채의 문이 열렸다.


성의 내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대리석을 깎아 만든 듯한 바닥 위로 검은 카펫이 깔려 있었고, 그 앞으로는 대리석으로 만든 거대한 계단이 이어졌다. 천장은 하늘을 연상케 할 만큼 높았고, 그 위에는 수많은 문양과 장식들이 수놓여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공작 성이 갖추어야 할 위엄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압도적인 광경에 루비안은 한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급한 사안이라고 하여 내가 직접 이 밑까지 발걸음을 옮겼는데, 웬 넋 빠진 녀석이 한 명 보이는구나.”


웅장한 목소리가 계단 위에서 들려왔다.


저 사람이 바로 라이온 드레이어, 이 가문의 가주였다.


루비안은 마치 한 마리의 검은 사자가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에게서는 압도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의 검은 머리카락과 수염은 마치 세상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듯 뻗쳐 있었고, 눈동자는 사자의 눈처럼 상대를 매섭게 꿰뚫었다. 그의 키는 거의 2미터에 가까워 보였고, 마치 모든 것을 짓눌러버릴 듯한 압도적인 기세가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소드마스터이자, 공작가의 가주였다.


“급하게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루비안은 가주의 압도적인 분위기에 압도당하지 않으려 애쓰며 말을 꺼냈다.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하려는 거라면 지금 당장 돌아가도록 하거라. 그렇지 않아도 네 녀석 때문에 머리가 아픈 상태이니 말이다.”


그러나 루비안은 주눅 들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친선전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공작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루비안을 바라보았다.


“친선전에서 졸도한 녀석이 이제 와서 다 끝나가는 친선전의 마무리를 짓겠다고? 나에게 또 한번 망신을 주려는 것이냐?”


루비안은 흔들리지 않고 대답했다.


“아닙니다. 가주님께서 겪으신 그 망신을 저들에게 되갚아주기 위해서입니다.”


공작은 잠시 고민하듯 루비안을 바라보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어쩌면 이것이 나를 볼 수 있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있는 것이냐?”


루비안은 완벽하게 자신 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결의는 분명했다.


“예,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좋다, 친선전이 행해지고 있는 콜로세움으로 가자. 따라오도록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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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공작가 막내로 환생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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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연회 NEW 16시간 전 23 1 8쪽
13 황녀 24.09.17 41 1 9쪽
12 카쿠카 24.09.16 45 0 9쪽
11 입학시험 24.09.15 58 0 11쪽
10 황금사자 24.09.15 65 2 10쪽
9 성장 24.09.15 83 1 10쪽
8 가주와의 협상 24.09.14 90 2 8쪽
7 친선전 24.09.13 99 1 11쪽
» 공작가 막내 아들 24.09.12 119 2 9쪽
5 천마의 제자 24.09.12 104 3 8쪽
4 천마 24.09.11 122 3 10쪽
3 반역 24.09.10 110 3 10쪽
2 악귀 24.09.10 124 2 12쪽
1 고독 24.09.10 17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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