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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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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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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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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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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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7. 융합>

DUMMY

하이퍼시티의 전투 함선에서 주포인 양자 빔이 발사되었다.

도망치는 장리우의 긴급 명령을 받은 터였다.


양자 빔.

대부분 전함들이 주포로 사용하는 양자 빔은 무거운 중성자를 양자 가속하여 발사하는 초고에너지 빔이다.

입자를 가속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입자 가속기가 달린 대형 장비 때문에 방향 전환이 느려서 조준이 쉽지 않지만,

맞기만 한다면 파괴력은 대단했다.

초고에너지의 양자 빔 앞에서는 어떤 방어막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전함의 외벽이 단번에 녹아내리고 몇 초면 관통당해 파괴된다.


전방에 배치되어있는 30대의 전함에서 양자 빔이 발사됐다.

장리우를 쫓는데 정신이 팔린 케이는 자신을 향해 쏟아져 들어오는 양자 빔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준이 쉽지 않은 양자 빔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케이를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양자 빔 소나기가 대부분 케이를 비껴갔지만, 한 전함에서 쏘아진 빔이 케이를 훑고 지나갔다.

몇 초 정도의 시간이었다.


“이 병신들아. 흑색 갑옷에 에너지 무기는 무용지물이란 말이야. 당장 중지해.”

거미 인간 장리우가 양자 빔을 발사하는 전함에 소리쳤다.

전함들의 양자 빔 공격이 멈추자 도망가던 장리우가 뒤를 돌아봤다.

장리우의 눈에 우주 공간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케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뭐야. 왜 저러지?’

장리우의 뇌리에 맹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압소비움과 연결된 숙주가 생명 에너지를 취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양자 빔을 살짝 맞은 케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약점인 고에너지에 노출되자 흑색 갑옷에서 뜨거운 기운이 케이의 몸으로 들어왔다.

그동안의 수련으로 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된 케이는 흑색 갑옷의 기운을 흘려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거대 에너지로 인한 큰 기운은 약점으로 남아있었다.

큰 기운이 몸으로 들어오면 충격과 고통이 몰려왔다.

그 충격으로 잠시 정신을 잃고 있었다.

만약 거대 에너지에 장기간 노출된다면 또다시 의식을 잃고 말 것이다.


우주 공간을 헤매던 케이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양자 빔 공격이 계속됐다면 큰일 날 뻔했다.

장리우가 공격 중지 명령을 날린 덕분에 다시 회복 할 수 있었다.


“야. 이 멍청이들아. 효과가 있잖아. 어서 다시 발사해. 키키키.”


공격 개시 명령이 떨어지자 전함의 양자 빔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하지만 케이가 대비만 한다면 조준이 느린 양자 빔 공격을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쉬지 않고 움직이며 공격을 피했다.


‘계속 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케이가 날아오는 양지 빔 공격을 피하면서 전함을 향해 날아갔다.

빔을 발사하는 주포를 파괴하려는 것이었다.

케이가 중앙에 배치된 한 전함을 노렸다.

목표로 한 전함에 케이가 가까워지자 다른 전함들의 공격이 멈췄다.

자칫 양지 빔에 동료 전함이 맞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공격을 멈추고 지랄이야. 키키. 어서 공격해. 거부하면 모두 해고야.”

그 말을 전함의 함장을 비롯한 군인들을 아연실색게 했다.

군인들은 모두 다국적 기업의 정직원이었다.

그들은 해고를 죽음보다 더 두려워했다.

대기업의 정직원과 그 가족들은 화성에서 엄청난 특혜와 화려한 생활을 보장받는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그런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지구의 사람들에 비해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인류라는 생각으로 세뇌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의 빈민들은 열등한 인간이지만 근본이 다른 인류다.

그들은 기업 안에서 자신의 수준 높은 정체성을 유지 할 수 있었다.

해고는 그들의 정체성이 파괴되며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 것을 의미했다.

곧바로 자신들이 열등하다고 생각했던 지구의 빈민들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해고로 화성의 거주권을 잃고 지구로 돌아가느니 죽음을 택할 정도였다.


결국, 전함들이 양자 빔 발사 단추를 눌렀다.


29대의 전함에서 나온 양자 빔이 목표한 전함에서 중앙 갑판에 설치된 발사 장치를 부수고 있는 케이를 향해 쏟아져 들어왔다.

케이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양자 빔의 세례를 맞은 전함의 중앙부가 순식간에 뚫려버리며 폭발했다.

전함에 타 있던 수백 명의 군인이 함께 사라졌다.


양자 빔을 피해 가까스로 빠져나온 케이도 당황스러웠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다.


‘미친놈들일세.’

