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장남이 이혼 후 효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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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슬라
작품등록일 :
2024.09.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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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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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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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금전 보상이 최고지

DUMMY

3팀장의 요청에 나는 하마터면 턱이 빠질뻔했다.

아니.

커피잔을 들고 입에 대지를 않아서 다행이지.

진짜, 너무 놀라서 마시다가 이 뜨거운 커피를 다 뿜을 뻔했다.


“아. 하하하.”


어색하게 웃었다.


‘빨리 자리를 떠야 해.’


어쩐지 직접 나서서 도와준다고 했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다, 이런 흉계.

라고 하면 너무 심했고.

그래. 흑심이 있어서였다.


“힘든 거 없어. 애들 숙소하고 연습실. 가끔 녹음실 데려다주고. 무비 촬영하면, 그거 좀 같이 가주고. 싸이포원처럼 행사가 많은 것도 아니라서. 일은 편할 거야.”

“그런데 두 명이 다 힘들다고 도망갔다면서요?”

“........”


3팀장이 말이 궁해졌는지, 답이 없었다.


‘아이고야.’


나는 속으로 한숨을 삼키고, 서둘러 종이컵에 남은 커피를 입에 털어 넣었다.


‘아 뜨거워.’


입천장이 홀라당 댄 것 같았지만.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아차! 신연아 씨. 머리하고 메이크업 다 했겠네. 저는 연아 씨 픽업하러 가야해서요. 이만 나가볼게요.”

“야!”

“죄송합니다. 제가 바빠서요. 하하.”

“아. 진짜. 네가 딱인데. 싸이포원 신인 때도 네가 케어해서 애들 멘탈도 강해지고. 앨범도 잘 되었잖아. 이번에도 어떻게 안 되겠냐?”

“신연아 씨 조재희 감독 작품 들어가는 게 너무 중요해서요. 죄송합니다. 다른 사람 찾아보셔야 할 것 같네요. 그 부탁은 못 들어드리겠습니다.”


나는 서둘러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이고, 3팀 팀장실에서 도망쳤다.


‘이거 그런데.’

‘예지몽에서 본, 그 트로트 황태자와 연관이 있는 건가?’


왜 내 담당도 아닌, 가요쪽 예지몽이 떴나 싶었는데.

혹시 신인 걸그룹 땜빵을 맡게 될 미래를 보여준 건 아닌지.

순간, 등꼴 오싹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아니야!”


나는 부정 탄다는 듯, 고개를 새차게 가로젓고 서둘러 차를 몰고 청담동 샵으로 갔다.

아무래도 당분간 회사 출근은 피해야 할 것 같았다.


**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면도를 깔끔하게 하고, 오랜만에 옷장에서 정장을 꺼내 입었다.

평소에는 하지도 않는 넥타이까지 맸다.


“어색하네.”


거울에 슈츠를 입고 선 모습이 상당히 낯설었다.

이미연을 데리고 방송국 시상식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정장을 입은 일이 없었다.


“예. 변호사님. 저는 준비 다 되었습니다.”

“그러시면 사무실 앞에서 뵙겠습니다.”

“예. 시간 맞춰 가겠습니다.”


드디어 오늘이구나.

전화를 끊고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대여섯 번이나 그려 놓은 걸 바라봤다.


이미연과 법적으로도 갈라서는 날!

오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나 합의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날이었다.


‘이변은 없을 거고.’


이미 양측 변호사가 만나서 이혼 합의는 다 끝냈다.

다만, 예상보다 시간이 좀 길어졌는 데, 그건.


“이미연 때문이지.”


이미연이 단톡방에 비방과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안 그랬다면 진작에 법적으로도 남남이 되었을 것이다.


“김현수 씨. 여깁니다.”

“네. 변호사님. 일찍 나오셨네요.”

“사무실에서 금방이라서요.”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니. 내 담당 변호사가 손을 흔들었다.


“준비는 다 되셨죠?”

“예.”

“마음의 변화 없고요?”

“전혀요.”

“좋습니다. 들어가시죠.”


우리는 서초동에 있는 한 로펌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미연이 고용한 변호사 사무실로 이쪽에서 만나 최종 합의서에 사인을 하기로 했다.


“어서 오세요.”

“예. 또 뵙습니다.”


양측 변호사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각자 자리에 앉았다.

