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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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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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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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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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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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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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43. 재회>

DUMMY

압소비움과의 융합한 케이는 이제 유기 생명체가 아니었다.

그의 몸은 인간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다.

육체의 모든 기관은 그 형태만 유지하고 있다.

그는 먹고, 싸고, 잠자지 않는다.

압소비움과 융합한 나노 단위의 세포들이 에너지를 직접 흡수하고 방출한다.


뇌를 포함한 신경계통도 형태만 남아있을 뿐이다.

세포의 유전자도 압소비움과 융합해 변형되었다.

즉 육체는 압소비움과 같은 나노 머신으로 변해버렸다.


우리가 그를 여전히 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

그의 나노 세포에 저장된 기억 때문이다.

신경계통을 지배하는 생물학적인 뇌는 사라졌지만, 나노 세포가 케이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그 나노 세포가 신경망처럼 연결되어 자아를 형성했다.

그 자아가 융합된 육체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므로 융합된 그를 여전히 케이라 부를 수 있다.


내핵에서 빠져나온 케이가 육체를 변형시키며 외핵과 맨틀을 지나 지각을 뚫고 올라왔다.

아홉 단위 개체의 압소비움과 융합된 케이에게 지구 정도의 행성을 뚫고 올라오는 건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표면에 도달한 케이가 곧바로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그리고는 지구를 몇 바퀴 돌며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구의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곳곳의 땅이 갈라져 건물이 붕괴 되었고 해일이 밀려든 땅은 바다로 변해버렸다.


딥파이프로 인해 적어도 지표면의 30% 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그곳에 사는 사람 대다수가 죽거나 다쳤다.

가뜩이나 척박한 환경 속에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커다란 재앙을 헤쳐나갈 힘이 그들에겐 남아있지 않았다.

고통받고 있은 사람의 모습이 케이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한 후 다시 남극 상공으로 날아갔다.

남극 상공에는 아직 플래닛 인더스트리의 직속 함대가 파손된 전함을 수리하고 있었다.

함대의 중앙에 수리 중인 사령선의 관제탑 안에서 위메이의 기가 느껴졌다.

케이가 나노 단위의 연기로 변해 사령선의 관제탑 안으로 들어가 위메이 앞에 섰다.


비서실장 위메이는 사령선의 회의실에서 함장에게 피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었다.

“비서실장님.”


난데없이 나타난 케이를 보고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이군! 무사했군요. 혹시나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네. 비서실장님도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다른 분들은요?”

“아가씨는 무사해. 가벼운 경상을 입고 지금 치료 중이세요. 헉슬리 선장님과 항해사님도 여기 사령선에 무사히 계세요.”

“다행이네요.”

카밀라의 안위를 적정했던 케이가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케이씨. 흑색 갑옷은 어쩌시고···?”

“갑옷은 이제 필요 없어졌어요.”


위메이가 곁에 서 있던 함장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함장이 회의실을 나가면서 자신의 겉옷을 벗어 케이에게 건네려 했다.

“으음. 뉘신지는 모르겠으나 이거라도···.”

“아. 죄송해요. 몰랐어요.”

케이는 재생했을 때의 벌거벗은 모습 그대로였다.


순식간에 케이의 몸 위에 옷이 만들어졌다.

함장의 제복을 모방해 푸른색 제복 형상을 만든 것이다.

눈앞에서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본 함장이 넋이 나간 채 회의실을 나갔다.

위메이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케이에게서 전과는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혹시···. 케이 군이 딥파이프의 가동을 멈춘 건가요?”

“네.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어요.”

“그랬군요. 맹주는 어떻게 됐죠?”

“지하에 두고 왔어요.”


“지하에? 그럼 그자가 아직 살아있단 말인가요?”

“곧 죽을 거예요. 다시는 올라오지 못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담담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였다.


태양계를 쥐고 흔들던 맹주를 죽였다는 말을 이렇게 쉽게 할 수가 있단 말인가?

궁금했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

비서실장으로서의 오랜 경험으로 허언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알겠어요. 케이 군이 태양계를 구했군요.”

“그런데 맹주와 교전 중에 정유진 대장님이 돌아가셨어요.”

“알고 있어요. 지원팀에 전해 들었어요. 20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지구를 위해 헌신하신 분인데 정말 안타까워요.”

“대장님의 장례식을 치러 주셨으면 해요.”

“그렇지 않아도 그러려고 했어요. 여기 상황 정리되는 데로 준비할게요.”

“감사해요. 그리고 지금 당장 다국적 기업의 회장님들을 소집해 주세요.”


위메이가 케이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당황해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가 흑색 기사인 건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변해 있었다.

전이었다면 제아무리 흑색 기사라 해도 저리 당당히 다국적 기업들의 회장들을 소집해 달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지금 당장이라니.


