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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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작품등록일 :
2016.03.1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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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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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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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을 훔쳤다(15)

DUMMY

공항 안에 자리한 커피숍으로 자리를 옳긴 후, 곽도산의 간략한 설명이 이어졌고 이를 듣고 있는 오카미 마사토의 표정에 독기가 서리고 있다.

“그래서, 황만이 저울질하고 있다 이 얘긴가?”

“말은 바로 하라 했습니다. 저울질은 아니고 장만호 그 새끼가 가운데서 작업을 걸고 있다는 것이 맞는 스토리죠.”

“이 새끼가 지금 내가 누군 줄 알고 장난질이야?”

마사토의 역정에 곽도산의 곁에 있던 사내가 칼을 꺼내들어 그의 목에 가져다 댔다.

“큭.”

목의 생채기에 곽도산이 짧은 신음을 흘린다.

“씨팍. 중부지점에 전화해 보면 되잖아. 장만호 그 새끼 지금 중부지점에 있다고. 내가 그 시팔 새끼 잘 되는 꼴은 못 보지.”

오카미 마사토가 손을 들자 그의 손에 스마트폰이 얹어졌다.

뚜루루룩.

띠이.

“出るジャンマンホそこにあるか?(나다, 장만호 거기에 있나?)”

전화통화를 하는 마사토의 표정이 점점 굳어간다.

야마구치 본가에 들러 복합 뉴타운 건설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열변을 토해 간신히 승낙을 얻어 냈다.

황만의 이름을 들먹였다면 자신이 그렇게까지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배팅과 조율.

그 전에 어진캐피탈의 대표이사 자리를 거머쥘 230억이라는 전대미문의 대출 실적까지.

황만을 만나 자신의 사적재산투자와 대출금 이율 조정에 대한 커미션을 제시할 생각에 한껏 들떠있었는데 키우던 개새끼 한 마리가 흙탕물을 튀기고 있으니 꼭지가 돌아버릴 지경이다.

“한광수 대표한테 도달하기 전에 중간에서 죽여 버려.”

불같이 화를 내며 전화를 끊으려던 마사토가 다시금 통화를 시도한다.

“여보세요. 아니다. 목숨만 붙여가지고 산 채로 끌고 와. 그래 이 새끼야. 응응... 데려올 때 장만호 아킬레스건 끊어버리고 데려오는 거 잊지 말고.”

뚝.

“네 놈이 원하는 건 뭐냐?”

거칠게 전화를 끊어버린 마사토가 곽도산을 향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후후. 이제야 말을 바로 하시네. 아 시팔 목 쓰려.”

곽도산이 자신의 목에 난 상처를 만지작거리며 투덜거렸다.

“내가 원하는 것은 소박합니다."

히죽.

곽도산의 웃음기어린 표정에 마사토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다.

"약간의 돈. 그리고 장만호하고 중부 본사에 같이 가 있는 젊은 놈이 하나 있습니다. 그 두 놈 다 뒈지는 거죠. 별다른 건 없습니다.”

“방금 당신이 말한 것들은 어디에서 알아냈어?”

마사토의 말에 주위에 있던 사내들의 기세가 바뀐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말이 삐끗했다간 목이 달아날 것이었다.

“지금 중부에 장만호하고 같이 있는 젊은 놈이 하나 있는데. 그 놈이 바로 황만의 손자라고.”

“뭣?”

흠칫.

곽도산의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마사토가 자신 앞의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친다.

그 덕에 유리로 된 물 컵이 탁자에서 떨어지며 산산 조각이 나버리고, 주위에서 티타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그 모습에 곽도산은 부리나케 유대성의 언질을 떠올렸다.

유대성은 분명 그가 최고조로 흥분했을 때, 그때를 놓치지 말고 밑밥을 던지라고 했었다.

“자, 장만호가 우리 흥신소에 와서 누구하나 찾아 주면, 나한테 큰 걸로 석장을 준다고 해서 찾아줬죠."

"그래서?"

오카미 마사토의 진노어린 말투에서 냉정을 넘어선, 칼날처럼 서늘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황만이 애지중지 하며 숨겨놓았다던 손자더라고. 하, 시팔꺼. 내가 요즘 그 돈 많은 영감 따라다니면서 눈도장 찍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지금 추진하는 복합 뉴타운 건설에 끼려고 말이죠. 거기에 내국인을 상대로 한 카지노가 입점한다는 첩보가 있어서......, 그런데, 그 어린놈의 새끼가 갑자기 나타나서 장만호 그 씨발새끼하고 똥꾸멍 맞출줄 누가 알았겠어?! 에이, 시팔......”

꿀꺽꿀꺽.

곽도산이 말을 하다말고 물을 들이키자 마사토의 얼굴이 더욱 벌겋게 달아올랐다.

카지노 입점이라니? 황만이 자신에게는 언질도 주지 않았던 고급 정보다.

빌어먹을 영감탱이.

'뿌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마사토의 이갈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자 한 푼 없는 십억이라는 돈도 대출을 실행 할 수가 없어서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대줬다.

그런데 퇴물 건달에 흥신소나 운영하는 놈이 군침을 흘리지를 않나, 그것도 모자라 손자를 한광수에게 보냈다고?

짜증이 난다.

