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한 북부대공의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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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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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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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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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교

DUMMY




악마.


세상이 멸망하게 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망할 종족이다.


그리고 악마 숭배자는 그런 악마들을 떠받들고 다니는 정신이상자들. 또한 그런 놈들을 한 집단으로 모아놓은 게 바로 악마교.


유진은 마족보다 악마들을 더 싫어한다. 


교활하고 위험한 점도 당연히 있으나 제일 큰 이유는 종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모든 악마가 전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유진이 본 악마들은 자신들의 쾌락만을 위해 움직이는 종이다.


그래서 도저히 예상할 수가 없다.


‘그런 녀석들을 떠받드니 원.’


유진 본인의 가치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그들의 악마에 대한 신앙은 굳건하니 절대로 타락 전으로 되돌 리 수가 없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해충박멸이다.’


언제 돌진할 줄 모르는 반운을 대비해 유진은 낡아빠진 철검을 꽉 쥐었다. 루이 에버모어에게 받은 돈으로 산 것이다. 


“그런데 안 덤비나?”


하지만 반운은 그저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신앙을 모욕당해 바로 달려들 줄 알았건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군.”


반운은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어떻게 안 것이지?”

“내 코가 좀 특별하대도.”

“헛소리하지 마라!”


그 말에 반운이 격노했다.


“지하실에서 나는 피 냄새는 견족 수인인 나조차 곁에서 맡지 않으면 모를 정도다!”

“견족수인이었나?”


겉으로 드러나는 수인의 특징이 없어서 몰랐다.


‘개보단 곰을 더 닮았군.’


굳이 개로 분류를 해주자면 초 대형견이지 않을까.


“그런데 인간···그것도 마법사도 아닌 네가 알 방도는 없을터.” 


하긴 내려가기 전부터 향초 냄새가 지독하게 풍기긴 했다. 그게 다 조치였군. 


“내가 마법사일 수도 있지 않은가?”


마법사들의 다재다능한 마법은 언제나 골치가 아프다. 예상을 항상 뛰어넘기 때문이다. 수준이 높은 마법사는 공간 자체를 바꿀 정도니, 말이다.


그들의 한계는 그들만이 정한다.


“아니. 넌 마법사가 아니다.”

“어떻게 확신하나?”

“냄새.”


여긴 진짜 개코군.


“흐음.”


유진은 고민되었다. 진실을 말해줄까? 그리고 금세 결론을 내렸다.


“나에게 이기면 알려주겠네.”


그 말을 들은 반운은 속으로 몹시 고민하였다.


‘···어떡해야 하지.’


자신은 악마 숭배를 티를 낸 적이 없다. 그런데 수인도 마법사도···하물며 교단 소속도 아닌 인간이 모종의 방법으로 자신의 정체를 꿰뚫었다.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


‘···폴리곤을 위하여.’


반운은 속한 악마교의 대악마를 떠올렸다. 


“···숨은 붙여주지.”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죽이지는 않는다. 다만 팔다리를 남겨줄 필요는 없었다. 반운을 유진을 향해 격렬한 살의를 나타냈다.


“자. 빨리 덤비게나. 나는 바쁘다ㄴ···.”


반운을 재촉한 찰나. 반운은 번개 같은 속도로 유진의 코앞으로 당도했다.


‘빠르군.’


검을 수직으로 세운다. 캉! 반운의 날카로운 손톱이 검에 가로막혀 더는 전진하지 못했다.


“말하는 데 공격하다니 자네 비겁하구만?”

“···마음대로 떠들어라!”


유진의 도발을 무시하며 반운은 격렬히 공세를 이어갔다. 찌르고 할퀴는 단순 무식한 공격. 하지만 확실히 효과적이었다.


수인의 폭력적인 야수성이 날뛰고 있다. 그로 인한 순간적인 폭발력은 위협적이다. 또한 손톱에 두른 수기(手氣)까지. 


‘쉽진 않군.’


유진은 수비적으로 검을 놀리면서 결론을 내렸다. 만만치 않다. 한 합이라도 제대로 막지 않으면 한순간에 넝마가 될 게 분명하다. 


육체가 전성기보다 약해진 까닭이 컸으나 그 이상으로 반운은 강했다. 어지간한 모험가 이상이다. 또한 정보 길드의 지점장으로 위장한 첩보 능력까지.


