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장남이 이혼 후 효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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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슬라
작품등록일 :
2024.09.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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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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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배우와 매니저 관계

DUMMY

크라라라랑!

아파트 주차장이 다 울릴 정도로, 커다란 엔진음을 내며 노란색.

아주 짤 빠진 스포츠카가 들어왔다.

차가 정차하고, 문이 휙!

천장으로 솟구쳐 열리면서 신연아가 내렸다.


“......진짜! 왔어요?”


조금은 황당해서.

그냥 지나가듯 한 말에 이리 올 줄은 진짜 몰라서.


‘아니. 서울에서 여기가 어디라고?’

‘그 먼 거리를 1시간 이상 걸려서 내려와?’


눈을 껌뻑이며 핸드백을 메고, 한 손에는....


‘꽃?’


어디서 꽃다발까지 샀는지, 싱긋 웃는 신연아가 보였다.


“올라가죠. 손님 초대해 놓고, 밖에 계속 세워둘 거예요?”

“아. 네.”


이거 진짜 어이가 없네.

그냥 부모님이 물어본 말에 이리 한달음에 올 줄이야.

뭐.

아예. 이런 일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이미연도 신인 시절에 함께 우리집에 내려와 밥을 먹고 간 적이 있었고.

또, 잠깐 맡은 아역 배우도 한 명 자주 우리집에서 밥 먹고 놀고 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걔는 집이 용인이었으니까.’


수원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애가 미성년자라서 내가 더 챙긴 것도 있었다.


‘그런데 신연아는.’


아니지.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한 탑스타이자.

몸값만 수억이 넘는 여배우였다.


‘그런 배우가 뭐가 아쉬워서?’


의문만 찰 수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자꾸 고개가 신연아쪽으로 돌아갔다.


‘무슨 꿍꿍일까?’

‘최근에 사이좋았는데.’


조재희 감독 작품 따내면서 신뢰가 쌓였고.

무엇보다 힘든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바둑을 함께 두고 부쩍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일단 표정을 보면, 나쁘지는 않은데.’

‘진짜 밥 얻어먹으러 왔나?’


우리 엄마 음식 솜씨가 좋기는 했다.

잠깐, 반찬 가게를 할 정도로.


“어머! 어서 와요.”


우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도아락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현관문 앞까지 나와 맞아주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저, 여기 김현수 실장님하고 함께 일하는 신연아라고 해요.”

“어머! 어머! 알지. 우리 드라마에서 봤어. 이번에 ‘수지맞은 연애’에서 나왔잖아.”

“네. 보셨어요?”

“그럼. 빼놓지 않고 봤지. 저번 주에 그거 끝나서, 내가 얼마나 서운했는지 몰라. 연장 방송 좀 하면 좋을 텐데....”


엄마가 아무것도 모르고 무시무시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연장 방송...!!!!?’


누구 산송장 보려고.

마지막 4화를 놔두고, 쪽대본에 새벽 촬영을 매일 해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반송장이 되어 있었다.


“내 정신 봐. 아직 식사 전이죠? 우리도 안 먹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들어와요.”

“네. 어머님. 그리고 이건 어머님 닮은 꽃이요. 예쁘기에 하나 사 왔어요.”

“어머! 예뻐라. 너무 이쁘다. 고마워요.”


어머니는 꽃을 받고, 소녀처럼 기뻐하셨다.


‘저런 건 또 생각을 못 했네.’


아무래도 무뚝뚝한 아들이라.

엄마를 위해 효도를 한다고는 하지만.

저런 쪽으로는 생각이 닿지 않았다.


‘꽃 선물. 다음 생일에는 나도 해야지.’


속으로 효도 리스트에 올려두고, 함께 부엌 테이블로 갔다.


“차린 건 없어요. 그냥 집 밥이에요.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집밥이면 더 좋죠. 저, 오랜만에 이런 밥상 받아봐요.”

“호호. 그래요? 앞으로 시간 나면 자주 내려와요.”

“네. 어머님.”


둘이 죽이 아주 잘 맞네.

그리고.


‘어째. 내가 왔을 때보다 더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아주 엄마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음!?”

“왜요? 입에 좀 안 맞아요? 간을 약하게 한다고는 했는데. 내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가끔 간이 셀 때가 있어요.”

“아니요! 어머님. 너무 맛이 있어요!”

“호호. 그래요?”


