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한 북부대공의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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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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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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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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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제국 제 7 경비대 소속 베캄입니다!”


부하와 함께 온 남자는 제국 경비대 소속의 남자였다. 


“베캄. 저는 정보국 팀장 아르헨이라고 합니다.”


아르헨을 말에 베캄이 화들짝 놀랐다. 정보국! 제국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다는 조직이 아닌가. 존재한다는 사실만 들었지. 


직접 관계자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몇 가지 묻겠습니다.”

“네.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처음 악마교에 관련된 보고를 올린 게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베캄이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는 말투로 말했다.


“그렇다면 전조를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같은 정보국 소속도 아닌 그저 경비병의 불가한 남자가 악마교에 관련된 정보를 보고했다. 너무 수상했다. 누군가의 압력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나 다를까 베캄이 난처한 듯 뺨을 긁적였다.


“사실···저는 들은 내용만 전달했을 뿐입니다.”


아르헨은 역시나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베캄씨. 자세한 상황 설명 부탁드립니다.”


달그락.


아르헨은 무의식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좀 전부터 베캄이 움직일 때마다 나는 철갑 소리가 너무 거슬린다.


“음.”


평시에는 그저 견갑을 입고 놀고먹으면서 꼴에 위험하다고 무장을 하는군. 그 사실이 아르헨은 너무 같잖았다.


덕분에 강박증이 다시 발현되려 하고 있다.


“그 전에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하지만 귀중한 증인이다. 부하도 아닌데 욕을 할 수는 없다. 


딱. 


그래서 아르헨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베캄의 갑옷에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게 되었다.


“오오?”


그러자 경비병이 신기한 듯, 아르헨을 보고 물었다.


“마법입니까?!”


마법. 착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아르헨은 딱히 베캄에게 말해 줄 생각은 없었다.


자기 능력은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에헤이! 그런 흔한 마법과 비교하지 마시죠!”


하지만 옆에서 눈치 없는 부하가 대신 주둥이를 놀렸다.


“오. 그럼 뭡니까!”

“정령입니다. 저희 팀장님은 무려 정령사라고요!”

“우오오! 그 희귀한 정령사말입니까!”


정령사. 정령과 계약해 정령의 힘을 다루는 존재들, 그 숫자가 매우 적어 몹시 희귀하다. 


‘시발.’


부하의 설레발을 들은 아르헨은 속으로 욕을 했다. 이대로면 개나 소나 제 능력을 다 알 것 같았다.


“···네 맞습니다.”


강제긴 하지만 어차피 정령사라는 게 밝혀진바, 그래서 그냥 적당히 말해주었다.


“보시다시피 주변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말이 새어나갈까 봐 우려되어 저희 근처에 소리를 다 차단해두었습니다.”


물론 그것보다는 철갑의 소리가 거슬렸을 뿐이다. 


“오오. 그렇군요.”


또한 아르헨은 몰래 다른 정령을 소환하였다.


마법사 그중에서도 마나의 흐름에 민감한 고위 마법사가 아니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미세하게 말이다.


‘진위의 정령.’


거짓과 진실을 판별할 수 있는 정령, 이 정령을 경비병에게 붙여놓았다.


이제부터 아르헨은 살아있는 거짓말탐지기다. 진실과 거짓을 모두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처음 제보를 준 자의 이름과 신분은?”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었다.


거주하고 있는 장소까지는 몰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이름과 신분 정도만 알더라도 수사 범위는 확연히 줄게 된다. 


베캄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네?”


아르헨은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제보자의 뭘 믿고 상관에게 보고를 올렸다는 말인가? 


‘거짓을 말하는 건가?’


가끔 있다. 공로를 만들어준 의리를 지키겠다며 일부로 모르는 척하는 머저리들이. 그래서 아르헨은 황급히 진위의 정령을 바라보았다.


-진실.- 


하지만 대답은 진실이었다.


정말 베캄은 이름도 모르는 자에 말에 따라 상관에게 보고를 올린 것이다.


“하하. 사실 협박을 당해서 말입니다.”

“협박?”


베캄은 그때의 상황을 천천히 설명했다.


경비병으로서 평소처럼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허름한 로브 차림의 정체 모를 자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을 전했다.


“저는 당연히 꺼지라고 했습니다만···.”


하지만 상대는 당장 상관에게 말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을 당했다. 목에 검을 들이대는 통에 하는 수 없이 기지로 들어갔다.