당연히 나와 이미연은 인사 따위는 하지 않았다.


‘미쳤다고?’


나도 그렇지만, 이미연도 별반 다르지 않은 얼굴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내게 달려와 손으로 얼굴이라도 할퀼 기색이 엿보였다.


‘그러고도 남을 성격이지.’


지금 이혼 합의 서류를 보면 더욱더.

그 생각을 하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쓱 올라갔다.


“허! 허어! 너는 좋냐?”

“그럼 싫냐? 드디어 법적으로도 완전히 남남이 되는데.”


결국 팔짱을 끼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이미연이 화를 참지 못하고 톡 쏘아붙였다.


‘전혀 안 무섭다.’


과거엔 왜 저런 표정만 지으면, 그렇게 몸이 먼저 반응하여 움츠러들었는지 알수 없었다.

하도 연예인과 매니저로 6년이 넘도록 같이 붙어있고.

부부로도 살면서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이미연에게 반박하는 걸 생각하지를 못했던 것 같다.


‘미련했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효도도 있고.

부모님을 생각하면 용기도 난다.

무엇보다. 인생을 바꾸어 준.

포사이트 드림.

예지몽 시스템.

이게 있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자. 양측 의뢰인 최종 합의서 확인하시고요.”

“예.”


나는 변호사가 건네주는 서류를 빠르게 훑었다.

이미 충분히 설명을 듣고, 초안도 같이 짜서 문제 될 건 없었다.


“서로 성격 차이에 의한 합의 이혼으로 발표될 겁니다. 여기에는 동의하시죠?”

“예.”

“그러던가요.”


마음 같아서는 불륜 사실과 각종 이미연이 벌인 짓을 모두 공표하고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싶었지만.

다시 한번 대표의 설득과 변호사의 합리적인 제안으로 합의 이혼에 동의를 했다.


“좋습니다. 이혼에 따른 위자료는 의뢰인 이미연 씨가 김현수 씨에게 1억 2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셨고요.”

“재산 분할은 결혼 이후 3년간 두 분이 번 부동산, 금융 자산, 기타 재산을 총 합쳐. 이미연 씨가 김현수 씨에게 46% 양도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의 없으시죠.”

“예.”

“........네.”


나는 바로 대답했고, 이미연은 아까워 죽겠는지.

옴몬을 다 부르르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이혼 합의서에 서명을 하는 이 시간 이후부터. 서로 부부 관계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하여야 하며, 만약 이를 어기고 발설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상대방을 비방할 경우. 정신적, 물질적 손해배상액으로 상대방에게 12억을 배상한다는 것에도 동의하십니까?”

“예.”

“.....네.”


이번에도 이미연은 억지로 대답했다.

합의 이혼이 늦어진 이유가 바로 이 문구를 추가하기 위해서였다.

여배우 단톡방 사건과 같은 일을 방지하고.

만약, 상대방을 비방을 할 경우 금전적이 손해 배상을 물어줘야 한다.


‘이미연은 언제나 같은 실수를 반복했었지.’


그래서 내가 그걸 수습하러 뛰어다녀야 했었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다.


‘미연아. 믿는다.’

‘니 성격! 화끈하게 한번 보여줘라.’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으면, 상대방을 욕하며 헤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전처를 응원하며 헤어지게 되었다.


**


로펌 사무실을 나와서 변호사와는 다음 주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나는 근처 백화점으로 갔다.

지하에 있는 식품코너러 가서, 가장 비싼 한우와 과일. 식품 이것저것을 사며 처음으로 과소비를 해봤다.


‘내가 여기서 쇼핑을 하는 날이 다 올 줄이야.’


아마 내가 열심히 번 돈을 쓰는 거라면, 절대로 여기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보다 이미연 씨 재산이 많았습니다.”

“그런가요? 제가 알기로는 광고와 드라마 출연. 그리고 영화 하나 조연에 들어갔었고. 해외 명품 브랜드 하나 앰버서더를 하면서 받은 돈이 다인 걸로 아는데요.”


그래서 3년 동안 이미연이 벌어들인 돈이 대략 12억에서 14억이었다.

이것도 일반인 직장인에 비해서는 엄청난 거였다.

그런데.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헌데, 오늘 상대방쪽 변호사와 만나 재산을 확인해 보니. 48억이 넘더군요.”

