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장남이 이혼 후 효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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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슬라
작품등록일 :
2024.09.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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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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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바둑 함께 할래요?

DUMMY

다음 날.

나는 1팀 팀장실을 찾았다.


“무슨 일이야? 오전에 연아 스케줄 있지 않아?”


1팀 팀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확인하다가, 내 노크 소리에 고개를 들고 물었다.


“스케줄은 좀 있다가 샵으로 데리러 가기로 했어요. 그것보다 팀장님.”

“응.”

“신연아 씨 차기작이요.”

“응? 차기작?”


팀장이 모니터로 시선을 돌리다가, 내 이어지는 말에 도로 고개를 들었다.


“네. 차기작이요.”

“아직 드라마도 안 끝났잖아?”


이제 중반부를 넘어서.방송은 8화가 그제 방송이 나갔고, 촬영은 12화까지 완료가 되어 있었다.

대략 4주 후면 촬영이 모두 끝날 예정이었다.


“그렇죠. 한 달 정도 남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작품 끝나면 반년은 쉴 텐데. 차기작 이야기를 벌써 해? 의욕 넘치는 건 알겠는데, 연아한테는 물어보고 이야기하는 거야?”


팀장이 물었다.

그의 반응에서 알 수 있었다.


‘이거 조재희 감독 신작은 전혀 염두에 두지도 않았구나.’

‘나와 신연아가 조재희 감독 작품에 들어가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다 보았을 텐데 말이야.’


“어쩌다 보니, 얼마 쉬지 못하고 바로 작품 들어가게 되었네요. 물론, 신연아 씨하고도 이야기 모두 끝났고요.”

“뭐야? 그런 중요한 일을 둘이 뚝딱 처리하면 어떻게 해? 팀장인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했는데요.”


팀장의 말에 바로 대답했다.


“???”


그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턱을 짚고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러다가 설마 하는 얼굴로 눈을 댕그랗게 뜨며, 입을 천천히 벌렸다.


“아, 아니지....?”

“왜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반응이 재밌었다.

점점 놀라서 1팀장의 입이 벌어진다.


“너...너가 조재희 감독 작품 잡아 왔다고?”

“네. 어떻게 그렇게 되었네요.”

“말도 안 돼.! 조재희 감독인데?? S급 배우들도 서로 출연하려고 줄을 서는 거장 조재희 감독이야.”

“우리 신연아 씨도 이제 S급이죠.”

“그래. 우리 연아 연기도 잘하고, 시청률 파워도 있지. 그런데 영화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어. 그래서 더 작품성 있고, 흥행할 수 있는 영화를 찾는 것이고. 그런데 조재희 감독 작품에 들어간다고? 진짜로? 현수야. 농담이지?”

“에이. 팀장님. 제가 농담을 왜 해요. 그리고 저 근 한 달간 조재희 감독 만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미팅 한번 잡아보려고 별짓을 다 했어요.”


나는 어제 미팅을 살짝 이야기해 주었다.


“거기서 연기를 보고, 작품 이야기를 하고 바로 오케이 싸인까지 받았다고?”

“네. 연아 씨가 많이 준비했더라고요. 옆에서 듣는데 저도 홀딱 반했겠다니까요. 역시 배우가 바뀌니 일도 척척 잘 진행되는 것 같아요.”

“세상에....! 그게 그렇게 쉽게 될 일이 아닌데. 무려 조재희 감독인데.”


팀장은 여전히 믿기 못하겠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고.


“바로 계약서 초안 작성해서 올리겠습니다. 결제해 주세요.”

“아....알았어. 조재희 감독이면 무조건 해야지.”

“그렇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계약서 초안을 작성해서 올렸다.


**


대표실.


“너, 내가 아는 현수 맞냐?”


올라온 기안서를 보고, 김원민 대표가 물었다.


“왜요? 문제 있어요?”

“아니. 아니. 없지! 너무 완벽해서 문제지.”


김원민 대표는 내가 올린 계약서 초안과 나를 번갈아 보며.


“허! 허어. 이게 이렇게 쉽게 될 일이 아닌데......”


중얼거리며 연신 혀를 내둘렀다.


“저 연아 씨 픽업하러 가야 해서요. 확인했으면 빨리 결제해 주시죠.”

“그. 그래. 해야지. 하고말고. 이건 무조건 해야지.”


어째 1팀장과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김원민 대표도 내가 올린 기안서에 서명했다.

