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특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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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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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거짓

DUMMY


며칠 전 상도동에 내린 치유의 비 사건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비를 맞은 사람들의 몸 상태가 급격히 좋아졌다는 보고들이 이어지면서, 대중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인터넷과 SNS에는 치유의 비를 체험한 사람들의 후기와 영상이 쏟아졌다.

허리가 펴졌다는 할머니부터 아토피가 사라졌다는 청소년까지, 그 효과를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은 모두 놀라웠다.


사람들은 정부와 각성자 관리국에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각성자 관리국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루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


서울 강남구. 종합 일간지 유한일보 사무실.


편집국장은 서둘러 회의를 소집했다.

기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자, 치유의 비 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거 알고 있지? 각성자 관리국에서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끌어내보자고.”


한 기자가 손을 들고 물었다.


“편집국장님, 치유의 비가 각성자와 관련된 사건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습니다. 그게 사실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편집국장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가능성이 높다고 봐. 특히, 각성자 관리국이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 의심스러워. 시작의 강우 사건을 연상케 하는 부분도 있고 말이야. 이건 그냥 흘려듣기에는 너무 많은 정황이 맞아떨어진단 말이지.”


기자들은 편집국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누군가 다시 질문했다.


“그렇다면 각성자 관리국에 공식 입장을 요구하는 기사로 밀고 나가는 게 좋을까요?”


편집국장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번에는 강하게 나가야 해. 정부와 각성자 관리국이 대중에게 투명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압박해보자고. ‘치유의 비 사건의 진실을 밝혀라’라는 주제로 기사를 써봐.”


기자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


각성자 관리국 본부.


관리국의 대회의실은 비상 대책 회의로 분주했다. 백강우는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여러분,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치유의 비 사건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언론 매체들도 하나같이 우리에게 공식 입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소연이 슬라이드를 넘기며 말했다.


“현재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치유의 비와 관련된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각성자와 연결 지으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이대로 두면 관리국의 신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른 참석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백강우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우선, 치유의 비 사건을 초자연 현상으로, 이번 사건이 시작의 강우 사건과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면,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겁니다.”


정보통제과장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중과 언론을 설득할 계획이신가요?”


백강우는 깊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자연 현상과 결합된 초자연 현상으로 기상학자들의 의견을 인용해 설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치유의 비는 매우 드문 초자연현상으로, 일종의 자연적인 치유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기상 패턴이라는 쪽으로 몰고 갈 겁니다.”


유소연이 추가로 설명했다.


“그리고 관련된 정보는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할 것입니다. 특히, 이번 사건과의 연결고리는 무조건 차단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이 사건과 관련된 진실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백강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각성자 관리국의 입장은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초자연 현상이며, 각성자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할 것입니다.”


회의는 각 부서별로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하면서 마무리되었다. 모든 사람이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


서울 시내. 한 카페.


“야, 너도 들었어? 상도동에서 비 맞으면 병이 낫는다며?”

“응, 들었지! 나도 허리 아픈데, 가서 비 맞으면 나을까?”

“근데 인터넷에 올라온 거 보니까, 그거 각성자 관리국이랑 관련 있다고 하던데?”

“진짜? 그럼 그 비가 각성자 능력인 거야?”

“모르지. 근데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


카페 안은 치유의 비 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사람들이 모여 앉아 저마다의 가설과 추측을 내놓으며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


서울 강남구. 종합 일간지 유한일보 사무실.


편집국장은 방금 전 기사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는 기자들의 노력에 만족하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 정도면 충분히 강한 기사야. 각성자 관리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자고.”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단한 듯 말했다.


“그리고 추가 기사로 '치유의 비와 각성자 관리국의 연관성은?'이라는 주제로도 다뤄보자고. 더 많은 정보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면, 필요하면 추가 취재를 하도록.”


기자들은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


각성자 관리국 본부.


백강우는 사무실에서 인터넷 기사를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기자 회견을 연다는 공지를 올리기 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치유의 비 사건, 각성자 관리국의 공식 입장 발표 예정!]


[치유의 비와 각성자, 그 관계는?]


[각성자 관리국의 은패와 숨겨진 진실은?]


백강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해지고 있었다. 언론과 대중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집요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군······.’


*


각성자 관리국.


연우는 미팅실에서 백강우와 유소연을 마주하고 있었다.

백강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차연우님, 기자 회견을 통해 치유의 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치유의 비와 각성자의 능력은 무관하다고 강조할 것입니다. 또한, 시작의 강우 사건을 언급하여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키려 합니다.”


연우는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네요······.”


유소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연우님, 이번 발표 후에도 여전히 대중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저희가 제시하는 입장에 대해 사전에 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외부와 접촉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요.”


연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럴게요.”


백강우는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차연우님의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최대한 안전하게 대처하도록 하겠습니다.”


