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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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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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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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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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32. 발각>

DUMMY

‘그럼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영혼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소멸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들의 생명 에너지들을 사용했다면 네가 이런 극심한 고통을 느끼지 않았을 테니까.-

‘휴~. 사라지지 않았다니 천만다행이네. 그렇다면 그들의 영혼을 다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그건 너에게 달렸다.-

‘무슨 소리야?’

-네가 그들의 생명 에너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충분히 강해진다면 그 에너지들은 자연스럽게 너에게서 빠져나와 우주로 흩어져 순환할 것이다. 지금의 너는 그 정도로 강하지 못하다.-


생각해보니 위급할 때마다 들려온 목소리들이 있었다.

전함들의 양자 빔 공격을 받아 정신을 잃고 목성으로 떨어질 때는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었다.

그들의 속삭임이 케이의 마지막 남은 힘을 이끌어 내주었다.

그리고 장리우에게 속아 맹주의 압소비움에 잠식당할 뻔했을 때도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이 돌아왔었다.


지금까지 케이를 지켜주기 위해 남아있던 할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영혼이 그를 도와주고 있던 것이었다.

그들의 영혼이 우주의 순리대로 더 좋은 곳을 찾아 순환되기 위해서는 케이가 하루빨리 강해져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자 지구가 걱정되었다.

딥파이프 공사가 완성되면 죄 없는 희생자가 또다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압소비움. 밖의 상황을 알아볼 수 있어?’

-알아볼 수는 있다. 하지만 목성의 자기장을 뚫고 통신을 하려면 꽤 강한 전파를 보내야 하는데 나상국의 압소비움에게 포착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러다 딥파이프 계획이 실행되면 어떻게 해.’


-압소비움의 번식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그 정도의 에너지 파동은 감지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설혹 여기서 나간다 해도 지금의 너는 그의 상대가 안 된다. 한시라도 빨리 수련을 끝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케이는 압소비움의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장리우와 전함조차도 상대하지 못한 케이가 맹주의 계획을 막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터였다.

집중해서 최대한 수련을 빨리 끝내는 것 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좋아. 어서 수련을 시작하자. 이제 뭘 하면 되지?’

-흠. 의지가 조금 더 강해졌군. 그렇다면 더 높은 중력에 적응해 보자.-

‘더 높은 중력?’

-여기서 내가 가속을 하면 중력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 고통스럽긴 하겠지만 네 육체를 더 빨리 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좋아. 난 준비 됐으니 어서 시작해.’


케이와 압소비움의 수련이 다시 시작되었다.

다시 시작된 고통을 속에서 케이의 육체는 더욱 강해져 갔다.

그리고 수련을 통해 압소비움이 가지고 있던 지식을 차근차근 흡수해 나갔다.

본인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 케이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 어떤 인간도 가보지 못한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 포보스 위성


원형의 하얀색 패널로 뒤덮여 있는 포보스 위성에 크고 작은 함선들이 여러 대 정박해 있었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씩 다국적 기업들이 맹주에게 조공을 바치러 오는 날이었다.

위성의 하부에 정박해 있는 커다란 화물선에서는 에너지원이 들어 있는 금속의 용기들을 작은 화물용 비행 카트들을 이용해 분주히 위성으로 나르고 있었다.

중앙부의 터널을 통해 들어온 여객선에서는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녀들이 내리고 있었다.

맹주의 시종으로 뽑혀온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나이가 젊은 남녀들로 구성된 사람들은 한껏 들떠 보였다.

다국적 기업에 뽑힌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걸음걸이에 잔뜩 힘이 들어간 채 비행선에서 내리고 있었다.


시종으로 온 젊은 사람들의 무리 중에 키가 작은 중년의 남자 하나가 섞여서 걷고 있었다.

눈이 툭 튀어나온 남자는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고토 다로

그의 어깨에는 이제 견장이 달리지 않았다.

브라질의 딥파이프 공사 책임자였던 그는 연합군의 테러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20년을 근속하며 임원이 코앞에 다가왔던 그에게도 해고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스러운 충격이었다.


