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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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작품등록일 :
2016.03.1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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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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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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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을 훔쳤다(23)

DUMMY

푹... 석석... 촤악.

“헉헉. 더럽게 힘드네.”

김무진이 자신이 파 놓은 구덩이 안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투덜거린다.

“무식한 새끼. 삽질에 기본이 덜 됐어. 그걸 기술로 해야지, 힘으로만 뻐팅기니 힘만 들지. 이 어리야.”

“지칠 줄 모르는 초딩 체력하고 내가 같냐?”

“빨리하고 가자. 그리고 평소에 운동 좀 해라 시키야. 130키로가 인간의 몸무게냐? 진짜 하마 몸무게지!”

푹... 석석... 촤악.

“야, 초딩. 그나저나, 아무리 돈도 좋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 하냐?”

“임마. 도산이 형님이 만들어 준 대포 통장에 찍힌 돈이 230억이야.”

“유대성이 그걸 우리한테 다 준다고는 안했잖아?”

“그건 그렇지.”

“거봐. 씨팔. 우리 이러는 거... 꿀꺽. 살인 공범이라고. 걸리면 그 순간 우리 전부다 매스컴타고 인생 쫑나는 거라고.”

푹.

정창이 흙이 한가득 담긴 자신의 삽을 옆에 꽂아 넣는다.

“야. 일하다 말고 삽은 왜 꼽고 지랄이세요? 내가 틀린 말 했냐?”

김무진의 속삭이는 얘기에 정창이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초딩. 우리 이쯤해서 유대성이 돈 가지고 튀어버리자. 걔가 살면서 무슨 일을 겪었건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냐?”

“미친... 윤빛나가 ‘좋아요’하고 잘도 돈을 빼주겠다. 유대성이 바라볼 때 눈빛 못 봤어? 완전히 유대성이한테 꽂혔어.”

“따지고 보면 우리랑 친분이 두터운 사이도 아니고. 그건 윤빛나도 마찬가지 아니냐? 설득하면 넘어 올 거야.”

“미친 하마 새끼야. 그러다 죽는다고. 그놈은 그러고도 남아.”

“외국으로 튀면 되 잖씀까. 이 초딩아.”

한동안 말없이 둘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먼저 입을 땐 건 정창이었다.

“내가 보기엔, 이렇게 쓸고 다녀서 유대성이 걔 온전하겠어? 유대성이 아무리 초인이라 해도 나라 전체를 상대 하겠냐 이 말이야.”

정창의 말에 김무진이 눈만 껌뻑거린다.

“멍청한 하마새끼.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지? 언젠가는 국정원이나 형사들 총에 맞아 죽든지. 아니면 한중파. 그것도 아니면 야마구치의 손에 죽을 수도 있지.”

“헙. 니미럴. 사방 천지가 적이네. 가만......”

생각해 보니 국정원이나 형사들에게 쫒긴 다거나,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국정원, 경찰, 한중파, 야쿠자......?

“쓰벌. 하나 더 있다.”

욕지기와 함께 김무진의 입가가 떨린다.

“뭐?”

“우리가 지금 누굴 묻고 있냐? 진짜 무서운 것은 황만이 가진 조직이야. 이 초딩 새끼야.”

“씨팔. 빨리하고 여길 나가자.”

정창의 말을 끝으로 둘은 정신없이 땅을 팠고 두 구의 시체를 가져와 묻었다.

“휴... 그나저나 집 안에 피는 어떡하냐? 장난 아닌데?”

김무진이 손을 들어 거실을 가리키자 정창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나중에 하자. 지금은 살 떨려서 못하겠다. 가자.”

“삽은 제자리에 가져다 놔야지.”

“알아서 해라. 알아서 해. 어리한 시키. 누가 올 것도 아닌데 나중에 가져다 노면 되지.”

김무진이 사용하던 삽을 가지고 뒤꼍에 있는 창고로 간 사이, 정창이 옷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내며 대문을 열었다.

“......?”

푸욱.

마주하는 사내의 두 눈이 가늘어지며 ‘피식’웃는 것이 보인다.

동시에 배가 화끈거리며 극심한 고통이 머리로 쏠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개를 천천히 내리는 정창의 시선이 사내가 내지른 팔을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컥.”

입에서 한 움큼의 피가 쏟아져 나온다.

“초딩. 의리 없이 먼저 가기냐? 같이 가좌아~”

“오지 말고 튀어. 이 멍청한 하마새끼야. 푸웁.”

정창이 칼을 내지른 사내의 손을 붙들고, 대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버티며 고함을 지르다가 피를 내뿜는다.

정창의 배에 칼을 쑤셔 넣은 채로 밀고 들어오는 사내의 뒤로 열 명이 넘는 사내들이 박스를 짊어지고 ‘우르르’ 몰려 들어온다.

김무진은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2미터가 넘는 담벼락을 자신이 넘어서 도망을 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보다도 칼 맞은 초딩을 버리고 갈 수 없다는 마음이 먼저다.

“이 씨파락 새끼들. 다 덤벼 개새끼들아~”

“도, 도망가라고, 이... 멍청한 하마...”

