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장남이 이혼 후 효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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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슬라
작품등록일 :
2024.09.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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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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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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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전처가 분노할 때

DUMMY

이미연은 창자가 끊어지고, 심장이 쪼개지는 고통이 무엇인지 오늘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변호사의 설명에 그녀는 점점 험악하게 얼굴을 구겼다.

그러다가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콱!

구두 굽으로 바닥을 세게 찍었다.


“지금 그게 변호사가 할 소리예요? 제가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지. 이런 대도 안는 요청을 들어주라고 그 큰돈을 주고 고용한 줄 알아요!”


빼액! 소리를 질렀다.

씨이! 씩! 씩!


“이미연님. 저희도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만족스러운-”

“아! 됐고요. 방법을 찾아보라고요! 자꾸 똑같은 말만 앵무새처럼 하지 말고. 짜증나까!”


이미연은 변호사의 말을 끊고, 표독스럽게 쏘아보았다.

눈빛으로 할 수만 있다면 이 무능한 변호사부터 면상을 작살을 내놓고.

문제의 원흉.

전 남편을 찾아가 머리털을 다 뽑고, 반쯤 패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휴! 짜증나!’


그놈하고 결혼을 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뭐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던 것인지.

아니면, 오랜 무명 생활을 끝내고 옆에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고.

온갖 짜증과 화를 내도 덤덤하게 웃으며 받아주던 모습을 보고 사랑이라 착각해서였는지 몰라도.

주변에서 다 뜯어말리고, 부모님이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였을 때도.

사랑에 눈이 씌어 결혼을 강행했었다.


‘인생 최대의 실수였지.’


무능력한 남편이랑 사는 것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대학교 동창 친구들은 다들 의사 남편, 사업가 사모님, 재벌가 며느리가 되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백화점이며, 해외며 쇼핑이나 다니고 여행이나 다니는데.

자신보다 미모도 딸리고.

배우로 성공도 못 한 년들도 그러는데.

자신은 결혼 한번 잘못하여 지은 지 20년도 더 된 구축 아파트에 살며.

쪽팔리게 아직도 조연이나 전전하는 신세였다.


‘무능한 저 새끼만 보고 기다릴 순 없어.’


어떻게든 성공을 하고, 의사 와이프. 사업가 사모님. 재벌가 며느리로 결혼한 동기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꼭, 원톱 주인공에.

천만 영화에.

칸 여우주연상 정도는 받아 콧대를 납작하게 찍어 누르고 싶었다.


‘너희 아직도 남편덕 보고 살려고 그러니?’

‘시대가 변한 거 몰라?’

‘이제 여자도 진취적으로 자기 인생을 개척해야 해.’

‘나 봐. 결국 배우로 성공하고. 호호호! 칸 여우주연상도 받았잖니?’


그래서 더욱 유명 감독들을 찾아다니며 웃음을 팔고, 술을 따라주고.

과한 스킨쉽에도 하하호호 웃으며 술 접대부 노릇을 자처한 것인지도 모른다.


‘성공하면 다 포장할 수 있어.’

‘무능한 것보단 더러워도 성공하는 게 중요해.’


그녀가 나서면서 차차 조연에서 주연 자리도 꿰찰 수 있었고.

좋은 배역도 따내서 입지도 다질 수 있었다.


‘역시 저 무능한 새끼가 문제였어.’


그럴수록 무능한 남편에 대한 기대감은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고.

눈에 쓰인 콩깍지도 벗겨지고, 오직 증오와 짜증만이 남았다.


“뭐? 태성기업 사장이?”

“그래. 네가 나온 드라마를 좋게 봤나 봐. 한번 술 한잔하고 싶다네.”

“언제?”

“빠를수록 좋지. 이거 엄청난 기회인 거 알지? 태성기업 사장만 잡으면 광고부터 원톱 영화 주연까지 한 방에 해결이야.”


그래서 스폰 제의에 흔들렸는지도 모른다.

국내 건설과 제약업에서 유명한 태성기업의 차남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래 고민하지 않고 스폰 제의를 받아들였다.


