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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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작품등록일 :
2016.03.15 21:23
최근연재일 :
2016.05.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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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05.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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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신의 손을 훔쳤다(39)

DUMMY

우르릉.

쏴아아.

천둥소리와 함께 내리는 빗줄기가 더욱 굵어진다.

어진캐피탈 중부 빌딩 앞에 도착해서 내리는 비를 피해 황급히 안으로 들어섰다.

고개를 들어 천정에 달린 CCTV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씨익.

카메라를 향해 웃어주며 ‘축’늘어진 모습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 곽도산을 바닥에 던졌다.

휘익.

쿠웅.

“시작해.”

김무진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곽도산에게 다가가 그의 등에 발을 얹으며 소리를 지른다.

“어이, 한상수 빨리 나와 봐.”


3층에 위치한 경비실.

“푸웁. 저거 뭐야?”

사내하나가 컵라면을 먹으며 모니터링을 하다가 면발을 품어내며 소리를 질렀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뭔데?”

포커를 즐기던 사내들이 부리나케 모니터 앞에 모여들었다.

“어? 저거 장만혼데?”

“옆에 봐봐. 황만의 손자하고... 쓰러져 있는 놈은 곽도산 아니야?”

“어떻게 된 거야? 곽도산 혼자 올 거라 그러지 않았어?”

한 사내가 부리나케 한상수에게 전화를 걸고 나머지는 문을 박차고 계단을 향해 뛰었다.


엘리베이터 건너편에 위치한 비상구 쪽에서 발 구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며 닫혀있던 철문이 거칠게 열린다.

우르르.

몰려나온 사내 다섯이 곽도산을 밟고 있는 김무진에게로 몰려들었다.

“어, 어떻게......”

“뭐가 어떻게야? 새끼들아 곽도산이 잡아 왔으니까 한상수 더러 내려오라 그래.”

“당신이 뭔데 이래라저래라 지랄인데?”

“뭐?”

서로 얼굴을 붉히는 사이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며 한상수가 한중파의 조직원들을 대동하고 내려섰다.

“하하. 이게 누구......?”

한상수가 장만호의 얼굴을 확인하고 손을 들며 다가서다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멈칫 거린다.

한상수는 얼마 전에 있었던 싸움을 떠올렸다.

자신의 손가락을 부러트리며 신기에 가까운 싸움 실력을 보였던 사내가 자신의 바로 앞에 있다.

생각이 드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오, 오셨습니까?”

“확인해봐.”

“네?”

“곽도산. 아직 죽지는 않았다.”

한상수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그의 눈초리는 자신들이 곽도산을 찾는 줄 어떻게 알고 잡아왔느냐는 의심이 어려 있다.

“난 빚지고는 못산다. 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곽도산이 마사토를 찾아가서 날 죽여 달라고 했다더군. 저기에 있는 장만호도 함께.”

“하하. 기왕에 잡아 오셨으니 이제부터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죠.”

“내 밥에 손대지 말고 지하에 처박아놔. 난 누가 내 물건에 손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지. 내말 명심해.”

나의 서늘한 시선을 받은 한상수가 뒤로 주춤거리며 얼굴을 붉힌다.

“뭐, 좋습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을 하죠.”

한상수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가 나에게 이토록 당차게 나오는 것은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좋지 않은 느낌이다.

“장만호. 곽도산을 데려가서 마사토하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 더 뽑아내봐.”

나의 거침없는 지시에 한상수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한광수 대표이사를 만나야겠다. 앞장서.”

나의 말에 무언가 생각하던 한상수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분명 무언가 있군.’

장만호의 얼굴을 한 김무진이 곽도산을 바닥에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한상수의 뒤를 따랐다.

예상대로 한상수는 세 명의 조직원만 지하로 따라가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연스럽게 나를 둘러싸고 계단을 오르게 했다.


비상구를 통해 지하로 내려가던 김무진이 얼굴을 실룩거리며 앞장서는 사내를 불러 세웠다.

“어이, 그렇게 막 가버리지 말고 한쪽 팔을 잡아줘야지. 곽도산 이 새끼가 어지간히 무거워야지 말이야.”

사내 하나가 귀찮은 티를 내며 마지못해 다가와 곽도산의 오른팔을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씨익.

김무진의 미소에 사내가 인상을 긁는다.

“웃지마쇼. 저녁에 컵라면 하나로 때워서 짜증나 죽겠는데.”

“걱정마라. 배부르게 먹여줄게. 뭐가 됐던 간에.”

“큭큭. 당신 야마구치 배신하고 호주머니도 비었을 텐데 뭘 사준다는 거야?”

“걱정마라. 돈 안들이고 먹여 줄 테니.”