지금도 신연아의 한마디에 입꼬리가 광대까지 승천하려고 했다.


“이것도 먹어봐요. 돼지갈비인데, 밤 넣고, 인삼 넣고 쪄서 몸에도 좋아요.”

“와. 저 갈비 킬러인데.”


어머니는 손수 갈빗살을 발라서, 신연아의 밥 위에 올려주었다.

신연아는 또 그걸 아무렇지 않게 잘 받아먹었고.

옆에서 보니 먹이를 주는 어미새와 그걸 받아먹는 아기새 같았다.


“어머니. 음식들이 하나같이 다 맛있어요.”

“호호. 많이 먹어요. 밥 부족하면 더 줄게요.”

“네. 오늘 두 공기 먹고 갈게요.”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하며 밥을 먹었고, 아버지와 나는 옆에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음. 뭐라 표현해야 할까?

여동생이 출가하기 전에 시끌벅적하던 식사 자리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내가 내려와 밥을 먹을 때 하고는 확실히 다르게 화사한 맛이 있었다.


“어머니. 항상 궁금했거든요.”

“뭐가요? 연아양.”

“아니. 우리 김 실장님이. 쉬는 날이면 매번 고향집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잠깐 짬이 나는 날도 어디 갔다 왔냐 물어보면, 항상 고향집이라고 하고요.”

“우리 현수가 그랬어요?”

“네. 그래서 저는 어디 고향에 숨겨둔 애인이라도 있나 의심까지 했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저라도 매일 시간 나면 집에 내려와서 어머님 밥 먹을 것 같아요.”

“어머! 어쩜 이렇게 말도 이쁘게 할까. 얼굴만 예쁜 게 아니네. 이거, 내가 뒷산 올라가서 직접 캔 더덕무침이에요. 자연산. 자. 이것도 먹어봐요.”


나도 생일 때나 먹어 볼 수 있는 더덕무침까지 나왔다.

우리 엄마가 신연아가 내려와서 엄청 즐거우신 것 같았다.


‘그래. 저거면 됐지.’


멀리 수원까지 내려와 준 신연아가 고마웠다.


**


“아버님. 바둑 두세요?”


식사 자리가 끝나고, 나와 엄마가 식기들을 치우는 사이.

신연아가 거실 소파로 다가가 아버지에게 말을 걸었다.


“신 배우. 바둑 둘 줄 알아요?”

“그럼요. 저 얼마 전에 아마추어 단증도 땄어요.”

“그래요?”


아버지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버님. 한 수 지도 부탁드려요.”

“흠흠. 나는 아마 5단인데. 이거 몇 집이나 양보하고 해드려야 하나?”


아버지가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바로 거실 테이블에 바둑판을 깔았다.


‘신연아.’

‘부모님과 집에서 바둑을 두었다더니. 언제 아마 단증까지 땄데?’


아무튼 모든 면에서 열심인 여자였다.


“아버님.”

“왜요. 신 배우.”

“헤헤. 한 수만 물려주세요. 이거 실수했어요.”

“큼!”


‘절대 안 물려주지.’


설거지를 다 하고, 옆으로 와서 두 사람 대국을 구경했다.


“아버님. 한 수만 물려주세요. 네!?”

“큼. 그, 그럴까?”


‘어?’


나는 아버지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버지....!!’

‘저하고 할 때는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거라며. 아들 강하게 커야 한다고. 절대 물려주시지 않으시고는.’

‘하하.’

‘어떻게 신연아 한마디에 헤벌쭉 웃으며 물려 줄 수 있으십니까!!!!’


배신감과 질투가 올라왔지만.

뭐. 그런 건 아주 잠깐이었고.

오히려 두 사람이 웃으며 바둑을 두는 걸 보자.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오늘 어째. 신연아에게 신세를 많이 지네.’


내가 내려와 같이 밥을 먹고, 놀아드리는 것과 달리.

이렇게 신연아가 내려와 또 부모님 말상대를 해주고, 함께 놀아드리는 건 달랐다.


‘이것도 효도 포인트가 쌓이고, 효도코인이 나오려나?’


**


“어머님. 오늘 밥 잘 먹고 가요.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호호. 또 내려와요. 갈비찜이랑 더덕무침. 황태구이 구워줄 테니.”

“네.”


어머니와 신연아가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아버님. 다음에도 한 수 알려주세요.”

“허허허. 그래요. 오늘 대국 즐거웠어요.”