“제기랄! 그 망할 자식이 내가 호텔방을 드나든 걸 다 알고 있을 줄이야.”


그게 아니었다면 자신이 먼저 이혼 서류를 내밀고, 돈 한푼 안 쥐어주고 쫓아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지난 3년 무능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자기 발목만 잡았던 것을 들어 거액의 위자료를 청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화딱지 나게. 다 꼬였지.’


이미연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다시 현실로 돌아와 담당 변호사를 바라봤다.


“결국 방법이 없다는 말이에요?”

“네. 아시다시피 이미 합의 이혼서에 동의를 했고. 또, 우리가 법적으로 가도 하등 좋을 게 없습니다. 매우 불리한 싸움을 벌여야 하며, 오히려 더 많은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받을 수 있습니다.”


‘제기랄!’


이미연은 이를 빠득 갈며, 입술을 물어뜯었다.

할 수만 있다면 과거로 가서 실수를 바로잡고 싶었다.

더 철저하게!

더욱 완벽하게!

멍청한 남편에게 걸리지 않게, 스폰을 받았을 것이다.


‘호텔이 아니라 별장이나 외국에서 만났어야 하는데.’

‘너무 방심했어.’


“후우~”


그녀는 다시 고개를 내젓고, 머리를 쓸어 올렸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예.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신 돈은 천천히 부쳐줘도 되죠? 할부로 조금씩 가능하죠?”

“네....??”

“왜요? 물건 살 때도 할부 되는데. 이건 할부 안 돼요?”


당연하다는 듯 물었다.

그에 변호사는 뭐 이런 또라이년이 다 있나, 순간 표정 관리를 못했다.


“이건 양측 변호사와 당사자가 만나 합의된 계약 내용입니다. 이행하지 않으면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미연님이 매우 불리해집니다. 언론도 신경을 써야지요.”

“아! 짜증나! 지금 주식 팔기 아까운데. 아! 이 개자식! 하등의 도움이 안 돼요! 정말! 왜 내 인생에 끼어서는! 거머리 같은 자식! 아아아아!”


결국 이미연은 화딱지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한참을 씩씩거리다가.

담당 변호사를 따라 근처 은행으로 갔다.

VIP룸으로 들어가.

피땀 흘려 번 돈을 원수에게 보내야 했다.


“여기 이체하실 계좌번호와 이름 적어주시면 됩니다.”


원수 남편과 그놈의 계좌번호를 적었다.

적으면서 손이 부들부들 떨려.

자꾸 글이 꼬부라졌다.


“네. 이체하실 금액이 2,367,000,000원 맞으시죠?”

“.......”

“고객님?”

“네. 맞아요.”


이미연은 은행 직원의 물음에. 이를 바득 갈며 한자씩 대답했다.

은행 직원은 그 모습에 더 확인하지 못하고, 이체 작업을 진행했고.


“그러면 김현수님 계좌로 2,367,000,000원 이체-”


이체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 마지막 확인을 위해 말을 꺼냈다가.


“잠깐만요!”


이미연의 말에 제지를 당했다.

담당 변호사와 은행 직원이 모두 그녀를 바라봤다.


“그 이체할 때. 개인적인 메시지도 함께 보낼 수 있죠?”

“네. 상대방 통장에 짧은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좋네요.”


이미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빈 종이에 한마디를 적었다.


[이거 먹고 떨어져라 시발놈마!]


“이렇게 적어서 보내주세요.”

“이미연님!!”

“왜요? 이 정도는 상관없잖아요? 내가 이거라도 안 하면, 화병 나서 죽을 것 같아서 그래요.”

“.....후우~. 알겠습니다. 24억 가까이 받는데. 이 정도는 문제 삼지 않겠죠.”


변호사는 이미연이 적은 욕설을 보고.

합의 이혼 서류에 집어넣은 특약 조항을 떠올렸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24억이나 받고 저걸 비방이라고 걸고넘어지지 않을 거라고 보았다.


**


서주원의 소속사 앞.

3팀 팀장 준태 형과 함께 미팅을 위해 왔다.