‘악마 숭배자들 밑에서 썩긴 아깝군.’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면 이제 내 차례네.”


고작 그 정도로 악마 숭배자를 살려둘 이유는 없었다. 


***


유진은 기사가 아니다. 하지만 마법사는 더더욱 아니었다.


-유진. 넌 마법은 안 맞아.-


처음에는 마법을 배우고 싶었다. 아무래도 범용성이 넓기도 하고 적 가까이에서 생고생하며 싸우기도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진은 마법의 재능이 없었다. 몇 년을 배워도 기초마법 정도가 한계였다. 


-하지만 검은 맞아.-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신은 유진에게 검의 재능을 주었다. 딱히 원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유진은 무신에게 검술을 배웠다. 


‘오랜 세월이었다.’


무신의 제자가 되어 개고생을 한 세월은 십 년 이상. 구르고 또 굴렀다. 이 모든 게 멸망을 막기 위한 발악이었다. 


‘실패했지만.’


하지만 이번 생은 그렇게 되지 않게 하리라.


그러기 위해서 주인공을 찾아내 살려낸다. 또한 자신의 곁에서 사라진 무신도 다시 찾아낼 것이다. 물어볼 게 있다.


‘왜 나에게 그런 선물을 준건지.’


많고 많은 인재 중 왜 하필 자신에게 회귀라는 능력을 준 건지. 그걸 알기 전까지는 죽어도 죽지 않으리라.


다시금 목적을 상기시킨 유진은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한 손으로 검을 쥐었다. 


유진의 태세가 변한 걸 느낀 반운은 급히 거리를 벌렸다.


‘···압박감이.’


그저 교착상태였던 전과는 차원이 틀리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냄새를 맡았다. 모든 걸 후각으로 판별할 수 있는 견족 수인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불길한 경고다.


‘들어가면 죽는다.’


죽음의 냄새. 그게 유진에게서 스멀스멀 풍기고 있었다.


“안 들어오나?”


하지만 이대로 대치하고 있을 수만도 없다. 반운이 다가오지 않자 유진이 서서히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방이다.’ 


이 시점에서 반운은 적을 생포하기를 포기했다. 어중간한 각오로는 이길 수 없다는 판단 하였다.


반운은 자신의 날카로운 손톱에 모든 기를 눌러 담았다. 빗나가기라도 하면 흩어져 사라지겠지만 상관없다. 


터벅터벅.


그러거나 말거나 유진은 그저 묵묵히 다가갈 뿐이었다. 먼저 선수를 친 건 반운이었다.


“죽어라!”


생에 가장 빠른 움직임. 이보다 더 빠를 순 없다. 희미한 잔상이 남을 정도인 속도. 유진의 대처는 느렸다. 명백히 반운이 움직이고 난 후 검을 놀렸다. 


하지만-.


“내 승리네.”


무신류 제 1식-환몽(幻夢)


촤악. 반운이 인지를 끝내기 전, 가슴에 선명한 자상이 새겨진다. 


“···무슨?”


분명 자신이 먼저 행동을 옮겼다. 상대의 움직임은 분명 자신보다 느렸다. 그런데 결과는 왜? 


“아직 녹슬지는 않았군.”


오랜만에 썼는데 말이야.


“끝내주지.”


 유진은 마무리를 지으려 반운에게 다가갔다. 그때였다. 쿵. 다리의 힘이 실리지 않아 무릎을 꿇었다. 


“쯧.”


하는 수 없이 제자리에 앉았다. 적도 움직일 수 없으니 대비를 할 필요는 없다.


‘아직은 무리였군.’


무신류는 오로지 승리만을 위함 검.


여러 유파와 아류들의 장점만을 모은 검술이다. 변화무쌍하며 모든 검술의 파훼법을 알고 있다. 


‘검사의 천적이지.’


말만 들으면 무적이지만 역시 다루는 자의 기량을 많이 탄다. 또한 위력적인 만큼 대가도 확실하다. 완성되지 않은 모습일 때 쓰면 부작용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건 육신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쨍그랑. 유진의 검이 산산조각이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역시.’


무신류의 기술은 모두 검에 무리를 주는 기술들 뿐이다. 


