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특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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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
작품등록일 :
2024.09.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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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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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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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론

DUMMY


연우는 늦은 밤, 침대에 누워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방 안은 고요하고 안정된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고요는 오래 가지 않았다.


위이잉―


귓가에 스며드는 작은 소리에 연우의 눈썹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팔을 휘저었지만, 소리의 존재감은 더 가까워졌다.


왜애앵―


연우는 눈을 찌푸렸다. 잠에서 깨어나려는 찰나, 그 소리는 더욱 귓가를 자극했다.


“젠장··· 모기라니······.”


짜증이 섞인 한숨을 내쉬며 연우는 방안을 둘러봤지만, 모기는 보이지 않았다.

화가 차올랐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이불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불을 끄고 눕자마자 그 지긋지긋한 소리가 또 들려왔다.


위이잉―


“죽인다··· 모기!”


결국 연우는 벌떡 일어나 불을 켰다.

이번에는 반드시 모기를 잡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로 벽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벽에 붙어있는 통통한 모기가 눈에 들어왔다.


‘피를 얼마나 빨아먹은 거야······.’


연우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으로 벽을 후려쳤다.


왜애앵―


하지만 모기는 연우를 약올리기라도 하는 듯 날개를 파닥거리며 유유히 도망쳤다.


“가만 안둘거야!”


분노가 치밀어 오른 연우는 서둘러 나사못을 찾아들고 와서는 특성을 구현했다.


‘광역··· 고통······.’


방안에는 어둠의 기운이 가득 차 올랐다.

바닥에 떨어진 모기는 날개를 떨며 고통스러워 했고, 그 모습을 본 연우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고통과 치유를 반복해서 두려움을 심어줄 수 있다면 어떨까?”


연우는 모기의 반응을 지켜보며 고통을 기억하게 만드는 방식이 가능할지 고민했다. 만약 모기 한 마리가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고 그 경험이 다음 세대에도 전해진다면?


“모기들을 잡아와 고통과 치유의 고문을 가한 다음에 풀어준다면, 그 고통이 유전적으로 전해져 인간을 피하게 될지도 몰라.”


연우는 그 순간 자신만의 모기 퇴치 방법을 떠올렸고, 흥미로운 생각에 미소가 번졌다.


*


다음 날, 연우는 유소연과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는 궁금한 표정으로 연우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에요, 연우 씨? 얼굴이 피곤해 보이네요?”


연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모기 때문에 밤새 잠을 설쳤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유소연은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떤 아이디어인데요?”


연우는 먼저 부정 특성을 각인한 일부터 설명했다.


“세상에··· 도깨비의 장난을 이용하다니, 정말 기발하네요.”


이어서 자신이 모기를 고통 특성으로 제압했던 일을 설명했다.


“모기에게 고통을 주면, 그 고통을 기억하고 다시는 인간에게 접근하지 않으려 할 거예요. 그 기억이 번식 과정을 통해 다음 세대까지 전해지게끔 하는 거죠.”


유소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굉장히 신선한 발상이에요! 사실,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모기 퇴치를 시도한 적도 있어요. 특정 지역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모기 개채 수를 줄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연우 씨가 말한 방식은 고통과 기억을 바탕으로 한다니 훨씬 흥미롭네요. 마치 모기들이 인간을 두려워하게 만든다는 개념이네요.”


연우는 유소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과학적인 원리까지 알 필요는 없었지만, 분명 이 능력을 응용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유소연은 이어서 말했다.


“예를 들면, 범고래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도 비슷할 수 있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두려워하도록 학습되었다고 하잖아요.”


연우는 미소를 지었다.


“이 방법으로 모기 퇴치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노트에 빠르게 메모를 했다.


“이건 정말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네요. 고통을 기억하게 만들면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모기 퇴치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겠어요.”


연우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소연 씨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유소연은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의욕에 찬 표정으로 메모를 적었다.


“좋아요. 이렇게 하면 모기도 인간을 공격하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질병이나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겠어요. 정말 대단한 발상이에요!”


연우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한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모기와의 밤샘 전쟁이 이렇게 새로운 프로젝트 아이디어로 발전할 줄은 몰랐다.


“이젠 모기들도 인간을 두려워하는 날이 오겠네요.”


연우는 더 이상 모기로 인한 고통을 겪지 않을 것을 확신하며 미소를 지었다.


*


각성자 관리국 회의실.


넓고 깔끔하게 정돈된 회의실 안에서 백강우는 자리에 앉아 자료를 훑어보았다.