“어후! 이거 왜 이렇게 떨리냐?”


준태 형은 긴장이 많이 되는지, 21층 빌딩을 올려다보며 마른세수를 몇 번이나 했다.


“팀장님. 뭘 쫄고 그래요?”

“야! 너는 안 쫄리냐? 긴장도 안 돼? 안 떨려?”

“왜요?”


내가 진짜 궁금해서 물어봤다.


“그야 당연히 너무 기울잖아. 우리는 쌩 신인에 한번 앨범 망한 걸그룹이고. 저쪽은 요새 대세 트라이아웃이고. 이거 기획안 보고 서류 던지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어제 회의 때는 괜찮다면서요?”

“아! 기획은 좋지. 너무 괜찮지. 애들에게 이름 알릴 다시없는 기회인 거. 내가 너하고 신연아 씨 딱 이야기 들을 때. 감이 와서 우리 로즈노즈 추천을 한 거 아니냐.”

“그런데 왜 여기 와서는 이렇게 떨어요? 아마추어같이.”

“컥! 아마추어?”

“네. 우리 프로의식을 가지고 갑시다. 그리고 꿀릴 게 뭐 있어요? 팀장님이 능력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싸이포원 누가 키웠어요?”

“내가....?”

“네. 팀장님이 키운 새끼잖아요. 로즈노즈가 한번 앨범이 잘 안되었다고 해서. 꿀릴 거 없어요. 모두 비쥬얼 좋고, 실력 있고. 무엇보다 함께 합동 무대를 하는 게 무려 신연아잖아요.”

“그, 그렇지. 쫄 것 없지! 우리 애들도 안 꿀리고. 연아 씨도 있으니까.”

“자. 가요. 당당하게 가서. 우리 너네랑 제대로 한판 붙고 싶다. 함 뜨게 옥상으로 따라와라. 하는 거예요.”


나는 어깨를 움츠린 준태 형의 등을 세게 몇 번 치고,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 데스크에서 출입증을 받고.

서주원 소속사가 있는 12층으로 올라갔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 반갑습니다.”


상대 트라이아웃 담당 실장과 A&R팀 팀장, 그리고 홍보팀장이라고 밝힌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좁은 회의실로 이동했다.

서로 명함을 주고받고, 잡담을 조금 나눔 다음.

우리가 가지고 온 기획안을 꺼내 보여주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음.”

“괜찮네요. 서주원 씨 요청이 워낙 강해서 종영 팬미팅 무대를 준비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하면 확실히 화제성은 잡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대결 구도는 너무 청화엔터에만 유리한 거 아닙니까? 우리 브런치 쪽은 이기나 잘하나. 겨우 본전만 얻는 건데요.”


가장 우려하던 부분이 언급 되었다.

저쪽은 한때 탑급 아이돌로 이름을 날린 서주원과 지금 대세 보이그룹 트라이아웃의 합동 무대였다.

반면 우리는 신연아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가수도 아니고 여배우.

거기에 1집 앨범이 망해 이름도 생소한 신입 걸그룹과 합동 무대다.

기울 수 밖에 없었다.

브런치 엔터쪽에서는 화제성 말고는 마다찮게 볼 수밖에 없다.


“승부쪽에 초점을 맞추자는 건 아닙니다. 그냥 하나의 재미 요소로 넣은 겁니다.”

“그러면 이건 빼서 진행해도 되겠네요?”

“아니요. 그래도 대결이 없으면, 앙꼬 없는 진빵이지 않습니까?”

“음.”

“너무 승부에 연연하진 마십다. 설마, 우리 신인 로즈노즈와 배우인 신연아 씨가 미친 무대를 보여주고. 대세 트라이아웃과 왕년에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서준원 씨를 이기겠습니까?”


내 말에 브런치 담당자들은 자기들끼리 잠깐 속닥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합동 무대 기획이 서주원 씨 팬들의 갈증 해소에서 출발한 게 아닙니까?”

“아셨습니까?”

“조금 유추를 해봤습니다. 왜 드라마 종영 팬미팅에 합동 무대를 기획하고 오케이했을 지요.”

