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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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런닝구
작품등록일 :
2015.12.01 15:04
최근연재일 :
2016.02.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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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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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0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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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 너, 뭐냐?

DUMMY

그날 저녁, 택배기사가 물건을 가져왔다.

지금이라도 반품을 치자는 생각에 잠시 망설였던 수열은 조심스럽게 상자를 개봉했다.

상자 안에는 설명에 나왔던 것처럼 몇 번 사용하지 않아서 거의 새것과 다름없다는 메탈 기어의 부속 장비가 들어있었다.

‘이건가 보구나.’

2중 뽁뽁이에 칭칭 감긴 메인 보드와 동조 보드를 꺼낸 수열은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캡슐의 슬롯을 열었다.

‘역시 짐작했던 것처럼 사이즈는 딱 맞아 떨어지는 구나.‘

슬롯을 개방하자 먼지에 뒤덮인 여러 개의 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뭘 빼야 하지?’

캡슐을 고쳐서 사용하겠다고 마음먹었던 배경에는 공고의 전자과를 졸업하고 지방 잡대의 전자과를 1년이나 다녔던 자신의 과거 이력이 중요하게 자리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 복잡해서 뭘 빼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여기서 포기할까?’

캡슐 안의 보드가 한두 개가 아닌 것이 솔직히 불안했다.

그러나 성공만 하면 무려 1,720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계속 불러 일으켰다.

‘제깟 것이 별거 있겠어? 결국 전자제품이니까 필요한 자리에 보드를 꽂기만 하면 작동이 될 거야.’

그때부터 1,720만원을 아끼기 위한 끝없는 실험이 계속 되었다.

하지만 이리 해보고 저리 해봐도 결과는 둘 중의 하나였다.

아예 작동이 안하거나, 아니면 작동을 해도 아마겟돈에 접속했다.

“구멍이 있고, 구멍에 물건을 끼웠으면 알아서 돌려야 할 것 아냐? 이런 쌍쌍바 같은 새끼!”

별 지랄을 해도 안 되니, 나오는 것은 욕뿐이었다.

하지만 멍청한 캡슐은 주인의 바람을 그리도 모르는 것인지, 여전히 아마겟돈의 광전사 짱가의 화면만 나오고 있었다.

‘회귀 전이나 이후나 내 발목을 잡는 것은 아마겟돈이구나.’

따지고 보면 돈을 아끼겠다고 궁색을 떤 수열의 잘못이었다.

그러나 괜히 아마겟돈만 탓하던 수열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캡슐에 누웠다.

‘지랄, 노가다를 뛰는 한이 있더라도 1,900만원을 채우고 만다. 가만! 헤드셋과 스마트 워치 그리고 특수고글을 캡슐과 연동을 안 시켜서 작동이 안 되는 것 아닐까?’

애당초 글로벌 월드에 접속이 안 되고 있었다.

그러니 그런 것들을 연동시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리 없었다.

하지만 절박한 마음에 부속 장비들의 블루투스 기능을 작동시킨 수열은 캡슐과 그것들을 연동시키고 캡슐의 전원을 컸다가 다시 켰다.

“하느님, 부처님, 공자님, 알라여, 제발! 제에~발!!!!”

초창기 구형 버전이라 캡슐이 꺼졌다 다시 켜지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그만큼 심장은 계속 쪼그라들었는데 마지막에 켜진 화면은 변함없이 아마겟돈의 초기 화면이었다.

“에라! 이런 십장생 같은 놈.”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그 순간 지금껏 캡슐 개조에 매달린 시간과 노력이 생각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쿵-!

“네가 이러니까 60만원 밖에 못 받지, 너 같은 것은 그냥 침대로 써야 해.”

쿠~쿵!

홧김에 캡슐을 발로 차는 사이 초기 화면에서 로드가 진행되면서 캐릭터를 선택하는 접속대기 상태로 넘어갔다.

그 직후, 모든 장비를 처분하고 딸랑 팬티 한 장만 차고 있는 짱가의 탄탄한 육체가 특수 고글에 나타났다.

“이런 쌍쌍바 같은 새끼, 누가 이걸 보여 달래?”

결국은 안 된다는 생각에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재차 솟구치기 시작했다.

인생 새로 시작한 마당에 초장부터 꼬이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

동시에 그간의 분노가 한데 집약된 강력한 발길질이 캡슐의 슬롯을 정통으로 가격했다.

츠파파팟~ 번쩍-!

강한 충격을 받으면서 스파크가 튄 것인지 슬롯 안에서 푸른 색 빛이 번쩍이더니 뭔가가 타들어가는 소리가 매캐한 냄새와 함께 터져 나왔다.

그리 애를 써도 안 되던 글로벌 월드의 화면이 눈앞에 펼쳐진 것은 그때였다.

‘어! 되네?’

고등학교 전자과 시절 전설처럼 회자되던 말이 있다.

자고로 말 안 듣는 전자제품은 때리는 게 약이라고 했다.

그런데 기적처럼 글로벌 월드에 접속이 이루어지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헤드셋을 통해서 진짜 사람 목소리와 똑같은 여인의 곱다란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 직후였다.

-신규 가입 코너입니다. 글로벌 월드에 계정을 생성하시겠습니까?

“생성해, 생성해.”

-스마트 워치를 통해 본인 확인을 합니다.

“맘대로 해.”

-미등록된 스마트 워치입니다. 먼저 스마트 워치를 등록하시기 바랍니다.

‘아차! 맞아, 그랬어.’

