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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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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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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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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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41.작동>

DUMMY

맹주를 쫓아간 케이가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지구 외핵의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외핵에 들어가자 갑옷 안쪽에 비치던 영상이 모두 꺼졌다.

영상이 차단되자 갑옷 안쪽은 암흑천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흑색 갑옷이 꿈틀대며 외형에 변형을 일으켰다.

케이의 몸에 착 붙어있던 갑옷이 스르륵 움직여 변해 하나의 공간을 형성했다.

그리고는 몸에 맞춰 공간이 줄어들었다.

케이는 이제 압소비움이 만든 길고 좁은 관에 갇힌 꼴이 되었다.

공간이 너무 좁아 몸을 꼼짝할 수도 없었다.


정신력을 이용해 압소비움을 움직여보려 시도해봤지만, 웬일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완전한 암흑 속에서 갇혀 꼼짝할 수도 없게 된 상황에서 뜨거운 외핵의 에너지만은 계속해서 흘러들어왔다.


재빨리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몸의 기를 계속 순환시켜 들어오는 기를 밖으로 흘려보냈다.

외핵의 뜨거운 기운이 몸에 축적되었다간 몸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타버릴 것이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몸에 기가 쌓이지 않도록 계속해서 방출시켜야 했다.


-케이-

기를 운행하던 중 머릿속으로 압소비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압소비움?’

-견딜 만한가?-

‘그런대로. 그런데 어떻게 된 거야? 움직일 수가 없는데?’

-증식을 위한 프로세스가 가동됐다.-

‘증식 프로세스?’


-행성의 중심부에 들어가면 모든 기능이 멈추고 증식을 위한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작동된다. 우린 내핵의 대류 활동을 이용해 행성의 중심부로 향하게 된다.-

‘뭐? 이제 와서 지구의 행성 에너지를 탐내는 거야?’


-난 겨우 두 개의 단위 개체로 이루어져 있다. 그 정도로는 화성 정도의 작은 행성은 가능하지만, 지구의 행성 에너지를 흡수하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난 벌써 너와 융합을 약속했다. 난 거짓말 하지 못한다.-


‘좋아. 그럼 어서 맹주를 쫓아.’


-쫓을 필요 없다. 맹주의 압소비움도 같은 프로세스가 작동되었다. 그들도 행성의 중심부로 향하고 있다.-

‘지구의 중심에 도착하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중심에 도착하면 압소비움이 행성 에너지와 연결된다.-

’행성 에너지와 연결?‘


-태초에, 그러니까 우주가 형성되기 전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 너희가 빅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빅뱅 속에서 아주 특별한 것들이 만들어졌다. 그것들이 특별한 이유는 이제는 어떤 수를 써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행성 에너지다.

행성 에너지는 행성의 씨앗이다. 그 씨앗을 중심으로 우주의 먼지들이 뭉쳐 행성이 만들어진다.

행성이 만들이면 그 중심에서 행성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머물러있다가 언젠가 행성의 수명이 다해 파괴되면 빠져나와 우주로 흘러 들어가 순환한다. 그 씨앗이 어딘가에서 다시 행성을 만들게 된다.-


’인간의 영혼과 같은 거구나.‘

-그렇게 볼 수 있지.-


’압소비움이 그걸 흡수하면 다시는 행성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거고. 그렇지?‘

-그렇다.-

’누군가가. 너희를 이용해 그 태초의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거지?‘

-합리적인 추론이다.-


압소비움을 보낸 그들은 어떤 의도로 이런 짓을 벌여가면서까지 행성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지만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맹주를 막는 것이 급선무였다.


’뭐라도 해봐. 우리가 먼저 도착해야 지구의 에너지가 흡수되는 걸 막을 거 아니야?‘

-내핵으로 들어와 증식 프로세스가 가동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이 자동으로 조종되는 그와 우리는 속도가 같다. 그가 먼저 들어왔으니 그만큼 먼저 도착하게 될 것이다.-


’그럼 지구의 에너지가 흡수되는 걸 막을 수 없다는 거야?‘

-중심부에 도착했다고 행성 에너지를 바로 흡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당장은 단순히 연결만 될 뿐이다.-

’연결?‘


-행성의 에너지를 바로 흡수할 수는 없다. 에너지가 너무 거대해 먼저 그 안의 숙주가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 맹주는 그동안 많은 사람의 생명 에너지를 흡수 한 거로 알고 있는데?‘

