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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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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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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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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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42. 티타늄 관>

DUMMY

맹주는 케이보다 몇 초 전에 지구의 내핵 안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갑옷의 압소비움이 지구의 행성 에너지와 연결되었다.

행성 에너지와 연결되자 총무관의 인공 뇌를 통해 행성 에너지의 기운이 감지되었다.


처음 느껴보는 거대한 에너지가 사방에서 있었다.

그 에너지의 중심에 들어와 있는 것이 느껴졌다.


행성 에너지는 처음 느껴보는 새로운 것이었다.

게다가 에너지가 너무 거대해 그 크기를 가늠조차 하기 힘들었다.

지금까지 흡수했던 에너지들이 모두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에너지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느껴졌다.


이런 신선하고 거대한 것을 흡수한다고 생각하니 짜릿한 희열이 느꼈다.

‘으하하. 그래. 이 정도는 돼야지.’


총무관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주변 공간이 돌아봤다.

그의 주변 공간이 확장되어있었다.

그 공간 속에 지구에 깊게 박아놓은 13개의 딥파이프가 보였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새로운 시작을 할 때가 된 것이었다.


‘작동!’

인공 뇌를 통해 지시하자 스크류들이 동시에 회전하며 딥파이프가 최종의 최종 단계가 시작되었다.

스크류가 관에서 떨어져 선단이 개방되었다.

지구의 중심에 뭉쳐있던 행성 에너지가 빠져나가 용융 금속이 끓는 외핵으로 들어갔다.

에너지가 들어가자 용융 금속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묵직한 진동이 공간을 흔들었다.

잠시 후 요동치는 내핵의 용융 쇳물이 딥파이프를 통해 뿜어져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케이도 딥파이프를 통해 외핵이 뿜어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지구의 내핵은 높은 압력으로 인해 밀도가 굉장히 높다.

높은 밀도로 인해 그 안쪽의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

마치 밀도가 작은 블랙홀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그 안에는 수많은 시간과 공간들이 동시에 존재했다.


몇 초차이로 총무관보다 늦게 도착한 케이는 다른 시공간에 있었다.

케이가 본 맹주의 허상은 그의 기가 투영된 것이었다.

그 기를 감지하고 맹주와 접속해 그의 눈으로 딥파이프가 가동되는 것이 보인 것이다.


내핵이 폭발하며 발생한 진동은 실로 대단했다.

진동이 3,100km 위의 지각까지 올라가 지표면에 대규모의 지진과 해일이 동시에 일어났다.

지표면에서는 벌써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런 강한 압력에 밀려 올라간 뜨거운 외핵의 용융 쇳물이 지표면에 도달하는 데는 채 몇 분 걸리지 않을 것이었다.

뜨거운 쇳물이 지표면에 분출되면 삽시간에 지구의 모든 생물이 멸종될 것이 틀림없다.


서둘러야 한다.

위로 뿜어진 압력을 잠재우려면 우선 요동치는 행성 에너지를 멈춰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행성 에너지의 기를 흡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압소비움의 도움 없이 맨몸으로 지구의 거대한 기를 몇 분 안에 흡수 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 자리에서 죽는다고 해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주변을 둘러싼 기를 느끼기 위해 눈을 감고 집중했다.

맹주와 자신을 둘러싼 투명한 막 속의 기운이 느껴졌다.

처음 느껴보는 아주 신선하고 맑은 기운이었다.

순수한 기에서 아무런 사념도 섞여 있지 않았다.


한데 기의 세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범위를 조금 더 넓혀봤다.

그런데 넓히면 넓힐수록 강력한 기가 계속해서 느껴졌다.

중앙의 맑은 기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강력한 기들이 외핵으로 들어가 전체를 들끓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요동치는 기에서는 강한 사념이 느껴졌다.

마치 무언가에 화가 나 있는 것 같았다.


에너지는 행성을 만들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만들 수 있다면 역으로 파괴하는 것도 가능하다.

압소비움이 그 에너지에 사념을 집어넣어 요동치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흥분해 날뛰는 강력한 기를 다시 흡수한다는 건 어려워 보였다.


‘중앙에 남은 맑은 기는 아직 영향을 받지 않았어. 이걸 먼저 흡수해 보자.’


케이와 맹주는 서로 겹쳐있지만, 같은 시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케이는 그런 복잡한 건 알지 못했다.

다만 맹주와 지구의 에너지를 느끼고 흡수하려 하는 것이었다.

자신은 알지 못하고 있지만, 그는 지금 시공간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었다.


마우트 행성 인들의 수련법을 이용해 주변의 기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씩 흡수되기 시작지만, 가속도가 빠르게 붙었다.

