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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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최근연재일 :
2020.04.15 19:41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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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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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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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46. 정품>

DUMMY

급하게 달려가 보니 주방의 벽과 창문에 커다란 구멍 나 있었고 그 파편들이 바닥에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파편으로 가득한 바닥에는 카밀라가 임신한 배를 팔로 가린 채 주저앉아 있었다.

검은 쫄쫄이를 입은 뚱보가 쓰러진 카밀라 앞에 서 있었다.

쫄쫄이를 머리가지 뒤집어쓴 뚱보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카밀라의 배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쁘드어 브러 터리지오리 바트러 파오네오러.”

쫄쫄이를 뒤집어쓴 뚱보의 얼굴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바닥에 주저앉은 카밀라는 공포에 얼어붙어 괴한을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야. 이 변태 새끼야.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들어와서 설쳐?”

헉슬리 선장이 바닥에 떨어진 프라이팬을 집어 들고 뚱보에게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꽝~”

달려가던 헉슬리의 몸이 붕 떠서 반대편 벽으로 날아가 부딪혔다.

거구의 선장이 벽에 부딪히자 거센 충격이 집안에 진동했다.

바닥에 떨어진 헉슬리의 몸이 잠시 움찔거리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

“여보.”

챙이 헉슬리에게 달려가 쓰러진 그의 몸을 흔들며 소리쳤다.

하지만 의식을 잃은 선장은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여기 벌커들은 공격성이 왜 이렇게 강한 거야? 보는 놈마다 덤벼드네? 야. 이제 들리냐? 내가 깜박하고 번역기를 안 켰지 뭐냐. 들리면 대답해.”

“누구야? 우리에게 왜 이러는 거야?”


“그래. 이제야 들리네. 헤치지 않을 테니까 배에 숨긴 거나 꺼내 봐?”

뚱보가 카밀라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미쳤어? 이건 내 아기야. 뱃속의 태아를 내놓으라니?”

카밀라가 부푼 배를 더욱 꼭 끼어 안으며 소리쳤다.


“아기? 어? 정말이네. 뱃속에 벌커 새끼가 들어있네. 어떻게 된 거야? 블록 탐지기가 고장이라도 난 건가?”

뚱보가 검은 쫄쫄이에 쌓인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며 의아한 듯 고개를 꺄우뚱거렸다.

수거팀의 검은색 쫄쫄이에는 투시 기능도 내장되어 있었다.

투시 기능으로 들여다본 카밀라의 몸속에는 진짜 태아가 있었다.

분명히 그 태아에서 블록이 감지되고 있었다.

뚱보는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당혹스러웠다.


“남편이 오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좋은 말 할 때 어서 내 집에서 나가?”

“남편? 흡수할 벌커 한 마리가 더 생기겠군. 야! 조용히 좀 해. 귀청 떨어지겠어.”

뚱보가 반대편에서 울고 있는 챙을 향해 소리쳤다.

챙이 의식을 잃은 헉슬리를 부둥켜안고 통곡하듯 울고 있었다.

“여보. 정신 좀 차려봐요. 으앙~ 이이가 죽어 버린 것 같아. 으아앙~”


“으아! 시끄러워. 그놈 아직 안 죽었어. 죽지 않을 만큼 던졌어. 죽어버리면 에너지를 흡수할 수 없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만 좀 울어. 무슨 울음소리가 이렇게 큰 거야.”

하지만 챙은 울음을 그칠 줄 몰랐다.

뚱보가 울음소리를 막아보려고 귀를 막았지만 별 효과가 없는 듯했다.

“아! 짜증 나!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벌커 새끼든 뭐든 꺼내 보면 되는데.”

뚱보가 카밀라의 배를 향해 팔을 뻗었다.

“꺄아아악!!!”


“퍼-억. 와장창!”

카밀라의 비명에 이어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는 뚱보가 날아갔다.

자신이 뚫고 들어온 반대편으로 날아간 뚱보가 벽을 뚫고 사라졌다.


“카밀라 씨. 괜찮아요?”

“네. 난 괜찮아요. 그런데 헉슬리 선장님이···.”

주저앉아 있던 카밀라가 케이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케이가 순간이동으로 헉슬리에게 날아가 그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아요. 다행히 가벼운 뇌진탕만 입으신 거 같아요. 조금 안정을 취하면 곧 의식이 돌아오실 거예요.”