-이 정도의 행성 에너지를 흡수하려면 그것 가지고는 어림없다. 그동안 흡수해온 생명 에너지는 외핵을 빠져나오면서 숙주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그 숙주는 너와 같은 능력이 없으므로 생명 에너지가 필요하다.-


’숙주인 총무관이 죽으면 압소비움도 증식하지 못하게 되는 거야?‘

-증식이 끝날 때까지는 숙주의 존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숙주가 죽으면 모든 프로세스가 작동을 멈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명 에너지와 행성 에너지를 동시에 흡수해야 한다.-

’지구 위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 에너지를 모두?‘


-그래. 이 과정 때문에 그들이 지구에 너희 인간의 씨를 뿌려둔 것이다. 동시에 흡수하기 위해 먼저 딥파이프를 가동할 것이다.-

’딥파이프가 가동되면 어떻게 되는데?‘


-딥파이프가 가동되면 지구의 외핵이 거대한 파이프의 관을 통해 지표면과 연결된다.

내핵의 행성 에너지와 연결된 맹주가 그 에너지를 조종해 지구의 중심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면 외핵의 용융 쇳물이 지표면으로 분출된다.

파이프를 타고 분출된 섭씨 6,000도가 넘는 외핵의 쇳물이 지표면으로 분출되고 거대한 지진과 해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그 위의 모든 생명체는 삽시간에 사라진다.-


’쳐죽일 놈들. 어서 해. 지구의 중심까지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남았어?‘

-11분 52초 정도 남았다. 너와 내가 그때까지 버틸 수 있다면.-

’난 그렇다 치고 넌 왜?‘

-아까도 말했지만, 지구에 행성 에너지와 비교해 내가 가진 압소비움 양이 너무 적다. 지구의 내핵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는 외핵의 압력과 온도를 견딜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지금도 겨우 버티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리고?‘

-만약 도착한다 해도 작동이 멈출 가능성이 크다.-

’뭐?‘

-압소비움은 강력한 나노 입자로 된 컴퓨터와 같다. 적은 양의 나노 입자로 큰 압력을 장시간 버티면 입자가 파괴된다. 지금도 조금씩 파괴되고 있다. 도착했을 때 나노 입자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자체 복구 시스템으로 파괴된 입자를 복구시키겠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넌 절대 파괴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압소비움은 강하다. 그래서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단위 개체가 충분히 모이면 태양과 같은 항성 속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주에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 건 없다. 압소비움에게도 약점은 있다.-

’네가 파괴되면 나 혼자 맹주의 압소비움을 상대하라는 거야? 상대가 된다고 생각해?‘


-그가 행성 에너지와 연결된 동안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 기회를 이용해라.-

’어떻게? 흑색 갑옷을 입은 맹주를 맨손으로 무슨 수로 상대해?‘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너 자신을 믿어라. 넌 유기 생명체의 한계도 극복했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나다. 나도 그 가능성에 모든 걸 걸었다.-


전과 비교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건 케이 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맹주와 교전하며 벌인 기술들도 압소비움의 도움 없이 케이 스스로 펼친 것이었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맨몸인 그가 흑색 갑옷을 입은 맹주를 막을 수 있을까?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제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교신을 끊겠다. 건투를 빈다. 케이.-

’그래. 고마워. 너도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 친구.‘

-친구? 나쁘진 않군, 그럼 이만.-


케이의 머릿속에서 압소비움이 사라졌다.

또다시 어둠 속에 홀로 남겨졌다.

시간의 흐름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대로 영원히 어둠 속에 갇혀 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졌다.


지구와 인류의 존폐가 자신의 손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더욱더 무거워졌다.

맨몸으로 맹주를 막을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전함들도 상대치 못하는 압소비움을 무슨 수로 맨몸인 케이가 막는다는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없었다.


정신이 어지러워지자 운기조식이 깨지며 기가 흐트러졌다.

뜨거운 기운이 밀려와 고통이 느껴졌다.

재빨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흩어진 기를 가다듬었다.

그러자 정신이 조금씩 맑아지기 시작했다.


지금 여기서 맹주를 막을 사람은 이제 케이 자신밖에 없다.