치유사 협회와 헌터들의 갈등은 다행히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마무리되었지만, 그 이후로 새롭게 떠오른 이슈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자, 치유 물약 문제는 정리되었다고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오늘의 핵심은 차연우 씨가 제안한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해서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에 모인 관계자들은 각자의 자료를 펼쳐 들었다.

연우가 제출한 프로젝트는 다소 특이한 방식으로 모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유소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차연우 씨가 제안한 프로젝트는 모기를 고통과 치유 특성으로 다루는 방식입니다. 모기들에게 고통을 각인시키고, 그 모기들이 번식하면서 인간을 공격하지 않도록 학습시키는 방식이죠.”


회의실에 모인 몇몇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한 관계자는 놀란 표정으로 질문했다.


“그게 실제로 가능합니까?”


유소연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생물은 고통을 기억하는 본능이 강하니까요. 고통과 치유를 반복하여 모기들에게 특정한 행동을 회피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은 유전적 방식으로 다음 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뱀을 두려워하는 유전적 본능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백강우는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탁자 위에 톡톡 두드리며 말을 꺼냈다.


“이걸 현실화하면 모기 퇴치 방식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겠습니다.”


정보통제과장이 자료를 보며 덧붙였다.


“만약 이런 방식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겁니다. 기존 방식은 모기라는 종의 멸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격한 방식이라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회의실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모두가 이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깨닫고 있었다.


“그럼 차연우 씨의 협력을 받아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맞겠군요. 문제는 이 기술을 어떻게 테스트하고 상용화할지입니다. 정부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겠습니다.”


백강우는 마지막으로 회의를 정리하며 결론을 내렸다.


“관리국에서는 모기 퇴치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도록 합시다. 우선 실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범 지역을 정해서 관찰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적기 시작했다.

연우의 분노로 시작된 새로운 프로젝트가 이제 현실화될 준비를 갖추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


며칠 후, 각성자 관리국 격리구역 실험실.


격리구역 실험실은 철저하게 밀폐된 공간이었다.

방 중앙에 있는 넓은 실험실 안에는 수천 마리의 모기들이 갇혀 있었다.

이들은 포획된 야생 모기들로, 오늘부터 연우의 고통과 치유 실험의 첫 대상이 될 운명이었다.


연우는 보호복을 입고 실험실 유리창 너머로 모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방 안은 모기들로 가득 차, 그들의 날갯짓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연우 씨, 준비 끝났어요.”


유소연이 실험실 옆에서 연우에게 말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호기심과 기대가 가득했다.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손을 들어 실험실 안으로 에너지를 집중했다.


‘광역··· 고통··· 치유······.’


그의 손끝에서 퍼져나가는 고통과 치유의 특성이 모기들 전체에 전달되기 시작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모기들은 느닷없이 퍼지는 에너지에 날갯짓을 멈추고 허공에서 뒤틀리듯 몸을 흔들었다.

고통이 이들의 작은 몸에 스며들며 반응을 일으켰다.


연우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손을 내렸다.


“첫 번째 단계가 완료됐어요. 실험 참여자들 투입시키세요.”


유소연의 말에 실험실 직원이 문을 열었다. 그 안으로 두 명의 실험 참여자가 들어갔다.

그들은 모기들이 인간을 공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이었다.


실험 참여자들은 천천히 방 안을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수천 마리의 모기들은 실험 참여자들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며 날아다녔고, 잠시 후 일부 모기들이 반응을 보였다.

그들 중 몇 마리는 주저 없이 참여자에게 접근하더니, 피부에 붙어 피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유소연은 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다가 피를 빠는 녀석들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실험실 안에 있던 참여자들은 피를 빨아먹는 모기들을 찾아 제거하기 시작했다.

한 마리씩, 피를 빨아먹는 모기들은 즉시 사라졌다.

나머지 모기들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았고, 벽으로 피하거나 방 안을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연우 씨, 이제 다시 고통과 치유를 구현하세요. 모기가 인간을 공격하지 않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할거예요. 다음 사람들 투입 시키세요.”


실험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피를 빨아먹는 모기들은 제거되고, 남아있는 모기들에게서는 고통과 치유가 끊임없이 반복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기들은 더 이상 인간을 공격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은 생존 본능에 새겨진 고통을 기억하며 인간을 피하기 시작했다.


연우는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며, 새로운 가능성에 미소를 지었다.