자신도 처음부터 황만에게 쉽사리 대출금을 내어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줄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다가 확실한 이권을 약속받고 내어 줄 생각이었다.

그보다 복합 뉴타운 부지 확인과 관련 공무원을 대면하는 것이 선순위일 것이었다.

그러라고 십억이라는 돈을 대준거니까.

헌데, 손자라고? 거기에다가 그 손자가 장만호와 동행해서 중부의 한광수 대표이사를 만나려 한다?

이젠 생각하고 자시고가 없다.

빠른 시일내에 황만과 조우해야만 할 터였다.

“말 끊지 말고 계속해. 그냥 여기에서 네놈 목을 따버릴 수도 있어.”

“하, 거참. 알았어요. 장만호 그 새끼를 어차피 잡아올 거 아닙니까?”

“그보다 원수처럼 여기는 곽도산 네 놈한테 장만호가 찾아갔다는 것을 지금 나한테 믿으라고?”

오카미 마사토의 끊임없는 의심에 곽도산은 질리지 않을 수 없었다.

유대성의 말대로 머리가 너무 좋은 나머지 의심이 많은 것이 오카미 마사토의 최대 약점인 것 같았다.

“허허. 제가 거짓말 하는 것처럼 보입니까?”

까딱까딱.

마사토의 손짓에 사내 하나가 그에게 다가오고 마사토는 그 사내에게 귓속말로 뭔가를 지시했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당기며 물었다.

“곽현지. 당신 딸 이름이지?”

마사토가 곽현지라는 이름을 입에 담자 물 컵을 들고 있던 곽도산의 손이 심하게 떨린다.

‘이 새끼 대가리 속에는 대체 뭐가 든 거지? 유대성이가 대단하군. 이런 놈을 상대로...’

유대성을 생각하니, 급작스러운 상황에 오히려 침착함이 내려앉는다.

“당신 딸이 장만호를 끔찍이 싫어한다고 했으니 정말로 곽도산이 당신하고 장만호하고 둘이 만나서 작당을 한 적이 있는지 물어보면 답이 나오겠군.”

마사토가 쇼파에 몸을 느긋하게 누이며 속삭이듯 말을 이었다.

“이도저도 확인이 안 되면 당신도 그리고 당신 딸도 영원히 햇볕보기는 틀린 거야.”

오카미 마사토의 말을 듣는 순간 흥신소에서, 김무진이 특수분장한 장만호와, 자신의 딸인 곽현지의 첫 만남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허어. 이런 염병할 경우가 다 있네. 왜 갑자기 내 딸내미 쪽으로 얘기가 흐르는 거야?’

“무슨 생각 하는 거지? 뭐, 겁나는 거라도 있어?”

“아뇨. 확인 할 것은 해야죠.”

선견지명.

이 말은 바로 유대성을 두고 하는 말일 터였다.


유대성의 몸이 허공에서 회전하며 무게와 속도가 동반된 그의 발등이 사내의 면상에 작열한다.

콰직.

“크악.”

한상수를 제외한 나머지 사내들을 쓰러트린 것은 부지불식간의 일이었다.

한상수는 무릎을 꿇은 채, 코와 입 그리고 귀에서 조차 선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창은 민망한 자신의 주먹을 들어올렸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자신의 싸움 실력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한 게 없다.

빨라도 너무 빨리 끝났다.

미리 알고하는 싸움처럼, 상대의 공격패턴을 모두 선점하여 쏟아내는 유대성의 공격은 많아야 두 합. 그 이상은 없었다.

첫 만남에서 자신의 정강이를 부러트리던 순간의 유대성의 눈빛과, 괴력에 가까운 팔꿈치의 충격이 떠오른다.

유대성의 싸움이 진화를 거듭한다는 생각에 몸이 부르르 떨리며 한기가 몰려든다.

“한상수.”

“넵.”

유대성의 부름에 소스라치게 놀란 한상수가 벌떡 일어선다.

“올라간다. 앞장 서.”

“엘리베이터로......?”

꽈작.

엘리베이터를 가리키기 위해 들어올린 한상수의 손가락 하나를 유대성이 부러트려 버렸다.

"크아악."

“계단.”

작지만 비수처럼 꼿히는 유대성의 한 마디에, 한상수가 정창을 젖히고 비상구의 문을 지난다.

잔인하기로 악명이 높던 한상수가 겁먹었다.

그것도 제대로......

“워, 끔찍한 새끼.”

“응?”

“아, 아니야. 너 말고 한상수 저 새끼. 저 새끼가 원래 끔직한 새끼거든.”

원래는 유대성을 향해 한 말이었지만 급격히 말을 돌리며 뒤따르는 정창이다.

그의 눈이 유대성의 전신을 훑었다.

‘저런 놈을 적으로 삼으면 삼대가 뼈를 못 추리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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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신의 손을 훔쳤다(24) +5 16.04.27 903 22 10쪽
23 신의 손을 훔쳤다(23) +3 16.04.26 792 22 9쪽
22 신의 손을 훔쳤다(22) +5 16.04.25 834 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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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신의 손을 훔쳤다(17) +4 16.04.19 1,123 32 9쪽
16 신의 손을 훔쳤다(16) +4 16.04.18 1,011 3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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