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왕의 주치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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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생
작품등록일 :
2024.09.0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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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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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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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프롤로그


탑 성형외과


성형외과의 성지, 신논현역 인근, 목 좋은 곳에 자리 잡은 탑 성형외과.

이곳은 가슴성형의 1 인자, 김윤찬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


도상천 원장실


“너, 이번에도 매출 탑이야.”


싱글벙글, 도상천 원장의 얼굴에 꽃이 피었다.


“어휴, 그런가요? 그냥 열심히 했을 뿐인데, 운이 좋았네요.”


김윤찬이 가지런히 손을 모아 공손하게 답했다.


“하하, 무슨 소리! 운이 아니라, 실력이지. 이달 매출은 가히 폭발적이라는 거야. 이미 성과급이 연봉을 넘었네? 이제 병원 하나 차리는 건 일도 아니겠어!”


‘돼지의 탈을 쓴 여우 같은 인간! 떠보겠다는 건가?’


“원장님께서 물심양면으로 돌봐 주셔서 그런 거죠. 아직 배울 게 많습니다.”

“그래그래. 괜히 섣불리 독립할 생각하지 말고, 내 밑에서 딱 5년만 더 배워. 그러면 내가 너 하나는 끝까지 책임져 주마.”


‘책임은 무신? 슬슬 지겨워지려고 하는데.’


“네. 그래야죠.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더욱더,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그렇지! 어쩜 우리 김 닥터는 이렇게 겸손할까? 다들 인기 좀 얻으면, 독립하겠다느니, 개원하겠다니 시건방을 떠는데, 뭘 몰라서 하는 소리지. 강남에서 성형외과 하는 거, 그거 절대 쉬운 일 아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쪽박 차는 건, 시간문제야.”

“네. 맞습니다.”

“그래. 난 우리 김 닥터만 철썩같이 믿는다?”

“원장님이 이렇게 믿어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배신을 합니까?”

“하하하, 좋아좋아. 이거 받아.”

“뭡니까?”

“뭐긴? 차 키지? 저번에 보니까 우리 김닥터 차가 많이 낡았더라. 우리 병원, 최고의 에이스가 그런 똥차를 끌고 다니면 쓰나?”


‘차는 무신? 말타고 싶었는데······. 차라리 말을 사주지.’


“어휴, 아직 제 차도 멀쩡한데요?”

“이 사람아! 여기 강남이야 강남! 눈으로 보여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데? 괜히 사양하지 말고 타!”

“괜찮은데······.”

“어허, 이 사람, 자꾸 내 손을 부끄럽게 만들 건가? 어른이 주면 ‘네’하고 받는 거야. 어서!”


도상천 원장이 억지로 김윤찬의 손에 차 키를 쥐어 주었다.


“네. 그러면 잘 타겠습니다.”

“그래그래. 630마력에 최대 토크 86.7kg.m이라고!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는 야생마야. 고속도로 올라가 밟아주면, 진짜 스트레스 풀리지.”


도상천 원장이 3억이 호가하는 스포츠카를 선물로 줄 만큼, 김윤찬이 탑 성형외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잘 타겠습니다.”


‘스포츠카나 경차나······.’


김윤찬이 못 이기는 척, 도상천 원장이 건내 준 키를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그래. 주차장에 주차해 놨으니까, 이따가 한 번 올라 타봐. 배기음이 아주 끝장이니까.”

“네.”

“그나저나, 물어본다, 물어본다하면서도 깜박 잊은 게 있는데 말이야. 나, 궁금한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나?”

“말씀하십시오.”

“대체, 외과랑 내과 전문의 자격증은 왜 취득한 건가? 맞다! 한의학 수준도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그 돈도 안 되는걸? 어차피 성형외과로 일할 거 아니었나?”


일반외과, 내과,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천재 김윤찬.

게다가, 한의학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은 의학 덕후였다.

친구들은 교복 입고 다닐 무렵에 김윤찬은 의대에 진학해, 국내에선 거의 드문, 3개의 보드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보면 몰라? 그냥 심심해서지.’


“음, 평소 그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원래는 외과 의사가 돼서, 불쌍한 사람들을 돌보고 싶었거든요.”

“오! 그런 사연이 있었군. 아주 낭만적이야!”


도상천 원장이 가식적인 웃음을 흘렸다.