보고를 하는 척 동료들을 불렀고 무장을 끝마친 직후 싸움을 시작했다. 


밟아버리려고 동료들과 함께 덤볐는데···.


“그런데 순식간에 된통 깨지고 말았죠.”


아무것도 못 하고 그대로 제압당했다.


-진실.-


아르헨의 표정이 썩어가거나 말거나 베캄은 제 할 말만을 하였다.


“다음에는 진짜 벤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경비대장님께 보고를 빨리 올렸지 말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 남자가 말한 정보대로 확인한 결과.


“진짜로 폭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마법사를 불러 폭탄을 해체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그렇다면 그자는 어디로 갔습니까.”

“폭탄이 해제된 걸 확인하자마자 사라지더군요. 워낙 재빨라서 잡을 틈도 없었습니다!”


베캄이 당당하게 말했다.


-진실.-


···아르헨은 더는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잖습니까.”

“···어 말하다 보니 그렇게 되네요?”


-진실.-


빌어먹게 무능한 경비대 놈들.


‘돌아가고 싶다.’


처참한 실정에 극도로 퇴근이 하고 싶어진 아르헨이었다.


***


“콜록!”


마차 안에서 루이 에버모어가 작게 기침했다.


“좀 조용히 하시죠. 도련님.” 


곧바로 유진이 한 마디를 날렸다.


“으음. 알겠다.”


하지만 평소 태도와는 다르게 루이 에버모어는 그저 잠자코 유진의 말을 듣고 따랐다. 


이번 테러를 겪고 유진이 평범한 노예가 아닌 특별하다는 걸 알아차린 까닭도 물론 있지만-.


“···진짜 죽는 것 아니냐.”


혹여나 잘못 자극이라도 유진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안 죽습니다.”


유진은 말하는 입과는 정반대로 육신은 대짜로 뻗어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 이올과의 전투가 끝난 직후, 유진은 곧바로 쓰러졌다.


연전에 따른 피로와 자잘한 상처, 근육과 인대의 손상. 모두 무시하지 못할 중상이었다. 다만 몆 주 회복에 전념하면 충분히 나을 수 있다는 견적을 내렸다.


유진이 굳이 움직이지 않는 건, 다른 점에 있었다.


‘정화가 이렇게 힘들다니.’


악마교의 사도이자 주교인 이올을 죽이고 얻은 악마의 힘. 그것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생각보다 반발이 심해.’


악마의 힘을 사용하기 위해선 정화하는 과정이 필수였다. 그리고 그 정화는 역안이 담당하고 있다.


다만 역안이 제 기능을 다 하기 위해선 철인 같은 육체가 필요했다.


예전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끝날 흡수지만, 지금의 유진에게 버거웠다.


‘많이 나약해졌어.’


한 치라도 방심하다간 정화하지 못하고, 그대로 악마의 힘에 먹혀 폭주하리라. 그래서 온 신경을 정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니 좀 조용히 하십쇼.”


그래서 유진은 움직임도 최소화하고 정화에 그저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알았다.”


그저 정화를 위해 집중하고 싶었던 유진이지만, 루이 에버모어는 다르게 해석했다.


‘나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강한 척을 하는구나!’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건 충실한 노예다.


검기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긴 건 괘씸하나, 결국 결과만 놓고 보면 자신을 살린 게 아닌가? 


여러 전투를 치르면서 다치고 결국 그 부작용으로 생명까지 위태로워졌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할 건 정해져 있었다.


***


얼마 있지 않아, 에버모어령에 도착했다.


“조금만 버텨라!”


도착하자마자 루이 에버모어가 마차를 벅차고 쏜살같이 뛰어나갔다. 하지만 유진은 대답 없이 그저 눈을 감았다.


‘끝났다.’


다행히 폭주하지 않고 정화를 끝마쳤다. 덕분에 악마의 힘 일부가 제 육신을 돌아다니고 있다. 


현 육신은 만신창이지만, 무사히 회복을 마치면 전과는 모든 게 다를 것이다. 


유진은 과거 처음 악마를 죽이고 정화를 끝마쳤을 때를 떠올렸다.


‘많이 달라졌지.’


힘, 민첩성, 반사신경, 마법 저항, 물리 저항, 마나통, 모든 게 달라졌다. 


물론 지금같이 악마의 힘 일부를 받은 사도가 아닌 진짜 악마를 잡고 힘을 흡수해서 그렇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은 이 정도 차이라도 차원이 다르다.