스르륵.

쿵.

사내가 배에서 칼을 뽑아내자 피가 뿜어져 나오고 그 순간 정창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으아악. 초딩아. 이 개 썅놈의 새끼들아...”

김무진이 거구를 이끌고 정창을 찌른 놈을 향해 돌진한다.


#

로뎅백화점 주차장 안.

시계를 바라보는 곽도산의 눈에 초조함이 보인다.

유대성이 돌아오기를 기다린 지 벌써 삼십분 째다

“왜 이리 안 오는 거야?”

“으음... 으...”

옅은 신음이 흘러나오는 맨 뒷좌석을 바라보았다.

닭곰탕집 사장이 묶인 채로 옅은 신음을 내고 있다.

“조용해. 그러다 죽는다.”

잠잠해 진 것을 확인한 그가 운전석에서 내리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뒤적뒤적.

“이놈의 라이터는 필요할 때만 안 보여.”

불을 붙이려 라이터를 찾고 있는데 뒤에서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가지.”

곽도산이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다본다.

“어헉. 너, 넌? 이 새끼.”

화아악.

나를 확인한 곽도산이 엉겁결에 양팔을 벌리며 공격해 온다.

투투둑.

‘슬쩍’ 몸을 옆으로 빼며 급소 몇 군데를 건드렸다.

“끄어억.”

옆구리를 움켜쥐며 숨을 몰아쉬다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나의 공격 성향으로 알아본 것이다.

“모, 목소리. 어떻게 한 거... 헉헉.”

끼익. 텅.

그의 물음에 아무런 대꾸 없이 차에 올랐다.

지금 나의 머릿속은, 김 상무 특수분장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

나를 바라보는 곽도산의 눈빛이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 말하며 미적거리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상기를 시켜줘야 하나?”

“말투가... 맞구나. 유대성.”

식당에서 보았던 중년인의 얼굴을 한 것은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목소리는 이해불가다.

얼굴과 목소리,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그가 나타난 것이다.

어찌되었든, 느낌만으로 유대성인걸 확인 했다는 것은 장족의 발전이다.

‘아닌가?’

옆자리에 두고도 믿지 못하고 곁눈질을 계속한다.

파지직. 파지직.

유대성이 스파크를 일으키며 자신의 양손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확실하네. 괴물 같은 놈.’

“끄응.”

아려오는 옆구리를 왼 손으로 문질렀다.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닭곰탕집 사장은 그 누구보다 놀라운 눈으로 조수석에 앉은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자신 앞에 보이는 김 상무라는 인간은 죽었다.

자신의 눈으로 죽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헌데, 버젓이 걸어와 차에 탄다.

죽어버린 인간이 살아 돌아온 것도 모자라 손에서 번개 같은 것이 일어난다.

좀비? 귀신? 모르겠다. 그냥 머릿속이 공포로 가득하다.

“후후훅. 훅훅.”

호흡이 빨라지며 두근거리는 심장이 진정되지 않는다.


파지직.

강열하고 더 없이 진한 순백색.

지금 자신의 손에서 마음껏 유희를 즐기는 스파크를 보고 이르는 말이다.

인피를 떠내고 인공스킨을 제작하는 과정부터, 제작된 김 상무의 인피를 나의 얼굴에 덮고 메이크업으로 마무리 할 때까지, 스파크 자체가 살아 숨 쉬며 진화의 가속 페달을 밟는 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포 하나하나를 일깨워, 나의 얼굴과 동화를 이루게 하는 정밀함과 일체감.

‘언젠가는 끝을 봐야겠군.’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모든 특수분장의 과정을 마친 시간이 단 20분을 넘기지 않았다.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결단코 불가능한 일일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상상하는 시간은 그 것을 넘어선 5분이 정답이다.

‘가능할 수 있을까?’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다.


곽도산이 전 방에 보이는 중부지점을 앞에 두고 1차선 도로로 진입하며 좌측 깜빡이를 넣는다.

“아 씨. 신호에 또 걸리네. 이놈의 서울은 뭔 놈의 차가 이렇게 많은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남방의 윗단추 하나를 풀며 목을 쓸어낸다.

곽도산이 짜증을 부리며 나의 눈치를 살핀다.

“당신, 그 여자에게 돈 받았나?”

뜨끔.

“대뜸 무슨 소리야? 사람을 뭐로 보고......”

“혹시나 해서. 아니면 됐다.”

‘허, 귀신같은 새끼.’

띠리리링. 띠리리링.

“잉? 전화 올 때가 없는데?"

주섬주섬.

“하마?”

또로롱.

“여보세요. 빨리 끝내고 오라니까. 전화를 하고 지랄이야? 새끼가 빠져가지... 야? 대답......?”

띠릭.

“이런, 씨팔 새끼들. 끄아아. 씨팔. 씨파아알.”

끼이이이이이익.

뿌아아아앙.

빵빵빵빠아아~

사방을 울리는 클락션을 뒤로하고 곽도산의 카니발이 중앙선을 넘어 폭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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