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장남이 이혼 후 효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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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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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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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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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여배우 단톡방

DUMMY

내 당혹스러운 표정을 읽었는지,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다리를 꼬고 있던 신연아가 다리를 풀고 바로 앉았다.

나를 살짝 올려다보며, 설명을 해주었다.


“김 실장님. 단톡방 못 봤어요?”

“단톡방이요?”

“이거 아무것도 모르네. 회사에 친한 매니저나 연예인도 없어요?”


더 실망했다는 표정이 그대로 신연아의 얼굴에 드러났다.


‘안 좋다.’

‘너무 안 좋다.’


대표님이 신경을 써서, 탑급 배우로 배정을 해주었는데.

같이 일을 해보기도 전에 무슨 소문이 돌았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배우가 매니저에 크게 실망을 하고, 경계까지 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소문이 돌았다는 거야....’


나는 생각을 하다가.

어제 본 예지몽이 떠올랐다.


내가 신연아의 매니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이혼한 부부 사이라도 지킬 건 지키고, 최소한의 예의는 챙겨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던 이미연.

그땐 보면서 고소하다고만 생각하고, 아까 통화했을 때도 한껏 즐기기만 했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 예지몽이 그냥 기분 좋으라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주는 건 아니야.’


인생에 후회가 될 수 있는 일.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는 일을 보여주는 것일 테다.


‘그렇다면 이미연 질투에도 뭔가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일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알 것 같았다.


“저와 이미연 배우 이혼하는 걸 들으셨나 봅니다.”

“맞아요. 그리고 결혼 생활 내내, 담당 배우이자 와이프이기도 한 사람을 접대 자리에도 내보내고, 말을 듣지 않으면 온갖 폭언을 일삼았다고 들었어요.”


신연아의 말에 나는 놀라지 않았다.

충분히 이미연이라면 없는 말도 지어내서 나를 모함할 수 있는 여자였다.


‘그런데 뭐? 내가 접대 자리에 강제로 내보내?’


하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다 막혔다.


접대 자리를 만들라고 닦달을 한 게 누구였던가?

이미연 본인 아니었나?

심지어 부모님 임플란트 해드리려는 것도, 접대 감독 선물을 사야 한다고 지랄지랄하던 여자가 이미연이었다.


“그 단톡방 저도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뭐. 어려울 건 없죠.”


나는 신연아가 보여주는 여배우 단톡방을 보았다.

우리 회사 소속 배우가 주류를 이루었고, 그리고 몇몇 친한 여배우들을 초대하여 24명이 넘는 인원이 있었다.


그리고 신연아는 이전에 내 험담을 한 부분을 올려, 채팅을 보여주었다.


-결혼 내내 정말 괴로웠어요. 나가기 싫은 접대 자리에 억지로 나가, 꼭 술집 접대부가 된 것처럼 술을 따라주고 웃음을 팔아야 했어요.

-거부요? 해봤죠. 하지만, 돌아오는 건 폭언과 폭력이었어요. 흑흑.

-그이가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참 자상하고, 나를 위해서라면 정말 하늘에 별도 따다 줄 착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나 이 바닥이 조금 그렇잖아요?

-착하던 사람도 비열하게 만들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이라도 쓰게 만드는 잔인한 곳이잖아요.

-저는 그 사람 원망은 하지 않으려고요.

-다 저를 더 좋은 배역에 내보내고, 더 많은 광고와 작품을 찍을 수 있도록 하려고 그런 거잖아요.

-방법이 잘못되었지. 그 의도까지는 의심하지 않으려고요.-설마요? 돈만 밝히고 그랬으려고요? 그래도 한때는 사랑하던 사이였는걸요.

-미안해요. 그이 욕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부부가 이혼은 하지만. 그래도 그이에 대한 제 마음은 아직.....흑흑.


‘하아~.’


채팅창을 다 확인하고.

긴 한숨이 절로 터져 나왔다.


아주 교묘하게 여태 있었던 일을 내가 막 억지로 시키고, 돈만 밝혀서 시킨 것처럼 이야기해 놓았다.

그러면서도 나를 감싸는 척하여, 더 나를 쓰레기로 만들었다.


‘회사에 들어올 때.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더라니.’

‘그게 탑배우 신연아 새 매니저가 되어서가 아리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가 돌아서였구나.’


고개를 내저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복수를 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예전이라면 찾아가 제발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렸겠지.’


하지만 이제 무능력하고 의기소침한 김현수는 죽었다.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더는 참지 않는다.’