하늘을 날아 집으로 향하고 있던 케이는 집 근처에서 익숙한 기운을 감지했다.

압소비움의 마이크로파를 감지한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집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것만으로 이상할 것이 없었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도 케이의 압소비움이 유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카밀라의 뱃속 태아에게서 마이크로파가 나왔다.

하지만 지금 감지된 것은 그 크기가 엄청났다.


케이는 그들이 왔다는 걸 직감했다.

압소비움에게 들었던 수거팀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벽이 뚫어진 걸 보고 직감이 확신으로 변했다.

‘도대체 몇 명이나 온 거야?’


예상보다 강력한 압소비움에 놀랐지만, 그런 걸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집 벽에 뚫린 구멍을 통해 검은 형체 앞에 쓰러져 있는 카밀라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케이는 날아오던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집으로 뛰어들어 검은 형체를 받아버렸다.

그 육탄 공격을 받고 뚱보가 날아간 것이다.


“큰일 날 뻔했어. 선장님을 침실에 뉘어드리자.”

“안 돼요. 카밀라 씨. 강화복 어디 있죠?”

“강화복은 뭐 하려고?”

“그 정도로 끝날 상대가 아니에요. 강화복이 2층 창고에 있던가요?”

말을 마친 케이가 순간이동을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2층에 다녀온 그의 손에는 카밀라의 강화복이 들려있었다.


“어서 이걸 입어요. 선장님 모시고 비행선으로 가서 최대한 빨리 어길 벗어나세요.”

케이와 결혼해 산 5년 동안 그가 이렇게 긴장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평범한 인간의 눈으로 보기엔 신과 같은 힘을 가진 케이였다.

상대가 누구이길래 그가 이렇게까지 긴장한 걸까?


카밀라는 궁금했지만, 더는 묻지 않고 그의 말을 따랐다.

그녀는 남편에게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화복에 들어가자 강화복이 배부른 그녀의 몸에 맞춰 강화복이 늘어나며 닫혔다.

강화복을 입은 카밀라가 헉슬리 선장을 부축해 챙과 함께 밖에 세워놓은 비행선으로 갔다.


“아이 씨. 머리가 다 울리네. 뭐가 날아온 거야?”

케이의 공격을 받고 날아갔던 뚱보가 다시 주방으로 날아 들어왔다.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머리를 양옆으로 흔들고 있었다.


“넌 누구냐?”

케이가 방어태세를 취하며 물었다.

“너? 벌커 주제에 감히. 그러는 넌 뭐야? 다른 놈들은 다 어디 갔어?”

“묻는 말에 대답해. 어디서 온 누구냐?”


“어? 저놈은 뭐야? 저놈에게도 블록이 감지되네? 이놈의 탐지기가 오늘 왜 이래?”

뚱보가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며 케이를 향해 다가갔다.

“뭐야? 좀 전엔 뱃속의 새끼더니···. 고장 난 게 틀림없군. 고물 블록 감지기 때문에 괜히 시간만 낭비했잖아.”


월키가 쫄쫄이에 내장된 블록 신호기를 꺼버렸다.

카밀라 뱃속의 태아에 이어 케이에게 신호가 잡히자 고장 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블록은 압소비움이었다.


압소비움은 금속에만 흡수된다는 것은 상식이었다.

월키가 입은 쫄쫄이도 금속의 재질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벌커인 인간의 몸속에 압소비움이 감지되자 탐지기가 고장 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기체의 몸속에 압소비움이 들어있다는 것은 월키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어서 정체를 밝혀.”

“그래. 좋아. 그렇게 원한다면 보여주지. 너에게만 특별히 보여주는 것이니 잘 봐둬.”

머리의 쫄쫄이가 사라지고 뚱보의 희멀건한 얼굴이 드러났다.


“뭐야? 우리와 같은 인간이잖아?”

뚱보의 얼굴을 본 케이는 깜짝 놀랐다.

언젠가는 압소비움을 수거하러 수거팀이 올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막연하게 머나먼 외계에서 오는 수거팀은 인간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체를 드러낸 뚱보는 지구의 인간과 완전히 똑같은 모습이었다.


“너희와 같다고? 자존심 상하는데? 하긴 너희 벌커들 눈엔 그렇게 보이겠지.”