같은 편 전함을 공격한다니, 케이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격을 늦출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같은 패턴의 공격이 계속되었다.

하이퍼시티의 전함들은 케이가 자신들의 동료 전함으로 날아가도 멈추지 않고 공격했다.

해고의 공포가 그들을 지배해버리자 이성을 잃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제발 자신들이 타고 있는 전함으로 케이가 오지 않기를 빌었다.


그렇게 전함들이 차례로 10대의 전함이 파괴되어 갔다.

케이도 양자 빔을 피해 가면서 전함을 공격하느라 한 가지를 깜박하고 있었다.


거미 인간 장리우.

그가 갑자기 케이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

남은 여섯 개의 거미 다리로 케이를 옭아맸다.

그리고 투명한 줄을 뽑아내 케이의 갑옷에 붙였다.

에너지 서커가 가동되자 케이는 다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키키키. 너 아직도 생명 에너지를 흡수하지 않은 거냐? 멍청한 놈. 키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용케도 살아있었구나. 하지만 네 운도 여기서 끝이다. 어서 양자 빔을 퍼부어! 어서!”


전함의 함장들은 당황했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해고를 당할 것이고,

명령대로 공격했다가 장리우가 잘못된다면 사형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잠시 고민하던 한 함장이 발사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다른 전함들도 연이어 양자 빔을 발사했다.

역시 죽음보다 해고가 더 두려웠다.


창고에서처럼 줄을 자르기 위해 드론을 띄우려는 순간 양자 빔 세례가 케이의 갑옷에 작렬했다.


20여 대의 전함에서 발사한 초고에너지의 양자 빔이 한 곳에 집중되자 어두운 우주 공간이 환하게 밝혀졌다.

실로 엄청난 위력이었다.

그런 강력한 에너지를 흡수한 갑옷에서 뜨거운 기운이 연속으로 흘러들어오자 케이의 의식이 점차 아득해졌다.


장리우의 금속으로 된 몸체도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금속의 몸에 들어 있는 압소비움은 양자 빔의 초고에너지를 막기에는 함유량이 너무 적었다.


양자 빔이 작렬하려던 순간,

기계 거미의 몸체에서 머리가 쑥 빠져나왔다.

척수와 함께 뽑혀 나온 장리우의 금속 머리는 흡사 올챙이처럼 꿈틀거렸다.

빠져나온 장리우의 올챙이 머리가 말했다.

“키키키. 죽어버려라. 케이. 그 갑옷은 내가 잘 쓰마. 키키. 쉬지 말고 계속 공격해!”


빔의 세례를 받던 케이의 희미한 의식 속에 어떤 속삭임 같은 것이 울려 퍼졌다.

황씨, 박씨, 최씨 아저씨와 할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기운을 내라고,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마지막 기운을 쏟아냈다.


아직 꼭 쥐고 있던 흑색 칼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작은 폭발이었지만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케이를 한쪽으로 날려 보내기에는 충분했다.

의식을 잃은 케이의 몸이 거대한 가스 행성인 목성 방향으로 날아갔다.


“뭐야? 놈을 놓치면 안 돼. 어서 잡아!”

장리우의 머리가 버둥거리며 소리쳤다.

하지만 공격 중이던 큰 전함들이 갑자기 속도를 내려면 시간이 걸렸다.

급하게 엔진을 가동한 한 전함들이 케이의 뒤를 쫓았다.


목성에 근접한 케이는 인력을 받아 속도가 더 붙었다.

지구의 2.5배나 되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목성이었다.


케이를 뒤따르던 전함 내부에서 비상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목성은 강력한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핵폭발이 일어나는 순간 내뿜는 방사선의 몇 배나 되는 양이 끊임없이 방출된다.

아직 15만 킬로미터나 떨어졌는데도 3만 시버트(Sv)의 엄청난 방사선에 노출되었다.

그 방사선이 전함의 외벽을 통과해 들어오자 각종 첨단 장비들의 회로가 녹기 시작했다.

내부에서도 1000시버트의 방사선이 검출됐다.

사람이 몇 분도 버티지 못하는 양이었다.


“장리우 님. 더 이상의 추격은 불가능합니다. 돌아가겠습니다.”

“안돼! 끝까지 놈을 잡아!”

“그렇지만······. 으악- 살려줘!!!”

통신을 통해 처참한 비명들이 터져 나오더니 잠시 후 고요해졌다.

방사능에 녹아버린 전함과 군인들이 목성의 액체 수소 바다에 빨려 들어가 버렸다.


“뭣들 하는 거야. 어서 잡아. 그렇지 않으면 다 해고야!”

잠시 주춤하던 전함들이 천천히 목성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다음날 목성 상공


한동안 정신을 잃었던 케이가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지?’

