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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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작품등록일 :
2016.03.15 21:23
최근연재일 :
2016.05.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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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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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신의 손을 훔쳤다(21)

DUMMY

칙칙.

“쓰읍. 후우우.”

담배를 피워 문 곽도산의 입가가 심하게 떨린다.

“이 새끼들 사람을 갈아서 캡슐을 만드는데 그것을 불로장생약이라고 팔고 있더라고. 쓰읍. 후우.”

“약? 캡슐?”

“응. 처음에는 죽은 태아로 만들어서 대량 유통을 했는데, 요즘에는 그게 아닌가봐.”

곽도산의 뒷얘기는 들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어린애가 되었건 성인이 되었건 가리지 않고 산 사람을 죽여서 갈아버린 다는 얘기가 아닌가!

“황만이 중국과 북의 경계선에서 캡슐을 제작해 개선공단을 통해 국내로 유입한다는 결론이군.”

“그걸 어떻게 알았어?”

그 유입처는 광명인근에 있는 황만의 국내 본거지를 통해 국내에서 비밀리에 유통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수요자는 미식가를 자처하는 소수의 쓰레기들일 것이고 이는 김필중이 나의 아버지에게서 목숨과 함께 빼앗아간 섬유회사로 일통한다?!

이건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다.

“그그극.”

턱관절이 비틀리며 나의 어금니 가는 소리가 귀를 울린다.

그 모습에 나를 바라보는 곽도산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유대성. 나는 네가 보통의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위험해. 그래서 하는 말인데......”

“딸을 위해 돈을 달라는 얘기군.”

“나도 이번엔 선불을 받아야 갰어. 부탁이야.”

“불가.”

“씨팔. 내가 듣기로 중국의 어떤 미친 새끼는, 자신이 찍어둔 여자를 돈으로 사서 먹는다고 들었어. 것도 벌거벗은 사진을 보면서 말이야.”

“겁나나?”

“당연하지 씨팔. 그 빌어먹을 개 새끼가 짱깨 총책인데.”

나의 물음에 또다시 떨리는 손으로 담배 한가치를 꺼내 입에 문다.

칙. 칙. 치치칙.

“에이, 씨팔 이놈의 라이터는 왜 또 지랄이야?”

애꿎은 담배와 라이터를 던져 버린다.

“대의든 소의든 그런 것은 나에게 의미를 주지 못한다. 단지, 죽여야 할 놈들이 있을 뿐이다.”

“씨팔. 알았다고. 죽일 수 있으면 다 죽여 버려.”

곽도산이 마지막 발악을 하듯 악다구니를 지른다.

쉬이익.

투욱.

“커억. 쿨럭... 쿨럭...”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누구나 안다.

곽도산의 복부를 ‘투욱’ 건드리자 그가 눈을 부릅뜨며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트린다.

“어때? 놈들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가시나?”

“컥... 컥...”

곽도산이 빛의 속도로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팔을 잡고 숨을 헐떡인다.

모던카페 골목길에서 자신과 목숨을 담보로 싸웠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의 얼굴이 유대성에 대한 공포를 넘어 경외감으로 물든다.

“당신이 한 번씩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알려주는 것이다. 두려워해야할 사람은 나지 그들이 아니다.”

“후욱. 후욱. 진짜로 죽는 줄 알았네. 휴우.”

넘어가는 숨을 고른 곽도산의 얼굴이 비장함을 보인다.

“좋아.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캡슐을 판매하는 하급 책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어.”

곽도산이 말을 하며 나에게 손을 내민다.

“돈 달라고?”

끄덕끄덕.

“하마하고 초딩하고는 보너스 주고, 목숨 걸고 이런 것을 알아낸 나는 왜 안주는 건데?”

파지지직.

서서히 들어 올리는 나의 주먹에서 스파크가 인다.

후다닥.

황급히 손을 내리며 앞장서는 곽도산에게서 콧물 훌쩍이는 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온다.


#

“여긴가?”

남부지점을 벗어나 차로 5분정도의 거리. 모래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3층 구조로 되어 있는 다소 허름한 건물의 1층에 광명농장 닭곰탕이라는 큼지막한 간판이 한 눈에 들어찬다.

나의 물음에 곽도산이 걷던 발걸음을 멈춘다.

“먹게? 나는 별로......”