하지만 이유를 물어볼 수도 없었다.

담담하게 말하고 있는 그에게서 커다란 분노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알겠어요. 그렇게 전달하죠. 하지만 그들이 제 말에 순순히 따를지 모르겠네요.”

“그것도 그렇겠군요. 으음···. 그럼 맹주가 소집했다고 해주세요.”

“맹주가? 맹주는 죽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냥 그렇게 전해주세요. 뒤에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괜찮겠죠?”

“어···. 그래요. 그렇게 전하도록 하죠. 그런데 저희 회장님은 참석하지 못하실 겁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연합군을 돕고 있으셨다는 것이 발각되셔서 심한 고초를 겪으셨어요.”

위메이가 케이에게 그동안 에드워드 빅센 회장에게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

장리우에게 잔인하게 고문을 당하셔서 지금도 의식이 없다고 했다.

케이가 복수심에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카밀라가 걱정되었다.


“그럼. 비서실장님이 대신 참석해 주세요. 아. 그리고 연합군 사령관님도 참석해 주셨으면 해요. 괜찮겠죠?”

“레이 사령관님은 우리 함대에 계시니 어렵진 않을 겁니다. 지금 바로 연락드리도록 할게요.”

“감사해요. 그럼 저는 헉슬리 선장님을 뵙고 있을게요. 모두 모이면 알려주세요.”

“제가 안내할 사람을 불러 줄게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케이가 회의실 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연기로 변하거나 몸을 변형시키는 것에 사람들이 놀라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람들 앞에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선장님.”

“케이야. 역시 살아있었구나. 챙. 어서 나와봐 케이 왔어.”

항해사 챙이 윙테일 호에서 달려 나와 케이의 품에 덥석 안겼다.

“죽은 줄 알았잖아. 으앙~.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항해사님이 걱정해준 덕분에 무사히 다녀왔어요.”

“그만 좀 울어라. 온종일 울고도 또 눈물이 나오냐? 내가 괜찮을 거라 했잖아.”


“으앙~. 미안하단 말도 못 했는데 다시 보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단 말이에요.”

“뭐가 미안해요. 두 분을 다치게 했는데 제가 죄송하죠.”

“생각해 보면 네 잘못도 아닌데 그때는 내가 너무 못되게 굴었어. 미안해. 으앙~”

“으음. 챙. 이제 좀 떨어지자.”

헉슬리 선장이 케이의 품에 안긴 챙을 억지로 떼어냈다.


”케이.“

등 뒤에서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케이가 뒤를 돌아봤다.

카밀라가 비행 카트에서 내리고 있었다.

머뭇거리며 다가오던 카밀라가 케이의 앞 멈춰서서 말했다.


”다행이야. 무사해서···. 걱정 많이 했어.“

”전 괜찮아요. 저도 카밀라 씨 걱정했어요. 팔은 좀 괜찮아요?“

카밀라의 오른팔과 손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응. 괜찮아. 살짝 긁힌 것뿐이야. 고마워. 네게 자꾸 신세를 지게 되는구나. 난 약속도 못 지켰는데···.“

고개를 살짝 떨군 카밀라의 두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카밀라 씨···?“

갑작스러운 카밀라의 눈물에 당황한 케이가 말을 잊지 못하고 당황해했다.


”용서해줘. 케이. 어머니를 모시고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케이가 흐느낌에 떨고 있는 카밀라의 어깨를 두 팔로 감싸 안았다.

”울지 말아요. 카밀라 씨 잘못이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조금만 빨리 갔더라면 네 어머니가 그렇게 되지 않으셨을 거야.“

”그렇게 따지면 제 탓이 가장 크죠. 그때는 놈들이 그런 짓까지 벌일 줄은 아무도 몰랐잖아요.“


”그래. 장리우 그놈은 인간이 아니야. 인간이라면 어떻게 그런 일을 벌일 수 있겠어. 그놈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야.“

헉슬리 선장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놈은 절대 용서 못 해요. 놈이 에드워드 회장님께 한 짓도 들었어요.“

”아버진 살아계신 게 기적이야.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심하게 당하셨어. 나도 장리우만은 절대 용서 못 해.“

”놈은 저에게 맡기세요. 맹주처럼 참회하며 죽게 만들어줄 거예요.“


”맹주가 죽었어?“

헉슬리와 카밀라가 동시에 놀라며 물었다.

”네. 놈은 사라졌어요. 이제 더는 숨을 필요 없어요.“

”다행이야. 케이. 정말 다행이야.“

카밀라가 케이의 품에 안겨 다시 한번 흐느껴 울었다.

이번엔 그녀를 평생 쫓아다녔던 도망의 그늘에서 벗어난 기쁨의 눈물이었다.