작은 방이었다.

아니 방이라기엔 좀 이상했다.

공.

동그란 공안에 갇혀있었다.

지름 3m 정도의 공 안이었다.

벽에서 빛이 나와 내부가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죽은 건가?’


- 아직은 죽지 않았다 -


‘압소비움?’

- 편한 대로 불러라 -

‘여긴 어디지?’

- 내가 만든 방 안에 있다. 흑색 갑옷으로 만든 방 -

‘여기서 꺼내줘.’

- 여기서 나가면 넌 바로 죽는다. 여긴 목성이다 -


그렇지. 양자 빔을 맞고 기절했는데···.

목성에 떨어져 버렸나 보군.


- 그동안 왜 나를 부르지 않았나? -

‘그건···. 난 널 믿지 않아. 너 때문에 친구들이 죽을 뻔했어.’

- 난 본능대로 움직일 뿐이다. 친구들의 일은 전 숙주의 사념이 벌인 일이다 -


‘전 숙주라면 맹주를 말하는 건가? 그럼 네 본능은 뭐지?’

- 번식 -

‘번식? 그래서 딥파이프를 만드는 거냐?’

- 맞아. 번식을 위한 방법이다. -


‘그것 봐. 넌 악마야. 너의 번식을 위해 지구와 그 위의 생명체를 모두 죽이려 하잖아.’

- 이건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다. 너희도 살기 위해 다른 생명체들을 죽이지 않나? 그건 너희 인간의 잘못이 아니다. 그렇게 태어났을 뿐 -

‘너와는 달라. 우린 다른 생명체들을 지키기도 한다고.’

- 나도 널 지키지 않았나? -

‘정말 말이 안 통하네. 도대체 누가 널 만든 거냐?’

- 그건 모른다. 우리도 오랫동안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더니 자기를 누가 만든 것도 몰라?’

-자신의 기원에 대해 아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버렸다 -

‘오랜 시간? 5,000만 년? 아니면 1억 년?’

- 너희의 시간으로 계산하면 대략 59억 년쯤 된다 -

‘59억 년? 네 나이가 59억 년이나 돼?’


- 정확히 말하면 난 복제품이다. 59억 년 전에 내 오리지널이 만들어졌다 -

‘그렇게 오래전에도 널 만들 정도의 기술이 있었다니...’

-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란걸 생각해라.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


‘하긴···. 그런데 날 왜 살렸지? 넌 인간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잖아.’

- 가능성 때문이다. 너에겐 좀 특별한 면이 있다. 어쩌면 우리와 융합할 수 있을지 모른다 -


‘융합? 너와 내가?’

- 59억 년 동안 단 한 차례밖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넌 강력한 힘을 얻고 난 번식 문제가 해결 된다 -

‘강력한 힘은 알겠는데 번식은 어떻다는 거야?’


- 우리가 생명체와 융합하면 딥파이프와 같은 번거로운 절차 없이 번식을 할 수 있다. 네가 번식하면 융합한 나도 자연스럽게 번식하게 된다 -

‘그러니까 내가 아이를 낳으면 아이 몸속에 네 아이도 같이 들어가 있다는 말이야?’

- 정확히는 내 복제품이다. -


‘웩. 좀 역겨운데. 아까도 말했지만 난 널 믿지 않아.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지?’

- 지구를 구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의 너로서는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


어쩌면 맞는 말이라고 케이는 생각했다.

지금 누구도 맹주의 딥파이프 계획을 막을 수 없다. 장리우도 어쩌지 못하는 케이가 맹주를 막는다는 것은 헛된 희망일 뿐이었다.


‘좋아 어떻게 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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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045. 벌커> 20.03.24 173 3 12쪽
44 <044. 수거팀> 20.03.23 169 3 12쪽
43 <043. 재회> 20.03.20 165 3 12쪽
42 <042. 티타늄 관> 20.03.18 175 3 12쪽
41 <041.작동> 20.03.17 182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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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 직속 함대> 20.03.10 212 3 11쪽
36 <036. 침투> 20.03.09 205 2 12쪽
35 <035. 프로세스> 20.03.06 227 6 13쪽
34 <034. 맹주> 20.03.05 216 6 12쪽
33 <033. 이번 생은> 20.03.04 243 5 12쪽
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31 <031. 카밀라의 마음> 20.03.02 221 5 12쪽
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0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28 <028. 카이퍼 벨트> 20.02.27 276 5 12쪽
» <027. 융합> 20.02.26 265 5 12쪽
26 <026. 거미 인간> 20.02.25 259 4 12쪽
25 <025. 습격> 20.02.24 290 3 12쪽
24 <024. 이별> 20.02.23 30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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