결재 서류를 넘겨주면서.


“그런데 어떻게 한 거냐?”


그가 툭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는 이미연이랑 6년을 함께 할 동안에는 이런 기대작을 잡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면서, 이번엔 어떻게 맡은 지 한달만에 성공했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글쎄요? 그냥 제 담당 배우가 신연아라서요?”

“......!”

“신연아 매니저라고 하니, 잘 되더라고요.”


어깨를 살짝 으쓱하고, 대표실을 나왔다.

뒤돌아 나오는 사이에 대표의.


“이미연이 문제였나?”


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후후.’

‘이걸로 작은 복수 한방은 먹였나.’


기분 좋은 하루 시작이었다.


**


자스민 엔터와 영화를 제작하는 화인 스튜디오하고 자세한 출연 조건을 협상을 진행하고.

적당한 개런티에 합의를 보고 최종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이걸로 모든 탑급 배우들이 원하고.

찍었다고 하면 칸, 베니스, 베를린 3대 영화제 초청은 따 놓은 당상인 조재희 감독의 신작 출연을 확정 지었다.


“축하합니다. 신연아 씨.”

“고맙습니다. 김 실장님도 고생 많았어요.”


우리는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작은 축포를 터트렸다.

소소하게 노알콜 맥주로 자축을 하고, 이제 막바지 촬영을 향해 달려가는 드라마 촬영장으로 이동했다.


‘작품 끝나면 제대로 축하 파티 열어야지.’


1팀 전 직원과 홍보팀, 경영지원팀, 법무팀. 3팀 가수팀까지 모두 모여서 성대하게 열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스케줄은 정신없이 이어졌다.


드라마가 막방을 향해 달려가는 터라.

안 그래도 정신없고.

밤샘 촬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드라마 촬영장은 더 바쁘게 돌아갔다.


그전에는 그래도 자정쯤에는 촬영이 끝나 집에 들어가서 쉴 수가 있었다면.

이제는 새벽까지 밤샘 촬영이 일주일 중. 6일이나 이어져.

촬영장을 아예 떠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보름여를 촬영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신연아 씨를 케어하고 있었다.


오늘도 쪽대본이 추가되어, 촬영 스케줄이 연장이 되었다.

이제 아우성 치는 스태프들도 사라졌고, 연장 촬영 이야기에 이내 체념한 듯.

작게 한숨을 쉬고 각자 할 일을 하러 떠났다.


“으으. 밤에는 이제 좀 쌀쌀하네요.”

“그러게요. 가을은 가을인가 봐요.”


아직 한낮에는 28도. 29도를 넘나들며 한여름 못지않은 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해가 떨어지고 저녁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졌다.

더욱이 오늘같이 야외 촬영이 있는 날이면, 더 쌀쌀하게 느껴졌다.


“여기 커피 한잔해요. 따뜻하게 텀블러에 담아왔어요.”


나는 미리 준비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따라, 신연아에게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다음 씬은 1시간 정도 걸리니. 잠깐 눈이라도 붙여요.”


신연아도 밤샘 촬영이 연일 이어져, 눈가에 다크서클이 조금 어른거렸다.


“괜찮아요. 참을 만해요. 그리고 한숨 눈 붙이라는 사람이. 커피를 줘요?”

“아. 이런 실수.”


따뜻한 우유나 코코아를 준비할 걸 그랬다.


‘이미연은 커피만 마셔서, 나도 모르게 습관이 들었어.’


“다음엔 따뜻한 우유로 준비할게요.”

“그래요. 일부러 구할 필요는 없고요.”


신연아는 이야기를 하고, 미니밴 뒷좌석에 앉아 대본을 꺼내 보기 시작했다.

벌써 수십 번은 더 본 대본으로 이미 종이 끄트머리는 다 헤어져 있었다.


‘쪽대본이 반인데. 그래도 대본을 놓질 않네.’


드라마 후반부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였다.

아무튼 신연아가 대본과 콘티 분석에 집중한 걸 보고, 나도 다시 의자를 조금 뒤로 눕혀 편한 자세로 만들고.

아까 하다 만 것을 계속했다.

핸드폰을 들고, 바둑 공부 동영상을 보았다.


“뭘 그렇게 봐요?”

“아. 이거요?”


대본만 보기 좀 심심했던지, 한 10여 분쯤 지나서 신연아가 물었다.