어느새 주변의 맑은 기들이 휘몰아쳐 들어와 케이의 몸에 쌓여갔다.

거대한 기는 케이의 단전에 차고 넘쳐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 쌓여갔다.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크기였다.

이대로면 몇 초를 버티지 못하고 몸이 붕괴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때 뒤에서 흑색 갑옷이 날아와 케이의 몸을 감쌌다.

‘살아있었구나.’

-케이. 어서 에너지를 나에게 넘겨라.-

‘알았어.’

그런데 이상하게 에너지가 방출되지 않았다.

아무리 용을 써봐도 한번 들어온 에너지는 꼼짝하지 않았다.


‘방출이 안 돼.’

-그럼 흡수를 멈춰. 그렇지 않으면 몸이 분해돼 버릴 거다.-

‘안돼. 멈출 수 없어. 멈추면 지구는 끝이야. 죽더라도 끝까지 해봐야 해. 으아아아!’


케이가 마지막 남은 기운을 모두 쏟아냈다.

‘어머니, 아저씨들, 유진 대장님. 힘을 나눠 주세요.’


기의 흡수 속도가 빠르게 가속화되었다.

어느새 내핵에 남아있던 기가 모두 흡수되고 이어서 외핵으로 빠져나가 요동치고 있는 기운들이 안쪽으로 흡수되어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외핵의 요동이 진정되면 분출이 아주 조금씩 느려졌다.

반대로 그의 몸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케이의 몸이 한차례 밝게 빛났다.

그리고는 사라졌다.



행성 에너지가 세포 단위까지 차오르자 한계에 다다른 몸이 분해된 것이다.

케이가 사라지자 압소비움이 갑옷 안쪽으로 연기처럼 빠져나왔다.


케이가 사라졌는데도 빨려 들어오던 행성 에너지들의 흐름이 멈추지 않고 몰려들어 흑색 갑옷 주변으로 쌓여갔다.

흐름이 점차 거세져 이제 외핵의 압력이 줄어들었다.

외핵의 압력이 약해지자 딥파이프를 통해 솟아오르던 용융 쇳물도 지표면 바로 밑에서 속도가 줄어 천천히 식어갔다.


행성 에너지의 흐름이 더욱더 빨라지더니 한순간 멈췄다.

지구의 모든 행성 에너지가 다시 내핵에 모였다.

모여든 에너지는 이제 요동치지 않고 맑고 차갑게 멈춰 있었다.


케이가 사라진 갑옷 안에서도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안쪽에 남은 밝은 빛이 작은 점으로 모여들며 고온의 열기를 내뿜었다.

그리고 행성 에너지의 일부가 응축되어 손톱 크기의 씨앗을 만들었다.

그 밝은 씨앗 주위로 압소비움의 검은 연기가 몰려들었다.

곧 검은 연가가 점차 퍼져나가며 어떤 형상을 만들어 갔다.


압소비움이 빠져나간 갑옷은 녹아내렸다.

투명하고 거대한 구형의 에너지 속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벌거벗은 남자는 몸에서 환한 빛을 내뿜었다.


‘딥파이프가 멈췄어.’

-대단하다. 케이. 인간의 몸으로 이렇게까지 해내다니. 덕분에 우리의 융합도 성공할 수 있었다.-

‘지구가 행성 에너지를 나눠준 덕분이야. 지금도 단전에 들어 있는 지구의 씨앗이 느껴져.’


-행성을 만드는 행성 에너지가 생명체를 만들다니. 나로서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날 너와 함께 재생시킬 때 어떤 의지 같은 것이 느껴졌어. 나에게 뭔가 원하는 것 같아.’

-태초에 만들어진 것들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 같다.-


‘널 보낸 자들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압소비움의 증식을 막아 그들의 계획을 방해했으니 머지않아 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하긴 그렇겠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야겠어.’


-기분은 좀 어떤가 케이. 행성 에너지가 압소비움을 융합해 만든 유일한 생명체가 된 기분이 말이야.-

‘글쎄.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표현하기 힘들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지금은 그냥 좀 피곤해. 여기서 나가 동료들도 보고 싶고.’

-카밀라를 말하는 건가?-

‘무슨 소리야?’

-그렇게 발끈할 것 없다. 너와 나는 이제 하나다. 우리의 생각도 모두 공유된다. 네 세포 하나하나에 내가 들어있다는 걸 잊지 마라.-

‘이봐. 서로 사생활은 침해하지 말자고.’


-여하튼 너도 그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 여자는 내게도 특별하다.-

‘너에게도?’

