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왕의 주치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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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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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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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힘을 보여주마 (2)

DUMMY

제 2 화 현대 의학의 힘을 보여주마 (2)



“맑을 아, 머리 수, 먹을 포, 비늘 린! 그래서 아수포린입니다.”


윤찬이 탕약 이름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아수포린! 그거참! 맛이랑 딱 맞아떨어지는 탕약이구나. 한 사발 더, 들이키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안 되겠느냐?”


계피 때문에 입에서 청량감이 도는지 현웅의 얼굴에 더욱더 화색이 돌았다.


“네. 그러하옵니다. 지금은 안정이 가장 중요하오니, 한잠 푹 주무십시오.”

“한숨 자고 일어나면, 그 탕약을 또 먹을 수 있는 건가?”


혀로 입술을 훑어내며 입맛을 다시는 현웅.


“네. 준비토록하겠습니다.”


‘아스피린 먹고, 땀을 흠뻑 흘리며 자고 나면, 열은 떨어질 거다.’


“알았네. 그럼 그렇게 함세.”

“그러면 편히 주무십시오.”


그렇게 현웅이 누웠고, 윤찬이 이불을 가지런히 덮어 주었다.


“도련님, 탕약 드시옵소서.”

“그래? 벌써 그렇게 됐나?”


그렇게 약을 먹고 잠이든 현웅.

한참을 자고 난 후, 다시 일어나 약 한 사발을 더 마시니, 놀랍게도 가마솥처럼 들끓던 열이 떨어졌다.


잠시 후, 성충과 그의 아내. 국씨(國氏)부인이 윤찬이 기거하는 방으로 들어왔다.


“현웅아, 좀 괜찮느냐?”


걱정 스런 표정의 성충이 현웅에게 물었다.


“네. 아버님. 한결 낫사옵니다.”

“그래? 다행이다. 어디 내가 좀 보자 구나!”


성총이 현웅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


깜짝 놀란 표정의 성충.


“무슨 일이십니까? 현웅이가 더 안 좋아진 겁니까?”

“그게 아니오. 우리 현웅이 열이 떨어진 것 같소?”


열이 떨어진 것을 확인한 성충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정말입니까? 어디, 제가 한 번······. 어머, 감쪽같이 아이 열이 떨어졌군요!”


깜짝 놀란 표정의 국씨부인이었다.


“허허, 정말 신통한 일이군. 대체 무슨 탕약을 지어 먹였기에 이렇게 열이 떨어졌는가? 수 많은 의원들이 감조차 잡지 못했는데 말이야.”


‘당연하지. 조선시대 허준이라면 모를까, 이 당시 버드나무의 효과를 아는 의원이 있겠는가. 아무리 용한 의박사라도 알 수가 없지.’


“버드나무 껍질과 천심련을 달여 마시게 했습니다.”

“버드나무 껍질? 천심련이라고 했나?”


의아한 표정의 성충.


“그렇습니다. 이 두 가지 약초가 도련님의 열을 내린 것입니다.”


즉, 버드나무는 아스피린의 효과를 천심련은 항생제를 대신한 것이었다.


2~3년 자란 흰 버드나무는 살리실산이 풍부해, 아스린의 주원료였고, 천심련은 빙의 전, 현대에서도 그 효능이 입증된 천연 항생제였다.

아스피린과 항생제를 먹고, 잠을 푹 잤으니, 열이 떨어질 수밖에.


“정말 신기한 약초이구나.”


성충이 환한 얼굴로 몹시 기뻐했다.


“네. 그렇사옵니다.”

“설마 했는데, 내 아들의 병을 고쳐 놓다니!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은가. 뭔가 대접을 해야지.”

“아니옵니다. 소인은 상관없사옵니다.”

“그럴 수가 있는가. 부인, 이렇게 기쁜 날, 가만히 있어서 되겠소? 주안상이라도 내와야 할 것 같은데.”


성충이 슬쩍 국씨 부인을 쳐다봤다.


“네. 준비토록 하겠사옵니다.”


***


잠시 후, 사랑채.


“이봐. 윤찬이! 차린 것은 없으나, 성의껏 준비한 것이니 드시게나.”


국씨 부인이 내온 주안상은 형편없었다.


‘진짜, 차린 것이 없네······.’


탁주에 푸성귀 몇 가지, 그리고 말라 비틀어진 생선 몇 조각이 전부인 상이었다.

차마 젓가락으로 집어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초라한 주안상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지 않던가. 거친 음식이었지만, 배가 고파서 인지 제법 먹을만하긴 했다.


“음식이 맛있습니다.”


윤찬이 조심스럽게 음식을 먹으며 말했다.


“그런가? 다행이로고. 그러면. 내 술 한 잔 받겠는가?”


윤찬이 배를 채울 시간을 준 성충. 어느 정도 음식이 줄자, 술을 권했다.


“네. 상좌평 어르신!”

“그럼. 받게나.”

“네. ”


또르르-

윤찬이 성충이 따라준 술을 두 손으로 공손하게 받아 마셨다.


“가만 보니 자네의 의술이 보통은 넘는 것 같구나.”


본격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성충.


“송구하옵니다. 미천한 의술이옵니다.”


윤찬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전국 방방곡곡의 용하다는 의원들이 다녀갔네만, 자네처럼 이토록 효험을 본 의원은 없었다네. 그래서 말인데, 내가 자네한테 해줄 것은 없고, 어라하(於羅瑕, 황제를 뜻하는 백제어)께 고해, 자네를 채약사(採藥師)에 천거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채약사란 의박사와 더불어, 백제의 공식 의료기관으로 주로, 약을 제조하는 곳이었다.

그렇게 성충의 뜻밖의 제안은 매력적이었으나.


