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한 북부대공의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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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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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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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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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

DUMMY




유진은 들고 있던 검을 이올에게 투척했다. 어차피 무신류를 쓴 이상 어차피 수명은 끝났다. 무기로서 최후까지 활용해주는 게 검에 대한 예의다.


“이까짓 것!”


예상대로 이올은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로도 대수롭지 않게 검을 쳐냈다. 물론 통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시간을 벌어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왜냐면 그사이 새로운 검으로 무장을 마쳤다. 이 정도면 정말 제 몫을 다 해준 것이리라.


‘아마 무투가.’


쳐내는 동작과 이후로 유려하게 이어지는 날쌘 몸놀림. 무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게 분명했다. 하루이틀 배워서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 베테랑에게 이형의 신체. 그것도 본체보다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팔. 잘라서 하나로 만들었다지만 그럼에도 까다롭기 그지 않았다.


‘검강이 아닌 검기로는 힘들겠군.’


객관적인 평가를 마쳤다. 자동 석궁으로도 뚫지 못하는 강도. 그렇다면 검기로는 생채기 정도를 내는 게 한계이리라.


기습으로라도 자를 수 있었던 건 무신류의 덕이었다.


“일단 덤비게.”


그러니 견적을 한 번 짜보기로 했다.


“죽여버리겠다아아!!!”


이올이 미친 듯이 돌진해왔다. 


전투 중 흥분만큼 위험한 경우는 없다. 시야는 좁아지고 판단력은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그런 악영향은 이올에게 큰 영향이 없었다


뜨거운 머리와는 정반대로 행동은 냉철하기 그지없다.


“잘 훈련된 투견이로군!”


이올이 유진의 몸통을 향해 거대한 팔을 내리친다. 콰아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일시적으로 땅이 흔들린다.


‘맞으면 죽겠군.’


허나 신경 쓸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남은 두 팔로 이로워지는 무술, 익혀놓은 권법의 향연. 반격의 기회를 없애버린다. 


그렇기에 유진은 하는 수 없이 거리를 벌렸다. 


근접전으로는 기회를 만들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육신을 벨 수도 없다. 검기로도 상처를 내기 어려운 팔이 철통같이 본체를 지키고 있다.


‘검강을 쓸 수 도없고.’


숙련도의 문제가 아닌 아직 육신이 만들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지금 억지로 다루려 했다간 육체 내부가 터져 죽을 것이다.


‘까다로워.’


이올의 공격 패턴은 단순했다. 그저 미친 듯이 돌진해서 거대한 팔로 공격과 방어를 한다. 그걸 유진이 회피하면 곧바로 남은 팔로 무술을 날린다. 


하지만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충분한 힘에는 기술이 필요 없다고 하던가.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단순한 만큼 파고들 여지가 많이 없었다.


“방법을 바꾸지.”


***


“이런 빌어먹을 놈이 제대로 덤비거라!”


이올은 유진을 향해 소리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유진이 방법을 바꾼다고 말한 뒤부터 전투의 양상이 완벽히 변했다. 처음에 가까운 거리에서 접전을 벌인 것과 달랐다.


유진은 쥐새끼같이 날래게 치고 빠지며 이올을 귀찮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심을 할 수는 없었다. 약간이라도 반응이 늦어지거나 틈을 보이면 즉시 수급을 노리러 온다. 


신의 축복을 받은 거대한 팔과 다르게 목은 급소였다. 한 번이라도 허용하면 죽는 것이다. 


“으아아아!”


때문에 이올은 유진의 뒤꽁무니나 쫒고 있었다. 그나마 추격하는 편이 신경 쓸 게 없었다.


‘···.’


하지만 그런 유진 또한 이런 전투는 만만치 않았다.


‘제국 놈들은 놀고 있는 건가.’


전투가 시작된 지 벌써 15분 이상이 지났다. 일부로 시간을 끌어봤지만, 어째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는 힘들겠군.’


확실히 속도가 느려졌다. 이올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좀 전부터 거리가 조금씩 깨지려 하고 있었다.


