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장남이 이혼 후 효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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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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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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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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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나도 아무나하고 일하는 매니저는 아니라서요

DUMMY

나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눈빛으로 묻는 신연아를 뒤로하고.

전화를 받고 오겠다고 하고 촬영장 구석으로 나왔다.


진판석 실장은 잔뜩 흥분하여 말을 다다닥 쏟아냈다.

그 기래기 자식 실체를 모두 까발리고, 잡지사에는 정식 항의와 법적 소송까지 넣었고.

소송을 준비를 위하여, ‘탈덕열차’에서 비슷한 피해를 받은 다른 회사 아티스트와 매니저, 실장이 나서서 자료를 모으고 대응 준비를 하여 연락이 조금 늦었다고 설명했다.


“아무튼 김 실장님 덕분에 큰 고비를 넘겼습니다. 까닥 잘못했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그 기래기놈과 인터뷰를 하고. 말도 안 되는 악성루머가 퍼져 1집 앨범부터 말아먹을 뻔 했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잘 풀렸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네. 아이들도 소식을 듣고, 다들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 대표님도 크게 고맙다고 꼭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식사라도 한번 하자고 하시고요.”

“예. 시간 나면 그러시죠.”


그리고 내가 원하는 답을 기다렸다.


“그....이렇게 큰 은혜를 입었는데. 이걸 어떻게 갚아야 하나. 저희 대표님이 마음 같아서는 차라도 한 대 뽑아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하. 차요? 그러면 벤츠도 가능합니까?”

“벤츠요? 아무렴요. 되고 말고요! 저희 자스민에서 몇 년을 준비해서 데뷔시키는 아이들 생명줄을 살려주셨는데요. 벤츠가 어렵겠습니까? 마흐바흐를 뽑아달라고 해도. 대표님이 흔쾌히 선물해 주실걸요?”


‘이거 생각보다 더 컸나 보네.’


아이돌 하나 키우는데 돈이 수억에서, 많게는 수 십억도 넘게 든다고 하였지만.

이번 에스핏은 자스민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데뷔시킨 걸그룹이었나 보다.


“차는 농담입니다.”

“아니. 말하셔도 되는데....”

“아니요. 그건 제가 부담스러워서요. 그보다는 제 배우에게 도움이 되는 도움을 조금 받고 싶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신연아를 담당하는 것과.

신연아가 조재희 감독 신작에 관심이 있고, 꼭 출연하고 싶어 한다는 걸 전했다.


“음. 그쪽 제작파트는 저도 잘 몰라서요. 일단 팀장님하고 대표님에게 김 실장님 의사는 전달하겠습니다.”

“예. 부탁드립니다.”

“아닙니다. 이 정도는 당연히 해드려야죠. 그리고 저도 나서서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진판석 실장은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후우~. 이제 미팅은 잡은 건가?”


5부 능선은 넘은 것 같았다.


“무슨 전화를 그렇게 오래하고 와요?”


통화를 마치고 오자. 신연아가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톡 쏘아붙였다.

알 수 없는 소리를 하여 궁금하게만 만들어 놓고는. 자리를 한참 비우고 돌아오자.

조금 성이 난 듯싶었다.


‘뭐. 이 정도 투정은 귀여운 수준이지.’


워낙에 이 부분에서 이미연이 독보적이었으니까.


한번은 커피를 사러 갔다가, 줄이 밀려 한 10분 늦은 걸 가지고.

아주 스태프들이 다 있는대서 쥐 잡듯 잡은 적도 있었다.


‘그때가 심지어 신혼 초였었지.’


그날 이후부터 아마 이미연에 대한 일말의 기대와 희망도 완전히 접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신연아의 맞은편에 앉아 테이블에 놓인 아이스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누구하고 통화하고 왔냐니까요? 7분을 넘게요?”


그걸 또 새고 있었나?

힐끔 신연아를 보자.

그녀도 아차 싶었는지. 슬금슬금 눈동자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조재희 감독 미팅 픽스했습니다.”

“.....네?”


신연아가 돌렸던 시선을 다시 원상 복귀시키며 반문했다.


“아까 말했잖아요. 밥의 뜸을 들이고 있었다고. 그 밥. 방금 아주 찰지게 잘 되었다는 연락 받았습니다. 갓 지은 따뜻한 밥 먹을 준비 하시죠.”

“아니. 진짜! 조재희 감독님과 미팅 날짜 잡았다고요?”


그녀가 재차 확인했다.

꽤 놀랐는지, 눈동자도 한껏 커졌다.


‘눈 진짜 맑고 크네.’