*


각성자 관리국 본부, 기자 회견장.


백강우가 기자 회견장의 단상에 서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여러분, 오늘 기자 회견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있었던 ‘치유의 비’ 사건과 관련하여 많은 관심과 질문이 있었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이와 관련된 중요한 발표를 하고자 합니다.”


그의 말에 기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었다.


“먼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치유의 비’ 사건은 각성자의 능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이는 매우 드문 초자연 현상으로, 시작의 강우 사건과 유사한 자연적인 치유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기상 패턴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백강우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어서 말을 이었다.


“우리 각성자 관리국은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 중이며, 더 이상의 과도한 추측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여러분께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입니다.”


백강우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일제히 손을 들기 시작했다.

백강우는 손을 든 기자들 중 한 명을 지목했다.


“기자님, 질문해 주시죠.”

“백강우 실장님, 이번 ‘치유의 비’ 사건과 시작의 강우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혹시 이번 사건도 각성자와 관련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습니다.”


백강우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시작의 강우 사건은 각성자와 무관한 초자연적 자연현상으로, 그 발생 원인은 현재까지도 연구 중입니다. 이번 치유의 비 사건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초자연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각성자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과학적인 접근으로 이 사건을 해석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연구 결과를 공유할 것입니다.”


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치유의 비를 맞은 사람들의 치유 사례는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이게 단순한 자연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인가요?”


백강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이 현상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그러나, 자연 현상에도 때때로 우리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치유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그러한 희귀한 사례 중 하나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정확한 설명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기자들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백강우의 태도와 말투는 확신에 차 있었다.

기자 회견은 차분하게 진행되었고, 백강우는 상황을 조심스럽게 통제하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기자 회견이 끝난 후, 백강우는 유소연과 함께 사무실로 돌아가며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조금은 상황이 진정되길 바라야겠군요.”


유소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관심은 높습니다. 우리가 잘 대처해야 할 겁니다.”


백강우는 결연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들어섰다. 이제 그들은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했다.

치유의 비 사건을 둘러싼 진실과 거짓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상식헌터인력사무소.


연우와 황상식은 사무실 소파에 앉아 기자 회견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었다.


연우는 치유의 비 사건이 이렇게 커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텔레비전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모두가 자신을 주시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라는 생각에 갈등과 불안이 밀려왔고, 그는 고개를 저었다.


“선배, 솔직히··· 발가락 찧은 것 때문에 이런 거라는 거 사람들이 알면 반응이 어떨까요?”


황상식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연우야. 그 발가락 찧은 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니까? 너, 그거 완전 도미노였어, 도미노.”


연우는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도미노요? 그냥 우연히 발가락을 찧은 건데요?”


황상식은 고개를 흔들며 손가락을 들었다.


“아냐, 아냐. 그 발가락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어. 그날 아침에 네가 겪은 모든 불운이 쌓여서 결국 정도를 넘어선 거야. 그게 너의 요행 특성이 발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연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황상식을 바라봤다.


“그래도··· 발가락 찧은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이었나요?”


황상식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잘 생각해봐. 아침에 커피 쏟을 뻔했지, 책장에 손가락 베일 뻔했지, 라면 먹다가 나무젓가락이 부러졌지··· 그런 일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결국 너의 특성을 발동시킨 거라고. 네 몸이 이제 그만! 하고 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지.”


연우는 그제야 모든 것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제 요행 특성은 위협이 계속 중첩되다가 한계점을 넘어서 발동되는 거군요?”


황상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뼉을 쳤다.


“바로 그거야! 요행은 단순히 운을 바라는 게 아니라, 네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위협에 반응하는 거지. 너 스스로는 몰랐겠지만, 그날 아침 너는 계속해서 작은 위협들을 느끼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발가락을 찧는 순간, 이건 더 이상 못 참겠다! 하고 터진 거지. 아니면 발가락이 너무 아파서 제발 이 고통을 멈춰달라고 간절히 원했을 수도 있고.”


연우는 생각에 잠기며 물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될 수 있다는 말인가요? 내가 위협을 느끼거나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마다 특성이 발현된다고?”


황상식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이 높지. 그리고 문제는 그게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


연우는 깊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이건 뭐 도깨비도 아니고······.”


황상식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선은 네가 그런 상황을 인식하고 조심하는 게 중요해. 불운이 쌓이는 느낌이 들면, 그게 더 큰 위협으로 번지기 전에 빨리 상황을 정리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해.”


연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이동할 때도 조심 해야겠네요. 제가 버스나 지하철 자주 놓치거든요.”


황상식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발가락은 항상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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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붕괴 (1) 24.09.11 3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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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세계수의 수액 (1) +1 24.09.08 49 1 13쪽
» 진실과 거짓 +1 24.09.07 5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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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각성 +1 24.09.04 81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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