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조국 대통령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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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1 10:00
최근연재일 :
2024.09.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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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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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화. 자기소개

DUMMY

조회수가 신이다.


조회수가 신이다.


조회수가 신이다.


조회수가.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그렇게 부르짖었다.


아버지의 말은 내 뇌리에 그대로 박혔다.


아버지는 생전 우울증을 앓았고 알콜 중독이었고 줄담배로 인한 폐암으로 쉰도 되기 전에 돌아가셨다.


마지막 숨이 넘어가기 전 중학생이던 나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민아! 이 세상은 조회수가 신이다.


예. 아버지! 조회수가 신이에요. 조회수가 신이라고요. 그러니 죽지 마세요. 제가 조회수 올려드릴게요.


제가 조회수 올려드릴게요.


제가 조회수 올려드릴게요.


제가 조회수 올려드릴게요.


나는 울면서 그렇게 말했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 말뿐인 약속.


아버지는 내게 배고픈 직업은 하지 말라고 종종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야설 작가였다.


하지만 성적은 처참했다.


조회수는 기다리고 기다려도 올라가지 않았다.


개새끼들아! 좀 읽으라고!


생전에 아버지는 가끔 집안에 울리도록 크게 소리쳤다.


개새끼들아! 제발 좀 보라고! 좀!


이 개새끼들아! 할 일도 없잖아. 게임 좀 그만하라고.


그런다고 조회수는 올라가지 않는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똑같다.


확인하고 확인해도 그대로였다.


아버지는 평생을 주목받지 못했다.


장례식에 온 팬은 없었다. 야설 팬을 자처할 사람은 없다.


아버지는 조회수에 한이 진 채 그렇게 돌아가셨다.


그래서 마지막 숨 거두는 순간에도 조회수가 신이라고 하셨다.


그건 아버지의 깨달음이기도 했다. 세상은 조회수로 돌아가니까.


나는 소리쳤다.


조회수가 뭐라고!


그놈의 조회수가 뭐라고!


조. 회. 수.


내가 가장 싫어하는 세 글자.


나는 세상의 조회수를 원망한다.


증오한다.


죽이고 싶다. 조회수가 사람이라면 내가 찾아가 죽였을 것이다!


칼로 그놈의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 죽였을 것이다.


조회수가 아버지를 죽인 것이다.


조회수 그놈의 심장을 질겅질겅 씹어서 삼켰을 것이다.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분명히.




나의 분노 때문이었을까?


나의 저주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아버지의 희생 때문이었을까?


이유는 모른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역설적이게도 나는 조회수를 마음대로 올리고 내리는 초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대중들이 클릭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조회수의 신’이 되었다.


내가 ‘인간 조회수’가 된 것이다.


내가 죽이려 했던 ‘조회수’가 내가 되었다.


내가 조회수다!


내가 조회수라고!


나는 조회수다.


알겠어?


내가 조회수라고!


내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이라고!


세상은 조회수로 돌아가고 그 조회수는 내가 결정한다고!


알겠냐고.


*****


돈이 필요했다. 고등학생이 되자 주식 투자를 했다.


증권사가 제공하는 실시간 조회수를 움직였더니 주가가 움직였다.


생활비는 물론 이거니와 대학교 입학 후 등록금도 낼 수 있었다.


나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연히 졸업 후 취직은 특기를 살려서 했다.


‘노성호’라는 인기 코미디언이 하는 유튜브 채널에 인턴으로 취직했다.


‘노성호’는 사이코였다.


실제로 그랬다.


해외 전쟁터로 가서 현지취재를 하고 아웅산 수치를 인터뷰해야 한다면서 미얀마로 떠났다.


재수 없게도 미얀마에서 납치범을 만나 성호는 감금되었다.


성호는 감금된 채 납치범을 위해 스탠딩 개그를 했다. 납치범은 녹화를 해서 한국의 우리 스튜디오 메일로 영상을 매번 보내왔다. 그들은 ip추적을 못 하게 항상 바꾸었다.


‘성호의 올드보이’는 글로벌 대박을 쳤다. 감옥 같은 데서 하는 그의 몸개그, 노래, 토크, 진솔한 이야기 등은 내가 초능력을 쓰지 않아도 조회수가 어마어마했다. 울고 웃기고 하는데 안 볼 수 없었다.


반년 후 납치범은 어느 날 싫증이 난 것인지 감동을 한 것인지 성호를 산속에 버렸다. 성호는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이 세계적인 유튜버가 되었고 누적 수익이 수십억이 된 걸 알고 깜짝 놀라 했다.


성호는 납치범에게 감사 영상도 올렸다. 그런데 납치범인지 장난인지 누군가 댓글로 ‘우리 또 만날 거야.^^’라고 짧게 올렸는데 한국 경찰이 몰래 ip 추적을 했고 한 달 후 미얀마 경찰과 협력해 납치범을 잡아냈다.


그리고 댓글대로 됐다.


근데 성호는 납치범을 만나고도 전혀 기쁘거나 화내거나 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


나는 직원으로서 조회수가 크게 나오는 콘텐츠를 개발해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미국 원정 가서 취재한 게 ‘머리 이식 수술’이었다. 미국 보스턴의 한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의학 수술이었다. 병든 몸통을 뇌사자의 건강한 몸통으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아직 10명도 수술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3000만 불(한화 400억가량)의 수술비를 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윤리적 문제도 있었다.