긴 속눈썹 사이로 보이는 짙은 까만 눈동자에 순간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확실히 외모만 이쁜 것이 다가 아닌. 매력도 있는 여배우였다.


“네. 맞아요. 아직 날짜까지 약속 잡은 건 아니고. 조만간 만나서 미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신연아 씨가 준비할 차례네요.”

“허. 허어! 어떻게요? 아니. 진짜, 어떻게요?? 도윤서하고 곽예지도 약속을 못 잡아 안달이라고 하는데요. MN하고 올스타에서도 하지 못한 걸 어떻게 하신 거예요?”


신연아가 놀라 물었다.


“글쎄요? 어떻게 했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잘....?”

“아! 진짜. 농담하지 말고요. 무슨 마법을 부린 거예요? 조재희 감독 아무나 만날 수 있는 감독님도 아닌데요. 외부 활동 안 하시고. 작품도 자기가 생각한 배우하고만 딱 만나서 캐스팅하기로 유명하신데요.”


‘알지. 아주 잘 알지.’

‘그래서 지난 한 달 가까이 내가 개고생을 한 것이고.’


정말, 예지몽 시스템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다.

영화 감독 한번 만나는 게, 무슨 미국 대통령 만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자세하게 설명하면 너무 길고요. 핵심만 이야기해 드리자면. 제가 이번에 자스민에서 키우는 걸그룹을 조금 도왔습니다. 그래서 거기 실장하고 대표도 매우 고마워하고 있고요. 그래서 연아 씨를 위해서 답례로 조재희 감독님과 한번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방금, 그 확답 연락을 받고 오는 길이고요. 이제 답이 되었습니까?”

“......세상에!!!”


신연아가 내 설명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는 방법이라며 작게 중얼거렸다.


“자. 이제 신연아 씨가 보여주시죠.”

“네? 뭐를요?”

“뭐긴요. 미팅과 약속까지야 매니저가 추진하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캐스팅을 위한 감독의 마음을 사는 건 이제 배우가 할 몫이죠. 설마, 그것까지 제게 바라는 건 아니죠?”

“아. 아니거든요!”


신연아가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러면 이번엔 신연아 씨가 보여주세요. 저도 막 아무나하고 같이 일하는 매니저는 아니라서요. 신연아 씨 능력을 한번 보고 싶네요.”

“하. 하아! 정말.”

“왜요? 신연아씨는 자신 없으세요?”

“없긴요. 저, 신연아에요. 드라마의 여왕! 딱 지켜봐요. 제가 어떻게 조재희 감독님 마음을 얻고 배역을 따내는지.”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다가. 이내 주먹을 불끈 쥐고는 의욕을 불태웠다.

그 모습이 조명 판을 받은 것보다 더 빛이 나 보였다.


‘배우는 진짜 배우네.’


**


조재희 감독의 신작은 로맨스 스릴러물로 한 여자와 한 남자에 관한 서스펜스 였다.


사건은 이렇게 시작된다.

유명 유튜버이자 인플루언서인 여자 A가 친구와 함께 국내에서 제일 높은 빌딩에 올라가 방송을 하기로 하고.

둘이 보안을 뚫고 빌딩의 옥상 타워 꼭대기까지 올라가 생방송 라이브를 한다.

그러다가 그만 실수로 친구가 추락하여 사망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사건을 두고 여론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이다.

유명 유튜버이자 인플루언서인 여자 A는 상당한 미모와 팬을 확보한 스타였고.

여자 A의 팬들은 그녀가 친구를 일부러 위험한 곳에 불러, 추락사시키지 않았을 거라고 변호한다.


하지만 이미 경찰의 조사와 생방송 라이브 영상에 찍힌 결정적인 증거.

바로 여자 A가 친구를 밀어서 떨어트리는 장면이 나왔다는 점이다.

또, 경찰 조사 결과 둘 사이엔 한 남자를 두고 치정 싸움을 벌인 과거가 있었고. 무엇보다 금전적인 문제까지 연루되었다고 밝혀냈다.


그러나 여자 A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전면 부인하고, 카메라에 찍힌 것은 실수로 떨어지려는 친구를 돕기 위해 손을 뻗었다가.

카메라 각도 때문에 미는 것처럼 찍혔다고 반박하였고, 치정 싸움과 돈 문제도 몇 년은 지난 과거의 일뿐이라고 했다.

함께 찍은 사진과 방송들을 보여주며 최근에는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 사이였다는 걸 주장한다.


이런 여자 A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불구속 수사로 사건은 진행이 되고.

국민 여론은 진범이다 아니다로 나뉘어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어모으는 사건으로 비화된다.


그리고 이때 여자 A의 사건을 수임하여 변호를 맡는 것이 남자 주인공 B이다.