옛정을 생각해서 배우 커리어는 망가뜨리지 않는 선에서, 이혼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먼저 걸어온 싸움 피할 생각은 없었다.


‘변호사를 찾아서 다시 이야기해야겠어.’


생각을 정리하고 신연아를 바로 마주보았다.


“할말 있어요?”

“아니요. 미연이가 그런 자리에 나간 것도 맞고, 제가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것도 맞습니다.”

“하아~. 혹시나 했는데.....소문이 다 사실이었던 건가요?”

“아니요.”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내용은 진실일지 몰라도. 정보 전달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제가 내보낸 게 아니라. 전 와이프가 성공하고 싶어서 스스로 나간 자리라는 거죠.”


나는 아내와 나눈 대화 메시지와.

그리고 돈 관리를 누가 하였는지.

부끄럽지만 용돈을 타 쓰던 남편이었다는 걸 모두 밝혔다.


“허.”


모든 사실을 듣고, 신연아는 어이가 없어 헛바람을 내뱉었다.


“이게 정말이라고요?”

“예.”

“....와!”


그녀는 입을 떡 벌리며, 너무 놀라서 그런지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어이가 없군요.”

“저도 당혹스럽습니다.”

“부부 사이 갈라지면 남남보다 더 못한다더니. 더 하네요.”

“모두 제가 못나서 그렇죠. 잘 헤어졌다고 생각하였는데. 미연이에게는 섭섭한 감정이 많았나 봅니다.”


나도 당한 대로 똑같이 돌려주었다.


“신연아 씨가 제 말을 모두 믿지 못할 거란 거 압니다. 양쪽 의견이 갈리니 어느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테죠. 또, 완전히 없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아니고요.”

“사실은 그래요. 지금 너무 황당하고. 누구 말이 맞는지 혼란스러워요. 아니. 배우와 매니저 사이에 이런 신뢰가 깨지고, 문제 자체가 발생한 게. 제 기준에서는 좋게 보이지 않아요.”


이해한다.

매니저면 배우의 사생활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고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런 매니저가 배우의 사생활을 노출하고 문제를 일으킨다면?

나라도 그런 문제 있는 매니저와는 같이 일하기 꺼려질 것이다.


“제가 맞고, 저를 믿어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 말은 지금 대표님을 찾아가서 알아서 그만두어 주겠다는 건가요?”

“아니요. 저는 신연아 씨 매니저가 되어서 좋습니다. 신연아 씨의 진중한 연기도 좋고. 무엇보다 이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자를 보고도. 의심부터 하지 않고. 직접 지켜보고 판단한다는 그 침착함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 제게도 조금의 시간을 주십시오. 모든 오해를 씻고, 신연아 씨에게 좋은 매니저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아아! 이러지 마세요. 부담스러워요.”

“처음부터 불미스러운 일을 보고 겪게 해드려 죄송해서 그럽니다. 앞으로는 제 개인적인 사생활로 이런 불쾌한 일을 겪는 상황은 없을 겁니다.”


다시 신연아에게 똑 부러지게 내 의사를 전달했고.

신연아도 매니저를 배정받은 첫날부터 나를 까고.

새 매니저를 구해달라고 하긴 남들 보는 시선도 있고, 김원민 대표 채면도 있어.

한 달간은 지켜보기로 합의를 봤다.


“대신. 조건이 있어요.”

“말하십시오.”

“조재희 감독님이 이번에 신작 들어간다고 하세요.”

“음. 소식은 들었습니다. 160억짜리 로맨스 스릴러라고요.”

“네. 그 작품 제가 하고 싶어요. 한 달 안에 조재희 감독님과 미팅 자리를 만들어 주세요.”

“알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죠.”


**


다행히 이미연의 수작질은 잘 물리치고, 신연아에게서 한 달간의 시간을 벌었다.


“아침에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베이글 좋아하신다고 하여, 방금 테이크아웃해서 가지고 온 겁니다.”

“고마워요.”

“그리고 거기 바구니에 보시면, 걸친 가디건과 담요. 수면 양말과 슬리퍼 있습니다. 갈아서 신으시면 됩니다.”


여름에도 에어컨 바람에 추위를 많이 탄다고 하여 따로 준비를 해두었다.


“센스는 있네요.”

“앞으로 좋은 모습 많이 볼 겁니다.”


나는 신연아의 스케줄을 소화하며, 동시에 거장 소리를 듣는 조재희 감독과 미팅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했다.