“네가 압소비움을 찾으러 온 수거팀이냐?”

“압소비움? 그게 뭔데?”

“네가 입고 있는 거. 그걸 찾으러 온 거 아니냐고?”


“아. 블록을 말하는 거구나. 그래. 우린 블록을 수거하는 수거팀이다. 가만. 근데 네가 그건 어떻게 알지? 수상한 놈이네?”

“역시. 그랬군. 부탁이니 그냥 돌아가 줘. 여기 태양계에는 압소비움이 없어. 사라져 버렸어.”

“사라져? 별 미친 벌커 놈을 다 보겠네. 네가 어떻게 블록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으면 말해. 그러면 너는 특별히 흡수하지 않고 살려주지. 잠시라도 더 살면 좋잖아.”


“믿어줘. 너희가 말하는 블록은 이제 여기 없어. 그러니 제발 그냥 돌아가 줘.”

“말로 해서는 안 들을 놈이구나. 혼 좀 나봐야겠어.”

말을 마친 뚱보가 케이에게 손을 뻗으며 움직였다.

눈으로는 쫓기 힘든 빠른 속도였다.


하지만 뚱보의 공격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의 움직임을 읽은 케이가 먼저 움직여 어느새 그의 뒤로 돌아가 있었다.


“이러지 마. 난 너와 싸우기 싫어.”

케이의 목소리를 들은 뚱보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뭐야?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벌커가 어떻게···.”

“벌커? 인간을 말하는 거지? 너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잖아. 이러지 마.”


“같은 인간?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난 너희 벌커들과는 태생부터가 달라. 난 나메부님께 선택되어 만들어진 정품이야. 우주의 곳곳에 뿌려져 아무렇게나 자란 너희들과는 근본부터가 다르다고.”


뚱보가 다시 한번 팔을 뻗어 케이를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공격은 먹히지 않았다.

케이가 어느새 공중에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 그렇게 나온다면 어쩔 수 없지.”

케이가 마우트 행성의 기술을 썼다.

공중에서 순간이동을 한 케이가 뚱보의 얼굴을 향해 발을 날렸다.

“퍼-억”

뚱보의 얼굴에 케이의 발차기가 적중했다.

얼굴을 맞은 뚱보가 다시 한번 주방 벽을 뚫고 사라졌다.


뚱보가 얼굴을 드러낸 순간부터 케이는 내내 그의 얼굴을 노리고 있었다.

뚱보의 옷의 압소비움이 내뿜는 마이크로파는 실로 엄청났다.

그의 얇은 쫄쫄이 같은 옷에 케이의 20배가 넘는 압소비움이 함유되어 있었다.

압소비움이 20배라면 케이로서도 어찌해볼 자신이 없었다.

물리적 격차가 너무 컸다.


그런데 뚱보가 갑자기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케이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뚱보는 케이가 맨몸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얕잡아 본 것이다.


뚱보의 경계를 더욱 허물기 위해 계속 말을 걸었다.

그리고 방심한 틈을 노린 케이의 공격이 적중했다.

조금 전 공격에 뚱보의 머리뼈가 으스러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아우~ 아파. 하마터면 골로 갈 뻔했네.”

뚱보가 얼굴을 감싸준 채로 다시 집안으로 날아 들어왔다.

얼굴을 감싼 손바닥 사이로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

하지만 뭉개진 얼굴이 재생되며 피가 조금씩 멈추고 있었다.


케이가 다시 한번 순간이동을 해 뚱보의 얼굴에 발차기를 날렸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었다.

‘퍽’

이번에도 발차기가 뚱보의 얼굴에 정확히 꽂혔다.

하지만 웬일인지 뚱보의 얼굴을 가격한 케이의 발이 빠지지 않았다.


공격한 케이의 발이 뚱보의 얼굴에 박혀 있었다.

빼내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발이 빠지지 않았다.


“이 벌커 놈. 흡수해 버릴 테다.”

케이의 발을 삼키고 있는 입을 통해 목구멍에서 올라온 뚱보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는 뚱보의 쫄쫄이가 그의 얼굴과 함께 케이의 발을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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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6. 정품> 20.03.26 16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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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043. 재회> 20.03.20 16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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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041.작동> 20.03.17 18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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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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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0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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