압소비움의 말대로 강해진 자신을 믿지 않는다면 다른 도리가 없었다.

자신을 믿어야 한다.

아무리 고민해 보았자 답은 없다.

’일단 부딪혀 보는 거야.‘


머릿속 잡념을 걷어내자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명상을 통해 목성에서의 수련을 되짚어가며 어둠 속에서 상상 수련을 시작했다.


6,000도의 용융 금속의 일으키는 대류를 이용해 유선형의 압소비움이 빠른 속도로 지구의 중심을 향해 날아갔다.

어느덧 10분의 시간이 지나자 케이를 태운 길쭉한 유선형의 압소비움이 지구의 내핵에 도착했다.

행성 에너지가 갇혀있는 내핵은 용융 상태인 외핵과는 달리 고체 상태였다.


압소비움이 서서히 속도가 줄이더니 갈색의 내핵 표면에 닿아 멈췄다.

완벽한 금속 구의 형태를 한 내핵의 표면에는 작은 흠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압소비움이 닿아있는 구체의 매끈한 표면이 잠깐 흔들리더니 압소비움이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서서히 빨려 들어가던 압소비움이 갈색의 내핵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금속 구 안으로 들어가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핵 표면에서도 완전한 지구의 중심까지는 아직 1,200km가 남아있었다.

그런데 외핵의 표면에 들어간 동시에 압소비움이 지구의 중심에 도착했다.

내핵은 지구의 압력을 받아 밀도가 엄청나게 높았다.

높은 밀도 때문에 내부의 시공간이 휘어버렸다.

그래서 내핵 안에서는 시간도 더디 흘러갔다.

그리고 공간의 크기도 일정치 않았고 중심도 따로 있지 않았다.


내핵으로 들어간 케이의 압소비움은 어느새 흑색 갑옷으로 변해 있었다.

갑옷의 전면이 개방되자 케이가 밖으로 나왔다.

’여기가 어디지?‘

습관적으로 압소비움에게 말을 걸었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파괴돼버린 건가?‘

케이가 정신력을 이용해 움직여보았지만, 전면이 개방된 흑색 갑옷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압소비움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길 바라며 먼저 들어온 맹주를 찾기 위해 나섰다.


지구의 중심은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 같았다.

중력도 없어 몸이 둥둥 떠다녔다.

당연히 한 줌의 빛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어둡지 않았다.

공기도 없었지만, 숨이 차지 않았다.


마치 극도로 현실적인 가상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의 크기도 깊이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순간은 작게 느껴졌던 공간이 곧바로 우주 공간처럼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시야에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맹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압소비움과 총무관의 기를 찾기 위해 눈을 감고 집중했다.

곧 둘의 기운이 섞인 맹주의 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눈을 뜨자 맹주가 바로 코앞에 서 있었다.

깜짝 놀란 케이가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맹주는 바로 앞에 있는 케이가 보이지 않는지 전혀 반응이 없었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듯했다.


어떻게든 해야 했다.

그의 기라도 흡수해 볼 요량으로 맹주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런데 맹주를 향해 뻗은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손이 허공 속을 휘저을 뿐이었다.


’허상인가?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든 맹주를 잡으려고 헛된 손짓을 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가던 케이의 몸이 어느새 맹주와 겹쳐졌다.

그러자 케이의 눈이 한순간 밝아지며 숨겨졌던 주변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을 둘러싼 구형의 투명한 막이 보였다.

그 막의 안쪽에 들어가 있었다.

맹주는 자신의 키보다 조금 더 큰 구체 안쪽에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게 지구의 행성 에너지인가?’

케이는 그 투명한 구체가 지구의 행성 에너지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케이가 깜짝 놀랐다.


순간 주변의 공간이 엄청나게 확장되었다.

확장된 공간의 저 멀리에 딥파이프가 있었다.

사방에 13개의 딥파이프가 선명하게 보였다.


딥파이프에서는 말단에 설치된 스크류가 회전하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스크류가 떨어져 나가자 파이프가 개방됐다.

그러자 개방된 파이프의 말단으로 외핵의 시뻘건 용융 쇳물이 들어가 지름 120m의 관을 타고 지표면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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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이번 생은> 20.03.04 242 5 12쪽
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31 <031. 카밀라의 마음> 20.03.02 221 5 12쪽
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0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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