“오민아 팀장님. 이번 조재희 감독님 신작 소식 좀 들은 거 있으세요?”


먼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정보가 빠른 홍보팀부터 공략했다.


“조재희 감독 신작? 알지. 그거 요새 가장 핫하잖아.”

“대본 돌기 시작했어요?”

“호호. 대본? 대본이 왜 돌아. 서로 신작 소식만 듣고도 하겠다는 배우 줄을 섰는데.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았어.”

“어? 예전에 한번 본 것 같은데요.”


언감생심.

이미연이 어디서 소식을 듣고, 나를 찾아와 보챈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렵게 짤막한 시놉을 구해 보여준 적이 있었다.


“아. 그 두 쪽짜리 시놉?”

“예.”

“그거 조재희 감독이 쓴 게 아니라. 화인 스튜디오 제작 피디가 만든 거야. 최소한 가이드라인은 있어야 투자는 받으니까.”

“....아!”


이거 미팅 잡는 게 생각보다 더 어려울 것 같았다.


“왜? 연아가 조재희 감독 작품하고 싶데?”

“예. 미팅 자리를 알아보라고 하네요.”

“아이고야!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미션을 받았네. 지금 MN이고, 올스타 엔터고. 이 작품 잡으려고 안달이잖아. 도윤서하고 곽예지가 회사를 아주 들들 볶고 있다는 소문이야.”


두 사람 다 대표적인 한류스타로 몸값만 십억이 그냥 넘는 탑급이었다.


“뭐, 도움 될만할 정보 없을까요? 미팅이라도 잡아야 제 면이 서고, 능력을 보여줄 텐데. 쉽지 않네요.”

“음. 글쎄. 나도 돕고 싶은데 딱히 조재희 감독이 외부 활동을 많이 하고. 친목을 다지는 성격도 아니라서. 친한 사람도 몇 없잖아.”


홍보 팀장이 턱을 괴고 미간을 좁혔다.

잠시 그렇게 고민하더니.


“음. 이번에 자스민 엔터하고 전속 계약을 맺긴 했다던데. 조재희 감독 말고. 자스민 엔터를 한번 만나봐. 거기라면 어떻게 약속을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홍보 팀장에게 조재희 감독이 자스민 엔터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와 접촉을 해보았지만.

지금 대본 막바지 작업에 열중 중이라. 당분간 외부 인사와 만나지 못한다는 답변만 받았다.


그렇게 여러 경로를 통해 미팅을 잡아보려 노력했지만, 별 성과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아. 미치겠네! 이제 보름도 안 남았는데.”


약속한 한 달의 반이 지나가고 있었다.


“예지몽도 힌트를 주지 못하고.”


혹시나 싶어서 효도를 하고 받은 코인으로 포사이트 드림 예지몽 목록을 다 살펴보았지만.

관련 있는 것은 뜨지 않았다.


‘트로트 가수 스캔들 하나였고.’

‘유명 잡지사 기자가 알고 보니 유튜브 사이버 렉카 운영자였다는 예지몽이 다였지.’


조재희 감독을 만나는 데에는 별 쓸모가 없는 것들 뿐이었다.


“다른 것도 안 뜨고.”


보름 동안 추가 예지몽은 뜨지 않았다.


“미치겠네.”


머리를 쥐어뜯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재희 감독과 소속 매니지먼트 자스민 엔터 정보를 계속 찾아보았다.

지금은 이거라도 해야 불안을 떠쳐버릴 수 있었다.


“어?”


그러다가.

나는 눈에 띄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자스민 엔터 신인 걸그룹 에스핏 런칭 행사.]


그냥 또 새로운 걸그룹이 데뷔를 한다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아니었다.

나는 홀린 듯 기사 전문을 읽고, 상단에 나온 멤버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 에스핏이 자스민 엔터 소속 신인 걸그룹이었어?’


내가 이리 놀란 것은 다름 아닌.

이미 나는 에스핏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연습생 때 본 것이 아니라.

이들이 데뷔하여 인터뷰하는 걸 봤었다.


예지몽 시스템에서 기자의 이중생활 피해자로 나온 걸그룹이 에스핏이었다.


“이것 봐라. 이게 이렇게 이어진다고?”


조재희 감독을 만날 방법을 찾아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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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내가 다시 기회를 줄지도 모르잖아요? +1 24.09.12 1,457 33 12쪽
» 6화 여배우 단톡방 24.09.11 1,599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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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오늘은 아들이 요리사 24.09.08 1,699 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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