“정말 놀라운 성과예요, 연우 씨. 이제 이 녀석들을 번식시켜서 다음 세대의 행동을 관찰할 거예요. 그 과정에서 고통과 치유를 여러 번 인식 시킬 거예요.”


연우는 그 말을 들으며, 지긋지긋한 모기가 나타나지 않기를 기대하며 실험실을 나섰다.


*


모기 퇴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각성자 관리국은 언론을 통해 프로젝트의 결과를 발표했다.


[“캠핑장 필수품이 사라진다?” 모기 퇴치 프로젝트의 실질적 영향]


[“인류의 승리! 모기 퇴치 실험 성공, 사람을 물지 않는 모기 탄생!”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를 물리칠 방법이 드디어 등장했다. 각성자 관리국이 진행한 모기 퇴치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모기에게 물리지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가 나가자마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남겼다.


-이제 창문 열고 자도 되겠네.

-진짜라면 모기장이랑 모기약 팔던 업체들 다 망하는 거 아님?

-그럼 이제부터 모기들은 사람을 피해서 어떻게 살지 궁금하다.

-근데 모기들이 사람 대신 동물 물면 어쩌지? 우리 집 강아지 코에 모기 물렸는데 어쩔.

└실험만 성공한 거 아니야?

└내가 사는 곳이 시범 지역으로 선정됐어.

└연평도가 시범 지역으로 선정됐다는데, 진짜 효과 있나 한번 가볼까?

└효과가 있다면 다음 여름은 진짜 모기 지옥에서 탈출하겠네.


커뮤니티 반응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때, 미튜브 유명 스트리머 모기헌터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진실을 직접 확인하겠다며 연평도로 향했다.

그의 목표는 간단했다. 전기모기채를 들고, 실제로 모기가 사람을 피하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여러분! 오늘은 연평도에서 직접 모기에게 물려보겠습니다. 전기모기채도 들고 왔으니, 만약 모기들이 피를 빨면 바로 박살 내버릴 겁니다!


모기헌터는 과장된 제스처와 목소리로 영상을 시작했고, 카메라를 들고 연평도 곳곳을 다니며 모기를 찾았다.


-어? 이거 진짜네요? 모기가 주변으로 안 오는데요?


그는 의아해하며 이리저리 모기채를 휘둘렀지만, 모기들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다 한 마리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는 반사적으로 모기채를 휘둘렀다.


-오! 이제 왔어, 잡는다!


하지만, 모기가 도망가면서 모기채는 허공만 갈랐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서 뭐하는 겁니까!


관리국 요원들이 등장했다. 요원들은 모기 헌터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며 말했다.


-여기서 실험 중인데 이러시면 안 됩니다. 실험 방해로 신고할 수 있어요.


모기헌터는 당황한 듯 웃으며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요. 그냥 콘텐츠 촬영 중이었어요.


그는 허겁지겁 모기채를 내려놓으며 웃음을 참았다.


-하하, 알겠습니다. 촬영 종료! 여러분, 다음에는 모기에게서 완전히 해방된 여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건 정말로 인류의 승리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퇴장하겠습니다!


연우는 커뮤니티 반응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모기로부터 해방된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는 크게 기지개를 켜며 중얼거렸다.


“인류의 승리라··· 그냥 편하게 잠들고 싶었을 뿐인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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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치유 물약 (2) 24.09.19 4 0 12쪽
19 치유 물약 (1) 24.09.18 8 0 12쪽
18 각인 24.09.17 12 0 13쪽
17 운수 좋은 날 (2) 24.09.16 19 0 12쪽
16 운수 좋은 날 (1) 24.09.15 18 0 13쪽
15 기자회견 24.09.14 22 0 14쪽
14 붕괴 (3) 24.09.13 28 0 13쪽
13 붕괴 (2) 24.09.12 30 0 11쪽
12 붕괴 (1) 24.09.11 33 0 13쪽
11 행복의 조건 +1 24.09.10 39 1 12쪽
10 도깨비의 장난 +1 24.09.09 42 1 13쪽
9 세계수의 수액 (2) +1 24.09.08 44 1 14쪽
8 세계수의 수액 (1) +1 24.09.08 50 1 13쪽
7 진실과 거짓 +1 24.09.07 55 1 13쪽
6 평범한 일상 +1 24.09.06 60 1 13쪽
5 요행 +1 24.09.05 77 1 22쪽
4 각성 +1 24.09.04 85 1 16쪽
3 트리플 +1 24.09.03 97 1 18쪽
2 여주 게이트 +1 24.09.02 117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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