“아이디야 팬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재결합을 원하는 목소리도 상당하고요.”


역시나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소속 배우가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이 큰 브런치 엔터가 아무 생각 없이 들어줬을 리는 없다.


“역시 듣던 대로 능력이 대단하시네요.”

“네?”


트라이아웃 담당 실장이 말했다.


“오늘 미팅 들어오기 전에 김현수 실장님에 대해서 조금 알아봤습니다. 자스민 엔터에서 활약이 대단했다고요. 이번에 나온 탈덕열차 운영자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아. 진판석 실장님에게 들으셨군요. 조금 정보가 있어 전해줬을 뿐입니다.”

“아니요. 그 정보가 가장 중요한 것이죠. 우리도 탈덕열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심지어 우리 트라이아웃 애들은 악성루머와 찌라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원형 탈모에 불면증까지 생긴 멤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방으로 알아봐도.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신상 정보를 알아내질 못했었습니다.”


트라이아웃 담당 실장이 말을 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내게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우리 애들을 대신해서 감사 인사드립니다. 김현수 실장님이 아니었다면. 애들 지금 활동도 제대로 못 하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을 겁니다. 우리 트라이아웃과 제게는 김현수 실장님이 은인입니다.”

“아아. 이러지 마십시오.”

“아닙니다. 언제고 만나면 꼭 감사 인사는 드리고 싶었습니다.”


트라이아웃 담당 실장이 먼저 고개 숙여 인사를 했고.

이어서 브런치 엔터 A&R 팀장과 홍보 팀장도 함께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이후 회의는 일사천리로 처리가 되었다.

기획도 괜찮고, 무엇보다 트라이아웃이 내게 큰 빚을 지고 있으니.

이번에는 우리쪽에 조금 유리해도 충분히 같이 합동 무대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로 합의를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 청화엔터와 브런치 엔터에서는 일제히 홍보 기사를 내보냈다.



‘수지맞은 연애’ 종영 팬미팅은 합동 무대로 꾸며져?

-스포츠오늘-

9년만에 서주원 무대로 돌아온다! 후배 트라이아웃과 합동 무대를 꾸리다.

-뉴스조이24-

‘수지맞은 연애’ 여주인공 신연아 팬미팅에서 아이돌 무대 선보일 예정

-MBC연예-

수지맞은 연애 수지맞은 팬미팅! 서주원과 신연아 팬들 벌써 기대로 흥분 가득

-아시아투애니-

수지맞은 연애 종영 팬미팅은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

-스포츠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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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전처에게 재산분할 받고 플렉스 NEW +1 7시간 전 420 26 13쪽
» 16화 전처가 분노할 때 +1 24.09.20 741 28 13쪽
15 15화 입금 +1 24.09.19 947 40 12쪽
14 14화 부모님에게 가장 소중한 것 +1 24.09.18 1,087 38 13쪽
13 13화 배우와 매니저 관계 24.09.17 1,135 41 11쪽
12 12화 금전 보상이 최고지 24.09.16 1,188 42 12쪽
11 11화 나 좀 살려줘라 +2 24.09.15 1,292 38 14쪽
10 10화 바둑 함께 할래요? 24.09.14 1,295 43 11쪽
9 9화 거장과의 미팅 +1 24.09.13 1,381 39 11쪽
8 8화 나도 아무나하고 일하는 매니저는 아니라서요 +1 24.09.12 1,532 41 12쪽
7 7화 내가 다시 기회를 줄지도 모르잖아요? +1 24.09.12 1,723 37 12쪽
6 6화 여배우 단톡방 24.09.11 1,892 45 12쪽
5 5화 전처가 질투할 때? 24.09.10 2,004 46 13쪽
4 4화 군 제대하는 날만큼 +2 24.09.09 1,988 48 13쪽
3 3화 오늘은 아들이 요리사 24.09.08 2,010 46 11쪽
2 2화 나한테 명령하지 마! +1 24.09.08 2,046 51 11쪽
1 1화 엄마! 지금 내려가요. 24.09.08 2,149 4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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