해고와 함께 회사에서 제공해주고 있는 화성의 집과 편의시설들을 모두 반납하고 일주일 내로 지구로 돌아가야 했다.

지구에선 직장을 구할 수도 제대로 된 집과 음식을 구할 수도 없었다.

그에겐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용기도 남아있지 않았다.


화성의 비싼 물가와 가족들의 방탕한 소비 덕분에 모아둔 돈도 없었다.


해고 통보를 받은 날 회사에서 짐을 싸서 들고 집으로 갔다.

직장을 잃은 고토 다로를 위로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안락한 화성에서 쫓겨나 지구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가족들은 무능한 가장을 탓하며 심하게 화를 냈다.


그의 가족들에게는 지구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운동으로 몸을 유지하고 있던 다로와는 달리 그들은 작은 화성의 중력에 적응해 근육이 많이 줄어버렸다.

그들은 지구에 가면 잘 걷기도 힘들 것이었다.


다음날 자식들은 직접 살길을 찾겠다며 집을 나갔다.

아내가 혼자 남아 종일 무능한 남편을 구박해 댔다.


다로는 아내의 잔소리를 피해 안방의 안락한 침대에 누워 전등을 바라보며 공상에 잠겨있었다.

저 전등에 목을 매달면 중력이 약해 죽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의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에 표시된 번호가 스페이스9의 본사였다.

황급히 전화를 받자 전화기에서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토 다로 씨 되시나여?“

”네. 접니다만.“

”여긴 스페이스9의 특수 인사팀이에여. 포보스 위성에서 근무할 직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여. 퇴직자 중에 장기 근속하신 분들에게 먼저 기회를 들이거든여. 생각 있으신가여?“

껌을 씹으면서 말하는 여자의 목소리에서 싸구려 티가 흘러내렸다.

혹시 스팸 전화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였다.


”포보스 위성이요? 거긴 기상 통제 센터 아닙니까? 전 군인 출신인데 제가 거기서 뭘 할 수 있죠?“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여. 전 일개 계약직일 뿐인데여. 가실 거예여? 마실 거예여? 가신다면 1년간의 화성거주권이 가족들에게 지급될 거예여.“


화성의 거주권이라는 말에 더 생각해보지 않고 덥석 승낙해 버렸다.

일단 1년이지만 내년에 다시 연장하면 될 것이었다.

다음날 회사에서 보내준 차를 타고 곧바로 비행선에 실려 이곳에 도착했다.


소식을 듣고 미친 듯이 좋아하던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새삼 가장의 무게가 느껴졌다.


여기서도 잘만 하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든 윗사람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

그런데 포보스 위성에서 내 윗사람이 누구지?

고토 다로는 다른 시종들과 함께 지하로 이어지는 어두운 통로로 들어갔다.


다로가 들어간 통로의 옆에 붙어있는 작은 격납고에는 소형 비행선들이 세워져 있었다.

붉은색, 푸른색 그리고 은회색의 번쩍이는 유선형 기체들에는 화려한 글씨체로 다국적 기업들의 상호가 그려져 있었다.


맹주에게 조공을 바칠 때면 언제나 총수들이 직접 방문해 연맹의 총수 회의를 열었다.

위성의 중심부에 있는 어두운 회의실 안에 있는 철제 의자에는 3대 기업의 총수들이 앉아 있었다.


그 앞에 흑색 지팡이를 들고 서 있는 총무관이 특유의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들께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그동안 저는 지구의 딥파이프 공사를 모두 시찰하고 왔습니다.“


총무관의 말을 들은 회장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미리 언질이라도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하하. 그랬다면 저희가 섭섭지 않게 대접해 드렸을 텐데요.“

하이퍼시티의 장룡 회장이 어울리지 않는 간드러진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이런 엄중한 시국에 대접이라니요? 가당치도 않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총무관이 버럭 화를 내며 들고 있던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자 장룡 회장이 바짝 엎드리며 사죄를 했다.