노성호 대표님 취향을 노렸고 예상은 적중했다.


근데 노 대표님의 반응에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자기가 받겠다고 했다. 요새 허리가 너무 안 좋다는 게 이유였다. 직원들은 다들 미친 사람이라고 노 대표님이 화장실 갔을 때 떠들었다.


노 대표님은 cg로 수술 영상을 만들었다. ‘노성호 머리 이식 수술 성공했습니다’라는 타이틀로 영상이 올라갔다. 가짜여도 cg가 그럴듯해 크게 인기를 끌었다.


나는 이번 성과 때문에 피디로 승진했다. 회사에는 오다선, 강대기 또 다른 피디도 있다.


오 피디님은 내가 모르는 건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고 강 피디님은 매우 까칠하다.


노성호 대표님까지 우리 팀은 조화가 맞았다.


*****


나에게는 대학 신입생 때부터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 이름은 고희정이다.


취직 후 잘 만나지 못하다가 주말에 짬을 내 만났다.


“나 불치병이래. 미안해.”


희정이 말하는데 귀가 먹먹해졌다. 노란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듯 세상이 보였다.


나는 오열했다. 아버지를 잃고 또 사랑하는 이를 잃어야 하다니 믿기 힘들었다.


희정은 덤덤해 보였다.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


집에 우편물이 하나 왔다.


금융 범죄 담당 경찰서로 출석하라는 통보였다.


주가 시세 조작 혐의로 조사받으러 오라는 거였다.


조회수를 조작해 샀다 팔았다를 5억 이상 크게 하니 걸린 것 같았다.


수사관이 이것저것 캐물었다.


나는 아니라서 아니라고 했다. 수사관이 초능력을 알 리도 없고 물을 리도 없다.


“이상한 움직임을 포착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자네 매매 종목들 모두 조회수 그래프가 10분간 뛰었다가 내려. 근데 또 해킹한 흔적은 없어. 매크로 프로그램을 쓴 것도 아니야. 추종자들에게 특정 시간에 정해둔 종목을 조회를 하기로 약속을 해서 그렇게 했을까? 그것도 아닐 거야. 수백 명을 동시에 움직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초능력이라도 있는 건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느닷없이 수사관이 조사실의 녹음기 전원을 껐다.


“비공식적으로 할 말이 있어. 네가 초능력을 맘대로 쓰려면 내게 솔직하게 말해야 해. 그게 아니면 난 세상에 떠들고 다닐 테니까. 물론 너는 인정 안 하겠지. 인정 안 해도 돼. 하지만 오프 더 레코드라도 나한테는 인정해야 할 거야. 왜냐하면 넌 자유를 얻을 거니까. 아니면 난 끝까지 널 괴롭히고 사람들한테 평생 주목을 받도록 할 거야.”


수사관의 이름은 최초민이다. 내 초능력을 최초로 안 사람이다. 지금 협박을 하고 있다.


“자유를 얻는다는 게 혐의 없음을 말하는 건가요?”


최 수사관이 고개를 끄덕인다. 내 마음도 흔들린다.


“그리고 하나 더. 내가 지목하는 코인 가격을 올려줘.”


나는 악마와의 거래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 약속대로 ‘범죄 혐의 없음’으로 수사 결과가 나왔다.


그와의 약속대로 상장하는 코인의 조회수를 올렸다. 내 돈도 1억을 넣었다. 코인은 처음 해봤는데 변동성이 엄청났다. 크게 벌 수도 있고 크게 잃을 수도 있었다. 카지노에 갈 필요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수익률을 무려 2200프로나 올렸다. 220배였다. 1억으로 22억을 벌어서 23억을 만들었고 재산이 30억이 됐다.


형사님은 4억을 투자해 50억을 만들었다. 1150프로 수익률이었다. 서로 매도 시점이 달랐다.



“고마워요. 형사님 덕분에 상상도 못 한 돈을 벌었어요. 형사님은 어떠세요?”


“나 형사 그만뒀어. 이제 형이라 불러. 내가 더 고맙다.”


*****


몇 달 후.


나는 전화를 받고 급하게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희정이 중환자실에 누워있었다.


의사 말로는 희정이 길어도 6개월을 못 버틸 것 같다고 한다.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문득 그 생각이 났다.


“희정아. 나 믿고 수술받자.”


“무슨?”


“머리 이식 수술.”


“400억이 없잖아.”


“400억 생기면 할 거야? 너만 수술받겠다면 어떻게든 내가 마련할게. 부탁이야. 날 위해서 해.”


희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너 안 죽어. 내가 반드시 살려. 반드시.”


내가 울면서 희정을 껴안았다.


희정의 몸이 예전보다 엄청 말라 있었다.


마음이 더욱 아팠다.


작가의말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서 모티브를 얻은 아르헨티나 편이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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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도쿄1 24.09.11 20 0 11쪽
9 9화. 일본3 24.09.09 29 0 12쪽
8 8화. 일본2 24.09.08 31 0 11쪽
7 7화. 일본1 24.09.07 46 0 11쪽
6 6화. CIA 2부 24.09.06 42 0 11쪽
5 5화. CIA 1부 24.09.04 58 0 11쪽
4 4화. 아르헨티나3 24.09.02 57 0 11쪽
3 3화. 아르헨티나2 24.09.02 67 0 11쪽
2 2화. 아르헨티나1 24.09.01 126 1 9쪽
» 1화. 자기소개 24.09.01 21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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