“.....예!!!!?”


내가 잘못 들은 줄 알고, 놀라 다시 물었다.


“정확하게는 부동산이 일산에 아파트를 한 채 가지고 있었고, 은행 예금 2억 5천만 원. 그리고 나머지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주식이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이미연이 주식을 했었나?


“예. 그것도 작년에 엔비디아를 샀다고 합니다.”

“헉! 엔비. 디아!”


나는 깜짝 놀라 입을 떡 벌렸다.

회사 내에서도 미국 주식으로 재미를 봤다는 사람이 꽤 있었다.

특히 그중에서 경영지원팀의 김 과장님이 엔비디아 주식을 5년 동안 보유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그런데 이미연이 엔비디아를 작년에 샀었다고....?’

‘이런 미친!’

‘그러면 제일 많이 오를 때 사서 수익을 본 거잖아!?’


48억이라는 재산이 이해가 갔다.


“그래서 김현수 님에게 재산 분할이 되는 금액이 상당합니다. 더욱이 재산분할은 양도세도 없어. 약 23억 이상 다 받게 될 겁니다.”


변호사가 한 말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위자료가 더해져 모두 합치면 25억 원 정도가 내 통장에 찍힐 예정이었다.


‘이거 6년 동안 고생한 보상을 이렇게 받나?’

‘미연아. 주식 투자 잘했다!’

‘내가 널 보고 가장 잘한 일 같다.’


“하하하.”


절로 웃음이 났다.

이미연. 전처 덕을 보는 날이 이리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


고기와 각종 식품을 사 들고 고향집으로 내려왔다.

부모님은 이미 이혼 소식을 알고 있어. 집 앞까지 나와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엄마는 밥을 해놓았다고 들어가자며 평소처럼 대하였고.

아버지는 내 옆으로 와서 내가든 짐을 들어주며, 작게 어깨를 두들겨주었다.


“힘들면 말해라. 같이 들어줄 테니.”

“네.”


나는 두 분의 마음 씀씀이에 순간 울컥 올라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고, 뒤따라 들어갔다.


‘오늘같이 좋은 날 눈물이나 질질 짜면 안 되지.’


집 안에는 엄마가 차려 놓은 진수성찬이 한 가득이었다.


“제가 고기 사 온다니까요.”

“그래도. 너 내려오는데. 그냥 있을 수가 있니? 그냥 너 좋아하는 제육볶음하고 된장찌개 좀 했다.”


그게 아닌데.

무슨 명절이라도 되는냥.

식탁 위에는 부침개부터 갈비찜에 갖가지 반찬들로 한상이었다.


‘아이고. 아들 맘 상했을까 봐. 평소보다 더 차리셨네.’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식탁 위에 차린 음식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우리는 식탁 위에 가스레인지를 올리고 한우도 꺼냈다.


“잠시만요.”


한우를 올려 막 프라이팬에 구우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네. 무슨 일이에요?”


신연아였다.


“혼자예요?”

“네. 이제 솔로예요.”


모 영화의 농담을 따라 해봤다.


“.......”

“.......”


순간 앞에 앉은 부모님과 핸드폰 너머에서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과 숨소리가 들렸다.


“흠흠. 농담입니다. 왜요?”

“아니. 오늘 이혼 도장 찍으셨다면서요?”

“네. 방금 찍고 내려오는 길입니다.”

“그러면 혼자 청승맞게 있지 말고 나오세요. 술이라도 한잔 상대해 줄게요.”


신연가 말했고.

나는 조금 감동했다.


‘처음에는 닭 벌레 보듯 하더니. 언제 이렇게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데...?’


처음 만나 쌀쌀맞게 사생활 그런 거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누구니?”

“여자 목소리 같은데?”


부모님이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들었는지 물었다.


“아. 제 담당 배우요.”

“그래?”

“밥 안 먹었으면 오라고 그래라.”


부모님이 말했고, 나는 그냥 예의상 신연아에게 밥 먹으러 올 거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쉬고 있고.

더욱이 서울에 있는 여자가 이곳 수원까지 내려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네. 갈게요. 조금만 기다려요.”


그녀는 예상을 깨고, 바로 대답하고는.

진짜로.

노란색 스포츠카를 타고 우리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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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나한테 명령하지 마! +1 24.09.08 1,740 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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