“바둑이요.”

“아! 그런 취미 있어요?”

“아니요. 원래 관심 없었는데. 요새 부쩍 재미를 붙이고 있어요.”

“뭐야? 완전 노인네 취미. 그런 취향이었구나.”


신연아가 운전석 등받이에 고개를 기대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왜요? 바둑 막상 하면 재밌는데.”

“에이. 그게 뭐가 재밌어요? 요새 얼마나 재밌는 게임이 많은데. 내가 핸드폰 게임 하나 깔아줘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는 아버지하고 바둑 두는 게 요새 낙이라서요. 열심히 바둑 배워야 합니다.”


나는 질문에 대답을 하고, 다시 동영상을 재생했다.

바둑 대국 영상에 눈을 돌리는데.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인기척이 크게 들렸다.


“왜요? 더 물어 볼 거 있어요.....?”


고개를 돌려 신연아를 보는데.


“!!!”


그녀는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주인에게 걸려 안절부절 못하는 강아지처럼.

눈을 댕그랗게 뜨고 당황하여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니. 나는. 그러니까 요새 바둑 같은 건 잘 안 하니까. 고리타분하기도 하고 나이 많은 사람들만 하는 이미지가. 으아아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신연아가 변명을 하려다가, 결국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리곤 바로.


“미안해요. 요새 밤샘 촬영을 매일 하다 보니, 정신이 나갔었나봐요. 진짜 그러려는 의도로 한 말은 아니었어요. 바둑을 배운다기에 신기해서 말이 좀 세게 나갔나 봐요. 내가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 정말 미안해요.”


신연아가 두 손이라도 싹싹 빌 것처럼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귀엽네.’

‘바로 잘못을 인정할 줄도 알고.’


역시 신연아는 좋은 배우다.


“같이 배울래요?”

“어? 저, 저도 배울 수 있어요?”


댕그런 눈으로 신연아가 물었다.


“네. 배울 수 있죠. 기본 룰만 익히면, 바로 대국도 할 수 있어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재미도 있고요.”

“배울래요!”

“그래요. 같이 한 게임 해요.”


이후.

나와 신연아는 드라마 촬영장에서 짬이 나면, 바둑 영상을 함께 시청하거나.

아니면 바둑 게임을 같이 두었다.

그녀는 머리가 좋은지 금방 룰을 익혔고, 어려운 기술까지 응용하여 사용했다.

이제 덤을 몇 집 주고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수준까지 금세 올라왔다.


“덤은 두 집만 줄게요.”

“아아. 그런 게 어딨어요? 저는 초보잔데.”

“그 초보자라고 하면서 지금 내리 3판을 이겼거든요.”

“치. 치사해.”

“누가 할 소릴.”


그렇게 함께 바둑을 즐기게 되왔고.

지옥 같던 드라마 촬영장에 작은 휴식이자 보약이 되었다.


드라마 촬영도 바둑을 즐기면서 하다 보니.

어느새 보름 간의 마지막 촬영도 끝이 났고, 드라마 쫑파티까지 하고 나서.

우리는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휴가를 받아 부모님 집으로 내려왔고, 그녀도 오랜만에 고향집으로 내려가 쉴 거라고 했었다.


그렇게 각자 고향집으로 내려가 휴가를 보내는 며칠 사이.

잠자리에 들려 침대에 누었을 때, <포사이트 드림> 알람이 하나 떴다.


[효도 전파에 성공하였습니다.]


‘응?’


이런 메시지는 처음이었다.


[신연아님이 부모님과 바둑을 함께 두었습니다.]

[신연아님의 부친이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두 부녀 사이가 조금 가까워졌습니다.]


‘어? 이 효도라는 게.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고.’

‘그 사람이 한 효도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거야?’


나는 놀라 계속 메세지창을 확인했다.


[효도 전파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보상이 주어집니다.]

[효도코인 100코인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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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금전 보상이 최고지 24.09.16 932 37 12쪽
11 11화 나 좀 살려줘라 +2 24.09.15 1,042 35 14쪽
» 10화 바둑 함께 할래요? 24.09.14 1,057 39 11쪽
9 9화 거장과의 미팅 +1 24.09.13 1,129 35 11쪽
8 8화 나도 아무나하고 일하는 매니저는 아니라서요 +1 24.09.12 1,273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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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엄마! 지금 내려가요. 24.09.08 1,813 4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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