“언젠가는 그쪽으로 돌아가 헌신하며 살고 싶어요.”

“하하하, 그것도 낭만적이구먼. 그래그래. 사실 나이 50살 넘어가면 이 바닥에서 버티기 힘들지. 그런 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군! 그때 가서, 국사회(국경 없는 의사회)를 가든 시골로 내려가서 봉사활동을 하든 해! 내가 팍팍 밀어줄 테니까.”


하하하, 원장이 탐욕스럽게 웃었다.



그날 저녁, 지하 주차장


띠리리리-

원장이 준 차 키를 들고 주차장으로 내려오자, 전화벨이 울렸다.


“네. 실장님!.”

-도원장, 의외로 돈 없던데요?

“그래서요?”


딸각-

김윤찬이 리모콘을 눌러, 차 문을 열고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의외로 빚이 많더라고요? 보니까, 도박 중독자던데, 필리핀 가서 날린 돈이 상당하던데요?”

-뭐. 자기돈 가지고 자기가 쓰는데 무슨 상관?

“이거 의외로 잘하면 헐값에 인수 할 수 있을 것 같던데요? 큰 거로 100개만 준비해 두시면, 바로 작업 들어갈 수 있어요!”

-백 억이면 말 몇 마리 살 수 있어요?

“네?”

- 아, 아니에요. 그 건물 사서 토이랜드로 만들어도 되나요?

“네?”

-큭큭, 아니에요. 한 번 생각해 볼게요!

“아, 네에. 이번이 좋은 기회에요! 그거 매입만 할 수 있으면, 대박이거든요!


‘심심해. 심심해도 너무 심심해!’’


미간을 찌푸리는 윤찬..


부릉-

원장의 말대로 시동을 걸자마자, 우렁찬 배기음이 진동했다.


‘소리 장난 없구만.’


그렇게 김윤찬이 악셀을 힘껏 밟았다.


잠시 후, 그렇게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와 올림픽 대로를 거쳐, 고속도로로 접어들 무렵이었다.


‘뭐야? 경차랑 별로 차이가 없네? 역시, 말이나······’


부우우웅!

끼이이익!

쾅!

대형차량과 추돌사고를 내고 말았다.


‘사 삼억짜리 차가······ 뭐······ 이따구야.’


하악하악-

온몸에 피 칠갑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김윤찬.

콜라 캔처럼 찌그러진 3억짜리 스포츠카. 그 안에 있던 김윤찬이 무사할 리 없었다.


‘씨발, 좆같네.’


그렇게 김윤찬은 허무하게 숨을 거두고 말았다.


***


‘여긴 어딘가? 지옥? 아니면 천당? 젠장, 내가 천당에 왔을 리는 없잖아? 그렇다면 여기는 지옥?’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즉사한 김윤찬이 눈을 뜬 곳은.

천당도 지옥도 아닌 의외의 곳이었다.


서기 655년 의자왕 15년, 백제의 어느 마을이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Personacon 양마루
    작성일
    24.09.06 22:34
    No. 1
  • 작성자
    Lv.21 설하목
    작성일
    24.09.18 12:47
    No. 2

    흐흠..의자왕에게 필요한 미래인은 외교전문가나..군사전문가나.발명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데 말이죠...나당 연합만 아니었다면 신라를 코너에 몰았을..의자왕이 였는데..그 의자왕에게 주치의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4.09.18 14:30
    No. 3

    딱봐도 도상천이 수작을 부린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지만 결국 그도 그에 걸맞는 최후를 맞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의료인이라... 원역사의 지식이 어느정도인지는 몰라도 군주의 건강을 담당한다면 막강한 권력을 쥐겠네요 대신 목숨도 걸어야죠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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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런 바이러스는 지구 상에 없어 (3) +3 24.09.08 617 18 12쪽
7 그런 바이러스는 지구 상에 없어 (2) 24.09.07 651 21 12쪽
6 그런 바이러스는 지구 상에 없어 (1) 24.09.06 669 16 12쪽
5 계백 부인 (2) 24.09.05 699 16 11쪽
4 계백 부인 (1) +1 24.09.04 700 20 11쪽
3 현대 의학의 힘을 보여주마 (2) +6 24.09.03 715 21 10쪽
2 현대 의학의 힘을 보여주마 (1) +1 24.09.03 693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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