이제야 글로벌 월드의 가입 절차를 떠올린 수열은 스마트 워치의 데이터 네트워크를 작동시켜서 모든 절차를 끝냈다.

똑똑한 글로벌 월드는 스마트 워치의 등록 절차가 끝나기 무섭게 본인 확인에 들어갔다.

-확인 절차가 끝났습니다. 사용하실 요금제를 선택해주십시오. 요금제는 총 3가지로 월정액과 년정액 그리고 시간당......

“월정액, 다음은 뭐야?”

혹시나 접속이 끊어질까 싶어서 불안한 마음에 다급히 요금제를 선택했다.

이어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아이디와 비번 그리고 캐릭터 명을 설정했다.

캐릭터 명은 짱가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회귀 전과는 달리 복수의 화신을 뜻하는 메가이라와 주신 제우스의 이름을 합쳐서 메가우스라고 정했다.

이는 반드시 복수를 하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었다.

참고로 회귀 전에는 짱가라는 아마겟돈의 캐릭터 명을 그대로 사용한 통에 도경민에게 정체를 들켜서 농락을 당했었다.

‘이번에는 그때와 다를 거야.’

회귀 전과는 다르게 살겠다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던 그 순간, 팬티 차림의 짱가가 글로벌 월드 화면 뒤에서 여전히 흐릿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저 화면은 왜 안 꺼지는 거야?’

두 개의 게임 화면이 동시에 겹쳐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월드에 연결된 지금의 상태도 정상은 아니었다.

짐작이지만 아까 단락이 생기면서 발생한 에러 같았다.

-캐릭터를 생성하겠습니다. 기본 생성과 사용자의 실제 신체 상태를 반영하고 이를 적용하는 스캔 생성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스캔 생성.”

기본 생성은 말 그대로 모든 스텟을 일괄적으로 10으로 설정해서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이다.

반면 스캔 생성은 사용자의 육체적 능력치를 스캔해서 반영하는 방법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 같은 일반인도 기본 생성보다 더 높은 스텟을 얻는 경우가 있었다.

‘기본보다 낮으면 취소하고 다시 만들면 되지.’

어떤 게임이든 마찬가지만 나중에 레벨이 올라가면 스텟 1~2개가 아주 큰 차이를 불러온다.

그러니 번거롭더라도 캐릭터 생성은 일단은 스캔 생성을 시도해봐야 했다.

-스캔 생성을 선택하셨습니다. 먼저 사용자의 신체부터 스캔하겠습니다.

“오케이.”

아까 잔뜩 흥분 하면서 심장이 사정없이 벌렁벌렁 거렸기에 마나나 체력 수치가 기본보다 더 높게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런데 신체를 스캔하는 동안 화면 속 깊은 곳에 외롭게 서있는 짱가가 왜 빛에 휘말리는지 모를 일이었다.

‘저건 왜 저래?’

-스캔이 끝났습니다. 결과를 확인하시겠습니까?

“그래.”

확인하겠다는 대답을 한 순간 화면이 바뀌며 방금 막 생성된 따끈따끈한 캐릭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화면속의 캐릭터는 이름과 생김새가 살짝 다를 뿐 아마겟돈의 짱가처럼 수많은 전투로 단련된 탄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스텟도 완전 비정상이었다.


이름: 메가우스

레벨: 1

직업: 희한한 새싹 모험가

생명: 2,100 마나: 2,140

공격력: 86 방어력: 64

근력: 112 체력: 105 민첩: 104 마력: 107

스텟포인트: 0/0


“너,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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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20. 도경민도 그랬을까? +31 16.02.11 20,931 915 12쪽
58 19. 방법이 없을까? +28 16.02.10 20,792 823 9쪽
57 19. 방법이 없을까? +24 16.02.09 20,717 860 10쪽
56 19. 방법이 없을까? +42 16.02.08 20,949 832 8쪽
55 18. 녀석이 이번에도 따라올까? +33 16.02.07 20,653 865 9쪽
54 18. 녀석이 이번에도 따라올까? +55 16.02.07 20,990 809 10쪽
53 18. 녀석이 이번에도 따라올까? +28 16.02.06 21,553 860 10쪽
52 17. 이게 미쳤나? +65 16.02.05 22,265 813 8쪽
51 17. 이게 미쳤나? +26 16.02.04 22,861 836 8쪽
50 17. 이게 미쳤나? +28 16.02.03 24,181 883 8쪽
49 16. 이것들 봐라? +33 16.02.02 25,291 909 8쪽
48 16. 이것들 봐라? +47 16.02.01 24,220 801 8쪽
47 16. 이것들 봐라? +30 16.01.31 24,836 823 9쪽
46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24 16.01.30 24,698 872 9쪽
45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38 16.01.29 25,631 842 9쪽
44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45 16.01.28 25,953 883 8쪽
43 14. 새끼, 잘 만났다! +45 16.01.27 25,784 840 8쪽
42 14. 새끼, 잘 만났다! +38 16.01.26 28,395 905 8쪽
41 14. 새끼, 잘 만났다! +37 16.01.25 26,444 858 8쪽
40 13. 쟤가 왜 여기에? +38 16.01.24 26,860 810 9쪽
39 13. 쟤가 왜 여기에? +40 16.01.23 26,669 877 9쪽
38 13. 쟤가 왜 여기에? +54 16.01.22 27,551 890 9쪽
37 12. 아무렴, 그게 거기에만 있겠어? +32 16.01.21 27,797 851 9쪽
36 12. 아무렴, 그게 거기에만 있겠어? +31 16.01.20 27,255 79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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