‘주먹을.’

사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실없는 소리라 치부하며 비웃음을 흘린다.

지하주차장으로 나가는 유리문을 지나 복도 끝에 다다르니 조그마한 비상구가 보이고 그 비상구 문을 열었더니 또다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가는 길이 뭐 이리 복잡해?”

“장만호. 여긴 만만한 곳이 아니야. 내려가면 물품창고가 있고 그 물품창고에 지하로 통하는 문이 하나 더 있어.”

“하아, 시팔. 거기에 금덩어리다도 쌓아 놨어?”

“쿡. 금덩어리라고도 할 수 있지. 팔면 말이야.”

이번엔 김무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쁘니까 잔말 말고 빨리 안내나 해.”

계단을 내려가자 천정에 달려있는 등이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불을 밝힌다.

등에 감지기가 달려있는 것이다.

물품창고에 들어서자 사내가 리모컨을 주머니에서 꺼내들더니 버튼을 눌렀다.

김무진은 그 모습에 게스트하우스의 비밀창고를 떠올렸다.

‘이 새끼들은 무슨 두더지 새끼들도 아니고......’

지이잉.

창고의 문이 열리자 비릿한 냄새가 ‘확’ 올라와 절로 인상이 찡그려진다.

“당신들 먼저 들어가.”

곽도산을 부축하고 있던 사내를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서른 개 남짓 된 마지막 계단을 내려가 비밀지하실 안으로 사라졌다.

와락.

“......?”

사내는 자신에게 매달려있던 곽도산의 팔뚝에서 악력이 느껴지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곽도산은 사내의 입을 틀어막고 김무진은 리모컨을 빼앗은 다음 명치를 가격했다.

“커억.”

사내가 몸을 앞으로 구부리자 곽도산이 뒤통수를 후려갈겨버렸다.

둘은 사내가 기절한 것을 확인하고 비밀지하실로 통하는 마지막 계단을 바삐 내려갔다.

마지막 출입문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냄새가 사람의 피 냄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마......”

황급히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내려갔던 사내들 말고도 십여 명의 사내들이 더 있었고 그 사내들 중, 잡티하나 없이 맑게 닦인 무테안경 너머로 눈을 가늘게 뜨며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사내하나가 눈에 밟혔다.

‘닥... 터?’

“쓰읍. 후우... 왔어?”

천상의 닥터 입에서 깊숙이 빨아들인 담배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자신의 얼굴을 가린다.

“키키. 김 상무는 안 왔어?”

곽도산과 김무진은 순간적으로, 이 상황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천상의 닥터가 자신의 의사가운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빼들어 버튼을 누른다.

스르륵.

쿵.

비밀지하실로 통하는 마지막 문이 곽도산과 김무진의 등 뒤에서 닫혀버렸다.

툭.

천상의 닥터가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던지며 구둣발로 비벼 끈다.

“잡아.”

손가락을 까닥이자 사내들이 알루미늄 야구배트와 각목을 하나 씩 집어 들며 몰려들었다.

곽도산의 두 눈이 천상의 닥터가 서있는 뒤쪽을 향했다.

그의 뒤에는 나신의 여자가 가슴이 도려진 채로 죽어있었다.

직감적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구해왔던 소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곽도산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며 그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이 개새끼들아. 니들은 다 죽었다고 복창해라. 으드득.”

곽도산과 김무진이 몰려드는 사내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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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 도도한마로
    작성일
    16.05.20 13:32
    No. 1

    오~~~ 오늘스토리 잼있어요~~
    작가님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보이는것들
    작성일
    16.05.27 22:12
    No. 2

    정말 무섭네요. 이 험악한 세상에서 하루를 살아냈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행복한 주말 맞으시고 늘 즐기면서 건필하셔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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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신의 손을 훔쳤다(27) +3 16.04.30 752 19 14쪽
26 신의 손을 훔쳤다(26) +4 16.04.29 945 23 11쪽
25 신의 손을 훔쳤다(25) +6 16.04.28 813 23 10쪽
24 신의 손을 훔쳤다(24) +5 16.04.27 903 22 10쪽
23 신의 손을 훔쳤다(23) +3 16.04.26 792 22 9쪽
22 신의 손을 훔쳤다(22) +5 16.04.25 834 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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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신의 손을 훔쳤다(20) +6 16.04.22 864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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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신의 손을 훔쳤다(18) +10 16.04.20 892 29 8쪽
17 신의 손을 훔쳤다(17) +4 16.04.19 1,123 32 9쪽
16 신의 손을 훔쳤다(16) +4 16.04.18 1,011 30 9쪽
15 신의 손을 훔쳤다(15) +9 16.04.15 1,052 3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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