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을 훔쳤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화두
작품등록일 :
2016.03.15 21:23
최근연재일 :
2016.05.30 17: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50,694
추천수 :
1,218
글자수 :
170,712

작성
16.05.10 17:30
조회
697
추천
11
글자
8쪽

신의 손을 훔쳤다(34)

DUMMY

곽도산이 당황스런 표정을 짓지만 나와 김필중의 모습을 한 김무진은 태연히 둘을 향해 걸어갔다.

김필중의 얼굴을 확인한 응급실 간호사들은 저승사자라도 만난 듯 놀라며 호들갑을 떤다.

그녀들 중 한명이 급히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고 수화기를 들었다.

“이봐. 잠깐 기다려.”

행동을 중지 시키며 김무진을 쳐다보았다.

“험...험...”

나의 시선에 김무진이 헛기침으로 목소리를 가다듬지만 여의치 않는지 간호사들을 손짓으로 불러들인다.

모두가 우리를 향해 가까이 모여들기 전에 김무진을 향해 속삭였다.

“우리가 여길 왔다는 것에 대해 간호사들 입단속을 철저히 시키면서 곽현지를 불러들여.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동안 숨겨둔 어린 내연의 여자처럼 보이도록 말이지.”

그래야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할 것이었다.

실수로라도 발설하면 병원을 그만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곧 이곳으로 불러들일 원무과장의 자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었다.

“알았어. 그런데 곽현지가 안 보이는데?”

김무진이 곽도산을 주시하며 나에게 속삭인다.

“아마 곽현지는 응급실 밖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때, 간호사들이 한 곳으로 몰려가는 것을 확인한 의사가 의아해 하면서 다가오다가, 나를 먼저 발견하곤 환한 웃음을 보이며 악수를 청한다.

“이게 누구십니까? 김 상무님 아니세요?! 요즘 뜸하시다 했더니,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의사의 말에 잠깐 미소만 지어주고는 일부러 시선을 돌려 김필중의 얼굴을 하고 있는 김무진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다가온 의사는, 지금 내 얼굴의 김 상무라는 놈이 아는 사람이지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다. 하여, 적절히 대처할 방법은 무언의 행동이 최적이란 생각 때문에 시선을 유도한 것이다.

나의 시선을 따라 김필중의 얼굴을 확인한 의사가 놀라며 허리를 굽힌다.

“어? 대, 대표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당신도 이쪽으로 와.”

가차 없는 명령에 바짝 긴장을 한 의사가, 우거지상을 지으며 김무진 앞에 다가섰고 김무진은 의사 뒤로 쭈뼛거리며 다가서던 간호사를 가리켰다.

“그리고 거기 너는, 다른 곳에는 일체 전화를 걸지 말고 원무과장한테만 전화 넣어. 오면서 입에 지퍼 채우고 십분 안에 도착하라고 전해.”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며 손짓하는 김무진을 바라보았다.

역시, 연기 하나는 타고난 인간이다.

일련의 모습에 당혹해 하던 살모사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입에 거품을 물며 고성을 지른다.

“김 대표님. 저 살모삽니다. 여깁니다. 여기.”

하지만 답변이 좋게 나갈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네 놈이 살모산데 나보고 어쩌라고?”

김필중의 얼굴이 자신을 향하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를 내지만 그나마 성한 팔을 들어 곽도산과 나를 가리킨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어난 살육을 확인하고 그것에 대해 입을 열려고 하는 거라면 낭패다.

“그것이 아니라. 장만호와 김 상무 저놈은......”

“닥쳐. 살모사 너 이 새끼. 죽고 싶어서 여길 왔구나. 황만 그 망할 노인네의 조직원들은 모두 너처럼 뻔뻔한가? 우리 어진캐피탈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도 어떻게 여길 올 수 있어?!”

나의 급작스러운 호통에 할 말을 잊었는지 눈을 부릅뜨며 입을 다문다.

게스트하우스 창고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정신을 차려보니 팔다리가 하나씩 부러지고 머리는 뇌진탕이라도 당했는지 빠개질 듯이 아팠다.

거의 기다시피 밖을 나와 조직원들을 찾았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장만호에 의해 조직이 습격을 당했을 거라 판단하고 가까스로 펜션까지 기어가 그곳 관리실에서 택시를 불러 들였다.

자신의 몸 상태가 심각함을 느끼고 이것저것 잴 것 없이 살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H대학병원까지 왔는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만호와 대면한 것도 모자라 김필중 대표와 김 상무가 이 시간에 이곳에 같이 있다? 더군다나 사기라니?

돌아가는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씨팔. 배신은 너희들이 했잖아!”

“못 들었나? 황만 그 염병할 노인네하고 이제부터 전쟁이라고 이 새끼야.”

“무, 무슨......?”

살모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간다.

“황만이 어진캐피탈 남부를 상대로 230억을 사기 쳐서 날름 삼켜버렸는데, 황만의 조직원인 네놈이 모른다면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나의 말에 간호사들은 영문을 몰라 자기들 끼리 수군거릴 뿐이지만 나에게 악수를 청했던 의사의 눈이 깊어져 가는 것을 확인했다.

“그, 그럴 리가 없어. 자, 장만호 저 새끼가 반란을 일으킨 거라고 그래서 나는......”

“큭큭. 뭐? 반란? 반란은 230억이라는 돈을 날려버린 오카미 마사토가 저지른 것이지, 그것에 대해 정보를 전해주기위해 우리에게 온 장만호가 저지른 것은 아니지. 안 그래?”

“야, 야마구치의 마사토?”