그는 어렵게 대형 로펌에 취직하고 수습 딱지를 뗀 신입 변호사로.

이번 사건으로 스타 변호사로 뜨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건을 점점 파헤치고, 의뢰인 여자 A를 만날수록 실제적 진실에 혼동이 생기게 되고.

어디까지 의뢰인을 믿고 변호를 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는다.


이런 와중 둘 사이엔 미묘한 기류까지 흐르면서, 닿을락 말락 한 애정 감정까지 피어오르고.

한층 사건은 더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딱 여기까지가 초반에서 중반부까지의 이야기고.

이후 후반부에 생각하지 못한 반전이 일어난다.



“이게 뭐예요?”


그리고 나는 이 후반부까지의 시놉과 스토리라인을 정리하여, 신연아에게 건네주었다.


“미팅을 하고 오디션을 보려면 무기와 방어구는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이게 무기라는 거예요?”

“네. 그거 어렵게 구한 조재희 감독님 시나리오 초본이에요. 후반 결말은 없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을 거예요.”

“헉! 이걸 어디서?”


슬쩍 옆 조수석을 보니,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 신연아가 보였다.


‘놀라기는.’

‘그럴만하지. 탑중에 탑인 도윤서나 곽예지도 못 구하고 있는 시나리오이니까.’


“그냥 자스민에 큰 도움을 줘서 구하게 되었어요. 자세한 건 묻지 마시고. 비밀이니까. 어디가서 말하지도 말고요.”

“말 절대 안하죠! 미쳤어요. 남 좋은 일 시키게요.”

“네. 그리고 가는 동안 숙지하고 계세요. 이야기 줄기를 알면, 캐릭터 분석하고,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많이 되죠!”

“그러면 다행이고요.”


나는 살짝 웃고,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저 대본은 진판석 실장을 통해 구한 것이 아니라.

조재희 감독과 미팅 날짜가 잡히자, 예지몽 시스템에 목록이 떠서 볼 수 있었다.


거기에 시나리오를 들고 캐릭터와 이야기를 분석하는 배우가 있었다.


‘안타깝게 신연아는 아니었지.’


곽예지였다.

아마도 원래 이 작품은 곽예지에게 갈 작품이었던 것 같았다.


‘이제 그 물줄기를 바꾸어야지.’

‘나는 준비가 되었고.’


힐끔 우회전하며, 옆을 보니.

이미 시나리오를 넘기며 열심히 분석을 하고 있는 신연아가 보였다.


‘이쪽도 문제는 없겠네.’

‘연기력이 이미연처럼 딸리는 것도 아니고.’

‘시나리오도 구해서 분석까지 했으니. 조재희 감독. 마음 살 확률이 크게 올랐겠지.’


나는 집중에 방해가 되지 않게, 더 조심해서 운전했고.

20여 분을 더 달려서 차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거 다 왔다고 할 수도 없고.....’


약속 장소에 도착하고도 신연아는 시나리오 분석에 푹 빠져있었다.

이제는 펜을 꺼내 깨알 같은 메모까지 남기고 있었다.


‘아직 시간 여유는 있으니까.’


시계를 힐끔 확인하고, 자동차 시동을 끄지 않고 조금 기다렸다.

달달거리는 소음을 배경 삼아, 신연아는 10여 분 더 집중하여 분석하였고.

마침내 모두 끝이 났는지 시나리오 대본을 덮는 소리가 났다.


“아. 도착했으면 말하지 그랬어요?”

“하도 집중하길래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시간은 여유 있으니까 걱정하진 말고요.”

“고마워요.”

“....네?”

순간.

나는 시동을 끄면서 놀라, 도로 신연아를 바라봤다.


“그...내리자고요.”

“아니. 분명 방금 고맙다고....?”

“제가요!? 잘 못 들었겠죠.”


신연아는 뭐가 창피한지, 얼굴이 빨개져서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 차에서 내렸다.


‘분명, 고맙다고 했는데.’


나는 빠르게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를 보면서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점점 처음 잘못된 오해와 이미지를 깨고, 그녀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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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나도 아무나하고 일하는 매니저는 아니라서요 +1 24.09.12 1,274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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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전처가 질투할 때? 24.09.10 1,696 41 13쪽
4 4화 군 제대하는 날만큼 +2 24.09.09 1,686 44 13쪽
3 3화 오늘은 아들이 요리사 24.09.08 1,699 42 11쪽
2 2화 나한테 명령하지 마! +1 24.09.08 1,740 47 11쪽
1 1화 엄마! 지금 내려가요. 24.09.08 1,813 4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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