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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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최근연재일 :
2020.04.15 19:41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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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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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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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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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049. 끈적이는 액체>

DUMMY

케이가 연기처럼 변하자 로리건이 살짝 놀라는 듯했다.

로리건이 나노 셀의 희뿌연 연기가 자신을 휘돌아 뒤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우두커니 지켜봤다.

하지만 곧바로 움직였다.

로리건이 쫄쫄이에서 검은 연기를 뿜어냈다.


밀려 나온 압소비움의 짙은 연기가 케이의 나노 셀을 빠르게 쫓아갔다.

이내 케이를 따라잡은 검은 연기가 나노 셀 속으로 들어가 섞여 들어갔다.

희뿌연 나노 셀의 연기와 검은 연기가 회색의 구름 덩어리로 한데 뒤엉켰다.


뒤엉킨 회색 연기 속에서 푸른색의 섬광이 번쩍이더니 삽시간에 거미줄처럼 전체로 번져 나갔다.

마치 회색 구름 속에 번개가 치는 것처럼 요란했다.


‘으악’

하는 소리와 함께 케이의 나노 셀이 회색 구름 속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한쪽에서 뭉쳐 케이의 형상을 만들었다.

형상을 갖춘 케이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얼굴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봐. 예고도 없이 사라지면 어떻게 해? 놀랬잖아. 크크,”

꺽다리가 케이를 향해 비아냥거렸다.

케이는 고통이 가시지 않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압소비움 나노 입자에서 전자기파를 방전시켜 케이의 나노 셀이 녹여버린 것이다.

녹아내린 나노 셀은 극히 일부였지만 케이의 신경과도 같은 나노 셀이 녹는 고통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였다.

신경이 끊어지는 듯한 끔찍한 고통이 밀려들었다.


전투 중에 나노 셀로 변하는 건 치명적인 위험이 뒤따랐다.

각기의 나노 셀 자체로는 방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케이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뾰족한 다른 수가 없었기에 모험을 해 본 것이다.

잠시라도 그를 눈을 속일 수만 있다면 가능성이 열릴 것 같았다.


꺽다리의 압소비움 쫄쫄이에는 고감도 감지 기능이 있었다.

압소비움에서 나오는 특정 마이크로파를 감지하는 감지기에 나노 셀이 감지되었다.

융합한 압소비움은 나노 셀로 변해 사라졌지만, 특유의 파장은 남아있었다.


“어쨌든 융합했다는 건 사실인가 보군. 실제로 보지 않았다면 누구도 믿지 못했을 거야. 일개 벌커가 압소비움에 흡수되지 않고 융합을 했다니.”

“알았으면 제발 그냥 돌아가. 압소비움은 이제 여기 없어.”

“순진한 소리 하지 마. 그럴 생각도 없지만, 우리가 그냥 돌아간다 해도 본사에서 곧 다른 팀을 파견할 거야. 그들은 우리 같은 단순 노동자가 아니야. 훨씬 강하고 집요해. 네가 우주의 어디에도 숨어있어도 그들은 손쉽게 찾아낼 거야. 그러니 포기하는 게 좋아.”


“좋아. 그럼 날 데려가. 대신 다른 사람들은 건들지 말아줘.”

“큭큭큭. 그럴 순 없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단 말아야지. 원래는 압소비움을 증식시켜서 가져가려 했는데 네가 그런 번거로운 수고를 덜어줬어. 월키가 봤다는 여자 벌커의 뱃속의 새끼. 그건 네가 증식시킨 놓은 거지? 그것도 같이 데리고 가야 해.”

“아기는 안돼!”

“큭큭. 너무 걱정하지 마. 너흰 아주 특별한 존재이니 본사에서도 함부로 대하진 않을 거야.”


”우릴 데려가서 어쩌려고?“

”나메부님께 데려갈 거야. 그분은 너 같은 특이한 존재들에 대하 무척 흥미를 갔고 계시거든. 지금은 네가 가진 압소비움이 너무 적어서 힘을 제대로 못 내고 있지만, 각성시켜 주실 거야. 그러면 너도 우리와 같이 특별한 존재가 되는 거야. 그러니 이제 벌커 따위는 잊어버려.“

”인간들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네 말대로 아이를 데리고 조용히 따라갈 테니 지구의 인간들은 건들지 마.“


”이봐. 네가 인간이라고 부르는 벌커들은 우주에 널렸어.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같은 특별한 존재들을 위해 키워지고 있는 것뿐이야. 그러니···. 응? 너 뒤에 뭘 숨기고 있는 거야?“

로리건이 하던 말을 끊고 케이에게 물었다.


케이는 나노 셀이 공격을 받았을 때부터 고통스러운 듯 웅크리고 있었다.

로리건은 자신에게 공격을 받아 고통스러워 그러는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웅크린 뒤쪽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감지기에서 고농도의 에너지 반응이 감지되었다.


”젠장.“

짧은 탄식과 함께 케이가 로리건을 향해 감추고 있던 두 손을 뻗었다.

손바닥에서 가느다란 밝은 광선이 쏘아져 나갔다.

지구에서 빌려온 행성 에너지를 응축시켜 만든 고에너지의 화살이었다.


로리건의 전기 공격이 나노 셀을 녹였을 때 이루말 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참으면서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고통스러운 척 연기하며 마우트 행성의 기술로 지구 행성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맹주를 없애고 5년 동안 케이가 지구의 회복에만 전념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언젠가 압소비움을 가지러 올 수거팀에 대한 대책도 함께 했다.

천재 박사이기도 한 스페이스9의 아돌프 홀스테인 회장이 케이를 도와 연구했다.

지금의 공격도 그 연구의 성과 중 하나이다.


압소비움은 모든 에너지를 흡수한다.