”으흠. 그런데 너희 언제까지 끌어안고 있을 참이냐?“

헉슬리가 떨어질 줄 모르고 있는 카밀라와 케이에게 겸연쩍은 듯이 말하자 둘이 동시에 화들짝 놀라며 떨어졌다.


”그냥 물어본 건데? 뭘 그렇게 놀라?“

”선장님!“

카밀라가 헉슬리 선장을 흘겨보았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카밀라와 헉슬리 그리고 케이가 우주정거장에서 처음 만난 건 겨우 몇 달 전의 일이었다.

그 짧은 기간에 그들은 너무 많은 시련을 겪었다.

비록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남아있었지만, 그들에겐 잠시의 휴식이 필요했다.

이 한 번의 웃음으로 그동안 쌓였던 아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항해사 챙도 윙테일 호에서 나왔다.

그들은 서로가 지금까지 겪었던 얘기들을 나누며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케이는 보틀 시티에서의 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언젠가 자신도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참 얘기를 나누던 중 카밀라의 통신기가 켜지며 영상에서 위메이가 나타났다.

”케이군. 다국적 기업의 회장님들과 연합군 사령관님이 모두 도착하셨어요. 지금 회의실로 오면 됩니다.“

”네. 지금 갈게요.“


”다국적 기업 회장들과 레이 사령관님을 만나기로 했어?“

”네. 카밀라 씨도 함께 가요.“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그녀는 앞으로 케이를 믿기로 마음먹고 있던 터였다.

카밀라가 케이와 함께 비행 카트에 올랐다.


플래닛 인더스트리의 사령선에 있는 회의실의 기다란 회의용 테이블에 네 명의 사람이 앉아있었다.

테이블 가장 위쪽의 양편으로는 하이퍼시티의 장룡 회장과 스페이스9의 아돌프 홀스테인 회장 앉아있었다.


붉은색 정장을 입은 장룡 회장은 긴장해 얼굴이 굳어있었다.

가동 중이던 딥파이프가 중단됐다.

그래서 잠시나마 맹주가 죽지 않았나 하는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조금 전 위메이에게 받은 연락은 그의 소망을 산산이 부숴놓았다.

분노하고 있을 맹주를 생각하자 두려움에 온몸이 찌릿찌릿 절여 왔다.


반대로 아돌프 회장은 차분해 보였다.

은색 테두리의 안경 안쪽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이미 맹주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총무관의 인공 뇌를 만든 건 아돌프 회장이었다.

처음부터 인공 뇌 속에 백도어 프로그램을 심어 놓았다.

그걸 이용해 맹주인 총무관에게 벌어진 모든 일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정보를 분석해 놓았다.

아돌프 홀스테인 회장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케이와 카밀라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카밀라는 테이블로 걸어가 비서실장 위메이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모두 모이셨네요. 제 소개를 하죠. 전 케이라고 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모신 겁니다.“


”위메이 비서실장. 이게 뭐 하는 거요? 맹주님이 호출했다고 하지 않았나?“

장룡 회장이 역정을 냈다.

위메이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었다.


”여러분들을 오시게 만들려고 제가 비서실장님에게 거짓말을 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뭐? 넌 대체 뭐야?“

”다시 말씀드리죠. 전 케이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여러분께 지구 복구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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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048. 순간이동> 20.04.02 181 4 10쪽
47 <047. 나메부님> 20.03.31 146 4 11쪽
46 <046. 정품> 20.03.26 168 4 11쪽
45 <045. 벌커> 20.03.24 173 3 12쪽
44 <044. 수거팀> 20.03.23 169 3 12쪽
» <043. 재회> 20.03.20 166 3 12쪽
42 <042. 티타늄 관> 20.03.18 176 3 12쪽
41 <041.작동> 20.03.17 182 2 13쪽
40 <040. 간발의 차이> 20.03.16 189 3 12쪽
39 <039. 격전> 20.03.12 190 4 12쪽
38 <038. 한줄기 희망> 20.03.11 201 4 12쪽
37 <037. 직속 함대> 20.03.10 212 3 11쪽
36 <036. 침투> 20.03.09 205 2 12쪽
35 <035. 프로세스> 20.03.06 227 6 13쪽
34 <034. 맹주> 20.03.05 217 6 12쪽
33 <033. 이번 생은> 20.03.04 243 5 12쪽
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31 <031. 카밀라의 마음> 20.03.02 221 5 12쪽
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0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28 <028. 카이퍼 벨트> 20.02.27 276 5 12쪽
27 <027. 융합> 20.02.26 265 5 12쪽
26 <026. 거미 인간> 20.02.25 259 4 12쪽
25 <025. 습격> 20.02.24 290 3 12쪽
24 <024. 이별> 20.02.23 30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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