무신류 기술들은 전부 다 검에 무리를 주는 기술뿐이다. 질 좋은 검이 아니라면 검기로 보호해봤자 기술의 위력을 견딜 수 없다.


‘다행이로군.’


무신류 제1식-환몽(幻夢)은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검. 오직 속전속결로 상대방을 신속하게 죽이는 암살에 가까운 검술이다. 


때문에 일정 수준 이하의 상대는 죽는 순간조차 알 수 없다. 


‘반대로 말하면 수준 이상의 상대에겐 먹히지 않을 확률이 높지.’


그래서 쓰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과연 이걸 간파 할까? 기술을 시전한 후에는 뒤가 없으니 말이다.


다행히 도박은 성공이었다.


“···제길.”


반운이 나자빠진 상태로 힘없이 되뇌었다.


“너무 아쉬워하지 말게나. 가기 전 비밀은 알려줄 테니.”


원래 마무리를 지으려 했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예후를 알 수 있었다. 마지막 가는 길 배려 정도는 해줄 수 있었다.


“나에겐 수많은 별명이 있었다네.”


천후의 환관, 북부 대공의 데릴사위, 황녀의 내연남, 용사의 비선, 성녀의 찬란한 별, 검성의 적수, 재보의 여신의 보물, 무신의 일대 제자, 제국 최후의 총사령관, 마족 살해자.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별명은 따로 있었다.


“나를 악마 사냥꾼이라 하더군.”


유진의 한쪽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완전히 역안이 된 눈. 그것으로 반운을 바라보았다. 육신에서 붉은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라를 보는 혜안(慧眼)


악마는 검은색.

악마 추종자나 숭배자는 붉은색.

악마와 관련이 없는 자는 하얀 색.


구유진이 선천적으로 지닌 권능이었다. 그는 악마와 관련된 모든 걸 분별 할 수 있었다. 유진의 설명을 들은 반운은 나지막이 말했다.


“···너는 정말 우리의 천적이로군.”

“그렇지 않겠나?”


교단의 성녀···하물며 팔라딘이 가졌어야 할 권능을 자신이 지니고 있었다. 귀찮기도 했으나 도움이 많이 되었다. 유진이 승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역안의 덕이 컸다.


“너는 우리를 어떻게 하려는 거냐.”


유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신이 널 벌하리라.”


반운이 말하는 신은 자신이 섬기는 악마리라. 그래서 유진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다른 건 몰라도 무(武)의 신은 내 편인 것 같네.”


***


유진은 반운의 시체에 손을 대었다.


역안의 능력은 그저 악마와 관련된 이를 구분하는 게 끝이 아니다. 이 능력의 진가를 알아차린 정보국은 유진에게 부국장의 자리를 제시했었다. 


비록 유진이 거절했지만 말이다.


“자네의 기억은 잘 쓰겠네.”


스르륵. 유진의 육신으로 혼에 새겨진 기억이 흘러 들어갔다.


***


밤이라고 하기 어려운 일몰. 어두컴컴한 로브로 정체를 가린 자들이 모여있다. 모두 악마교의 소속된 일원이었다.


“남은 시간은?”

“십 분입니다.”


마정석을 토대로 만든 폭탄을 암시장 여러 군데에 설치를 마쳤다. 교단의 일원들인 자신들이 있는 이곳을 제외한 모든 곳이 불바다가 될 것이다.


대악마께서 원하는 혼돈이자 볼카누스 제국에게 보내는 선전포고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어느덧 예고된 시간이었다.


“왜 아무 일도 없지?”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곧이어 상황을 확인하러 나간 부하가 돌아왔다.


“회로가 끊어져 있었다고?”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을 일으키기 위해 연결해놓았던 마법진에 문제가 생겼다. 이렇게 되면 대량 학살을 할 수 없다. 


‘마법진을 수리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루 이틀로는 고칠 수 없었다.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했거늘.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총책임자인 주교는 마법진보다 다른 쪽을 우려했다.


‘누군가의 배신인가?’


그렇다면 단순한 수리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제국의 밀고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


‘그건 위험하다.’


제국과 전면전을 하기에는 아직 세력의 힘이 부족했다.


“계획을 바꾼다.”


그렇기에 주교는 결심했다.


“우리가 직접 나선다.”


목적을 바꿀 생각은 없다. 오늘 이곳에서 최대한 많은 인간을 죽인다. 


“대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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