그래서 에너지 공격은 압소비움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홀스테인 회장이 수많은 연구 끝에 압소비움의 약점을 알아냈다.

엄청난 고에너지를 작은 점으로 집중시켜 공격하면 압소비움의 나노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그런 고에너지는 케이조차도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없었다.

그래서 행성에서 에너지를 빌려와 응축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게다가 수거팀의 압소비움 함량은 케이와 홀스테인 회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기습공격이 아니면 효과가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꺽다리를 속이고 시간을 끌던 것이었다.

하지만 너무 일찍 들켰다.

아직 에너지가 충분히 모이진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꺽다리가 눈치챈 이상 두 번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


압소비움의 검은 쫄쫄이를 조금이라도 뚫고 들어간다면 성공이다.

작은 틈이라도 생기면 고에너지의 화살이 폭발하면서 안에 있는 사람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녹여버릴 것이다.


케이에게서 쏘아져 나간 고에너지의 화살이 로리건을 향해 날아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당황한 로리건이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화살이 로리건의 어깨에 명중했다.


눈부신 밝은 섬광이 번쩍이며 폭발이 일어났다.

수백 미터 아래에 있는 지구를 위협할 만큼 거대한 폭발이었다.

화살을 날린 케이가 급히 지구로 향하는 폭열을 흡수하지 않았다면 제주도의 생명체 대부분이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다.


곧 섬광이 사라졌다.

그리고 로리건이 있던 자리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뭔가 이상해.’

꺽다리를 날려버리기에는 에너지가 충분치 않았다.


그때 갑자기 등이 뜨거워지더니 케이의 가슴에 팔뚝만 한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그 구멍 주변의 나노 셀이 녹아내렸다.

‘으악-’

케이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번엔 정말 놀랐어. 그런 소량의 압소비움에서 이런 에너지가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어. 이것도 융합의 효과인가?“

로리건이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내려가 보며 말했다.

검은 쫄쫄이에 작은 흠집이 나 있었다.

아주 조금만 더 들어갔더라면 공격이 성공했을 것이다.

압소비움이 쫄쫄이에 난 흠집을 서서히 메꾸고 있었다.


로리건이 잔뜩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덕분에 전투 모드가 가동돼버렸어. 곱게 데리고 가려 했는데 안타깝군,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전투 모드에서는 나도 힘 조절이 안 되거든.“


로리건의 검은색 쫄쫄이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그리고는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밋밋한 쫄쫄이가 울퉁불퉁해졌다.

마치 굵은 힘줄이 거미줄처럼 온몸을 뒤덮고 있는 것 같았다.

변형을 마친 로리건의 몸이 우락부락해 보였다.

흘러나오는 압소비움의 기운도 더욱 거세졌다.


검은 얼굴에 새롭게 나타난 두 눈에서 광채가 번쩍였다.

두 눈에서 나온 광선이 한데 모여 케이의 가슴을 향해 쏘아졌다.

피하기는 이미 늦어버렸다고 판단한 케이가 방어하기 위해 나노 셀의 기운을 가슴에 집중시켰다.


‘으악-’

나노 셀의 방어막이 종잇장처럼 뚫려버렸다.

광선에 맞은 케이의 가슴에 팔뚝만 한 구멍이 생겼다.

구멍 주위로 녹은 나노 셀이 흘러내렸다.


”이런 상처만 살짝 내려고 했는데 뚫려버렸네. 나도 전투 모드는 훈련 때 이후로 처음이어서. 크크크. 이번엔 조금 더 셀 거야. 잘 피해. 잘못하면 완전히 증발해 버릴 수도 있으니까.“


로리건이 다음 공격을 가하기 위해 한쪽 팔을 들어 올렸다.

들어 올린 손바닥에 순식간에 밝은 광채가 응축됐다.


‘철썩~’

그때 하늘에서 날아온 무언가가 로리건의 얼굴에 떨어졌다.

”이게 뭐야?“

로리건이 얼굴에 묻은 걸 손으로 닦아냈다.

가래침 비슷한 끈적이는 반투명의 액체가 손에 묻어나왔다.

액체에 가느다란 실이 연결되어 하늘로 뻗어있었다.


‘철썩, 철썩, 철썩······.’

반투명 액체가 로리건을 향해 사방에서 쏟아졌다.

검은 헐크의 몸이 삽시간에 걸쭉한 액체에 휩싸여버렸다.

”이것들이 날 뭐로 보고.“


로리건이 화를 내며 몸에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에너지로 반투명 액체를 녹여버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웬일인지 에너지가 발산되지 않았다.

아니 에너지는 발산되었지만, 어디론가 빨려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때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키키키. 성공이야.“

목소리가 들린 곳에서 투명한 무언가가 어른거렸다.

그리고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은색 비행체였다.


로리건을 주변에 스텔스 모드로 잠복해있던 같은 모양의 투명한 기체들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백여 대의 은색 거미가 로리건을 포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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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050. 디스토리어> +2 20.04.12 143 4 12쪽
» <049. 끈적이는 액체> 20.04.07 150 3 10쪽
48 <048. 순간이동> 20.04.02 181 4 10쪽
47 <047. 나메부님> 20.03.31 146 4 11쪽
46 <046. 정품> 20.03.26 168 4 11쪽
45 <045. 벌커> 20.03.24 173 3 12쪽
44 <044. 수거팀> 20.03.23 169 3 12쪽
43 <043. 재회> 20.03.20 16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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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041.작동> 20.03.17 182 2 13쪽
40 <040. 간발의 차이> 20.03.16 18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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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036. 침투> 20.03.09 20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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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31 <031. 카밀라의 마음> 20.03.02 221 5 12쪽
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0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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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027. 융합> 20.02.26 26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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