곽도산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나는 그냥 컵라면이나 하 나 먹었으면...”

나의 눈초리에 그가 입을 다문다.

멈칫.

“왜? 왜 그러는데?”

j대학 특수분장학과 4년 진소연.

끝만 말아 올린 웨이브펌 스타일의 긴 머리. 그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는 작고 가느다란 손이 볼을 지나가자 살포시 들어간 보조개가 커다란 눈망울과 매치를 이룬다.

그녀가 웃고 떠드는 자신의 친구들과는 대조적으로, 어두운 얼굴을 하곤 밥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간다.

나를 봤다.

진소연이 ‘흠칫’ 놀라며 숟가락을 놓는다.

그녀의 시선이 부담스럽지만 짐짓 모른 척 자리에 앉아 닭곰탕을 주문한다.

생각해 보니 여기는 모래내시장 안쪽에 자리한 엄니국밥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소연아 뭐해? 우린 너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네가 하루 종일 어두운 얼굴을 하면 우린 뭐가 되니?”

“미안. 애들아 잠깐만.”

끼익.

또각또각.

의자를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가 나에게 다가오는 하이힐 소리가 들린다.

“저기... 혹시 유대성씨라고 아세요?”

“네. 그...”

진소연의 미모에 넋을 잃고 바라보던 곽도산이 엉겁결에 대답하려 하지만 식탁 밑에서 나의 발에 걷어차이며 입을 다문다.

“모른다.”

나의 입에서 쇠 긁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초롱거리며 빛나기 시작한다.

“왜... 그러시는 데요?”

곽도산이 나의 눈치를 보며 진소연에게 연유를 묻자 그녀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린다.

“아, 아니에요. 제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아요.”

분명히 유대성이 특수분장을 했던 노인이다.

그날 이 후로 세상의 모든 어둠을 담고 있던 유대성의 눈빛이 잊혀 지지가 않는다.

가련해 보이는 인생에 대한 연민?

아니다.

확실한 자신의 마음을 자신도 모른다. 그냥 가슴이 미어지고 터질 것 같을 뿐이다.

노인의 이목구비를 요목조목 따져본다.

그녀의 눈에 가짜가 아니라 진짜 노인이 나타나니 유대성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말을 걸었다.

아무리 보아도 특수분장의 흔적이 없다.

당혹스럽다.

미안하다며 자리로 돌아간 그녀가 울음보를 터트리고 이유를 모르는 그녀의 친구들이 나를 힐끗거리며 진소연을 달랜다.

그때.

구석진 곳에서 식사를 하던 중년인 두 명이 사장을 부른다.

두 명의 중년이 무어라 얘기하자 다소 수더분하게 보이는 사장이 미소를 짓는다.

“하하. 거기 소개로 오셨구나. 이 건물 뒤에 사업장이 따로 있는데 거기로 가시죠?!”

“그럽시다. 하하하.”

사장이 앞장서서 밖을 나서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정장을 차려입은 중년인 두 명이 그 뒤를 따른다.

그 모습을 확인하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왜, 왜? 또 뭐?”

“기다려. 음식 나오기 전에 돌아온다.”

문을 열고 뒤따라 나가는 나의 뒤에서 곽도산이 다리를 심하게 떤다.

‘아, 씨팔. 이러다 좆 되는 거 아냐?’

곽도산이 불안한 나머지 솥뚜껑 같은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비볐다.




작가의말

힘은 들어도 주말에 짧게나마 한 편 올려봅니당^^

 불금에 술을 포기하고 썼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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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신의 손을 훔쳤다(32) +6 16.05.08 953 12 8쪽
31 신의 손을 훔쳤다(31) +7 16.05.06 852 10 8쪽
30 신의 손을 훔쳤다(30) +6 16.05.03 813 14 9쪽
29 신의 손을 훔쳤다(29) +8 16.05.02 819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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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신의 손을 훔쳤다(24) +5 16.04.27 903 22 10쪽
23 신의 손을 훔쳤다(23) +3 16.04.26 792 22 9쪽
22 신의 손을 훔쳤다(22) +5 16.04.25 834 24 14쪽
» 신의 손을 훔쳤다(21) +9 16.04.23 842 25 7쪽
20 신의 손을 훔쳤다(20) +6 16.04.22 864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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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신의 손을 훔쳤다(18) +10 16.04.20 892 2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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