-그 여자에게는 아주 특별한 생명 에너지가 느껴진다.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해 주마.-

‘그래서 맹주가 그렇게 카밀라 씨에게 목을 맨 건가?’

-그 여자의 생명 에너지와 융합해 증식하면 특수한 압소비움이 만들어질 것 같다.-

‘뭐가 그리 복잡해? 일단 위로 올라가자. 좀 쉬고 싶어.’

-뭐 있은 거 없나? 케이?-

‘잊은 거? 아. 그렇지. 귀찮아도 처리하고 가야지.’


케이가 맹주의 기를 빠르게 찾았다.

그리고 곧바로 시공간을 넘어 맹주의 앞으로 갔다.

압소비움과 융합한 케이는 압소비움의 지식도 모두 공유하고 있었다.

압소비움을 통해 내핵의 시공간이 나눠진 것과 어떻게 그 휘어진 공간을 넘어가는지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맹주에게로 넘어갈 수 있었다.



한편, 맹주는 순조롭게 진행되던 딥파이프 계획이 갑자기 중단된 영문을 몰라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는 케이의 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딥파이프가 갑자기 멈춰버린 까닭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눈앞에 케이가 갑자기 나타나자 한순간에 분노가 폭발했다.

”모두 네 짓이냐?“

“그래. 내가 너의 천인공노할 계획을 막았다.”

“갑옷도 없이 알몸인 주제에 주둥아리는 잘도 놀리는구나. 어찌 된 일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분풀이 상대가 되어줘야겠다.”

말을 마친 맹주가 케이에게 광선을 날렸다.

하지만 케이에게 날아간 광선이 힘없이 사라졌다.


“뭐야? 분명 광선을 맞았는데? 이번엔 또 무슨 술수를 부리는 게야. 좋다. 이것도 막아봐라.”

이번엔 맹주의 팔에서 갑옷을 변형해 만든 긴 창이 케이를 향해 뻗어나갔다.

맹주의 오른팔에서 나간 검은 창이 케이의 가슴 정중앙에 박혔다.


“하하하. 자 맛이 어떠냐?”

맹주는 가슴이 정확히 꿰뚫렸으니 당연히 죽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창에 뚫린 케이의 몸이 희미해지더니 연기처럼 흩어졌다.

흩어진 연기가 맹주의 뒤에서 다시 뭉쳐 케이의 형상을 만들었다.


압소비움과 융합한 케이는 압소비움의 능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도 나노 크기의 연기로 변하는 것도 모두 가능했다.

압소비움과 융합한 그는 유기체 몸에서 벗어나 또 다른 생명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맹주의 뒤에 선 케이가 오른손 검지를 들어 그의 갑옷 뒤통수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가늘고 긴 바늘처럼 변형된 검지 손톱으로 맹주의 갑옷을 뚫었다.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맹주는 느끼지 못했다.


“이봐.”

뒤에서 케이가 불렀다.

“뭐야? 언제 뒤에···. 또 무슨 술수를 부리려는 거냐?”

맹주가 목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 몇 놈은 용서가 안 돼서 말이야. 너희들은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어. 그리고 그들의 영혼까지 없애버렸어. 참회할 시간을 줄 테니 그들에게 용서를 빌어.”


맹주의 갑옷에 손을 대자 압소비움 일곱 단위 개체가 검은 연기로 변해 빠져나와 케이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조금 전 케이가 바늘로 찌른 것은 총무관의 인공 뇌였다.

뇌파를 읽는 능력이 있는 케이는 한 번에 바늘을 찔러 인공 뇌를 정지시켰다.

인공 뇌가 정지하자 압소비움은 숙주가 죽은 것으로 판단해 케이에게 흡수된 것이다.


압소비움이 사라진 흑색 갑옷은 티타늄으로 만든 고철 덩어리였다.

동력 장치가 전혀 없어 움직일 수도 없었다.

총무관은 이제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티타늄으로 만든 관에 갇힌 꼴이 되어버렸다.


“이봐. 어서 꺼내줘. 날 버리고 가지 마. 제발!!!”


갑옷에 갇힌 총무관을 지구의 중심에 버려둔 채 압소비움과 융합된 케이가 외핵을 통과해 지표면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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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044. 수거팀> 20.03.23 169 3 12쪽
43 <043. 재회> 20.03.20 165 3 12쪽
» <042. 티타늄 관> 20.03.18 176 3 12쪽
41 <041.작동> 20.03.17 182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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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 직속 함대> 20.03.10 21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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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 프로세스> 20.03.06 227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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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이번 생은> 20.03.04 243 5 12쪽
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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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0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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