***


에버모어 성 내부, 영주만이 앉을 수 있는 상석에 홀로 앉아 있는 이가 있었다.


“동생아.”


그곳에는 영주인 레이 에버모어 자작이 아닌 그의 장남이자, 영주 대리인 로이 에버모어가 앉아 있었다.


“형님. 이번엔 제 부탁 좀 들어주십쇼!”


그는 동생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곤란해하고 있었다.


“정말 미쳤느냐. 에버모어가의 가보인 라바나의 심장을 노예에게 주자고?”


에버모어가가 한 지방을 다스리게 될 수 있던 결정적인 요인, 그건 바로 특별한 영약을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고명한 연금술사인 선대 에버모어 유산 덕분이었다.


그 때문에 다른 가문으로서는 절대 불가능한 오직 에버모어 가문만의 특별한 독창적인 영약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아니. 형님?! 아무리 가보가 중요하다지만 제 동생을 살린 은인 아닙니까!” 


그 와중에서 라바나의 심장은 특별하다.


최상급에 해당하는 고위 마물의 심장을 토대로 여러 재료와 인고의 과정을 걸쳐 만든 가문의 가보, 최상급 영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준다 해도 두 개나 남아있지 않습니까!‘

“한 개 제작하는데···십 년이 걸린다는 걸 알지 않느냐!”


그래서 로이 에버모어는 골치가 아팠다.


아무리 목숨을 구해줬더라도 노예에게 자신도 먹지 못한 라바나의 심장을 주기엔 아까웠다. 


“적당한 영약이면 되지 않느냐!”

“제 목숨의 가치가 그것밖에 안됩니까? 형님!”


그러자 루이 에버모어가 생떼를 부렸다.


“동생아. 안되는 건 안 된다!”


철통같은 반대. 그래서 루이 에버모어는 작전을 바꿨다.


“미래의 소드마스터에게 투자하는 게 그렇게 아깝습니까?! 형님!”

“으음? 그게 무슨 말이냐.”

“유진은 검강을 쓸 줄 압니다!”


도저히 그냥은 안 될 것 같아, 루이 에버모어는 말도 안 되는 허풍을 날렸다.


“···뭐라?”


루이 에버모어의 말에 로이 에버모어가 잠시 상념에 빠졌다.


검강. 괴물들만 모이는 기사단에서도 소수의 강자만 쓸 수 있다는 신의 축복. 


“정말입니다! 몸이 낫거든 한 번 사용하라 해보십쇼!‘


이 기회를 놓쳐서 안 될 것 같아, 루이 에버모어는 이제 될 대로 되라 식으로 그저 말을 내뱉었다.


“···.”


그러자 로이 에버모어의 고민도 깊어져 갔다.


‘···검강을 쓸 줄 아는 괴물.’


루이 에버모어의 사실이라면 유진은 자작가로서 관리할 수 없는 괴물이다. 


‘그러나 노예다.’


다만 유진은 노예였고, 심지어 노예 각인까지 있었다.


그래서 로이 에버모어는 미래를 그려보았다.


라바나의 심장을 먹고 완치가 된 유진, 그리고 이후 검을 들자 화려하게 발현되는 검강. 


물론 라바나의 심장을 복용한다 해도 곧바로 소드마스터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검강을 쓴다 하더라도 격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제대로 후원하고 키운다 치면.’


언젠가는 벽을 오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 하면.


‘자작가는 무려 소드마스터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는 게 낫지 않나?


로이 에버모어의 마음의 추가 한 곳으로 기울었다.


“···후우 알았다. 동생아.”


모든 계산을 끝마친 로이 에버모어는 말했다.


“진짜입니까? 형님.”

“그래. 그러니 좀 나가보거라.”

“고맙소. 형님!”


확답을 들은 루이 에버모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자리를 떠났다.


***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 조용해진 성내. 로이 에버모어는 조용히 되뇌었다.


동생 루이 에버모어의 말에 허세가 있음을 로이 에버모어는 눈치를 챘다. 


그러나 루이 에버모어도 귀족이었다. 어느 정도의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런 녀석이 확고하게 말 할 정도면···.’


아마 믿어도 될 것이다.


“···거짓이래도 그만한 실력이겠지.”


그렇다면 요즘 에버모어령에 기승을 부리는 마물을 처리, 또한 얼마 뒤에 있는 영지전까지 내보낸다면···.


그렇게 손해는 아닐 터.


로이 에버모어는 차분히 미래를 그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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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도발 24.09.07 6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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