“네. 다음엔 열심히 배워서 꼭 이겨볼게요.”

“허허. 쉽지 않을 텐데. 응원할게요.”


아버지와도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차 키 줘요.”

“운전해 주게요?”

“네. 매니저인데. 배우가 운전하는 차를 탈 수야 없죠.”


‘사실 조금. 람보르기니를 한번 타보고 싶었다.’

‘큼큼.’


“그러면 땡큐. 부탁할게요.”

“네.”


나는 운전석으로 가서 시동을 켜고 천천히 액셀을 밟았다.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오고, 도로를 탔다.


“오늘 내려와 줘서 고마워요.”

“뭘요. 이렇게 신세 갚는 거죠.”

“신세요?”

“아. 김 실장님이. 저 바둑 알려줬잖아요? 그래서 우리 아빠하고 요새 부쩍 가까워졌거든요. 오늘도 바둑 이야기로 한참 전화 통화했어요. 아! 아까. 아빠 찬스 좀 쓸걸 그랬네. 내 정신 좀 봐.”


그러며 신연아는 자기 머리를 살짝 콩 찍었다.

슬쩍 운전하며 살펴보니.

내 부담을 덜어주려는 듯. 과장스런 행동 같았다.


“다 왔어요.”


차는 밤길 고속도로를 달려 신연아의 집 앞에 도착했다.


“네. 운전 고마워요.”

“아니에요. 제가 고맙죠. 잘 들어가고. 내일 오후에 스케줄 있으니. 그때 데리러 올게요.”

“네. 김 실장님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우리는 인사를 하고, 각자 집으러 갔다.

나도 이미연과 사는 집을 나와서.

작은 오피스텔을 구해 임시로 지내고 있었다.


‘재산분할 돈 들어오면, 집부터 구해야겠네.’


집에 들어와 가볍게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서 맥주캔 하나를 따서 마셨다.


“좋네.”


밤공기도 적당히 시원했고.

이미연과는 법적으로도 남남이 되었고.

두둑한 위자료와 재산분할도 받았고.

부모님과 함께 식사도 했고.

무엇보다.


“후.”


생각만 해도 작게 웃음이 샜다.


“신연아. 신세 제대로 졌네.”


오늘 뜻하지 않게 그녀가 내려와서, 나보다 더 부모님께 웃음을 안겨드리고 기쁘게 해드렸다.


“어디 확인해 볼까?”


나는 남은 맥주를 다 마시고, 침대에 누웠다.

이제 포사이트 드림.

효도코인이 과연 얼마나 들어왔을지 확인할 차례였다.


‘분명. 평소보다 더 들어왔을 거야.’


오늘만큼 많이 웃으신 적은 최근에 손을 꼽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내가 이혼한 것도 까맣게 잊어버렸네.’


왜.

신연아가 먼 서울 자기 집에서 우리 부모님댁까지 내려왔는지.

하나 더 이유를 알아냈다.


‘이거 오늘은 내게 제대로 배려받았구나.’


배우와 매니저 관계.

꼭 한쪽이 일반적으로 상대방을 케어하고 돕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연은 그런 걸 몰랐지.’

‘결혼하고 나서도, 집에서 날 자기 매니저 대하듯이 했으니까.’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포사이트 드림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효도코인이 들어와 있었다.


[최광남님이 아들을 위해 음식을 요리하며 행복해하였습니다.]

[효도코인 1코인이 지급됩니다.]

[김영수님 아들의 담담한 얼굴을 확인하고 안도하였습니다.]

[효도코인 1코인이 지급됩니다.]


이혼 소식에 걱정하시면서도 다행히 안도하셨구나.

나는 오늘 들어온 효도코인을 확인하고.

메시지가 더 있어, 마저 살펴보았다.


그런데.


“어? 이, 이거 뭐야!”


너무 놀라 감은 두 눈을 번쩍 뜨며,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내가 잘 못 본 거 아니야?”


눈을 비비고, 다시 눈을 감고 포사이트 드림 효도코인을 확인하는데.


[최광남님이 아들이 데려온 여자를 보고 매우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효도코인 50코인이 지급되었습니다.]


‘5, 50코인?!!!!’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김영수님이 상냥한 신연아 배우를 보고, 한시름 놓으셨습니다.]

[효도코인 50코인이 지급되었습니다.]


세상에 아빠까지 50코인이나 퍼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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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배우와 매니저 관계 24.09.17 865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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