여지까지의 이어진 전투의 피로 또한 무신류를 사용한 반동. 모든 정황과 요소들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올은 쉽사리 유진을 잡지 못했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


전반적인 신체 능력은 모두 이올이 훨씬 앞서 있었다. 하지만 유진은 코앞에서 잡힐 듯 말듯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순간이라도 수를 허용하면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유진은 알고 있었다. 바로 마물과 인간의 입장의 차이처럼 말이다.  


그래서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 회피에 집중하고 있었다. 다행히 유진은 과거 수많은 실전을 쌓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한 차이는 컸다.


“자네가 느려터진 게 아니겠나?”


압도적인 실력 차가 아닌 이상 유진의 보법을 무력화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올은 방법을 강구했다.


“이런.”


캉! 유진은 멀리서 날아온 돌을 황급히 쳐냈다. 


“언제부터 종교쟁이가 저격수가 되었지?”

“닥쳐라!”


이올은 유진을 쉽사리 잡기 어렵다는 판단을 마쳤다. 저 기동력을 죽여야 한다. 


우드득. 그래서 지천에 깔려 있던 돌덩이를 손에 꽉 쥐었다. 그리고 던졌다.


이미 인간의 근력은 초월한 거대한 팔로 쉼 없이 날려댄다. 


‘모두 피하기 힘들군.’


마치 투석기와도 같은 무식한 위력이다. 유진은 유연하게 몸과 발을 놀려 피했다. 그럼에도 자잘한 자갈까지 전부 다 피하는 건 무리였다.


‘결판을 내야겠어.’


완전히 육신이 고장이 나기 전에 끝내야 한다.


그래서 유진은 적의 품 안, 사지로 자신을 내몰았다. 죽기 전에 죽인다. 모든 전투의 기본이다.


“드디어 왔군!”


이올은 크게 소리쳤다. 쥐새끼처럼 도망치는 상대가 제 발로 다가와 줬다. 그렇다면 이제 죽이면 될 뿐이다.


축복받은 팔로 그대로 적을 뭉갠다.


그 이후에 적의 수급을 악마께 공양으로 바친다. 잃어버린 팔에 사죄를 드리리라. 설령 제국군이 자신을 죽인다하더라도 이 신앙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죽여주지.”


팽팽한 대치가 이어진다. 둘 다 자잘한 상처가 한둘 늘어간다. 그러나 어느 하나 쉽게 치명상을 허용하지 않았다.


만약 유진이 이올의 팔을 하나라도 자르지 못했다면. 또한 유진이 여태까지의 격전과 무신류의 사용이 없었다면, 이건 진작에 깨졌을 균형이었다.


그리고 승부는 예상치 못한 균열에 결판이 났다.


“이런-.”


유진이 무릎을 꿇었다. 다리에 부담이 결국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그 틈을 이올이 놓칠 일이 없다. 결정타를 먹이려 순간이었다.


“컥!”


아주 잠시 긴장을 푼 그 찰나, 강철도 뚫는 자동 석궁이 이올의 몸통을 꿰뚫는다. 


“네 놈!”


유진은 멀리서 자동 석궁을 들고 씨익 웃는 루이 에버모어를 흘깃 보았다.


‘도망친 줄 알았는데.’


전투가 시작된 직후부터 현장을 떠난 줄 알았건만 그게 아니었다. 계속 빈틈을 노릴 기회를 엿보면서 숨어 있던 것이었다.


“하하! 끝내라. 유진.”


말투가 건방지지만 그러려니 했다. 정말 큰 공적을 올렸다. 이번만큼은 이 전장의 주인공이다.


“드디어 결판이 났군.”

“비···빌어먹을!”


가슴의 통증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탓에 생긴 짧은 틈, 그 때문에 제대로 조종을 하지 못했다.


늦었다. 유진이 자세를 잡는 걸 확인 한 이올이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잘 가게.”


쩌적. 무신류의 기술이 아닌 그저 평범한 연속적인 검격. 순식간에 양팔을 베어낸다. 


“···아직이다!”


마인의 증거이자 축복인 커다란 팔이 남았다. 하지만 그뿐이다.


