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Steps From Hell Part III
“뭐야??”
“나리께서 지금 당장 칼을 거두라고 하셨습니다. 에녹 신전에서 무슨 짓을 벌이냐고 말입니다. 그리고 당장 오시라고 합니다.”
“알겠다.”
애초에 에드워드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젊은 전사는 싸울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칼을 자신을 찾아온 시종을 건네고 따라 나갔다. 곧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호위병들이 사라지자 에드워드는 안도하며 도끼를 벨트 고리에 걸고 검을 집어 들었다.
칼을 칼집에 넣으니 갑자기 티버톤 경을 부르기 위해 달려 온 시종이 달려왔다. 시종은 에드워드에게 자신의 주인이 부르니 함께 갈 것을 청했다. 에드워드는 경계심이 일어나 먼저 주저하는 기색을 보였다.
“나리께서 초대하셨는데 가시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왜 겁이 나십니까?”
“겁이 나는 것은 맞소. 그러니 주저하고 있는 것이오.”
시종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이라며 함께 가길 청했다. 에드워드는 갑자기 자신을 공격한 젊은 티버톤 경을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시종은 걱정하지 말고 따라올 것을 당부했다.
“만약에 나리께서 그대를 죽이고자 했다면 방금 저를 보내 싸움을 중지시키지 않았을 것입니다.”
“······좋소. 한번 가보겠소.”
“어서 오시죠.”
두려운 마음이 자꾸 납덩이처럼 에드워드의 두 다리를 잡아끌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용기는 젊은 티버톤 경이나 그 옆에 서 있는 나이가 제법 있는 나이든 티버톤 경에게 자신을 이끌었다. 억지로 끌려왔지만 나이든 티버톤 경 앞에 섰을 때 당당하려 애썼다.
나이든 티버톤 경은 생각외로 키가 엄청나게 크고 체격이 어마어마했다. 굶주리고 잔뜩 독이 오른 늑대와 같은 눈빛 때문에 감히 눈을 똑바로 마주칠 수 없었다. 목을 기울이고 자신을 내려 보고 있어 저절로 겸손함에 지배를 받아 머리를 조아렸다.
“내 아들 세바스찬(Sebastian) 때문에 놀랐겠군. 그나저나 어디에서 온 누구지?”
“저는 에드워드입니다. 출신지는 너무 시골이라서 말씀드려도 알지 못하실 것입니다.”
“핫핫핫! 누구기는 누구야? 킹스힐에서 온 에드워드지.”
“······.”
바로 이때 옆에 서 있던 젊은 티버톤 경 즉 세바스찬이 빈정대듯 물었다. 에드워드가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니 나이든 티버톤 경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앞에 선 맹수를 어디에서 본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감히 의문을 표할 수는 없었다.
“내 아들 세바스찬에게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동굴 수도원에서 소드 마스터 올리버가 직접 가르친 제자라고 했다. 맞지.”
“아······. 저를 아시는지요?”
“왜 너를 모르겠어? 동굴 수도원에서 수업을 받을 때 우리 뒤쪽과 옆에서 함께 훈련을 했잖아.”
“아······. 그때 올리버 스승님께서 나리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말고 함께 말을 섞지 말라고 하셔서 지금 미처 알아 뵙지 못했습니다. 저와는 다른 분이니 어찌 고개를 들고 똑바로 뵐 수 있겠는지요?”
“핫핫! 그런가? 하지만 나는 단숨에 알아보았지. 스승님께서 가르친 특별 제자의 검술 실력이 어떤가 싶었다. 그래도 올리버 스승님께서 발끝으로 가르치셨지만 그래도 자기 한 몸은 지킬 수는 있겠군.”
에드워드는 자신이 혼자고 상대는 여럿 때문에 상대에게 일부러 필요 이상으로 굽실거렸다. 무엇보다 나이든 티버톤이 문제였다. 최대한 온화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에드워드에게 내뿜는 위압감은 엄청났다.
얼마나 두려운지 맹수 앞에서 몸이 굳이 벌벌 떠는 토끼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나이든 티버톤 경의 드러나 있는 얼굴 그리고 팔 다리 곳곳은 전장에서 얻은 영광으로 가득차 있으었다. 다리도 부상을 입었는지 절고 있었다.
“어찌 되었거나 이곳에서 서로 칼을 들 필요는 없겠지. 아참! 나는 도널드(Donald)다. 아들과 함께 에녹 신전 순례를 왔다.”
“킹스힐에서 온 에드워드입니다. 도널드 티버톤 경을 뵙게 되니 참으로 영광입니다. 세바스찬 경과 이렇게 마주하게 된 것도 제게는 더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이곳 에녹 신전으로 순례를 왔으니 뜻하는 바를 잘 이루고 돌아가기 바란다.”
“감사합니다. 나리. 감사합니다.”
무엇이 감사한지 모르겠지만 애써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 에드워드는 도망치듯 그 앞을 물러나왔다.
정말 뜻하지 않은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 에드워드지만 다행히 에녹 신전을 찾아갈 수 있었다. 안에서는 무기를 휴대할 수 없으니 입구의 보관 장소에 맡기고 신분 고하에 상관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입구에서 설명하는 사람이 있는데 대강 들어보면 세상 끝에 서 있는 에녹 신전으로 너무 오래되어 그 시작을 알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암벽을 파내서 만든 실내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장식이 없고 초라했다.
다만 오랜 세월의 흔적인지 아니면 무슨 처리를 한 것인지 몰라도 동굴 수도원의 벽은 습기가 배어 나오는 것 없이 말끔했다. 작은 등불이 복도를 밝히는 가운데 사제들의 기도실과 숙소 등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1백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예배당이 나왔다.
촛불이 수 십 개 켜져 있는 제단 이외에는 별 다른 장식은 없고 그냥 낡고 수리 흔적이 가득한 의자들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신기한 것은 등불로 사방을 밝히고 있음에도 숨을 쉬기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잠시 뒤 사제의 주관 아래 모두 기도를 했다. 멀지 않은 곳에 세바스찬 혼자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굳이 자신이 상관할 것은 아니었다. 함께 기도하며 시선을 돌리던 에드워드는 가만히 제단 옆에 있는 작은 철문으로 닫힌 입구를 발견했다.
‘뭐지 저곳은?’
하지만 지금 일어나서 그곳을 찾아가 볼 수 없으니 참았다. 한참만에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지만 기도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에드워드는 기회를 봐서 사제에게 예를 갖춘 후 제단 옆에 있는 작은 철문이 무엇인지 물었다. 사제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자료들을 모아 놓은 곳이오. 오랜 세월 헌납된 서적이나 기록들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오. 특별한 사제들만 출입이 허락된 장소지만 들어가봐도 낡은 책과 두루마기만 가득할 뿐이오. 가봐도 별것 없으니 굳이 신경쓰실 것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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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네요. 3월도 마지막...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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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월요일...주말 내내 농사일 하고 드러누워 있었더니 좀 힘들기는 하네요...웅...ㅠ.ㅠ;; 월요병이 좀 심하게 도졌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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