‘지금 어라하라면 의자왕을 말하는 거잖아? 미쳤어? 망해가는 나라의 관직에 오르게?’


“아이고, 감읍하옵니다. 상좌평 어르신의 하해와 같은 은혜는 황송하오나 그럴 순 없습니다.”


성충의 청을 완곡히 거절하는 윤찬.


“아니, 그게 무슨 소린가? 채약사라면 자네 같은 약초꾼한테는 최고의 관직이 아니던가?”

“그렇기는 하오나, 저는 그런 호사를 누릴 팔자가 못 되는 장돌뱅이입니다.”

“아닐세. 내 눈으로 직접 자네의 의술을 지켜보지 않았는가? 채약사에 들어가 황실과 백성들을 위해 일해주게. 자네는 충분한 실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일세.”

“거듭 사양해 송구스럽지만, 소인의 실력은 아직 미천하옵니다. 더 권하시면 소인이 욕심이 생길지도 모르오니, 이만 거두어주십시오.”


윤찬이 거듭 사양했다.


“이것 참! 다들 채약사에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거늘.”


성충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만, 제 실력이 그만큼 성장하게 되면, 그때, 상좌평 어르신께 염치, 불구하고 청을 드리겠사옵니다. 그래도 되겠사옵니까.”

“허허, 겸손한 자세는 맘에 드네만.”


여전히 섭섭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성충이었다.


“송구하옵니다.”

“이거 참, 이러면 내 체면이 말이 아니군. 은혜를 입으면, 갚는 것이 인지상정이거늘, 어찌 자네는 나를 은혜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려 하는가?”


민망한 듯 턱수염을 쓸어내리는 성충.


“아니옵니다. 도련님이 쾌차하신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하옵니다.”

“어진 성품이구나!”

“감읍하옵니다.”

“그나저나, 낭패로고. 이 은혜를 어찌 갚는단 말인가? 혹시, 내게 원하는 것이라도 있는가? 내가 재물은 가진 것은 없으나, 자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내어 주겠네.”


‘그렇지. 그렇게 나오셔야지. 물론, 원하는 게 있지!’


“그렇다면 염치, 불구하고 청을 올리겠사옵니다.”

“뭐든 말을 해봐.”

“땅을 주시옵소서.”

“땅?”

“그렇사옵니다.”

“어허, 일을 어쩐다······.”


난감한 표정의 성충.


“너무 심려 마십시오. 농사지을 기름진 땅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옵니다.”


윤찬이 곤란해하는 성충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


“농사지을 땅이 아니라고 했나?”

“그렇사옵니다.”

“그러면 무슨 땅을 말한단 것인가?”

“네. 싸리고을에 있는 돌산을 제게 주십시오.”

“돌산을?”

“네. 상좌평 어르신의 소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긴 한데, 그 쓸모없는 황무지 땅을 뭐에 쓰게?”


‘당신 눈에는 쓸모없는 산으로 보이겠지만, 나한테는 금싸라기 같은 땅입니다. 버드나무라고 다 같은 버드나무가 아니거든. 2~3년 자란 흰 버드나무야말로 살리실산이 풍부한데, 그 흰 버드나무가 그 돌산 곳곳에 널려있다는 거지! 노다지 중에 이런 노다지가 없거든!’


“소인은 평생 장돌뱅이처럼 떠돌아다녔습니다. 이제는 한곳에 정착해 살고 싶은 게 제 소망입니다요.”

“그래서?”

“풀과 야생화를 요 삼고, 하늘의 별들을 이불 삼아, 유유자적하며 산에 핀 약초를 연구하는 것이 소원인데, 싸리골 돌산이 제격인듯하여 청하였습니다.”

“허허, 내 집이라도 내놓으라면 그러려고 했는데, 고작 쓸모없는 돌산이라······. 그 산을 자네에게 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정녕, 그 정도로 되겠느냐?”

“네. 그렇사옵니다. 그거면 충분하옵니다.”

“알았다. 내어 주마.”


성충이 흔쾌히 윤찬의 청을 들어주었다.


“감읍하옵니다!”

“그건 그렇고, 정녕 그것이 다 인가?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보시게. 맘에 담아두지 말고.”

“그러면 청을 하나 더 올려도 되겠습니까?”


윤찬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말해보게나.”

“그럼 염치불구하고 아뢰겠습니다.”

“그래.”

“소문을 좀 내주십시오.”

“무슨 소문을 말이더냐?”

“제가 상좌평 어르신의 아드님을 치료해 병을 낫게 한 것을 좀 알려주십시오.”


‘물론, 소문은 나겠지. 종복인 무달을 비롯해 이곳의 사람들이 직접 목격했으니까. 하지만, 상좌평, 성충의 입만큼 무게감이 있겠는가. 원래, 찌라시보단 공중파가 그 파급력이 큰 법이니까. 이게 바로 구전 마케팅 전략이라는 거다!’


“껄껄껄! 난, 또 뭐라고! 두말하면 잔소리 아니겠느냐? 자네가 내 아들을 살려냈는데, 못 해줄 게 무언가?”

“감읍하옵니다!”

“그러면 이만하면 된 것이더냐?”

“그렇사옵니다.”

“알았다. 그러면 한 잔 더 하거라. 거친 안주와 볼품없는 술이지만, 내 성의니!"


또르르-


성충이 환한 얼굴로 윤찬의 잔에 술을 가득 부어 주었다.


“그러하겠사옵니다.”


꿀꺽, 윤찬이 몸을 비틀어 술잔을 기울였다.


‘이건 무슨 술이지? 향이 괜찮네? 그나저나, 아수포린 한 포당 얼마를 받아야 적정 가격일까?’


머릿속 계산이 바빠지기 시작한 윤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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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대 의학의 힘을 보여주마 (1) +1 24.09.03 693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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