저번에 압소비움 기체에 휩싸였던 기억이 떠올라 두려움에 떨었다.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평소에 돈과 여자라면 가리지 않고 받았던 총무관이었다.

그는 맹주를 뒤에 엎고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었다.

곳곳에 있는 집에 있는 첩만 해도 20명이 넘었다.

오늘은 왠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으음. 시찰 결과 지금까지 제가 보고 받아온 사실과 다른 점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어떤···?“

장룡 회장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보고 받기로는 앞으로 일주일이면 각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딥파이프 공사가 끝난다고 들었는데요?“

”물론이죠. 우리 회사가 공사하고 있는 5개 공구는 완공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사보다 1개가 더 많은데 말입니다. 하하하.“

하이퍼시티의 장룡 회장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희 스페이스9의 4개 공구도 일주일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습니다.“

아돌프 홀스테인 회장이 뒤를 이어 총무관의 질문에 근엄하게 대답했다.

평소 말이 없던 그의 목소리가 오랜만에 회의실에 울렸다.


”플래닛 인더스트리의 에드워드 빅센 회장님은 왜 아무 말씀 없으시죠?“

잠자코 있는 에드워드를 총무관이 다그쳤다.

”저희가 공사하고 있는 네 개의 딥파이프 공사 구간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회장이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요? 제가 확인한 바로는 아직 멀었던데요? 굴착 심도가 이제 겨우 2,900km밖에 되지 않아 목표 심도까지 아직 200km나 남았더군요. 다른 두 기업은 50km도 체 남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200km면 저번 달과 같은 깊이 아닙니까?“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확신해 보고 조치하겠습니다.“

에드워드 회장이 황급히 대답했다.


”착오요? 제가 보기엔 일부러 늦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아닌가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지금 당장 가서 확인하고 조치하겠습니다.“

에드워드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혀 흐르고 있었다.


”어딜 가시려고요? 금성의 연합군에게 가려고 하십니까?“

”연합군이라니요?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모르고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까? 회장님이 연합군과 내통하고 있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습니다.“


내통을 발각당한 에드워드 회장의 표정이 외려 더 편해졌다.


”그럼 숨길 필요 없겠군. 조심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처음부터 난 회장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부인과 여동생의 죽음을 맹주님의 탓으로 생각하며 원한을 품고 있을 거로 생각했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감정에 쉽게 휘둘리니까요. 아돌프 회장님. 보여주시죠.“

스페이스9의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는 상자 위쪽에 튀어나온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에드워드 회장의 금발 머리에서 금빛의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한데 뭉쳐 작은 상자로 스며 들어갔다.


”최근 스페이스9 에서 맹주님의 압소비움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나노 단위 크기의 기체 도청 장치입니다. 그동안 회장님의 머리카락에 붙여놓았었죠. 특별히 머리카락과 색깔도 맞췄습니다. 호호호.“

”그래서 그동안 둘이 숙덕대고 있었던 거군. 그럼 그동안 알면서도 날 가지고 논거였나?“

”전 그런 취미는 없습니다. 연합군의 위치를 알아내려고 했어요. 암호를 사용하는 데다가 회선을 하도 돌리는 통에 발신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한 달이 걸렸으니까요. 그래도 그동안 회장님이 흘린 역정보를 이용해 테러를 많이 막았습니다.“

”연합군에 스파이가 있는 줄 알았는데 그동안 나 혼자 놀아나고 있었군.“

에드워드가 말하면서 하며 손을 겉옷 재킷의 주머니로 가져갔다.

이렇게 된 바에야 목숨을 부지하긴 힘들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황천길로 끌고 가야만 딥파이프 계획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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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이번 생은> 20.03.04 242 5 12쪽
»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31 <031. 카밀라의 마음> 20.03.02 221 5 12쪽
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39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28 <028. 카이퍼 벨트> 20.02.27 276 5 12쪽
27 <027. 융합> 20.02.26 264 5 12쪽
26 <026. 거미 인간> 20.02.25 259 4 12쪽
25 <025. 습격> 20.02.24 28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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