“다음 생엔 목을 먼저 지키도록.”


너무 늦었다. 촤악-.


주인을 잃은 신체는 바닥에 즉시 털푸적 쓰러졌다. 끝이 났다. 


전투중 티는 내진 않았지만 지쳤다. 유진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졌군.”


그때였다.


“음?”


바닥에 떨어진 이올의 머리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반으로 다시 가르면 사라지겠지.”


악마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징글징글한 생명력이다. 마무리를 하려고 검을 높이 올렸다.


“···기다리게. 어차피 끝이라···네.”


하지만 모든 걸 포기한 듯 이올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죽기 전이 돼서야 분노를 가라앉혔군.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었다.


아마 반운처럼 금방 죽을 테니 말이다.


“폴리곤이시여.”


그는 자신의 신앙에 대상에게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남은 어린 양들을 이끌어주소서···.”


그러나 아무런 변화도 없는 조용한 정적만이 주위를 감싼다. 곧 마지막 기도를 마친 사도의 눈에서 총기가 사라졌다.


그래서 유진은 나지막이 말했다.


“신은 사람을 돕지 않기에, 신이라고 불리는 걸세.”


그런 의미에서 악마는 신이 아니었다.


***


“반항하는 자는 사살하라!”


아닌 자들은 살려주겠다는 말이지만 딱히 필요 없는 말이었다. 왜냐하면 악마 숭배자들만큼 목숨을 쉽게 버리는 미친놈들은 없기 때문이다.


“힘들군.”


격렬한 테러를 진입하기까지 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한동안 초과 근무로군.”


사건에 관련된 대부분의 제국소속 일원들은 사건의 발단과 결말이 뭔지 분명해질 때까지 야근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 많고 많은 인물 중에는 볼카누스 제국의 정부국 팀장 아르헨도 껴있었다.


“난장판이로군.”


아르헨은 어느 정도 정리된 현장을 보며 말했다.


“팀장님.” 


그 때 부하가 아르헨을 불렀다.


“뭡니까.”

“제보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대량 학살이 일어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악마숭배자들이 암시장 내부에 폭탄을 지천에 설치해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어떤 자의 보고에 의해 사건이 실행되기 전 미리 발견했기 때문이다.


‘누굴까.’


그 덕에 피해를 극단적으로 죽일 수 있었다.


악마교의 테러는 황실에서도 중요히 취급하는 사항이다. 그러니 그것을 막아낸 자에게는 포상을 주는 게 당연했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알아내야지.’


물론 순수한 의도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만약 교단의 배신자라면 죽일 것이고 아니라고 해도 어떻게 알아낸 지는 사정을 청취할 것이다.


그때 한 남자가 부하와 함께 아르헨에게 다가왔다.


***


테러가 아직 진압되지 않았을 때, 유진은 죽은 이올을 쳐다보았다. 이미 한쪽 눈은 역안으로 변한 상태였다.


역안은 여러 능력이 있다. 악마와 관련된 자를 구분, 죽은 자의 기억 염탐.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정수 흡수.’


본래대로라면 계약자가 죽은 뒤 악마에게로 돌아가야 힘의 일부,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역안은 그런 악마의 더러운 정수를 정화하고 흡수할 수 있었다.


‘주교 정도라면 쓸만하지.’


물론 모두 흡수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악마와 제대로 된 계약을 맺은 존재만이 가능했다. 그 과정에서 반운은 탈락이었다.


'마인이 아니었으니 말이야.'


그래서 아쉬웠다. 또한 악마의 힘을 전부 흡수 할 수는 없다.


‘정화를 끝마치고 남은 부분만 가능하지.’


그 부분에서 많은 손실이 난다. 그래도 유진은 개의치 않았다. 일부라도 가질 수 있는 게 어디인가?


직접 악마라도 잡지 않는 이상 큰 힘은 아니겠지만, 지금은 작은 것이라도 큰 도움이 된다.


이올의 힘은 자신의 피와 살이 될 것이다.


“···.”


유진이 시체의 손을 올렸다.


"자네의 힘은 내가 잘 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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