“그래. 그 자식은 분명 돈을 삼키기 위해 황만과 짜고 어진캐피탈은 물론이고 야마구치까지 속인 거 아니겠어?”

“화, 황만 어르신이... 그, 그럴 리가 없다.”

“확인 시켜줄까? 이미 황만이 숨겨두었던 손자가 황만을 배신하고 우리 중부의 한광수 대표님께 붙었다. 물론 복합 뉴타운 건설건도 함께 가지고. 그럼 황만에게 남은 것은 사기 쳐서 가져간 돈 뿐이잖아?!”

그리고 나는 살모사를 향해 다가갔다.

“숨소리도 내지 마라. 머리를 박살내 버릴 테니.”

살모사가 나의 눈빛에 오금이 저리는지 몸을 움찔거린다. 하지만 이내 독기를 품는다.

“그럴 리가 없어. 절대 그럴 리가 없단 말이다.”

“이젠 네 놈이 이 땅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살모사에게 짓씹듯 말해주며 의사를 바라보았다.

그는 놀란 나머지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르고 나와 김필중의 모습을 하고 있는 김무진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저 의사의 입을 통해 김필중의 형인 H대학병원의 병원장 귀에 이 얘기가 흘러들어가길 바랬다.

지금의 내 생각대로라면 이는 한중파 고진호의 귀에도 들어갈 공산이 큰 것이다.

김필중의 정치자금 뒷수발 걱정은 병원장인 그의 형이나 고진호의 공통 관심사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고진호는 친구인 한광수에게 질책을 가하며 230억이라는 돈의 출처를 확인하려 할 것이고 그것은 곧 마사토가 어진캐피탈의 정식적인 대출금이 아닌 야마구치 본가의 자금을 몰래 끌고 온 것이라는 게 밝혀진다.

복합 뉴 타운 건설 투자 건을 야마구치가 독식하려 했다면?

황만의 손자로 특수분장을 한 내가, 중부에서 할 수 있는 행동반경에 제약이 없어질 것이다.

물론 의심도 받지 않을 것이고.

도저히 풀 수 없는 오해의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 모든 관계를 엉클어 버려야 한다.

오해와 오해를 거듭하게 된다면 놈들끼리도 무엇이 진실인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해 질 터.

자중지란으로 피바람이 부는데 더욱 무게를 실어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잘 돼버린 것일 지도 모른다.

“넌, 나와 함께 간다.”

“아, 안 돼. 뭐, 뭔가 오해가 있을 거야. 화, 황만 어르신과 전화 통화만 하게 해줘.”

“떨지 마라. 잠시 얘기만 하려는 것뿐이니.”

살모사가 누워있는 의료용 침대를 이끌고 응급실 밖을 나서는 사이에 곽도산이 곽현지와 윤빛나를 대리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나를 스쳐지나간다.

김필중의 얼굴과 김 상무의 얼굴에 대한 곽도산의 간략한 설명이 있었는지 그녀들이 나에게 눈인사를 보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의 손을 훔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등장인물 끄적여 봅니다. +1 16.05.03 803 0 -
43 신의 손을 훔쳤다(42) 16.05.30 446 4 8쪽
42 신의 손을 훔쳤다(41) +1 16.05.23 639 7 9쪽
41 신의 손을 훔쳤다(40) +1 16.05.21 542 9 10쪽
40 신의 손을 훔쳤다(39) +2 16.05.19 673 10 8쪽
39 신의 손을 훔쳤다(38) +2 16.05.18 651 10 8쪽
38 신의 손을 훔쳤다(37) +4 16.05.17 686 10 10쪽
37 신의 손을 훔쳤다(36) +6 16.05.13 630 10 10쪽
36 신의 손을 훔쳤다(35) +2 16.05.12 755 13 9쪽
35 (35)-수정 위에 있어요. 16.05.11 527 6 1쪽
» 신의 손을 훔쳤다(34) +2 16.05.10 698 11 8쪽
33 신의 손을 훔쳤다(33) +4 16.05.09 843 12 7쪽
32 신의 손을 훔쳤다(32) +6 16.05.08 952 12 8쪽
31 신의 손을 훔쳤다(31) +7 16.05.06 852 10 8쪽
30 신의 손을 훔쳤다(30) +6 16.05.03 813 14 9쪽
29 신의 손을 훔쳤다(29) +8 16.05.02 819 13 8쪽
28 신의 손을 훔쳤다(28) +5 16.05.01 835 17 11쪽
27 신의 손을 훔쳤다(27) +3 16.04.30 751 19 14쪽
26 신의 손을 훔쳤다(26) +4 16.04.29 945 23 11쪽
25 신의 손을 훔쳤다(25) +6 16.04.28 812 23 10쪽
24 신의 손을 훔쳤다(24) +5 16.04.27 902 22 10쪽
23 신의 손을 훔쳤다(23) +3 16.04.26 792 22 9쪽
22 신의 손을 훔쳤다(22) +5 16.04.25 834 24 14쪽
21 신의 손을 훔쳤다(21) +9 16.04.23 840 25 7쪽
20 신의 손을 훔쳤다(20) +6 16.04.22 864 23 11쪽
19 신의 손을 훔쳤다(19) +10 16.04.21 843 28 10쪽
18 신의 손을 훔쳤다(18) +10 16.04.20 892 29 8쪽
17 신의 손을 훔쳤다(17) +4 16.04.19 1,122 32 9쪽
16 신의 손을 훔쳤다(16) +4 16.04.18 1,011 30 9쪽
15 신의 손을 훔쳤다(15) +9 16.04.15 1,051 3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